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을 하려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고, 그 중 큰 부분을 언어가 차지할 것이다. 요즘은 국제화가 많이 되어서 관광지 같은 곳에서는 영어가 많이 통하고 구글 번역기도 굉장히 잘 작동하긴 하지만 하지만, (나처럼) 현지인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거나, 중남미처럼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드문데다가 휴대폰을 선듯 꺼내기 망설여지는 곳이라면, 언어의 장벽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러나 중남미에서 다행인 점은 언어의 장벽이 그리 높지는 않다는 점이다. 중남미의 주요 국가들 중에서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스페인어만 공부한다면 그 드높은 언어의 장벽은 낮아진다. 

 물론 스페인어를 좀 깔짝댄다고 해서 현지인과 프리토킹을 하기는 어렵지만, 표지판도 잘 읽을 수 있고, 질문도 할 수 있고, "조금만 느리게 말씀해 주시겠어요?(¿Podrías hablar un poco despacio, por favor?)"를 입에 달고 살다 보면 현지인과 어느 정도 대화도 가능하다.


스페인어의 힘이 보이시나요?

 

 게다가 스페인어의 최대 장점은 우리가 (그나마) 익숙한 영어와 공통점이 상당한 언어라는 것. ① 같은 인도유럽어족 CENTUM 어군에 속한 언어라는 근원적 유사성 외에도, ② 영어의 근본은 게르만어이지만 영어는 프랑스어의 영향을 아주 오래 받았다는 점이 크다. 

 영어의 고급어휘는 로망스어계통의 어휘가 많고, 그런 어휘들은 스페인어에서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 진짜 즉시다 즉시. 영어 화자들은 계통적으로 유사한 독일어를 배우는 것보다 스페인어를 배우는 게 더 쉬울 정도이니 뭐...

영어 화자의 언어 습득 난이도. 스페인어는 독일어보다 쉽다. 한국어는? 88주... 영어가 괜히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ㅠㅠ


오오 스페인어 오오


 이렇게 조금만 공부하면 효과가 쩌는, 가성비 쩌는 언어를 공부 안 하고 배낭여행을 가는 것도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여행 전부터 스페인어를 틈틈히 공부하고 2주 전부터는 비교적 좀 빡세게 해 보았다. 그랬더니 콜롬비아에 와서도 택시기사와 어느 정도 대화도 가능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실제로 아주 큰 문제에 처한 적도 있는데ㅠㅠ) 최소한의 대처는 가능했다. 

 아무리 "영어 하세요?(¿Habla Inglés?)"라고 외쳐봤자 돌아오는 것은 멋쩍은 웃음과 속사포 스페인어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중남미, 그러면 스페인어를 배우긴 배워야겠는데 어디서 단기간에 배워야 할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내가 어떻게 야매 스페인어를 빨리 만들어서 갔는지 소개해 보았다.



Paso 1: Language Transfer



 가장 먼저 소개할 것은 랭귀지트랜스퍼(Language Transfer). 이 듣보잡은 뭐지? 싶으시겠지만 생각보다 괜찮다. 사실 엄청 괜찮다. 영어를 어느 정도 알아듣는다는 전제 하에.

 랭귀지트랜스퍼는 팟캐스트인데, 스페인어는 10분 분량의 오디오가 총 90강이 있다. 오디오이므로 눈을 쓸 필요가 없고, 그러므로 뭔가 시간이 뜰 때, 바쁠 때,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을 때^_^ 등등에 들으면 좋다. 


 랭귀지트랜스퍼의 최대의 장점은 이름 그대로, 영어를 스페인어로 전환(Transfer)한다는 점이다. 영어와 스페인어의 유사성을 토대로, 어떤 어휘를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지 등을 먼저 짚고 시작하는데, 자신감 형성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한국어 화자를 위한 스페인어 교재에서는 볼 수 없는, 어찌 보면 영어 화자의 특권인 점인데, 우리도 학교에서 12년 이상 영어 배웠는데 거기 버스 타지 못 할 게 뭐가 있음?

 예컨대 ① 영어에서 -al로 끝나는 많은 단어들이 스페인어에서도 그대로, 발음만 다르게 존재한다던가, ② -tion, -sion 등으로 끝나는 단어들은 스페인어에서 -cion으로 바뀌어 존재하고, 그 -tion, -sion 부분을 떼고 -ar을 붙이면 동사원형이 된다던가, ③ -ty로 끝나는 단어들은 -idad로 바꾸면 스페인어 단어들이 된다던가 등등을 짚어 주는데, 듣고 나면 뭔가 나도 스페인어 어휘를 잘 아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끔은 실제로 그렇고.


 해당 스텝이 끝나면 동사나 여러 문법 등을 진행하기 시작하는데, 다른 학생과의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 학생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나도 생각해서 머릿 속으로 답하다 보면 이해도 빨리 되고 자신감이 붙는다. 


 영어가 된다는 전제 하에지만 영어만 된다면 시작 용도로 정말 너무 추천하는 팟캐스트. 비록 나는 (아래에 나올) 다른 방법으로 공부한다고 30강 정도 듣고 갈아타긴 했지만(...) 스페인어를 처음 시작한다면 너무나 좋은 방법이므로 정말 너무너무 추천. 나도 이미 중남미에 와 있지만 폰에 다운받아 놓고 남은 60강을 시간이 남을 때 계속 차근차근 들을 생각이다.



Paso 2: 앱


 스마-트 시대, 여행하면서도 계속 공부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들을 알아보자. PC로도 가능하지만, 편의상 '앱'이라 칭함.


앱 1: Duolingo



나의 듀오링고 스페인어 화면

 말이 필요없는, 너무나 유명한 듀오링고. 언어 공부를 마치 게임처럼 할 수 있어서 공부인데도 중독성이 있다. PC로도 휴대폰으로도 가능하고 앱도 있는데, 앱으로 쓰는 게 편하긴 하지만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챕터를 눌렀을 때 문법 설명이 떠서 일장일단이 있다(대체 이건 왜 앱으로 안 되는지 모르겠다만). 

 매일매일 목표를 달성하면 연속 목표 달성(Streak)이 주어지는데, 게으름을 피우다가 Streak이 깨졌을 때의 가슴아픔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ㅠㅠ


 다만 아무래도 퀴즈를 푸는 게 거의 전부이다 보니, 체계가 조금 떨어진다. 자연스럽게 여러 번 연습하며 언어를 배우게 되는 것은 좋지만, 뭔가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게 있을 때에는 체계적으로 그러한 공백을 메우기는 어렵다. 다만 듀오링고만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른 학습을 병행하면서 듀오링고를 같이 이용한다면 정말 최고의 보조교재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나같은 경우 처음 시작할 때 랭귀지트랜스퍼와 듀오링고를 동시에 활용했다.


