네...


 지난달(11월) 12일, 서울대 로스쿨 면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당시 제가 밝은 탈색 머리를 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물론 올해 서울대 로스쿨 면접은 인성 면접이 아닌 지성 면접, 즉 지적 능력을 테스트하는 면접이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보수적인 법조계 정서를 생각했을 때 너무 밝은 머리는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스프레이를 뿌려서 일시적으로 염색이 되지만, 샴푸를 통해 다시 제거할 수 있는 헤어 스프레이를 발견했어요. 사실 인터넷으로 사면 집으로 배송이 오는데, 발견한 시기가 좀 늦기도 해서 그냥 2차 발표 후에 확정나면 발품 팔아 사기로 생각했습니다.

 



고속터미널역 8-1번 출구로 나가시면 상가에 패션상점이 있고, 거기서 팝니다. 인터넷보다 꽤 비쌌던 걸로 기억해요.


제 머리를 보시고 한 통이면 충분하다고 하셨는데... 음, 아무튼 전 일단 흑색으로 샀습니다.





인터넷 보니 최저가로 팔리는 건 보통 XF인데 거기는 미네밖에 없어서 미네를 샀어요.


미리 인터넷으로 사 뒀다면 돈을 아끼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ㅠㅠ








 다행히 저는 면접이 오후조가 되어 아침에 시간이 있었어요. 점심 때 일이 있다는 동생을 불러세워놓고 해달라고 찡찡대 봅니다. 다행히 동생이 스프레이를 뿌려주겠다고 해서 개꿀. 솔직히 혼자 뿌렸으면 엄청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일단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로 말려야 합니다.


근데 동생이 손으로 말려주니 넘나 기분 좋은 것...


기분 좋아서 사진 폭주... 눈갱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제 화장실에서 비닐을 두르고 앉아 대기.







긴장 속에서, 작전을 개시합니다.




좌측부터 스프레이를 시작한 동생. 알콜 냄새가 화장실에 가득 차지만, 아무튼 뭐 ... 순로좁게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거의 다 됐다... 싶었는데.




스프레이가 떨어짐 ㅡㅡ;


문제는 동생이 오른쪽 머리는 뒤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제일 앞에 약간의 노란머리가 남아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대충 이렇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론 검은색이지만 약간씩 밝은 머리들이 섞여 있는 모양새.


게다가 제가 평소에 스프레이 잘 안 써서 몰랐는데 어마어마하게 뻣뻣합니다.




아, 저 때 제가 입고 있었던 티는 혼밥티2입니다. 이제 한정템이라 못구함 ^_^;



아무튼... 제가 혼밥하는 찐따임을 가슴에 새기면서,


"혼밥하는 찐따주제에 거짓말까지 치는구나?"를 뒷면에 새긴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면접을 위해 셔츠를 입고, 정장을 입습니다.



표정이 왜 이따위지.


지금 보니 또 머리가 많이 밝아 보이긴 하는데 뭐 이미 합격했으니 알 바 아니지요 ^_^;


면접 때 교수님들과 꽤 멀리 떨어져 있어서 크게 티가 안 났던 것 같습니다. 


물론 사실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노란머리든 레인보우머리든 면접결과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겠지만요. 


저도 교수님들이 머리색 같은 것에 신경쓰셨을 거라곤 생각치 않구요.





아무튼 기업/공공기관/로스쿨 등 준비하시는 분들께 싼 값으로 염색을 가릴 수 있는 컬러스프레이... 그야말로 개꿀이었습니다. 


(탈색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 검은색은 5번 머리 감고야 빠졌다 카더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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