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둘째날(1): 2015년 8월 19일 수요일




*주의 : 8월 19일의 이야기는 아주 평범한 여행기로 작성될 예정입니다.







 아침에 일어난 저는 재빠르게 버스정류장으로 나갑니다. 그 이유는 투어 픽업 버스를 타기 위해서인데요.






 인터넷으로 투어를 예약할 때, 픽업 장소를 고르는데 있는 것은 죄다 호텔 또는 게스트 하우스 장소들입니다. 물론 어마어마하게 리스트가 많았지만... 저는 주거지역에 살기에 대충 몇 호텔들을 구글 맵으로 검색해 보고, 가장 직선거리가 가까운 호텔을 골랐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듯이 대구에서 광주가는 것보다는 대구에서 서울가는 게 더 편합니다. 레이캬비크도 마찬가지. 도심에 있는 호텔들이, 좀 더 멀어도 대중 교통으로 한 번에 가는 반면, 제가 고른 호텔은 환승을 해야 합니다. 진짜 첫날부터 멍청한 짓을 골라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인데요.














 ... 그러나 이 모든 멍청한 짓들은 나중에 일어날 일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픽업 장소입니다. 호텔 숙박객은 아니지만 프론트 아저씨께서 호텔 소파 의자에 앉아 있게 해 주셨습니다.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발견한 내일부터 시작하는 3일 패스. 샀습니다. 샀어요. 그런데 이거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2,500크로나였나... 머리 속으로 대충, 버스 한 번에 400크로나니까 내일부터 하루에 두 번씩만 타도 2,400크로나니까, 한 번만 더 타도 이득! 이렇게 생각하고 탔습니다.







 그러나 삶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것이 예상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점이겠지요. 특히나 익숙치 않은 나라에서라면 더더욱. 아아 도대체 난 아이슬란드에서 얼마나 많은 바보짓을 하며 얼마나 많은 체력과 돈을 날린 걸까, 생각합니다.





 픽업 버스. 소형 버스로 여행사 터미널까지 이동한답니다.

















 여행사 터미널... 엥?





 그레이 라인...?





 ㅇㅇ;;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시작된 저와 그레이 라인의 관계는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나봅니다. 그냥 아무 상관없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샀는데도 그레이라인행 ㅋㅋㅋ




 아무튼 터미널 건물에 들어가서 바우쳐를 보여 주고, 티켓으로 교환받은 후 버스에 탑니다.










골든 서클 투어 시작!








 ... 레이캬비크를 벗어나니 정말 황량한 평야만 계속해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저 멀리 송전탑이 서 있네요.




 사진 아래에 보이는 건 열수 파이프라고 합니다. 레이캬비크로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인데, 어디서 공급받는지는 아마 다음 회에서 보게 됩니다.










 진짜 아무도 없는 평야에 송전선만 떡하니 서 있으니, 포스트아포칼립스 영화같네요.






















 평범한 국도 옆 풍경도 이렇게 멋집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연기 기둥들...







 여기서 하차합니다. 파노라마를 찍었는데 아마 제 해상도로 안 나오겠지... 그래도 누르면 조금은 커질 겁니다.




 보시면 이끼 덮인 토양이 되게 울퉁불퉁한 걸 보실 수 있어요. 여길 누르면 쑥 꺼짐 ㅋㅋㅋㅋㅋ 화산지형답습니다. 갇-화산.






 우와 신기하다 하면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그러나 여긴 뭐 잠깐 거쳐가는 곳이고 곧 버스는 씽벨리르로 향합니다. 사실 중간에 저기 설 만했는게 씽벨리르까지 너무 멀어요. 아이슬란드 면적이 남한이랑 똑같으니까 뭐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버스 타고 몇 시간씩 걸리는데 잠깐 서서 쉴 만하죠.










 그리고 저는 여기서 버스 자리를 바꿨습니다.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친구분이랑 떨어져 있어서 그 분이랑 자리를 바꿨는데, 제 옆에 앉은 사람은 어떤 동양인 여자사람입니다. 중국인 같이 보여서, 차이니즈...?하고 말을 걸었는데, 부모님은 홍콩 출신이고 태어난 건 런던이라고 합니다. Event Management 전공했고, 영국에서 식당 몇 번 운영하다가 모은 돈으로 이번에 세계여행 떠나서 처음 도착한 곳이 아이슬란드라네요. 아이슬란드 이후에는 북미 쪽으로 갈 거라고... 들으면서 지리고 말았습니다.



 곧 도착한 씽벨리르(þingvellir),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먼저 아이슬란드의 의회인 알씽기(Alþingi)가 자그마치 930년에 이곳에서 결성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 곳에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가 갈라지는 경계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가이드들은 여기서 썰렁하고 오래된 (아마 100년은 되었을) 여권 준비하세요 개그를 칠 겁니다. 여러분이 아이슬란드를 방문하신다면 아 그런가보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수쪽을 바라보고 찍은 씽벨리르. 호수의 이름은 씽발라바튼인데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넓은 호수입니다.