내 모바일(앱) 듀오링고 화면. 즁남미 와서도 꾸준히 했더니 스페인어 트리의 거의 끝까지 왔다.


 듀오링고의 또다른 장점은 팔로우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 같이 여행하는 친구나, 비슷한 시기에 여행하는 사람들과 함께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진척상황을 체크하면 어느 정도 경쟁도 되어서 더 불이 붙는다. 진짜 이러다보니 어쩔 땐 집에서 하루 종일 듀오링고만 붙잡고 있느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적도 있었을 정도이니,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하던 듀오링고는 도움이 된다. 

(저와 듀오링고를 같이 하고 싶으시면 듀오링고 ID KissupCheon을 팔로우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스페인어는 어느 정도 끝이 보이긴 하는데, 어차피 포르투갈어도 해야 할 것 같으니 계속 서로 진척상황 체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앱 2: Memrise





 듀오링고처럼 게임 형태이지만, 단어 암기 위주인 어플인 멤라이즈(Memrise)도 상당히 괜찮다. 플래쉬 카드를 이용해서 단어를 암기하도록 하고, 틀린 경우 어려운 단어로 등록해 주는데다가, 단계만 통과하면 땡인 듀오링고와 달리 계속 복습하라고 리마인드를 시켜 준다. 그러면 질리면서도 하게 된다. 사실 암기 자체는 듀오링고보다 멤라이즈가 낫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멤라이즈는 듀오링고와 달리 커스텀 강의들도 지원된다. 비록 앱으로는 찾을 수 없지만, 웹으로 들어가서 커스텀 강의를 등록하면 그 강의를 공부할 수 있다. 제작사에서 제공하는 기본 학습 코스 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등록한 코스들까지 하고 있으면 정말 공부할 게 없어서 공부를 못 한다는 얘기는 쏙 들어갈 것이다. 

 나같은 경우 유저들이 올린 수준별 암기 단어 같은 코스들을 많이 등록해 두고, 시간날 때마다 하는 편. 이런 단순한 코스들은 언어별로도 많아서, 옛날에 하고 사망하신 중국어 단어들, 또는 영어 SAT 단어들도 스페인어와 같이 공부하고 있다.


 다만 멤라이즈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암기' 어플인 점. 듀오링고와 달리 문장을 만들지 않으니, 비록 암기는 되더라도 직접 문장을 써 보는 능력은 떨어진다. 물론 그 문제를 멤라이즈 측도 알고 있어서 꽤 긴 구문이나 문장을 암기시켜 주기도 하긴 하지만.

 또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로, 멤라이즈의 경우 언어 셋팅이 좀 귀찮다.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하면 스페인어(스페인) 강의 밖에 안 나오고, 스페인어(멕시코)나 포르투갈어 강의는 영어로만 있는데, 앱으로 할 경우 듀오링고처럼 설정으로 넘어갈 수 없고 휴대폰 언어 설정 자체를 바꿔야 한다. 중남미식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를 배우려면 언어설정을 바꾸어야 가능하다는 것. PC로 하면 그나마 조금은 낫지만. 



멤라이즈 앱. 우주여행이 컨셉인 듯. 근데 암기화면은 식물이 컨셉인 것 같고... 혼란하다 혼란해




 어차피 한 어플이 제공하는 내용을 한 번에 다 익히는 것은 힘들다. 그렇다고 주구장창 한 앱만 붙잡고 있자니 빨리 질려나간다. 시간날 때 듀오링고와 멤라이즈를 번갈아서 사용하면서 수준을 쌓아 가면 한 단계를 두 번 공부한 효과를 내지 않을...까?





Paso 3: 인터넷 강의들



 인강. 제발 한국인이라면 인강 들읍시다! 비록 랭귀지트랜스퍼와 듀오링고 모두 좋은 방법이지만, 체계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아무래도 교재를 보고 문법을 익히는 게 영어를 공부하던 어릴 때부터 들었던 습관이니까, 다른 인터랙티브한 방법도 쓰면서 이렇게 전통적인 방법까지 쓰면 입체적으로 스페인어를 익힐 수 있다.

 무슨 스페인어를 공부하는데 돈까지 내야 하나 싶겠지만,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라 무료 인강들도 많이 존재한다. 내가 들었던 인강과, 다른 사용가능한 무료 인강들을 소개한다.



인강 1: 해커스


 너무나도 유명한 외국어 인강계의 슈퍼 갑 해커스. 아니 해커스 인강은 당연히 돈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테고 물론 그렇지만, 가끔은 무료로도 들을 수가 있다. 특히 대학이나 회사 등에서 협약을 맺은 경우에 그렇다.

 내 경우에는 재학 중인 대학에서 해커스 인강 중 좀 오래된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게 제휴 협약이 되어 있어서, 스페인어 초급과 중급 강의를 해커스에서 수강했다. 비록 랭귀지트랜스퍼와 듀오링고로 어느 정도 공부는 했지만, 초급 강의는 그 내용들을 리뷰하고, 새로운 단어들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었고, 중급 강의 정도의 내용은 암기할 것도 많아서 아무래도 앱 등으로는 익히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학교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꼈던 순간.


 재학생들도 평소에 관심이 없으면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 어떻게 스페인어를 공부해야 할까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일단 학교나 직장에서 제휴 인강이 있는지부터 알아보자. 



인강 2: EBS


 대부분 중남미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수능을 본 지는 꽤 되었을 테고, 옛날의 기억 같겠지만 그렇다고 수능이 쓸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2외국어에 관해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 때는 다 아랍어를 선택해서 진짜 나는 수능 1주 전부터는 중국어만 공부했었던 어렴풋한 기억이 난다. 그 말은 곧 수능 제2외국어의 난이도도 상당하다는 뜻이다. 뭐 상당하지 않더라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는 다 똑같겠지만.


EBS 수능특강 스페인어 화면


 EBS에서는 수능특강 / 수능완성 두 개의 단계로 스페인어 강좌를 제공한다. 다 합치면 총 50강이나 되는데다 무료이고, 교재 내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수능특강 5천원, 수능완성 4천원) 이 쯤 되면 해커스 교재 제본 비용보다 쌀 수도 있다. 절대 가격 보고 억울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고등학교때 EBS를 너무 많이 들어서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이 아니라면 충분히 좋은 인강임에 틀림이 없다. 



Paso 4: HelloTalk


 지금까지 이론들을 열심히 익혔으면 이제 실전에 나서야 언어가 늘텐데, 한국에서 스페인어 화자를 만나기도 어렵고 딱히 연습할 방법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앱이다. '언어교환'을 테마로 하고 있는 채팅 어플이다.

