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둘째날(2): 계속하여, 2015년 8월 19





 아이슬란드 여행의 (사실상) 첫 날 오후가 되었습니다. 이 때까지 씽벨리르와 굴포스 폭포를 본 저는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①이게 정말 대단한 풍경들이긴 한데, 아름다운 평원과 호수, 폭포들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처음에 본 땅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②도대체 왜 이 투어의 이름이 골든 서클이지? 그렇습니다. 저는 정작 골든 서클을 예매하면서도 왜 이게 골든 서클인지도 모를 만큼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







 먼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냥 유명한 관광지를 이름지어서 원 돌듯이 패키지화한 게 골든 서클이 되었다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정확한 연원은 모르겠네요. 아마 아이슬란드가 그렇게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었던 예전, 항공 허브로 아이슬란드를 육성하면서, 공항이 있는 레이캬비크 근처의 뛰어난 명승지들을 묶어서 환승 고객들에게 패키지로 판매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첫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네 그렇습니다. 이제 진짜 제대로 된 아이슬란드의 경관을 볼 차례입니다.













 이름하야,























열!파!참!...이 아니고


























게이시르(Geysir)!




우오오오오오..!













 게이시르 영역에 진입하자마자 땅에서 수많은 증기들이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땅에서 증기와 물이 흘러나와요. 



 그리고 당연히 그 물들은 화산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진한 계란의 향기가 납니다 ^_________^












 우왕 땅에서 증기가 올라와요... 이게 진짜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구나 싶었습니다.








 하긴 골든 서클 투어 때 인터스텔라와 왕좌의 게임을 찍은 곳이라고 평원 한 곳에서 설명을 해 주는데, 왕좌의 게임의 소설 원제가 '얼음과 불의 노래'인 걸 생각하면, 정말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에 딱 맞는 작품이 아닐 수 없네요.



 





 얼음과 불, 둘 중 불의 힘을 약간 엿본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점점 더 나아가다 보면...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들이 보이구요.















 엥? 사람들이 모여 있....


















슈밤쾅!!















!?!?!?!?!?





 너무 빨리 분출해서 제대로 찍지 못한 모습입니다. ㅠㅠ 으아니
















 사실 게이시르(Geysir)가 영어로 간헐천을 뜻하는 Geyser의 어원일 정도로 아이슬란드의 상징인데요(물론 창세기전의 게이시르 제국의 어원도 되었겠죠 보고있나 소맥). 이 지대에서 '게이시르' 또는 '그레이트 게이시르'로 불리는 가장 큰 간헐천은 지금 휴지 상태입니다. 대신 두번째로 큰 스트로쿠르(Strokkur) 간헐천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트로쿠르 간헐천은 정말 자주, 크게 분출합니다. 거의 8분에 한 번 분출하는 것 같아요. 덕분에 관광객들은 개이득...




분출하는 게이시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 시도하였으나 처참히 실패합니다.

















 분출하고 나서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선 스트로쿠르 게이시르. 소강상태를 틈타 주변을 둘러봅시다.














 이 곳들은 블레시(Blesi) 게이시르와 파타(Fata) 게이시르인데요. 역시 휴지 상태입니다. 지금 활발히 활동하는 게이시르는 자주 분출하는 스트로쿠르 게이시르밖에 없어요. 아마 스트로쿠르 게이시르가 자주 분출하는 것 보면, 어떤 지질학적 기제로 인해 다른 게이시르들이 다 쉬면서 스트로쿠르 쪽에 몰빵을 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관광객은 자주 볼 수 있으니 개이득...








 이건 지금 쉬고 있는 그레이트 게이시르입니다. 분출했으면 좋겠지만...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그레이트 게이시르가 분출할 때는 거의 1시간 가량 기다려야 한 번 분출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지금이 훨씬 더 개이득입니다. 사실 아이슬란드는 정말 살아있는 땅을 가진 나라라 지형도 자주 변하기 때문에, 몇 년 또는 몇십 년 후 다시 아이슬란드를 찾았을 때는 어디 게이시르가 더 분출하고 있을지, 아예 게이시르가 멈췄을 지, 새로운 곳에 게이시르가 생겨 그 쪽에 분출할 지, 아무 것도 속단할 수는 없겠죠.



















