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화요일














 보람찬 오늘 화요일은,

























 국뽕으로 시작합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이 상표가 너무 웃겼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마이에 소포에, 피같은 돈들이 날아가고 있으니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어 2 수업 도우미를 이번에도 어렵게...어렵게...어렵게 끝마치고











 한국사 수업도 끝마친 뒤,












 두 시에 있던 핀란드사개론 수업을 들어러 가서 자리에 앉았습니다만,











 앉았습니다만,














때는 9월 말의 핀란드.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고, 




바람이 좀 불지만 여름의 온기가 남아 있고, 




하늘은 푸르고 공기는 맑고, 




모두들 젊음과 즐거움을 발산하고 있는




초가을의 아름다운 핀란드에서,












 뭐... 제가 젊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가뜩이나 팀 티칭인데 핀란드 억양 알아듣기 힘든 교수님들이 자꾸 들어오는데 수업 자료마저 나눠주지 않는, 이 수업의 어두운 강의실에서 멍-하니 한시간 반을 더 앉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드랍☆












 제가 앉아있다가 갑자기 드랍을 외치면서 짐을 싸고 가방을 메자,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일본 애들이 굉장히 놀라워합니다. 이렇게 충동적인 인간을 처음 보는 듯... 다시 생각해보라고, 그냥 끝까지 들으라고 하지만 드랍, 드랍하겠다고 하며 그냥 짐을 싸서 나옵니다. 










 그리고 짐을 싸고 나가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같은 수업을 듣는 학교 후배 한국인 교환학생을 만났습니다. 왜 드랍하냐고, 그냥 같이 듣자고 하지만, 난 그냥 "드랍할래" 하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옵니다.









 솔직히 드랍 한 과목 한다고 별 거 아닌데, 한국에서 숱하게 해 본 건데, 핀란드에서 하는 거기도 하고 사람들이 말리기도 하니 굉장히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현실은 이거겠지만...














 강의실을 나서니 갑자기 몸의 움직임이 경쾌해지고 빨라지고, 온 몸에 생기가 돌아옵니다. 그러면 다시 이 갑자기 늘어난 생기를 적절한 수준으로 줄여 줘야겠죠.



잠시 마침 함박스테이크가 나온 유니카페로 허기를 채운 뒤!









알코에 갑시다 우왕ㅋ굳ㅋ



(알코에 대해서는 9월 14일 일기를 참조해 주시구요...!)




 비록 가격 때문에 낙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하잖아요?



 이 술은 저번에 이 모 님의 생일파티 때 마셨던 술인데 정말 맛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비싸니 에스토니아에서 사는 걸로.




 이걸로 정했다. 8.99유로짜리 장미와인 리큐르를 사서 해방 기념으로 오늘 밤에 마시기로 합니다 ^___^ 








 와 정말 막장이구나.








 집에 가니 우체국에서 세관 관련해서 뭔가 와 있습니다. 읽어보니까 세관에서 온 거네요... 동생이 30만원이나 써서 보낸 세 개의 박스 중 하나만 도착한 것은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늦었으니 세관을 알아보고 며칠 뒤에 가도록 합니다.





마늘파프리카버터햄삼겹살...과 오늘 산 술로 대미를 장식하며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끝마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혹시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아직 드랍 서류를 내지 않았죠.






 핀란드에서 드랍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업에 그냥 안 간다.








2. PROFIT!









 정말입니다. 정말이에요. 


 튜터한테 물어보니까 "그냥 안 가면 됨."이라고 하더라구요. 기말고사 안 가면 그냥 성적에 안 남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예의를 위해 교수님께 드랍한다고 메일을 보낸다고 해서, 저도 새벽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니 다음 날 저녁에 좋은 가을을 보내라는 답장을 보내 주셨군요. 뭔가 싸인 기한 전에 받으려고 전전긍긍하던 저의 모습이 생각나 눈물이ㅠㅠ 핀란드 찬양해...