 물론 언어야 쓰기만 하면 느니까, 틴더 같은 데이팅 앱에서 스페인어를 써도 늘긴 늘테고, 헬로우톡에서도 열심히 작업을 거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① 테마 자체가 '언어교환'이니 그 목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고, ② 앱 자체에서도 채팅 교정이나 번역 기능 등을 제공하므로 언어 학습에 더 편리하다.


대충 이런 느낌. 내 화면을 올리고 싶은데 폰이 털려서 대화 내역이 날아갔다...ㅠㅠ

 다만 가장 큰 유혹인 영어를 조심해야 한다. 언어교환이 목적이긴 하지만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것이기에, 내 스페인어 수준이 낮으면 아무래도 짜증이 나기가 쉽고 더 빠른 대화를 위해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면 스페인어 공부는 물 건너 간 것이니까. 

 다만 상대방이 영어를 못 하는 경우 내가 아무리 영어를 써도 못 알아들이니까 자포자기하고 스페인어만 열심히 쓰게 되는데, 이 경우가 인간 대 인간 대화라면 답답하겠지만 언어공부에는 개 꿀 시츄에이션...




Paso 5: 러시아어 공부하기


 아무리 그래도 스페인어가 어렵다면 러시아어를 잠시만 공부해보자. 명사 격변화가 있는데 격이 여섯 개다. 동사도 인칭마다 다 있다. 성은 남/여/중 세 개다. 동사 시제 변화는 스페인어보다 단순하다지만 당장 격변화 모르면 문장 구성 자체가 안 되는데, 스페인어 배워 봤자 나중에 배울 동사 변형 좀 적다고 해서 위안될 것이 무엇... 신나게 벌어지는 격변화의 향연에 바로 (영어와) 스페인어의 쉬움을 알고 눈물을 흘리며 동기 부여를 다시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한국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했던 여러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스페인어를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현격히 경험의 차이가 있는, 게다가 대부분의 나라들이 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라면, 스페인어 공부에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전혀 아까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 영어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도, 휴대폰이랑 돈을 다 털려서 구글 번역기고 뭐고 못 쓰고 돈도 한 푼도 없더라도(실제로 겪은 일), 스페인어만 할 수 있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하는 셈이니까.


 언어는 세상을 보는 하나의 창이기도 하다. 잠깐만 짬을 내서 스페인어를 공부한다면, 중남미 여행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창을 더 갖는 셈이다. 진짜 요즘처럼 언어 배우기 편한 세상도 없었다. 인스타 볼 시간에 듀오링고만 해도 되겠다 ㄹㅇ루다가. 쫄지 말고 공부하자!


인스타 하루 15분 해봤자 뭐 하겠노? 게다가 우린 하루에 막 2시간씩 하잖아?






2019년 LEET 추리논증 기출문제 해설강의를 촬영하여 업로드하였습니다.


종전과 동일한 포맷이고, 올해부터 문제가 총 40문항이라 가격은 10,900원으로 책정하였습니다.







2019년 LEET 추리논증 기출문제 해설강의 보러가기







 LEET 추리논증 기출문제 해설강의를 로스쿨 진학 이후에도 계속 찍을까 약간 고민하다가 결국 이번 겨울에 찍었습니다. 적어도 내년 문제까지는 찍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격은 9,900원이고, 시간은 총 3시간 20분입니다.


 그리고 원래 지금까지 오류나 설명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을 보완을 했어야 했는데, 2018년 강의를 찍고 얼마 뒤에 같이 찍으려 했지만 갑자기 심하게 체하는 바람에 며칠동안을 앓아서 찍지를 못했습니다. 상태가 안 좋은 6문제 정도를 2월 말까진 업데이트하게 될 것 같습니다. ^_^;


 마지막으로 사소한 것이지만 - 2017학년도 LEET 기출문제 해설에서 이제 찍은지 1년이 지난 과거의 유물인 집에서 홈메이드로 찍은 낮은 화질의 강의를 삭제했구요, 가격을 1,000원 낮췄습니다. 그래서 2017년 기출해설 가격은 9,900원이고(기존 10,900원), 2015~2017 패키지 가격은 25,700원에서 24,700원으로 낮추려고 하는데 시스템상 문제가 있어서 좀 늦어지고 있다고 해요. 그래도 곧 반영될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 노력하신 만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2018년 LEET 추리논증 기출문제 해설강의 보러가기





I. 강의에 관하여

1. 강사 소개

저는 2016년 8월에 있었던 2017학년도 LEET에서 표준점수 합 145.6점, 추리논증 만점(당시 5명)을 받았고, 현재 서울대 로스쿨 1학년에 재학중입니다.



2. 강의 가격

책정된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는 할인율, 합본 할인가는 각각 기준단품가합대비/기준합본가대비)

 

(1) 할인가: 7/4~7/19(수) 자정까지

단품 6,000(32.6%)

11~14 합본가 23,000(35.4%/27.9%)

10~09예비 합본가 16,000(32.5%/23.4%)

 

(2) 기준가: 7/20(목)부터

단품 8,900

11~14 합본가 35,600 -> 31,900(10.4%)

10~09예비 합본가 23,700 -> 20,900(11.8%)

 

* 수강기간은 단품은 각 60일, 11~14 패키지는 150일, 10~09예비 패키지는 120일입니다{(1+l)*30}. 추가로, 15~17 패키지의 수강기간을 기존 90일에서 120일로 조정했습니다.

 

3. 주소

각 아래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11~14 패키지: https://educast.pro/13.682/

14년: https://educast.pro/13.675/

13년: https://educast.pro/13.676/

12년: https://educast.pro/13.677/

11년: https://educast.pro/13.678/

 

10~09예비 패키지: https://educast.pro/13.683/

10년: https://educast.pro/13.679/

09년: https://educast.pro/13.680/

09예비: https://educast.pro/13.681/

 

4. 부연

(1) 이전에도 그랬듯이 1~7번 풀이는 맛보기로 무료입니다. 이 것을 꼭 보시고 난 뒤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시면 구매하시면 됩니다. 

 

(2) 리트 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서 감이 좀 떨어지기도 했고, 오랫만에 한 것인데다 여러 편을 한 번에 찍다 보니 계속 했던 말 하고 또 하기도 좀 그래서... 시간이 좀 줄었습니다. 사실 13년도 해설을 찍고서는 촬영이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서 12년부터는 좀 자세히 하려고 노력했는데 많이 개선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말이 빠르다는 고질적인 문제는 아직도 그대로구요. 시간들을 합쳐서 표로 만들어 봤는데 확실히 평균이 예전보다 줄었습니다ㅠㅠ. 혹 수강하시려면 참고 바랍니다.



