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셋째날(2): 2015년 8월 20일, 목요일, 21:00




 레이캬비크에서 내렸다 안 내렸다 하는 비나 맞아가며 고생하다 겨우 숙소로 돌아온 저는, 뭔가 해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지만 과연 뭘 해야 할 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갑자기 생각난 게 있었으니,



















하! 우! 카! 르! 틀!






 하우카르틀을 쉽게 이야기하면 아이슬란드의 홍어입니다. 하우카르틀은 상어로 만드는데, 상어는 골격 때문에 체내에 암모니아가 남아 있고, 이를 빼내지 않고 숙성시키면 발효되어서 굉장히 향긋한(...) 냄새와 맛을 갖게 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저번에 마트에서 봤던 하우카르틀...! 자그마치 6,599크로나(약 60,000원)에 달하는 가격을 보고 포기할까 했지만, 실제 가격은 저 가격이 아닙니다. 저도 자세히 안 봤는데 단위당 가격 같아요. 제가 실제로 지불한 금액은 약 1,300크로나 정도.






 하우카르틀은 보통은 저렇게 진공 포장된 상태나 통조림으로 팔립니다. 홍어와는 다르게 굉장히 많은 마트에서 볼 수 있어요. 제가 가 본 곳이야 세 군데 정도 뿐이지만 다 하우카르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으아아니.






하우카르틀하우카르틀


으으...


 발효로 인해 모양이 약간씩 흐물흐물해진 많은 사각형 덩어리들이 뭉쳐있는 게 보입니다. 

















하우카르틀하우카르틀


흠...











 제가 이렇게 식탁에 하우카르틀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쓰란두르 씨 가족이 돌아왔습니다. "Are you gonna eat it?" 







안 먹을 거면 왜 샀겠습니까?






... 그런데 약간 떨리네요 ㅠㅠ











마지막까지 먹겠다는 의지의 징표로, 우유와 펩시를 준비했습니다.
















아아... 떠다니는 국물들...과 흰색 파편들 ... ;;















굉장히 불길합니다.











개봉박두!



조금씩 칼로 잘라내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사진이 흔들렸네여 ^_^;;








완전히 개봉되고 주머니 안에 공기가 들어찹니다... 아아 보는 내가 다 떨리네



















접시에 옮겨 담았습니다.







...참 맛있겠죠?
























하우카르틀하우카르틀





음...











 눈을 딱 감습니다.












먼저 코에 살짝 갖다댑니다.


















이 곳의 냄새가 납니다.




...이건 미친 짓이야 여기서 나가야겠어...













제가 냄새를 맡으며 얼굴을 찡그리자 마리아(쓰란두르 씨의 딸)가, "Shark's piss"가 아니냐... 하는데,









진짜 상어 발효된 게 아니고 상어 오줌 덩어리 같습니다 ㅠㅠㅠㅠㅠ














그래도 샀으니 맛은 봐야겠죠.































먹습니다.


























크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나쁘지 않은 질감








괜찮은 씹는 느낌














그러나 세 번 씹으면 한 번 꼴로 코로 직통으로 올라오는 암모니아...!















암모니아 너란 분자...

















...잠시 수저를 내려 놓고 생각합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을 생각합니다.










저는 오줌 맛 나는 상어 고기쪼가리 하나 먹기도 참 힘든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오줌을 몇 년이나 받아마신 














요로법의 수호자 요로나이트 송시열선생니뮤ㅠㅠㅠㅠㅠㅠ










※ 요로법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에 귀국하면 대전에 있는 송시열 선생 사당이라도 찾아서




같은 오줌이터들끼리 회포를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_^;;



















... 아무튼




















좀 줄어들었나요???





한 열 조각 정도 먹었는데 티도 안 납니다 ^_^;;









그런데 옆에서 마리아가 말하길, 








"원래 많이 먹어도 한번에 6~7개밖에 안 먹는 것"이라고 ^_^;;







10개 먹었다니까 so impressive하답니다.






저도 그 말 듣고 바로 덮었습니다. 


















덧붙이자면 






1. 하우카르틀은 보통 브레니빈(Brennivín)이라는 술과 같이 먹는다고 합니다. 브레니빈은 감자로 만든 슈냅슨데, 이건 또 이거대로 굉장히 머리아픈 맛 ^_^;;






2. 하우카르틀을 못 먹는 사람도 많답니다. 쓰란두르 씨 가족은 모두 하우카르틀을 안 먹고, 쓰란두르 씨의 아버님께서 살아계실 때 혼자 드셨다고 해요...






3. 그리고 보통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하우카르틀을 먹는 건 일종의 담력 테스트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_^;;














더 이상의 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 바로 잤는데




 양치를 했는데도 중간중간에 목인지 입인지 상상 속인지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자다 몇 번이나 깼습니다 ^_^;
































 ...그리고 저는 하우카르틀을 안 쓰는 아이스크림 보관용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냉동실에 넣었는데, 플라스틱이 저온으로 인해 뒤틀려서 상자에서 냄새가 새어나오게 되었고, 그걸 모르고 핀란드로 돌아갈 때 캐리어에 넣은 하우카르틀 때문에 캐리어에도 온통 하우카르틀 냄새가 배어서, 냄새 밴 옷은 다 빨았는데 캐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카더라... 몇 달 뒤에 다시 빠지려나...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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