 근데 이 나이 먹고 드랍하는 게 자랑은 아닐텐데 끄아아...!*_@)(_@*$_)!@$(_)!@$(_)!@*%@(%+%)@_+%











9월 23일, 수요일






 뭐 어찌 되었건, 그리고 기분 좋게 먹고 마시고 드랍 편지도 보내고 일어나서 오늘도 유고슬라비아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갔다가, 다시 공강 시간에 집에 왔다, 한국어 3 수업 도우미를 하러 학교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기분이 더러워집니다 ^___^;;





 하긴 핀란드는 2차대전 때 나치 동맹국이었으니까...상관없나... 모르겠다...





 아무래도 난민 문제때문에 극우 세력이 유럽 전체적으로 힘을 얻고 있는데, 핀란드에서도 그걸 느낄 수가 있네요.











 한국어 3 수업은 평소랑 같이, 뭐 얼마나 했다고 평소랑 같은 지는 모르겠지만, 무리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하니까 제가 부담감도 덜 느끼는 것 같아요. 뭐 저는 핀란드어가 1도 늘지 않고 있지만 ㅠㅠ 




 한국어 수업 뒤, 오늘의 유니카페는 미트볼입니다. 나쁘지 않네요. 이걸 먹고 7시 30분 수업까지 듣습니다.





 오후 7시 30분에 핀란드어 수업마저 끝나고, 헤드폰이 고장나서 이어폰을 사려고 하는데, 싼 맛에 이걸 샀더니 소리고 뭐고 쓰레기. 여러분은 돈 좀 보태서 좋은 거 사세요...






 엥!? 이거 완전 거저 아니냐?



 콘툴라 K 수퍼마켓에서 계란을 보고 냉큼 삽니다. 앞으로도 계란은 저의 주식이 됨. 참 자취 몇 년 하면서 계란 후라이 하나 제 모양으로 못 만들었는데, 여러분은 여기서 제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예-쁜 계란 후라이를 만들어 내는 것까지 보실 수 있습니다 어헣.





 그러나 지금은 9월, 아직까지 계란 후라이를 만드는 기술 따위는 발달하지 않은 때라 남은 감자와 함께 그냥 삶아 먹기로 합니다...ㅋㅋ...ㅋ;;



 삼겹살만 요즘 너무 많이 먹어서 택한 식단이긴 한데, 오히려 더 건강해 보이죠. 요즘 귀찮아서 야채도 잘 안 해먹는 제 모습을 생각하니 이렇게 또 해 먹어야겠네요.





9월 24일, 목요일





 목요일에 저는 이것, 라크릿치(Lakritsi)를 처음으로 먹어보게 됩니다.


라크릿치라크릿치


 살미아끼 포스트 때 다뤘습니다만 결론은 맛없습니다. 먹지 마세요. 뭐 물론 제가 살미아끼를 대부분의 독자 여러분과 달리 좋아하는 만큼, 이 걸 좋아하는 분도 있으실 수 있겠으나 저는 정말 싫었습니다ㅠㅠ





 오늘 무슨 행사가 있어서, 화장실에 이런 종이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남녀 화장실 표시를 가려 놓은 것인데요, 정말 이렇게 하나 해서 남자화장실 들어갔더니 당장 여자사람과 마주칩니다. 이런 건 철저히 지키시는듯 ^__^;

 





 그리고 오늘도 핀란드사 수업이 없다는 사실에 해방감을 느끼지만, 핀란드어가 7시 30분까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남아 있다, 뒤늦게 집으로 돌아와 체코 플메 아담과 축배를 들곤 다시 삼겹살을 먹습니다.


     





 드랍으로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짐을 느꼈으나 사실 아직까지 정말 막장은 되지 않았고, 별 큰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 평온한 날들이 하루 하루 지나가던, 9월 말의 핀란드 교환학생의 일상이었네요.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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