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월)
이 날은 회사에서 도산법연구회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일도 많이 남아 있었어서 일 하면서 틈틈이 연구회 행사자료 같은 것 보다 보니 시간이 다 흘러버렸다. 도산법 사건에 관한 쟁점 발표들을 듣고, 여러 도산 분야 변호사님들을 뵐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연배와는 별개로 모두가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음이 느껴져서 반성되기도 했고.
그리고 파트너님들이 사 주신 1차 사진은 남아있지 않고, 다른 어쏘들과 잠깐 간 2차 사진만 이렇게 흐릿하게 남아 있네... 하루를 불태웠구나.
5월 28일(화)
오늘은 학부 후배이자 로스쿨 동기...였던, 그러나 선배로 졸업한 동료 변호사님과, 그 분과 친한 다른 변호사님 두 분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선릉역 근처 브런치집인 아만다인에 갔는데, 나쁘지 않았지만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어쨌든 나온 음식은 괜찮았으니 만족.
여러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밝은 이미지를 주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너무 늦게 깨닫고 너무 늦게 실천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
목요일까지 내야 할 일을 미리 해 놓는다고 이 날은 좀 바빴던 걸로 기억한다. 점심 때 농민백암순대 본점이 근처에 있다고 정말 맛있다며 추천받았는데, 집 근처라서 저녁에 정찰하고 사람이 많길래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강로칼국수 선릉점은 솔직히 저번에 동생이랑 같이 갔는데 맛이 좀 없다고 생각했었다. 동생은 맛있는데 왜그러냐고 했는데 일단 닫았으니 나의 승리...인가?^^;
대구법원 근처에 있던 양산도가 집 근처에도 있어서 신기해서 들어갔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서빙알바 하시는 분이 중동쪽 느낌의 여자 분이어서 잠깐 흠칫했다. 한국어를 너무 유창하게 잘 하셨는데 사실 서울에 한국어 잘 하는 외국인 직원들 있는 것 원투데이도 아니고, 아직 마인드가 대구 모드인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서울 적응엔 시간이 필요한 듯...^^;
대구에선 맨날 장어덮밥만 먹었는데, 내 돈 주고 먹는 거니까 좀 싼 거 먹자고 시킨 사케동도 맛있더라.
그리고 대망의 첫 골프 레슨. 정말 너무너무 못 할거라는 최저치의 기대보다는 나았지만, 도대체 언제 잘 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 사실 평소에 골프에 흥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자세고 뭐고 아무 것도 모르니까 프로님도 많이 답답하시지 않았을까 싶은데, 하는 데까지는 해 봐야지.
팀에서는 7월 말에 라운딩을 가자니까 그때까진 공을 꼭 멀리 날려보겠어. 행운의 여신은 내 편이니까!
해리포터 시리즈 1권을 수집하는 세드릭에게 주려고 책을 샀는데 상태가 영 아니다. 심지어 이거 저번에도 상태 이상한 걸로 와서 교환했는데도 이렇다 ^^; 고급진 검은색 양장본을 팔려면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교환까지 했는데도 이러면 상태 좋은 게 없다는 건데 ㅋㅋㅋ yes24의 책임일지 출판사의 책임일지 다른 회사에선 안 사 봐서 모르지만, 괜히 yes24에서 더 살 생각이 안 들게 되네.
5월 29일(수)
롱 타임 노 두유
오늘 점심은 같은 팀 변호사님과. 연어, 명란, 아보카도가 들어가서 다이어트식이라고 우기는 변호사님과, 밥이 이렇게 많고 소스를 어마어마하게 뿌리고 마카로니도 먹는데 어케 다이어트식이냐고 우기는 나.
저녁은 아직 변시 공부를 하는 동기에게 밥을 사 주러 오랜만에 샤로수길에 왔다. 여기 옛날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그 때랑 소고기집인것은 같은데, 분명히 옛날에는 드라이한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프리미엄 감성화로구이'가 되어 있더라. 우양간? 읭? 이름이 안 익숙한데? 할 때 조사를 더 했어야 했어
당황스러운 꽃장식.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뭔가 플러팅같아서 더 당황;
소고기에 하이볼이라니 너무 감성감성이라서 버티기가 힘들었다.
변시가 양이 워낙 많고 결과 발표도 오래 걸려서, 한 번 삐끗하면 그 뒤로 계속 밀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다들 공부도 힘들어 보이고ㅠ_ㅠ 변시에 얽힌 여러 에피소드들을 들으며, 이번에는 꼭 좋은 결과가 있길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리고 몇 년만에 산 알리에서 물 건너 넘어온 듀오링고 인형을 들고 윈터를 배경으로 오늘 하루도 마무리.