 그리고 그 틈을 타 셀카를 찍어봅니다. 굴포스 폭포 때와 비교하자니 더 짙어진 인생의 노곤함이 느껴지네요.












 이제 남은 것은 분출 포착만 남았다. 게이시르 근처에서 휴대폰을 손에 들고 기다리는데 ...













 애걔? ㅋㅋㅋ









 굉장히 실망스러운 분출입니다. ㅋㅋㅋㅋ 카메라 들고 기다리던 사람들 다 피식 웃음. 뭐 자연이 기계도 아니고 가끔 불규칙적으로 이렇게 되는 건 당연하겠죠 ㅋㅋㅋ








그리고 곧,







☆분☆출☆

















... 으아니 유황물이 나를 덮친다!






 ㅋㅋㅋ 게이시르가 분출할 때 바람이 불면 어느 쪽으로 저 물들이 쏟아지는데, 꽤 젖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도망치는 걸 보면 되게 웃김 ㅋㅋㅋㅋ










 그러나 씽벨리르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 관계로 촉박하게 게이시르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오릅니다. 엉엉.






















 그 뒤로 찾은 곳은 스카울홀트 교회입니다. 종교적, 정치적으로 중요했다는데, 사실 뭐 아이슬란드까지 와서 교회를 보기에는 제가 그렇게 예술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고... 삐까뻔쩍한 교회는 이탈리아에 많잖아요 왜. 그래서 그렇게 큰 흥미가 안 동했네요.



 오히려 멋진 건 스카울홀트 앞산... 아아 뛰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파트 숲 한국에서만 살아서 거리를 짐작 못하는 저의 인지영역을 대신하여 사고하고 있는 대뇌는 저 사이에 어마어마한 거리가 놓여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바로 단념합니다.






















 스카울홀트 교회 전경. 사실 안에 사람이 꽤 많아서 놀랐습니다. 주변은 정말 아무 것도 없었거든요. 뭐 어차피 사람 없는 나라니까, 다 차 타고 멀리서 오나봐요. 덧붙여 아이슬란드는 신교를 믿습니다.












 교회 옆에 있는 지하 통로인지, 창고인지... 제 앞의 관광객은 호기롭게 들어갔는데, 전 그냥 피곤해서 돌아왔습니다. 절대 무서워서가 아님.

























 씽벨리르로부터 49킬로미터랍니다. 저는 이 비석이 돌로 세워져 있길래 꽤 오래된 건가? 하고 순간 생각했는데 Km이 적힌 걸 보니까 그렇게까지 오래된 건 아닌 모양이라고 바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하긴 뭐 200년 전에 세운 것일 수도 있겠죠.





















 이제 헬리스하이디 지열 발전소로 향하면서, 네스야벨리르 지열 지대를 지납니다. 이 곳은 정말... 말이 필요없는 장관입니다.








 저 멀리 땅에서 솟아오르는 증기들이 보이시나요? 물론 창문에 좌석 반사된 것도 보이실 테고...











 아아 진짜 버스에서 나가서 보고 싶었는데 유리창이 있다는 게 한스러웠습니다. 평야부터 산 중턱까지 곳곳에서 피어 오르는 증기들 ㅠㅠ 







 그리고 저 흰색 돔은 축구 경기장!?!? 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정확치는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겨울에 훈련하기 힘들어서, 일종의 공기 주입식 운동장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나가기 싫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곧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는 지열 발전소!














 사실 지열 발전소 관람 요금은 투어 요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갈까 말까 했는데 당장 로비부터 삐까뻔쩍하게 꾸며 놨길래 바로 관람하기로 결정.










 입장권은 무슨 우표처럼 생겼습니다.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기 전 살짝 내다본 바깥 풍경.