 마치 스위스에 온 것처럼 굉장히 평화로운 느낌... 그러나 사진 왼쪽 아래에 보이는 협곡같은 지형이 이 곳이 아이슬란드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다시 호수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왼쪽 아래 협곡을 따라 내려가면, 버스 집결지로 가는 지름길이 있습니다. 저는 중국계 영국 누나와 이곳으로 넘어갔다가 버스들을 보고 다시 돌아오는 삽질을 저질렀습니다. 딱히 볼 경치도 없으므로, 시간이 급하지 않다면 이 곳으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_^;;








 판의 경계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 아뽕에 취한다...!





 사진에 목숨 거는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사람을 찍을 때는 바닥 부분을 자르고 윗부분을 늘려야 한다는 게 상식인데 외국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왜 아뽕에 취하는 지 저 사진만 보고는 이해를 못 하시는 분들이 많았기에, 증거사진을 올립니다. 으아아아 장엄하다...!





 아뽕의 상징, 아이슬란드 국기입니다. 좀 더 가까이서 크게 찍을걸 그랬나 ...











 씽벨리르를 벗어난 우리 버스는 굴포스 폭포로 향합니다. 그런데 진짜 웃긴게 꼭 중간에 휴게소를 들릅니다. 다른 투어에서도 그렇고, 잊을 만 하면 식당이나 휴게소, 기념품 매장 등을 들릅니다. 역시 관광 국가 아이슬란드... 끼워팔기에도 도가 텄습니다. 저는 그 상술에 넘어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피눈물을 흘리고, 영국인 누나가 에너지 바 하나를 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먹습니다. 



 이렇게.










 그리고 저에게 광둥어 '레이 호우'와 '또 졔'를 가르쳐 준 누나는 중간에 골든 서클 투어를 계속하지 않고 폰타나 온천으로 리타이어.











 사실 중간에 저한테 알 유 고잉 투 핫 스파? 하길래 저는 블루 라군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하고 깨달음. 사실 아이슬란드에 유명한 온천이 많죠... 아니 많겠죠. 블루 라군이 가장 유명할 뿐 ^_^;;



 사라져가는 그녀의 뒷모습.







 잘 가...













 그리고 저는 곧 굴포스 폭포에 도착합니다.





 저 멀리 뭔가 산이 보이고...









 저기 사람들이 걸어가는데 ...









 그러나 억수로 배고팠던 저는 일단 뭔가 먹기 위해 휴게소로 들어갑니다.






 오 맛있겟...






...



...



PRICE KILLS PEOPLE



바게뜨 1250 크로나 = 11,000원...


굶고 말지





 그나마 음료수는 덜 비싸네요...





 피같은 450크로나를 내고 스프라이트를 사서, 어제 마트에서 사뒀던 빵과 같이 먹습니다. 눈물난다 ^_^;;








 그리고 찬찬히 기념품 매장을 둘러봅니다. 그래, 5분만 기다리면 날씨가 바뀌겠지. 그런데 날씨가 좋을 떄만 바뀌더라.











 작은 아이슬란드를 건들면 아주 X되는 거야.






 금융위기 때 아이슬란드 은행이 부도가 나서, 영국에서 빚을 갚으라 했는데 바로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폭발했었습니다. 게다가 아이슬란드 알파뱃에는 C가 없어서, CASH-ASH 개그가 대유행한적이 있었는데 그걸로 또 장사를 하는 아이슬란드입니다. 솔직히 태어나서 관광지에서 파는 기념품 사고싶어진 적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그러나 화장실은 200크로나 = 1,800원. 이건 뭐 날강도입니다. 안 가고 말지.










 그러나 이때까지 멍떄리던 저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 




 저는 밥 먹는 시간과 굴포스 폭포 관람 시간이 따로라고 생각했는데, 폭포 관람 시간이 정차 시간에 포함되어있었다는 사실. 사람들이 밥을 빨리 먹는 데는 이유가 있던 것이었습니다 ~_~;;






 뒤늦게 알게된 저는... 뜁니다.



 다시 보는구나 산아.











 사진찍을 겨를도 없이 도착한 굴포스.







 크고... 크고 아름다워요.

















 굴포스 배경으로 한 장. 어마어마한 진동으로 머리까지 날리는 동세가 느껴집니다.




 좀 더 접근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굴포스 상류로 조금 걸어갈 수 있어서, 그 길 따라 걸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 물이 어마어마하게 튑니다. 머리 감은 듯한 느낌. 휴대폰 액정에 물이 튀어서 제대로 찍을수가 없다..! 버틸 수가 없다! 길도 미끌미끌합니다.




 올라갈 수 있는 가장 상류...ㅠㅠ







 그러나 빵쪼가리를 씹기 위해 너무나도 긴 시간을 낭비한 저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굴포스 폭포를 떠나고 맙니다.







 뭔가 빵쪼가리를 씹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ㅠㅠㅠ 기분탓입니다 기분탓이에요. 웃으며 버스에 오릅시다.


















과연 이 다음엔 어떠한 광경이 펼쳐질 것인가...?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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