 

(3) Q&A: 설명이 잘 안 되어 있거나 이해가 안 되시는 부분이 있으시면 강의에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학기 중이나 다른 일이 있을 때 제가 바빠 댓글 확인을 못 할 수도 있으니 댓글 달고 쪽지로 물어봐 주시면 거의 확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 해설의 풀이의 문제점이나 문제 자체에 대한 질문은, 강좌에 댓글로 안 달아 놓으시면 답장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 해설이 틀렸을 수도 있고, 다른 수강생들도 다 궁금해하는 사안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다만 올 7월 말~8월 초에는 인터넷이 잘 안 되는 해외로 여행을 갈 것 같아 답장이 힘드니 양해 바랍니다.)


 

 

III. 사족 - (특히 올해 안 보시는 분들께) 시간이 남는다면 법 공부를 하세요.

(1) 제가 법 공부를 아주 조금(1학기) 하고 다시 리트를 보니, 리트 공부보다는 차라리 법 공부를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에도 법학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지만, 다시 보니 더 중요하네요. 그 때는 경제학, 심리학, 진화생물학 등과 함께 여러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인 느낌이라면 다시 보니 독보적으로 중요한 느낌이고, 법은 굳이 독해력 증진을 목표로 공부하는 게 아니라 내용을 공부할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리트 점수가 낮으신 분들께 이걸 추천합니다.

 

(2)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몇 가지만 든다면 ① 우선 다른 학문 영역들에 비해 법학은 학문적으로 넓지는 않으나 가장 많은 것들이 출제된다는 점, ② 그 중 여러 문제들이 이제 로스쿨 1학년 1학기를 마친 제가 보고 알 정도로 쉬운 법학 문제들이라는 점, ③ 최근으로 올수록 너무 관련없는 주제들(지리 등)의 출제가 특히 추리영역에서 줄고 있다는 점, ④ 또한 다른 주제의 문제들과는 다르게 지문을 안 읽어도 내용만 파악하면 바로 풀고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알면 바로바로 풀고 시간을 매우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⑤ 또한 어차피 로스쿨 입학 전에 예습을 하는데, 미리 공부를 해 두는 의미도 있겠습니다. 점점 예습이 중요해지고 있고 저는 딴 것들 하다 보니 1달도 못 했지만 준비하는 후배가 있으면 무조건 예습 추천합니다.

 

(3) 물론 법 공부를 하시려면 제대로 하셔야 합니다. 아리송하게 공부하면 오히려 털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보통 로스쿨 예습은 민법을 올인하거나 시간이 남고 남으면 형법을 살짝 보지만 리트를 위한 법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니까 민법 비중을 좀 줄이고 형법/헌법/행정법 등을 봐야 도움이 되긴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학교에 아직 법학부 수업이 남아 있다면 그것들을 충실히 따라 듣는 것도 추천합니다.

 


IV. FAQ

(1) 과외 하는지 - 과외 안 합니다. 적어도 지금은 안 합니다. 돈 받은 만큼 성적을 올려드려야 할텐데, 그럴 자신이 없어요. 추리논증 강의는 그나마 제가 직접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으니까 다른 강사들에 비해 우위가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할 수 있었지만 이론적인 부분이 필요하시다면 그 부분은 제가 전혀 모르는 것이고, 문제 푸는 테크닉은 인강만 보셔도 제 두서 없는 말을 듣는 것보다 더 싸고 효율적으로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꼭 맛보기 강의를 챙겨보시고 난 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되면 그 때 수강을 부탁드립니다. 꼭이요. 다른 사람 돈이라도 낭비되는 것을 보기는 싫습니다.)

 

(2) 언어이해 촬영 계획은 - 없고, 이건 제가 리트 다시 봐서 만점 받지 않는 이상 안 합니다. 

 

(3) 입시 상담은 - ① 서울대 로스쿨을 제외하면 타 로스쿨에 대한 정보는 저도 서로연에서 본 것이 다이기 때문에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입니다. ② 서울대 로스쿨도 저는 본교 출신이어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크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③ 다만 로스쿨 생활이나 서울대 로스쿨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답변 가능한 내에서 아는 한 답해드립니다.

 


 






1. 벅스 버니는 매우 유명한 캐릭터이다. 그러나 디즈니 사의 캐릭터가 아니므로, 당연히 디즈니랜드에서는 볼 수 없다. 그렇지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심리학자들이 '디즈니랜드에서 벅스 버니를 볼 수 있다.'는 광고지를 보여 준 뒤, 예전에 디즈니랜드에서 벅스 버니를 본 적이 있냐고 질문하였을 때, 30~40%는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광고지를 보여 주지 않은 집단에서는 오직 10%만이 벅스 버니를 디즈니랜드에서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2. 1990년대에 미국의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아버지들을 유년기에 자신들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고소했다. 지목받은 아버지들은 격렬하게 혐의를 부정했지만 사회적으로 이미 매장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한 여성은 자신의 친부가 유년기에 자신을 두 번 임신시켰고 모두 낙태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부인과 검사 결과 그 여성은 임신을 한 적도, 성관계를 가진 적도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의 대부분은 '심리 장애는 유년기의 억압된 성적 학대 기억으로부터 발생한다.'는 편견과 확신을 지닌, 그러나 선의의 치료사들이 '유년기의 성적 학대'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짜 기억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Elizabeth Loftus) 박사는 실험을 통해 수없이 많은 사례에서 기억이 조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 엘리자베스 박사가 한 실험의 한 사례가 아마 이번 사례와 가장 비슷할 것이다. 정지 표시가 있는 교차로를 자동차가 통과하는 동영상을 보여 주면서 그 표시가 양보 표시였다는 암시를 포함한 질문을 하자 대부분의 피험자들이 동영상의 표시가 양보 표시였다고 응답했다.


4. 기억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취약하다. 정말 엄청나게 취약하다. 이는 '생생한 기억'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기억은 쉽게 조작된다. 벅스 버니가 나타난 광고지나 심리 장애의 가장 유력한 원인은 성적 학대이며 당신도 경험이 있을 것이라는 권위있는 주장처럼, 약간의 실마리가 오기억 형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오기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그 기억의 신빙성을 밝히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사실은 잘못된 기억을 더 굳히는 피드백을 강화할 뿐이다. 엘리자베스 박사에 따르면, 기억은 녹음기가 아니라 오히려 위키피디아에 가깝다.