 먼저 영상자료를 본 후에 설명이 시작됩니다. 많은 얘기들을 들었는데 좀 부럽긴 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의 99.9%를 충당한다는 것, 온수를 레이캬비크 시내까지 전송하는 데 2도밖에 온도가 손실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수도, 난방, 전기료가 굉장히 싸고 남는 온수는 레이캬비크 도로 난방(...)에 사용하여 온도를 식힌 후 방출한다는 것 등등.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도 많고 산업기반도 다르고 가장 결정적으로 지형도 다르니 아이슬란드처럼 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지열발전의 효율이 증대되기를 살짝 바라봅니다.





 덧붙여 여기서 인도에서 오신 듯한 할아버지 한 분께서 질문을 많이 하셨는데, 처음엔 약간 답답하다 느꼈지만 곧 어떻게 이렇게 궁금했던 점만 긁어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 할아버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발전 설비. 친절하게 관광 타임에는 창문을 열어 줍니다. 사진 찍으라고. 그런데 전 창문 열고 찍은 건 각도가 좀 이상하네요 부들부들...












 홍보관 벽에는 여러 가지 그래픽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이슬란드가 어떤 지질학적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 나타낸 그림. 말 그대로 아이슬란드의 중앙은 판의 발산 경계라, 마그마가 올라오는 깊이도 어마무시한듯...




















 그리고 모든 일정을 끝마친 버스는 레이캬비크로 향합니다.



 반가워라 레이캬비크.













 전 올 때 왔던 호텔로 가는 삽질을 하지 않기 위해 시티 센터에서 일찌감치 내립니다.



 어제 봤던 시티 센터. 다시 봤을 때는 이제 지리도 좀 알고, 비도 안 와서 한결 낫네요.














 그리고 12번을 타려는데... Gerðouberg를 가야 하는데, 하필 거기서 두 갈래로 갈라짐 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이걸 어떻게 보는 거지... 하고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으나 기사한테 물어보랍니다. 결국 12번 탔는데 Gerðouberg를 안 가서... 중간에 내려서 환승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는데, 거실에서 쓰란두르 아저씨께서 오늘 어디 갔냐, 어땠냐 묻길래 골든 서클 갔고, 정말 좋았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 소개에 적혀 있던, "Feel free to ask what to see in Iceland..."가 생각나서, 어딜 가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











 바로 ATLAS ICELAND 꺼내셔서 두 시간동안 

아이슬란드의 명승지들을 소개해 주십니다 ^_^;;




이건 뭐 염장을 제대로 지르심...
















 쓰란두르 아저씨께서 꼽으신 아이슬란드 최고의 절경은, 유럽 최대의 빙하 바트나요쿨에서 대서양으로 내려가는 물줄기들입니다. 빙하는 정말 거대한데, 아이슬란드의 지형은 화산지형이고 굉장히 젊은 지형인데다가 빙하와 대서양 사이의 거리도 매우 짧습니다. 따라서 대서양으로 내려가는 물줄기들이 굉장히 여럿이 있는데, 화산이 분출하거나, 마그마가 많이 나오거나 해서 빙하가 많이 녹으면 이 물줄기들이 합쳐져서 아마존 강같은 모습이 된다고 합니다.




 이건 구글 맵에서 찾은 남아이슬란드 해안의 모습. 정말 그럴 듯 하죠? 진짜 그 때 방문하면 어마어마한 절경일 듯 ㅠㅠ










 제가 하이킹 장비도 안 가져왔는데, 근처에 걸어서 갈 만한 하이킹 장소가 있냐 물어보니 레이캬비크 남쪽의 낮은 산 헬가펠(Helgafell)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조명이 비친 지점 바로 왼쪽 아래에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도 이름만 치면 안 나오는 곳이라 약간 로컬들만 아는 설레는 곳 느낌이 드는데... 과연...








 또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해 주신 에야피야틀라요쿠틀(Eyjafjallajökull). 딱 봐도 발음하기 엄청 힘들어 보이는데, 아이슬란드어에서 ll발음은 -tl발음이 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 kull을 발음하기가 너무 힘듦... 쿠틀도 아니고, 큐틀도 아니고, 쿠들도 아니고, 쿨은 당연히 아니고, 아저씨께서 여러 번 저한테 시켜보시다가 됐다고 할 때면 바로 그 다음에 다시 망하고 등등...