5월 30일(목)
이 날까지 데드라인인 일을 아침에 내서 기분이 좋아졌다. 다행히 이 날엔 다른 일이 바로 들어오진 않았어서, 다른 업무 관련된 자료를 보다가 하루가 끝.
그래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와 저녁에 급 술자리. 이렇게 보니까 진짜 술을 너무너무 많이 마시긴 한다 ㅎㅎㅎㅎ 6월 둘째주까지만 마실게요...
저번에 다른 변호사님들과 월요일에도 갔던 이자카야 나무에서 같은 메뉴를 시켰는데, 이제 정신을 차리고 먹네. 맛있다. 여기 체인인 거 몰랐는데, 선릉역 주변에만 2개가 있었다. 상권이 겹치는데 버텨? 싶으면서도 술값 보니까 이윤 많이 남아서 버틸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이자카야에 가면 꼬치가 맛있는거같애...
청하로 부족해서 큰 사케를 시켰더니 다음날 좀 힘들었다는 이야기.
5월 31일(금)
출근하고 있었는데 메일이 왔다. 새로 업무가 들어왔다는 희망찬 소식. 데드라인이 너무 여유있어서 이때 바로 일을 시작하지 않았는데, 바로 시작했어야 했어.
다른 곳에 가려다가 그냥 들어가버린 불백집 남부. 이 때는 몰랐는데, 생각해 보니까 남부터미널 근처에서 갔던 체인이었네 ㅋㅋㅋㅋ 그때는 남부터미널 근처여서 있나 했는데...
점심은 불백+찌개만 돼서 고기 못 먹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넉넉하고 괜찮았다. 아마 여러 군데 둘러보고 괜찮은 데 많지 않으면 또 오지 않을까 싶은 정도의 퀄리티.
법률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고 싶어서 샀다. 술 좀 줄이고 차근차근 읽어나가야지.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지급된 업무용 태블릿. 회의나 출장 때 요긴하게 쓸 것 같다.
사실 노트북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 견해가 갈려서, 일단 태블릿으로 최대한 활용해 보고 부족하면 그때 노트북을 사는 걸로 결정.
그리고 드디어 왔다. 백암농민순대!
진짜 찬란하다 찬란해
웨이팅 끝에 들어갔지만 적절한 가격에 최고의 맛. 동생과 함께 너무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었다. 이게 금요일 저녁이지!ㅠㅠ
사실 이 날 새로운 일을 너무 많이 받아서 정말 당황스러웠고, 시간이 있을 때 일을 조금이라도 해 놓아야 한다는 걸 실감했지만, 월화수의 나를 믿고 금요일엔 회포를 풀었다. 다음 주엔 정말 열일 뿐이야...!
6월 1일(토)
밤에 갑자기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아침에 친구들(신랑과 신부 모두 친구인) 결혼식을 못 갔다. 밤에 아팠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컨디션이 너무 개운했고, 역시나 늦잠이었다. 어마어마한 현타가 몰려왔으니, 만회하기 위해선 더 열심히 살아야지.
두유와 하루견과로 시작하는 하루. 진짜 루틴을 만들어야지.
현타를 극복하기 위해 로잉을 하기로 결심. 저번에는 1km씩 3번 끊어서 겨우 타고 탈주했었다 ㅋㅋ
한 번에 5km은 이어서 타야 한다는 크로스핏 중독자 동생의 말에, 예전이었다면 어케하노 했겠지만, 어느새 수퍼노바에 중독되어서 어렵지 않았다. 설렁 타면 26분? 수퍼노바 8~9번 들으면 되잖아? 럭키하네~
수수수수수수퍼노바
저녁약속 장소인 비노바인. 비노는 스페인어로 와인이고, 바인은 영어로 포도라는 뜻의 접두사가 아니던가... 이름 정말 이렇게 두 언어 짬뽕해서 지은걸까 아님 다른 심오한 의미가 있는 걸까 고민되게 만드는 상호다.
그치만 이름이 어쨌든 음식과 와인이 맛있었으니 괜찮아.
그리고 2차는 야키토리고(우). 들어갔는데 일본어로 우렁차게 인사를 하고, 자기들끼리도 일본어로 막 얘기하길래 순간 일본인 직원 있는줄; 현실은 다 한국인 직원이었고 주입식 교육을 잘 받은 거였다. 주입식 교육은 위대해.
