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


결국 삶을 살면서 가장 절망스러운 기분들이 드는 때는 내가 더 이상 나아지지 못하리라는 관념에 생각을 잠식당할 때인 것 같다. 그리고 미래의 일을 쓸 데 없이 미리 걱정하는 나의 성격때문에, 나는 수많은 미래의 순간들의 더 이상 나아지지 못하는 순간들에 느낄 좌절감들을 항상 현재에 미리 느끼고 있어서, 가끔 쓸 데 없이 필요 이상으로 절망적인 느낌이 드는 게 아닌가 싶다. 별로 치열하게 살지도 않으면서 왜 이렇게 발전 지향적인 감정지형을 갖고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11/24


요즘 들어 부쩍 절망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는데, 절망에 대해 생각하는 게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내가 여기서 빠져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사람들은 쉽게 희망을 얘기하고 힘을내라고 하지만, 결국 무언가가 잘못되었을 때 그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은 완전한 절망으로써만 가능한 것 같으니까. 섣불리 덮고 넘어가려 하지 말고, 위선적인 희망을 품지 않고, 또는 그냥 나른함에 몸을 맡겨버리지 않고, 좀 더 절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특박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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