 이 빙하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아마 아이슬란드에 가신다면 가이드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해 주겠지만... 몇 년 전,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폭발했는데(그 영국이 CASH를 요구하자 ASH로 되갚은 폭발 맞습니다), 그게 바로 이 에야피야틀라요쿠틀 빙하 아래에 있는 화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전 유럽의 항공 네트워크가 타격을 받았었기 때문에 이 빙하의 이름이 각 국 뉴스에 나오게 되었는데, (당연한 거지만) 거의 대부분의 아나운서들이 에야피야틀라요쿠틀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고, 아예 발음을 무시한다던가 이름을 틀린다던가 등등... 그래서 유럽 사람들은 사태가 진정되자 사태가 진정되었다는 사실보다는 더 이상 이 빙하의 이름을 발음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더 큰 안도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슬란드 기념품점에 가면 에야피야틀라요쿠틀의 발음 기호라던가(...) 발음하기 어렵지 않아요 라던가(...)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예리하신 분들은 굴포스의 굴도 'Gull'이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셨을 건데요. 맞습니다. 원래는 굴포스가 아니라 구틀포스가 맞습니다. 그치만 이상하게 아이슬란드 지명을 관광객들에게 설명해 줄 때는 자기네들도 ll발음이 괴악하다는 걸 아는지 그냥 굴포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_^;;



























 그리고 그렇게 수 많은 이야기를, 아이슬란드와 또 외국 여행에 대해 나누다가 열 시가 되자 너무 늦었다 판단한 저희는, 쓰란두르 씨 딸의 작품인 남은 케이크를 썰어서 우유와 함께 먹으며 오늘은 리타이어.






















 과연 내일은 어떤 모험이 벌어질까요...



 아니면 모험이 벌어지기나 할까요...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둘째날(1): 2015년 8월 19일 수요일




*주의 : 8월 19일의 이야기는 아주 평범한 여행기로 작성될 예정입니다.







 아침에 일어난 저는 재빠르게 버스정류장으로 나갑니다. 그 이유는 투어 픽업 버스를 타기 위해서인데요.






 인터넷으로 투어를 예약할 때, 픽업 장소를 고르는데 있는 것은 죄다 호텔 또는 게스트 하우스 장소들입니다. 물론 어마어마하게 리스트가 많았지만... 저는 주거지역에 살기에 대충 몇 호텔들을 구글 맵으로 검색해 보고, 가장 직선거리가 가까운 호텔을 골랐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듯이 대구에서 광주가는 것보다는 대구에서 서울가는 게 더 편합니다. 레이캬비크도 마찬가지. 도심에 있는 호텔들이, 좀 더 멀어도 대중 교통으로 한 번에 가는 반면, 제가 고른 호텔은 환승을 해야 합니다. 진짜 첫날부터 멍청한 짓을 골라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인데요.














 ... 그러나 이 모든 멍청한 짓들은 나중에 일어날 일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픽업 장소입니다. 호텔 숙박객은 아니지만 프론트 아저씨께서 호텔 소파 의자에 앉아 있게 해 주셨습니다.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발견한 내일부터 시작하는 3일 패스. 샀습니다. 샀어요. 그런데 이거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2,500크로나였나... 머리 속으로 대충, 버스 한 번에 400크로나니까 내일부터 하루에 두 번씩만 타도 2,400크로나니까, 한 번만 더 타도 이득! 이렇게 생각하고 탔습니다.







 그러나 삶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것이 예상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점이겠지요. 특히나 익숙치 않은 나라에서라면 더더욱. 아아 도대체 난 아이슬란드에서 얼마나 많은 바보짓을 하며 얼마나 많은 체력과 돈을 날린 걸까, 생각합니다.





 픽업 버스. 소형 버스로 여행사 터미널까지 이동한답니다.

















 여행사 터미널... 엥?





