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6일 토요일






 어제 헬싱키 대학교 아시아학부 파티와 그 뒤를 이은 끝없는 새벽질주...를 벗어나 잠에 든 제가 일어나니, 당연히 이미 해는 중천은 진작에 넘었고 이미 저녁이었습니다... 끄으으... 끄으으 죽어가는 신음소리를 내며 일어났는데, 생각난 것 하나.










아 오늘 내 생파지






 그렇습니다.









 사실 제 생일은 원래 9월 28일☆인데, 9월 28일이 월요일이기도 하고 글렌의 생일이 9월 26일이라길래, 이렇게 된 김에 그냥 조인트로 하자 해서 9월 27일 할까 하다가 일요일보단 토요일이 낫겠다 싶어 그냥 9월 26일날 같이 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아 그러니까 어찌 되었건 오늘이 생일파틴데... 생일파틴데... 저는 어제 빌어먹을 파티때문에 계속 자고 너무 피곤해서 죽을것같고ㅠㅠ그래서 애들한테 걍 내 생파는 미룰까? 물어봤는데 












거의 아무도 반응이 음슴... 















채팅을 다 읽으니 전체적으로 이런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치만 일단 파티를 하겠다고 한 건 사실이니 갑시다. 오늘이 글렌의 생일이기도 하고, 제 기숙사는 도심에서 너무 멀기도 해서 그냥 도심에서 가까운 기숙사인 도무스에서 보자고 했거든요. 도무스 커먼 룸에서는 진짜 한 학기 내내 파티가 있고, 위치도 적절하고 괜찮아서 많이들 여기서 파티를 합시다.







 





 그리고 어차피 망할 것 같지만 제 파티니까 어찌 되었든 맥주를 사 갑시다. 어차피 망할 건데 돈 아깝다... 생각했는데 맥주 한 캔에 거의 1유로짜리인 것을 발견해서, 그걸로 스물네 캔을 사고 이때까지만 해도 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프링글스를 삽니다. 곧 너무 비싸서 돈이 철철 새는 걸 발견한 저는 프링글스를 그만 사게 되지만, 이것은 그 전의 이야기입니다.













 도무스 커먼 룸으로 갔더니 역시나 사람이 아무도 없다가, 글렌이 맥주 캔들을 몇 개 가지고 내려옵니다. 그리고 다행히 핀란드 튜터 베이코도 있고, 벨라루스에서 온 캐서린과 네덜란드에서 온 마테우스도 있네요. 혼자 생일파티하는 건 지났구나... 안도합니다. 







 고자파티타출 기념샷.







 뭐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안 옵니다. 사실 제 생파면 많이 오건 말건 상관이 1도 없는데, 글렌... SWEET GUY 글렌의 생파도 오늘인데 왜케 사람이 없을까 궁금했지만 현실은 현실이죠.













 다행히 기다리니 사람들이 좀 더 와서 같이 사진이나 찍으면서 열심히 놉니다. 어차피 스케일 큰 건 바라지도 않았고 오늘 파토까지 내고 싶었으니 ^_^;;





 저 뒤의 살짝 통통한 금발 여학생은 핀란드 사람인데, 어떻게 인사하게 되었는지 가물가물... 아마 많이 취했나봅니다. 그리고 생일 축하한다고 핀란드의 술인 핀란디아 보드카와 살미아키 술을 줘서 그걸 마시다 보니 더 취하게 되었습니다. 




     


 할 짓도 없고 술에 취했으니 취기를 이용해서 쪽팔려서 평소에 못 찍는 셀카나 찍읍시다.












 그치만 지루한 셀카는 ㄴㄴ해





 친구없는 자의 셀카, 최대한 열심히 찍어봅니다.









 난...ㄱㅏ끔... 셀카를 찍는ㄷㅏ...








 공동 생일자 글렌과도 한 컷. 아 공동 생일자라니 군대같군요.






 그렇게 점점 생파가 소규모로 마무리되리라 여겨지던 도중,












헬싱키 교환학생 생일 파티


엥!?







헬싱키 교환학생 생일 파티


엥!?


이거 완전 보위부에 잡혀가는 거 아니냐?















 갑자기 저를 밖으로 끌어내더니, 펼쳐진 것은 가면을 쓴 사람들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헬싱키 교환학생 생일 파티제일 앞 친구의 김정은 가면 위치가...


HAPPY BIRTHDAY! ..to myself








 ㅋㅋㅋ그냥 파티만 하는 건 재미 없고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까 생각하다가 각 나라별로 유명한 사람 둘 가면을 만들어 쓰기로 했답니다. 싸이와 김정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솔직히 위에 엘리자베스 여왕님은 알겠는데 다른 한 명은 모르겠다...ㅠㅠ 혹시 아시면 알려주세여..




 고마워 얘들아...






감격의 눈물이 솟아나옵니다 ㅠㅠ








 그치만 킴종운은 South Korea가 아니고 North Korea라고... ㅠㅠ 하긴 싸이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아직 매우 유명한 한국인은 부족하다는 걸 느낄 수 있네요. 게다가 혹시라도 킴종운과 웃으며 사진찍었다고 국가보안법에 고무찬양죄로 걸릴까봐, 사진을 한 장 더 찍습니다.








Fuck♂You↘








핵 X까! 오늘은 내 생파라고 X만아!


















 북조선 사이버전사들이 이 블로그에 들어오질 않길 바라며ㅠㅠ, 열심히 김정은 개새끼를 외치며 생일파티를 끝냅시다.



 덧붙이자면 김정일 개새끼는 욕이 아니라는 방심위의 유권해석이 있었으므로 김정은 개새끼도 이에 준하리라고 생각하고 필터 없이 사용했습니다. 전원책 씨의 정치적 견해에 대체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정일 개새끼라고 한 행위가 방송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볼 순 있어도 그 순간의 말초적 쾌감까지 부정하긴 힘드네요. 그러니 방송윤리에서 자유로운 블로그에서는 써도 큰 지장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뒤에 가라오케를 갔는데, 생일파티에서 술을 정말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니 대체 어떻게 앉지도 않고 서서 그렇게 많이 마셨는지 지금 저도 굉장히 미스테린데,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사진들 상태도 안 좋네요.







 으어어 어지럽다.


 이 가라오케에서 뭔가 말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내용도 상대방도 1도 기이억 안 남 ㅋㅋㅋㅋㅋ



 결국 글렌이 저를 붙잡고, 진짜 너무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며 자기 방으로 데려다 놓은 뒤, 저는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그러나,



















 내일 '생일 여행'으


투르쿠에 가기 위해서는


아침 6시에 기상해야만 하는데...




과연 희대의 잠충은 단 네 시간 자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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