5.
(1) '기표 칸이 좁았다.'는 것은 모두의 공통된 느낌이다. 그렇게 느꼈던 것을 기억한다. 기표기가 너무 두꺼워서 더욱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또한 나도 나름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표가 칸의 아랫쪽 경계에 살짝 걸쳤고,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 그렇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선거 제도에 대해 쓸 데 없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고, 그래서 투표용지가 바뀐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공백에 조금 걸쳤지만 저번 선관위 발표대로라면 유효표로 인정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 그러나 투표용지 같은 것에 별 관심이 없다면 말이 다르다.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장 강력한 감정은 내가 느꼈듯이 '기표 칸이 좁았다.'는 것, 그래서 칸을 벗어날까봐 걱정했다는 감정이고, 사실 기억하는 게 이 것밖에 없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때 '사실 칸이 붙어 있었다.'는 약간의 자극은, 예전 선거들에서는 여백이 없었다는 익숙한 사실과 더해져, 투표용지를 관심있게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오기억을 형성하기에 매우 충분하다. 투표용지가 이상하다는 주장은 민주당의 열성 지지자들에게서 많이 보이는데, 이 또한 기존의 행정부나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이 오기억 형성의 추가적인 실마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①투표용지에 대한 논란을 인지한 뒤 투표한 사람들은 여백이 없는 투표용지를 본 적이 없었던 점, ②확신에 차서 투표용지가 잘못되었다던 사람들의 상당수가 실제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아래와 같은) 합성 투표용지를 만들어서 보여 주자 어색함을 느끼고 자신들의 주장을 번복했다는 점, ③인터넷 상에 여백이 있는 투표용지의 사진은 있지만 여백이 없는 투표지의 사진은 보이지 않는 점(기표소 외에서의 기표 전 촬영은 처벌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처벌받더라도 이렇게 명백히 이상한 경우라면 누군가는 촬영했을 것이다.), ④그리고 이 논란을 언급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주장의 근거로 '좁아서 기표가 빗나갈까봐 걱정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이 사례가 전형적인 오기억 사례임을 보여준다. 

(4) 그러나 SNS로 이런 오기억이 급격히 확산되었다는 점에서는 또 다른 주제로 연구할 가치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5) 이번 사건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들의 기억이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깨닫게 되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면 바랄 나위가 없겠다. 이런 건 쓸데 없는 전통윤리 가르칠 시간을 빼고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6. 오기억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박사의 TED 강연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 17분만에 매우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한국어 자막이 있고 시간이 아깝다면 강연 내용을 글로만 볼 수도 있다.








 제가 예전에 집에서 휴대폰으로 2017학년도 LEET 추리논증 해설강의를 찍어서 에듀캐스트라는 인터넷 플랫폼에 업로드한 적이 있는데요. 감사하게도 여러 분들이 봐 주시긴 했지만, 너무나 안습한 퀄리티가 문제였습니다. 화질이나 설비나 모든 측면에서요.


 그런데 다행히 에듀캐스트 측에서 이를 가엽게 여겨 스튜디오를 보조해 주셨고, 덕분에 2개년의 추리논증 기출문제 해설강의를 더 찍고, 2017년도 강의도 새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3개년을 합쳐서 파는 패키지도 만들었습니다.





 형식은 예전처럼 위에서 같이 보면서 푸는 방식입니다. 딱히 보여줄 비주얼도 없기도 하고, 문제 푸는 방법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방식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찍었습니다만 조금 지루할 수도 있긴 하겠네요. 아무튼 볼펜과 말로 해설하는 방식입니다.


 저의 두서없는 조언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뭐 아무튼 가내수공업에서 덕분에 공장제수공업으로 업그레이드가 된 모습입니다. ^___^;









 에듀캐스트 강의 페이지에 올린 강의들 중 패키지의 설명과 링크 올리고 이만 마치겠습니다...










- 2015~2017 추리논증 3개년 기출 해설강의



  •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 표준점수 145.6
  •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추리논증 영역 만점(백분위 100, 표준점수 76.3)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합격


본 강의는 2015~2017학년도, 3개년의 법학적성시험 추리논증 영역 기출문제를 같이 풀어보면서 해설하는 강의입니다.


저는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을 응시하여 언어이해 영역에서 32개를 맞혔고, 추리논증 영역에서는 35개를 맞혀 만점을 받았습니다. 법학적성시험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점결과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에서 추리논증 영역 만점을 획득한 사람은 총 응시자 8,094명 중 단 5명이었습니다. 그 외에 예전에 응시한 행정/입법고시 PSAT에서도 이와 유사한 정도의 아주 우수한 성적을 받았던 바 있습니다.


제 성적을 아시고는 많은 분들이 제가 어떻게 공부하였는지, 그리고 제가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에 대해 문의하여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거나 이론 체계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방적 강의 같은 것으로는 아무래도 큰 도움을 드리기는 힘들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같이 문제를 푼다는 느낌으로, 특히 실제로 최근에 응시하여 고득점한 수험생의 입장에서 해설하면서, 기존의 다른 교/강사분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추리논증 문제를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본 강의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는 전반적으로 위에서 시험지를 보는 시각에서 진행됩니다. 먼저 기출문제를 차례대로  풀이하고, 그 이후 전체적인 공부법 조언과 문제 풀이 테크닉, 마음가짐 등을 다루는 강의를 배치했습니다.


의문이 가는 부분이나 틀린 부분, 궁금증, 기타 문의가 있으시면 Q&A에 남겨 주시거나 메세지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어 생각보다 생활이 너무 바쁘지만 확인하는 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일러두기

1. 기출문제와 함께 진행되는만큼, 기출문제 한 부를 출력하여 보면서 수강하셔야 합니다. 기출문제는 참고 자료란에 첨부하였습니다.

2. 동영상의 순서는 2017-2016-2015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2015년이 연도순으로는 가장 먼저이지만, 2017년부터 역순으로 촬영했고 뒷 강좌에서 앞에 했던 말 등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어, 제일 앞에 배치했습니다.

3. 방식도 생소한 방식이고, 제가 말도 빠릅니다. 느리게 하려고 이번에는 나름 노력했는데 마음대로 안 되더라구요. 맛보기 강좌가 각 년도별로 1강좌씩 제공되니 맛보기 강좌를 먼저 보시고 수강을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4. 본 패키지에는 2017학년도 해설강의(단독상품)에는 포함되어 있는 리뉴얼 이전 버전의 해설강의 영상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5. 저의 구체적인 스펙, 제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작성했는지, 면접을 어떻게 치렀는지 등은 블로그에 게재해 두었으니 필요하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별 강좌 보기






 12월 초에 탈색을 하고 새-파란색으로 매니큐어를 했었는데요, 겨울이라 최대한 안 감아 가면서 어찌저찌 버티다가도, 결국 1월 중순에 필리핀에 해비타트 봉사활동을 갔을 때 모조리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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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 마지막 날(1월 20일) 저의 사진입니다. 

필리핀 간 첫 날은 분명히 푸른 빛이 남아 있었는데 모조리 백발로 변해버렸음...ㅠㅠ

물 때문인지 샴푸 때문인지는 몰라도 참으로 가슴이 아팠었습니다.