 그레이 라인...?





 ㅇㅇ;;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시작된 저와 그레이 라인의 관계는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나봅니다. 그냥 아무 상관없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샀는데도 그레이라인행 ㅋㅋㅋ




 아무튼 터미널 건물에 들어가서 바우쳐를 보여 주고, 티켓으로 교환받은 후 버스에 탑니다.










골든 서클 투어 시작!








 ... 레이캬비크를 벗어나니 정말 황량한 평야만 계속해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저 멀리 송전탑이 서 있네요.




 사진 아래에 보이는 건 열수 파이프라고 합니다. 레이캬비크로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인데, 어디서 공급받는지는 아마 다음 회에서 보게 됩니다.










 진짜 아무도 없는 평야에 송전선만 떡하니 서 있으니, 포스트아포칼립스 영화같네요.






















 평범한 국도 옆 풍경도 이렇게 멋집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연기 기둥들...







 여기서 하차합니다. 파노라마를 찍었는데 아마 제 해상도로 안 나오겠지... 그래도 누르면 조금은 커질 겁니다.




 보시면 이끼 덮인 토양이 되게 울퉁불퉁한 걸 보실 수 있어요. 여길 누르면 쑥 꺼짐 ㅋㅋㅋㅋㅋ 화산지형답습니다. 갇-화산.






 우와 신기하다 하면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그러나 여긴 뭐 잠깐 거쳐가는 곳이고 곧 버스는 씽벨리르로 향합니다. 사실 중간에 저기 설 만했는게 씽벨리르까지 너무 멀어요. 아이슬란드 면적이 남한이랑 똑같으니까 뭐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버스 타고 몇 시간씩 걸리는데 잠깐 서서 쉴 만하죠.










 그리고 저는 여기서 버스 자리를 바꿨습니다.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친구분이랑 떨어져 있어서 그 분이랑 자리를 바꿨는데, 제 옆에 앉은 사람은 어떤 동양인 여자사람입니다. 중국인 같이 보여서, 차이니즈...?하고 말을 걸었는데, 부모님은 홍콩 출신이고 태어난 건 런던이라고 합니다. Event Management 전공했고, 영국에서 식당 몇 번 운영하다가 모은 돈으로 이번에 세계여행 떠나서 처음 도착한 곳이 아이슬란드라네요. 아이슬란드 이후에는 북미 쪽으로 갈 거라고... 들으면서 지리고 말았습니다.



 곧 도착한 씽벨리르(þingvellir),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먼저 아이슬란드의 의회인 알씽기(Alþingi)가 자그마치 930년에 이곳에서 결성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 곳에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가 갈라지는 경계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가이드들은 여기서 썰렁하고 오래된 (아마 100년은 되었을) 여권 준비하세요 개그를 칠 겁니다. 여러분이 아이슬란드를 방문하신다면 아 그런가보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수쪽을 바라보고 찍은 씽벨리르. 호수의 이름은 씽발라바튼인데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넓은 호수입니다.










 마치 스위스에 온 것처럼 굉장히 평화로운 느낌... 그러나 사진 왼쪽 아래에 보이는 협곡같은 지형이 이 곳이 아이슬란드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다시 호수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왼쪽 아래 협곡을 따라 내려가면, 버스 집결지로 가는 지름길이 있습니다. 저는 중국계 영국 누나와 이곳으로 넘어갔다가 버스들을 보고 다시 돌아오는 삽질을 저질렀습니다. 딱히 볼 경치도 없으므로, 시간이 급하지 않다면 이 곳으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_^;;








 판의 경계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 아뽕에 취한다...!





 사진에 목숨 거는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사람을 찍을 때는 바닥 부분을 자르고 윗부분을 늘려야 한다는 게 상식인데 외국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왜 아뽕에 취하는 지 저 사진만 보고는 이해를 못 하시는 분들이 많았기에, 증거사진을 올립니다. 으아아아 장엄하다...!





 아뽕의 상징, 아이슬란드 국기입니다. 좀 더 가까이서 크게 찍을걸 그랬나 ...