이자카야는 역시 꼬치.
마신 술들은 아니고 그냥 예뻐서...^^;
2차까지 끝나고 집에 가는데 인하의 연락. 고향 친구들이랑 선릉역 주변에서 술 먹는다고. 아니 도대체 고향 친구들이랑 선릉역 주변은 왜 옴??? 했는데 뜬금없이 가서 인사를 나눴다. 술 먹는 곳이 하필 또 집 바로 옆이라, 평소에 에피소드만 듣던 인하 고향 친구들 만나서 좋았다. 이런 뜬금없음을 끝으로 오늘도 종료.
6월 2일(일)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선지 소파에서 잠들어버려 컨디션이 안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 동생과 함께 아점을 먹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유흥가or오피스만 있어서 그런지 다들 닫혀 있고. 그러다 '콩국수 개시' 간판 하나만 보고 들어갔던 심가네칼국수. 콩국수가 야무지게 맛있더라. 물가는 살벌했지만.
짬 내서 골프 연습하러 왔다. 그러나 너무... 너무 못 쳐서, 혼자 레슨 왔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되 더 자세한 건 월요일 레슨을 기약하기로 하고 빠른 퇴각.
그리고 돌아온 행복한 사무실. 월화수의 나를 믿는다고 했지만 잘 믿어지지가 않더라. 일요일 와서 그래도 좀 건들고 나니 마음이 나아졌다.
내일부터는 남향 사무실로 옮길 거라 여긴 마지막이다. 짧게 있었지만 나름 정들었었는데 아쉬운 부분...
그리고 저녁엔 한강을 왔다. 서울의 상징인데 서울 올라오고 한 번도 안 와 본 한강. 이전에 안 가 본 광나루지구에 갔더니, 여의도나 반포보다 훨씬 평화로운 곳에서 가족들이 삼삼오오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좋아 보이더라.
금빛 눈동자는 모두 쇠하고 영영 잊히지 않을 것 같은 저녁이
끊임없는 아파트를 휘감는 금빛 aenergy
한강 풍경의 화룡점정...까진 아니어도 항상 풍미를 돋우는 건 육중한 콘크리트 다리. 그것도 매우 많이 있는. 그냥 한강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저녁시간을 보내러 간 하남의 드로게리아. 스페인어라 끌렸는데, 단어의 용례는 영어의 drugstore와 비슷하다. 영어의 Drugstore가 drug을 파는 곳이 아닌 것처럼, Drogueria도 droga를 파는 곳이 아니고 드럭스토어처럼 이것저것 잡다하게 파는 곳. 전반적으로 그 갬성을 잘 살려놓은 것 같아서 좋았다.
3층에 올라오니 이렇게 야외 실내 자리 다 있더라.
밖에는 불멍 스팟도 있었는데 추워서 감히 못 나감. 다음에 옷 갖추고 여기 와야겠다 진짜로.
꾸안꾸처럼 열심히 힙하게 만들었지만 별로 안 열심히 한 것 같아 보이려는 감성이 보여서 좋았다.
왼쪽 포켓몬들 봤을 땐 너무 귀엽기만 했는데, 셰프 도라에몽 앞에서 모자를 뒤집어쓴 채 쭈구리하고 있는 피카츄를 보니 조금 섬뜩하기도 하고,
이러다 집에 돌아와서 일기를 쓰며 이번 한 주도 끝.
일이 많아질수록 사진으로 남기기 힘드니 사진첩 털기 분량도 빈약해질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 점점 더 일을 열심히 해서 사진을 줄이고, 사진 선택 부담을 줄여 더 쉽게 사진첩 털기를 업로드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아야겠다 ^^; 이번 한 주도 화이팅팅팅~~~
'2024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 넷째주 사진첩 털기 (0) | 2024.07.07 |
---|---|
6월 셋째주 사진첩 털기 (0) | 2024.06.24 |
6월 둘째주 사진첩 털기 (0) | 2024.06.23 |
6월 첫째주 사진첩 털기 (0) | 2024.06.23 |
5월 넷째주 사진첩 털기 (1) | 2024.05.29 |
5월 셋째주 사진첩 털기 (1) | 2024.05.26 |
5월 (퇴사와 강릉여행을 끼얹은) 첫째주 사진첩 털기 (2) | 2024.05.06 |
4월 넷째주 사진첩 털기 (0) | 2024.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