 아무튼 뭐 돈도 없고, 바쁘기도 하고, 그런 상태로 여차저차 2월 지나서 3월에 진학하고, 학교 다니고 하다가 페북에서 본 광고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포스트는 광고 포스트 아닙니다. 걍 쓰는 겁니다. 진짜에요ㅠㅠ)

 광고 보니까 비록 2주밖에 안 간다지만 엄청 간편하게 염색이 되는 것 같고, 저렴해 보이고, 다른 염색약과는 다르게 모발에도 좋다...고 해서


 컬러풀한 머리를 되찾고 싶다는 욕망에, 지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SNS로 광고로 산 제품 1호입니다. 흐어어.







 먼저 블로그 포스팅을 염두에 두고 염색을 시작한 게 아니기에 스노우의 압박으로 ㅠㅠ눈갱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구요. 암튼 제 상태는 이랬습니다.


Image may contain: 1 person, phone

저렇게 네 통을 샀는데요. 보시면 알겠지만 제 머리는 거진 흰색이고, 다만 뿌리는 검은색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자세히 보시면, 

중간 아래, 60% 정도는 탈색 네 번을 한 머리라 거의 완전한 흰색이고, 

위의 30% 정도는 탈색 두 번을 거친 머리라 약간 어두운 + 예전에 한 파란색이 조금 남아 있는 머리, 

그리고 10%는 뿌리였습니다. 



 저는 그래서 색이 안 나오면 어쩌지 해서, 처음엔 두 통을 쓰려고 샀는데 세 통을 까서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한테 도와달라고 하고, 그냥 방송을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_^; 페북 방송을 하며 열심히 발랐습니다.


화장실 라이브 쑈... 개념이 있는 것인지? ^_^;;



 뭐 암튼 그래서 친구들한테 컬러 트리트먼트 한다고 사방팔방 광고하면서 항상 고생해 주시는 동생과 함께 열심히 진행합니다.


스티로폼 쟁반에 염색약을 짰는데 웬지 새-파란 색입니다.

이 때부터 이상함을 느꼈어야 했는데... 그 땐 몰랐었지.


예전에 이미 로스쿨 면접 당일날 아침에 검정색 스프레이를 뿌려준 적 있었던 있었던 베테랑 동생이,

뒤에서부터 차근차근 발라줍니다.


으으 차가워.


컬러 트리트먼트로 머리가 떡칠이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확실히 제 머리 정도 기장에 세 개는 엄청 많네요.



다 바르고 나니 대충 이렇습니다.



이게 어찌 그린블루인가, 그냥 '블루' 내지 밝은 블루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과정상이라 이런 거일 거야... 과정상이라서일거야... 참아 봅니다.





사실 설명서에서는 15~20분 후에 헹궈내라고 했는데,

저는 후기 중에 잘 안 됐다는 것들을 봐서인지 너무 불안해서, 그리고 꼭 성공하고 싶어서

40분이나 기다렸다가 헹궈내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제 머리가 자꾸 빠져서인지 배수구가 좀 막혀서, 적당히 헹궈낸 후 물이 너무 고이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데,

한 번 헹궈도,




















두 번 헹궈도,












세 번 헹궈도,












걍 블룬데? ㅎ.ㅎ

..ㅎ...;;ㅎㅎㅎ








나도 탈색모에, 갯수 +4개인데... 시간이 문제였던 것인가요 ㅠㅠ

저색깔 어디있으시죠 ㅠㅠㅠㅠㅠㅠ




거의 모든 트리트먼트가 씻겨나갔다 싶어 탈탈 털고 말려 보니,









뭐 대충 이렇게 나왔네요.



솔직히 기대했던 색상은 아니지만 파란색 머리를 다시 하고 나니, 

로스쿨 들어오기 전의 행복했던 시절같아서 좋네요 ㅋㅋㅋㅋㅋ







예전에 미용실에서 매니큐어로 했을 때(아래 사진)보다는 확실히, '그린블루'라서인지, 연하긴 합니다. 좀 더 하늘색 같은 느낌?

 같은 파랑이지만, 색감이 달라 좋네요.






 사실 옆이나 속을 조금씩 보면, 약간 초록빛을 띠는 머리카락들이 눈에 띄긴 합니다. 아마 탈색 수준의 차이였거나, 이 컬러 트리트먼트가 얼마나 먹었는가의 차이 때문에 색상 차이가 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초록빛을 내고 싶으시면 시간을 저처럼 시간을 엄청 길게 하면 낭패일 것 같고, 그냥 권장수준으로만 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ㅋㅋㅋ 물론 이런 건 개개인의 두발상태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2주밖에 안간다니까 아쉽긴 하지만, 확실히 머리 감으면서도 쓸 데 없이 염색했는데 머릿결이 좋아진 느낌이 있었어요 ㅋㅋㅋ 찰랑찰랑하는 느낌. 사실 매니큐어도 머리 최대한 안 감고 난리쳐서 40일 가까이 버틴 걸 생각하면, 이쪽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홈페이지를 보니까 아예 좀 더 전문적인, 더 길게 가는 염색약도 있는 것 같은데 그 쪽도 나중에 써 봐야겠어요. 염색이 이렇게 편한 건지 알았더라면 맨날 했을 건데 늦게 재미를 알아서 아쉽네요 ㅠ_ㅠ




 암튼 다시 파란색 되었으니 사진 많이 남기기 위해서라도 또 하루종일 스노우로 셀카나 찍으면서 살 듯... 하라는 공부는 언제...ㅠㅠㅠㅠㅠㅠ

 (근데 진심 매일 스노우로만 찍다 보니 실수로 일반 카메라 키면 극혐되는 것 같아서 성형충동도 간간히 드는 듯ㅋㅋㅋㅋㅋㅋㅋ)



결론: 가장 따뜻한 색은 「블루」다.






- (포스트에서 사용한) 틴 업 컬러 트리트먼트 구매 페이지


- (더 오래 간다는) 틴 업 컬러 크림 구매 페이지






 계속 찍어야지 찍어야지 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드디어 해설강의를 찍었습니다. 집에서 휴대폰으로 찍어서, 개인도 인강을 업로드할 수 있는 에듀캐스트에 올렸습니다. 제가 올린 강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 표준점수 145.6
-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추리논증 영역 만점(백분위 100, 표준점수 76.3)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합격

 

본 강의는 2016년 8월에 시행된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추리논증 기출문제를 같이 풀어보면서 해설하는 강의입니다. 저는 당시 법학적성시험을 응시하여 언어논리 영역에서 32개를 맞혔고, 추리논증 영역에서는 35개를 맞혀 만점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어떻게 공부하였는지, 그리고 제가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에 대해 문의하여 주셨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저의 경험을 통해, 이론 위주의 다른 교/강사분들과는 다른 시각, 당시 함께 문제를 풀었던 수험생의 시각에서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는 계기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본 강의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1강~6강까지 기출문제를 순서대로 같이 풀면서 해설하고, 7~8강에서는 전체적인 공부법 조언과 문제 풀이 테크닉과 마음가짐을 다루었습니다.