 씽벨리르를 벗어난 우리 버스는 굴포스 폭포로 향합니다. 그런데 진짜 웃긴게 꼭 중간에 휴게소를 들릅니다. 다른 투어에서도 그렇고, 잊을 만 하면 식당이나 휴게소, 기념품 매장 등을 들릅니다. 역시 관광 국가 아이슬란드... 끼워팔기에도 도가 텄습니다. 저는 그 상술에 넘어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피눈물을 흘리고, 영국인 누나가 에너지 바 하나를 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먹습니다. 



 이렇게.










 그리고 저에게 광둥어 '레이 호우'와 '또 졔'를 가르쳐 준 누나는 중간에 골든 서클 투어를 계속하지 않고 폰타나 온천으로 리타이어.











 사실 중간에 저한테 알 유 고잉 투 핫 스파? 하길래 저는 블루 라군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하고 깨달음. 사실 아이슬란드에 유명한 온천이 많죠... 아니 많겠죠. 블루 라군이 가장 유명할 뿐 ^_^;;



 사라져가는 그녀의 뒷모습.







 잘 가...













 그리고 저는 곧 굴포스 폭포에 도착합니다.





 저 멀리 뭔가 산이 보이고...









 저기 사람들이 걸어가는데 ...









 그러나 억수로 배고팠던 저는 일단 뭔가 먹기 위해 휴게소로 들어갑니다.






 오 맛있겟...






...



...



PRICE KILLS PEOPLE



바게뜨 1250 크로나 = 11,000원...


굶고 말지





 그나마 음료수는 덜 비싸네요...





 피같은 450크로나를 내고 스프라이트를 사서, 어제 마트에서 사뒀던 빵과 같이 먹습니다. 눈물난다 ^_^;;








 그리고 찬찬히 기념품 매장을 둘러봅니다. 그래, 5분만 기다리면 날씨가 바뀌겠지. 그런데 날씨가 좋을 떄만 바뀌더라.











 작은 아이슬란드를 건들면 아주 X되는 거야.






 금융위기 때 아이슬란드 은행이 부도가 나서, 영국에서 빚을 갚으라 했는데 바로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폭발했었습니다. 게다가 아이슬란드 알파뱃에는 C가 없어서, CASH-ASH 개그가 대유행한적이 있었는데 그걸로 또 장사를 하는 아이슬란드입니다. 솔직히 태어나서 관광지에서 파는 기념품 사고싶어진 적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그러나 화장실은 200크로나 = 1,800원. 이건 뭐 날강도입니다. 안 가고 말지.










 그러나 이때까지 멍떄리던 저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 




 저는 밥 먹는 시간과 굴포스 폭포 관람 시간이 따로라고 생각했는데, 폭포 관람 시간이 정차 시간에 포함되어있었다는 사실. 사람들이 밥을 빨리 먹는 데는 이유가 있던 것이었습니다 ~_~;;






 뒤늦게 알게된 저는... 뜁니다.



 다시 보는구나 산아.











 사진찍을 겨를도 없이 도착한 굴포스.







 크고... 크고 아름다워요.

















 굴포스 배경으로 한 장. 어마어마한 진동으로 머리까지 날리는 동세가 느껴집니다.




 좀 더 접근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굴포스 상류로 조금 걸어갈 수 있어서, 그 길 따라 걸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 물이 어마어마하게 튑니다. 머리 감은 듯한 느낌. 휴대폰 액정에 물이 튀어서 제대로 찍을수가 없다..! 버틸 수가 없다! 길도 미끌미끌합니다.




 올라갈 수 있는 가장 상류...ㅠㅠ







 그러나 빵쪼가리를 씹기 위해 너무나도 긴 시간을 낭비한 저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굴포스 폭포를 떠나고 맙니다.







 뭔가 빵쪼가리를 씹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ㅠㅠㅠ 기분탓입니다 기분탓이에요. 웃으며 버스에 오릅시다.


















과연 이 다음엔 어떠한 광경이 펼쳐질 것인가...?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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