강의는 전반적으로 위에서 시험지를 보는 시각에서 진행됩니다. 집에서 혼자 휴대폰으로 찍은 강의이니만큼 조금 미숙하고 부족합니다. 이 점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강의를 촬영하는 게 처음이고 전문 강사도 아니니만큼 부족한 점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의문이 가시는 부분이나 틀린 부분, 궁금증, 기타 문의가 있으시면 문의로 남겨 주시거나 메세지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강의는 다음 링크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http://educast.pro/13.669)


(이후 3월 말에 2015, 2016년도 해설강의도 추가로 촬영했습니다.)


2016학년도 추리논증 기출문제 해설강의

2015학년도 추리논증 기출문제 해설강의

2015~2017학년도 추리논증 3개년 기출문제 해설강의 패키지



강의는 제7강을 제외하면 아래 스크린샷처럼, 같이 시험지를 두고 푸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현재 제5강이 맛보기 강의로 제시되어 있으니, 듣고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은 리뉴얼 이전 기준으로, 현재는 더 나은 화질로 리뉴얼하였습니다.)







1. 지난 2월 14일에, 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니 발렌타인 데이만 즐길 것이 아니라 역사에도 신경을 써야 된다는 식의 글들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솔직히 웃기는 일이라 생각했다. 특히 발렌타인 데이 분위기에 못마땅해하는 느낌이 감지되어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럼 우린 안중근 의사의 탄신일, 이토 히로부미 저격일, 사형선고일, 사형집행일, 이토 히로부미를 쏘기로 마음먹은 날... 등등에 다 유념하고, 그럼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등등의 날짜들도 다 유념하고 그 때마다 순국선열께 감사드려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런 날짜들을 외우는 게 정말 '역사'를 아는 것인가.

순국선열께는 평소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으면 되고, 발렌타인 데이에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와 초콜릿 잘 까 먹으면 된다.


2. 근데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과 발렌타인 데이에 묻혀버린 2월 14일이 하나 더 있어서 그걸 조금이라도 더 알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뻘글을 쓰게 되었다. 1990년 2월 14일은 바로 내가 올린 이 사진이 촬영된 날이다. 태양광 때문에 새 개의 밝은 부분이 보이고, 가장 오른쪽의 중간 쯤에 점 하나가 찍혀 있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해왕성 궤도 밖으로 나아가면서 찍은 사진. 저기 보이는 아주 작은 점이,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다.


3. 내가 이 사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칼 세이건 때문이었다. 미국의 물리학자, 천문학자이자 대중저술가인 칼 세이건은 1996년에 죽었는데, 1994년에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는 책을 출간했고(개인적으로는 '희미한 푸른 점'이 더 알맞은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 사진에 대한 장으로 시작한다. 

 칼 세이건은 이 책 말고도 정말 많은 책들을 썼다. 어릴 때부터 칼 세이건의 책들을 읽으며 무한한 존경을 느껴왔는데, 그 존경의 이유는 차가운 이성과 더불어 항상 기저에 깔려 있는 낙관주의였다. 


4. 생각건대 서방 사람들에게 아마 90년대 중반은 그러한 낙관주의가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였을 것이다. 소련의 붕괴와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라는 '역사의 종말' 앞에서, 한국인들은 IMF 전까지, 미국인들은 9.11 테러 전까지 역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다는 기분을 만끽하지 않았을까.

 칼 세이건의 낙관주의는 이런 일시적인 낙관주의와는 다르고, 냉전기에 수많은 국제적 위기를 겪으면서도 그 저술들의 기저에 항상 깔려 있었지만, 칼 세이건이 이 사진에 대해 쓴 글을 읽으며 내가 항상 느끼는 줄어들지 않는 감동의 강도는, 이 글에 반영된 것은 칼 세이건 개인의 낙관과 임종 직전의 감정에 더해, 그 낙관의 시대까지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5. 그래서 칼 세이건은, 이 사진을 보고서, 이런 글을 썼다.


"Consider again that dot.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every hunter and forager,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very king and peasant, every young couple in love,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 — 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저 점을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저 점이 여기이고, 저 점이 우리 고향이며, 저 점이 우리 자신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두가, 당신이 아는 모두가, 당신이 들어본 모두가, 그리고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인간이, 저 점 위에서 일생을 살아나갔습니다. 우리 기쁨과 슬픔의 총합이, 수천 개의 자신만만한 종교들이, 이데올로기들이, 경제 교리들이, 모든 사냥꾼과 채집자가, 모든 영웅과 겁쟁이가, 문명의 모든 창조자와 파괴자가, 모든 왕과 농부가, 사랑에 빠진 모든 젊은 연인이,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가, 촉망받는 아이가, 발명가와 탐험가가, 윤리를 가르친 모든 스승이, 모든 부패한 정치가가, 모든 "슈퍼스타"가, 모든 "위대한 영도자"가, 우리 종(種)의 역사의 모든 성인과 죄인이 바로 저 곳에 - 태양빛 한 줄기에 매달린 흙 티끌 위에 살았습니다.

 

The Earth is a very small stage in a vast cosmic arena. Think of the rivers of blood spilled by all those generals and emperors so that, in glory and triumph, they could become the momentary masters of a fraction of a dot. Think of the endless cruelties visited by the inhabitants of one corner of this pixel on the scarcely distinguishable inhabitants of some other corner, how frequent their misunderstandings, how eager they are to kill one another, how fervent their hatreds.

우주라는 광막한 경기장에서 지구는 아주 작은 무대에 불과합니다. 저 점의 극히 일부를 찰나동안 지배하는 주인이 되기 위해서, 영광과 승리 속에서, 장군들과 황제들이 흘리게 한 피의 강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 화소(pixel)의 한 구석의 거주자들이 거의 분간할 수 없는 다른 구석의 거주자들에게 자행한 끝없는 잔혹함을, 그들의 오해가 얼마나 잦았으며, 서로를 죽이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이 얼마나 강했으며, 그들의 증오가 얼마나 열렬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Our posturings, our imagined self-importance, the delusion that we have some privileged position in the Universe, are challenged by this point of pale light. Our planet is a lonely speck in the great enveloping cosmic dark. In our obscurity, in all this vastness, there is no hint that help will come from elsewhere to save us from ourselves.

우리의 가식은, 우리의 상상된 자기 중요성은,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특권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망상은, 이 희미한 빛 한 줄기에 의해 도전받습니다. 우리 행성은 우리를 감싸는 거대한 우주적 어둠 속의 외로운 얼룩입니다. 우리의 보잘것없음과, 이 모든 광막함 속에서,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도움이 다른 곳에서 올 기미란 없습니다.

 

The Earth is the only world known so far to harbor life. There is nowhere else, at least in the near future, to which our species could migrate. Visit, yes. Settle, not yet. Like it or not, for the moment the Earth is where we make our stand.

지구는 지금까지 생명을 품고 있는 유일한 세계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 종(種)이 이주할 수 있는 다른 장소란 없습니다. 방문은 가능하겠지만, 정착은 아직 안 됩니다. 좋든 싫든, 지금은 지구만이 우리가 버틸 수 있는 장소입니다. 

 

It has been said that astronomy is a humbling and character-building experience. There is perhaps no better demonstration of the folly of human conceits than this distant image of our tiny world. To me, it underscores our responsibility to deal more kindly with one another, and to preserve and cherish the pale blue dot,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천문학은 사람을 겸손케 하고, 인격을 형성하는 경험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인류가 느끼는 자만심의 어리석음을 우리가 사는 자그마한 세계를 멀리서 본 이 사진보다 더 잘 드러내는 것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저에게 이는, 서로에게 더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책임과,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희미한 푸른 점을 보존하고 아껴야 하는 책임을 강조합니다."

 

6. 내가 만 25세고 이 사진이 내 출생보다 1년 반 전에 찍혔으니 이 사진은 벌써 만 27세가 되어버렸다. 27년 전의 세계와 지금은 너무 달라 보인다. 전세계의 보편적 개방과 발전을 이끌 것 같았던 기존 체제는 고립주의의 물결에 위태로워지고 있고, 낙관은 사라져버린 것 같다. 칼 세이건이 얘기했던, "이 점의 극히 일부를 찰나동안 지배하는 주인"이 되고자 한 자들이 흘리게 한 피의 강이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말리, 나이지리아 등 저 점의 여러 군데에서 쉴 새 없이 흐르고 있다. 티끌같은 희미한 푸른 점 위에서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위대함을 "증명"하고 강제하고자 힘쓰고 있다. 칼 세이건이 살아있었다면 변함없는 낙관주의로 무언가 일을 했겠지만, 아마 90년대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7.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적어도 나는 광막한 우주 속에 놓인 티끌같은 인간으로서의 겸손함을 느낀다. 그리고 칼 세이건의 글을 읽을 때마다 위대한 낙관주의자가 남긴 잔향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느낀다. 그로써 내 구체적 계획과 행동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혼란스럽지만, 때로는 그저 그런 느낌들만으로도 충만하다.






 2017년 1월에, 저는 서울대-해비타트 봉사단의 일원으로 필리핀 세부 반타얀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팀 내에서 언어 쪽 일을 맡았는데 일을 좀 게을리 해서 학기가 끝나고야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어요.


 문제는, 필리핀은 여러 많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반타얀에서 사용하는 현지어는 따갈로그가 아니란 거죠. 물론 필리핀 사람들, 따갈로그나 영어도 알아듣고는 합니다만, 거기 가서 그 지역의 말을 몇 마디라도 쓰자는 취지로 배우는 건데 영어나 따갈로그로 '퉁'치기에는 뭔가 아쉬웠습니다.


 대충 리서치를 해 보니, 우리가 가는 반타얀에서 원래 쓰이던 말은 '반타야논(Bantayanon)'인데, 옆의 세부에서 쓰이는 '세부아노(Cebuano)'와 같은 비사야 어족이라서 유사하기도 하고, 세부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그냥 자신들도 "원래 세부아노 쓴다."고 할 정도라고 해서, 세부아노 언어 책자를 만들어야겠다 하고 결심했습니다.


 다만 한국어로 나와 있는 세부아노 책도 하나도 없고, 인터넷에도 체계적으로 정리된 게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나도 없어서, 영미권 웹을 뒤지다 결국 책을 한 권 샀습니다.




A HANDBOOK OF CEBUANO VISAYAN

이름 보시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핀란드 사람이 쓴 책입니다. 그래서 괜히 반가웠습니다.^_^;




 단기 봉사단에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설명이 자세합니다.

 이 책은 갔다 와서 기증하려 했는데, 아직 집에 쳐박아두고 있었네요. 생각난 김에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일단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내일 아침 도서관에 문의해 봐야겠네요. 그렇게 장서가 많은 서울대 도서관에 세부아노 책 한 권 없는 게 너무 마음의 상처였어서요. 직접 구매하시면 가격은 2만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솔직히 500페이지 가까이 되고 엄청 자세해서(친절한 책은 아니지만) 공부하며 돈이 아까울 만한 책은 아닙니다.









 그래서 뭐 이걸 바탕으로, 여러 영어권/필리핀권 웹사이트들을 참조해 가며 최대한 벼락치기해서 만든 게, 지금 올린 pdf 파일입니다. 사실 앞부분 의욕에 가득차 만들다가 가장 다채로운 동사 파트에서 포기해 버려서 이걸 유용하게 사용하실 분들이 많을까 고민했는데, 제가 처음 세부아노 언어 책자를 만들어야겠다고 인터넷을 뒤지고 다녔을 때의 답답함이 생각나 일단 공유합니다. 




 만약 나중에, 혹은 곧 가는데 현지어를 배워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신다면, 전 꼭 배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몇 마디 암기해 가는 건 필수고, 여유가 있다면 아주 간단한 회화 가능할 정도만 어휘를 알아 가세요. 언어에도 권력관계가 존재합니다. 몇 마디 못 하고 현지 사람들도 영어를 하긴 한다고 하더라도, 세부아노로 말 거는 것, 따갈로그로 말 거는 것, 영어로 말 거는 것은 청자에게는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아래는 랭귀지 북 내용 캡쳐입니다. 세부아노도 1도 모르고 디자인도 모르는 아무것도 아닌 문과 졸업생이 오랫만에 인디자인 쓰려니 힘들었습니다ㅠㅠ



마지막 시는 제가 봉사 끝나고 헌정식 때 낭독한 시입니다. 사실 헌정식에 아주 적합한 시는 아니지만 너무 느낌이 좋아 읽고 싶었습니다...ㅠㅠ






※ 활용, 출력, 재배포 등등 환영합니다. 다만 상술한대로 여러 소스에서 짜깁기한 것이니 신뢰성은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상업적 이용은 제가 사용한 디자인의 원 저작권 문제(서울대 봉사단 모집 포스터에서 가져옴) 때문에 힘들 것 같습니다.


Cebuano_Language_Book.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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