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7일 일요일




2015년 9월 27일일의 일을 2016년 6월 14일에 쓰고 있으니 참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 일이네요 ^_^;; 그치만 씁시다. 















 어제의 생일 파티에서 미친듯이 술을 마시고 취한 저는,






글렌내 방에서,




...내 상체를 버텨 준 건 팔할이 변기였다.




새벽에 일어나서 변기를 붙잡고 한 시간 동안 씨름했습니다 ^_^;;











뭔가 한국이었다면 익숙한 일이었겠지만 교환 와서 이러고 있다니 자괴감이 밀려오네요.











근데 진짜 술을 어마어마하게 먹었는지 결국 자다가 글렌 방에 위산... (더러운 장면 생략)











그런데... 엄청난 두통을 머리에 안고, 그래도, 










6시에 일어났을...리가 있나.








그치만 6시 30분엔 결국 일어납니다!!







투르쿠에 가야하니까!!!









 제가 먼저 일어나서 매트리스에 누워서 불평불만만 하다가, 그래도 자던 글렌을 졸라 밀어서 깨우고, 세수하고, time's up!!! 소리지르면서 밖에 나가자고 난리를 칩니다. 우와 핀란드 와서 잉여로만 산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귀국해서 잉여로 살고 있는 지금 이 때의 반 만큼이라도 똑바로 살면 소원이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__^;;;



  진짜 생일파티 다음날 새벽에 여행가자는 이 미친 아이디어, 어떤 답 없는 한국인이 낸 걸까요 ;; 그치만 역시 어제 열심히 놀다 온 글렌은 일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막 이불을 뺏다시피 해서 일으키고 씻깁니다.





 그런데 숙취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띵한 머리로 밍기적 밍기적 준비를 하다 보니, 어느 새 시간은 다가왔고, 우리는 약속한 것처럼 타임어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다 보니 좀 빨리 오긴 해서, 맥도날드에서 먹을 걸 시킵니다.



 맥도날드로 접근하는 글렌. 근데 정작 햄버거를 먹고 나니, 뭔가 시간이 빠듯해져서 빨리 걸어갑니다. 게다가 우리 둘과 같이 가기로 한 로드리고와 캐서린은 늦을 수도 있다고 겁을 주고 있고!!



 다행히 저희가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로드리고도 왔습니다. 문제는 캐서린이 아직 안 왔고, 기차는 곧 출발할 예정이라는 것...!



 으아 안 돼 타야하는데 왜 안 와!*)(!&)(*_*!@_*_!@





왔습니다.



 진짜 아슬아슬하게 1분 정도 차이로 도착했었어요. 캐서린이 헐레벌떡 뛰어와서는, 도대체 이 때 여행 가자는 아이디어 낸 미친놈이 누구냐길래, 저는 조용히 입을 다뭅니다.




 그 와중에, 배고프고 숙취 좀 깨자고 먹은 오렌지 주스 때문에, 위액을 다 게워낸 저의 위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덧 화기애애.



 헬싱키에서 벗어나니 진짜 핀란드가 있네요.



☆ DA REAL FINLAND ☆



 다시 올리면서 보는데 글렌 정말 잘 생김. 나만 그렇게 느끼나^_^;



 그리고 어느덧 투르쿠에 도착했는데, 로드리고의 표정이 더 이상 인상적일 수 없네요. 보시다시피 핀란드어론 투르쿠, 스웨덴어론 오오보(Åbo)입니다. 그래서 일단 밖에 나갔는데,



사람이 왜케 없지...


마치 유령도시에 온 듯한 이 기분.



사람이 없는 거리를 걷고,



걷고...



또 걸어서...



 엄청 걸으니 드디어 사람들이 보이네요. 흠흠.



왜 나를 그런 시선으로 봐. 



글렌: 응~ 사람 없어서 볼 사람 없어~



옆테보소 ㅗㅜㅑ


 근데 진짜 이날 사람 왜케 없었는 지는 미스테리. 투르쿠 인구 자체가 적어서 그런가봐요 허헣... 하기야 투르쿠는 비록 역사적으로 스웨덴령 핀란드의 수도였으며 현재 핀란드 제3의 도시이지만!!! 인구는 17만밖에 안 되니 한국의 보통 시 인구정도긴 하죠... 저희가 나라 인구 총 500만 핀란드에 너무 많은 사람을 기대했나 봅니다 ^_^;



 정처 없이 떠돌다가 발견한 벽화.



벽화 앞의 단체 샷. 근데 글렌은 표정이 왜 항상 저래?



 그리고 우리는 투르쿠 중심지를 지나는 지나는 아우라 강에 도달했습니다. 본 건 벽화 뿐인데 우리의 정처는 어디로 향하는 것인가... 참 포스트 쓰면서 다시 보는데도 대책이 없어 보이네요 어헣... 저만 대책이 없는 건지 알았는데 역시 저같은 사람과 술 꽐라되고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자는 사람들의 클라스도 저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인간은 욕망에 충실해야 합니다. 배가 고프니까 밥을 먹읍시다. 아무 관광도 안 하고 밥을 먹는 우리의 여행 역시 참 데단헤~! ^_^



 투르쿠의 시장 광장(Kauppatori). 처음엔 맛집을 찾으러 돌아다녀볼까 했는데, 다 비쌌던 관계로.



그래...버거킹이다.


ㅠㅠ



 얘들아 버거킹으로 가버렷!



 맛있었다...버거킹은...



 사실 예전에 인도 여행 다니고 할 때 레스토랑에서 먹는게 너무 습관돼서, 유럽 여행 때도 레스토랑에서 사먹고 막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어요. 여자친구랑 다니면서 분위기 내는 것도 아니고, 뭐 혼자 다니거나 친구랑 다니던 상황에서 버거킹조차 부담되는 가격인데, 좀 아껴서 싼 거 먹거나 해 먹는게 낫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부터는 여행을 다녀도 막 싸게싸게 해 먹었던 것 같아요. ^_^; 버거킹 먹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투르쿠 미술 박물관을 찾아갔는데,










일요일이라 닫았습니다.




거참, 완벽한 여행 계획이네...








 뭔가 숙취를 버티고 온 댓가가 버거킹과 닫은 박물관인가, 헛웃음이 막 나오네요 ㅋㅋㅋㅋ




그러던 와중에 더 뜬금포로 레닌 두상이 보였습니다.




이,노옴~~...레닌,,쉐,,리!! 이유는 없지만 부들부들 한 번 한 후, 무엇을 할 것인가? 하다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찍다 보니 이제는 식상한 표정의 글렌도 렌즈에 들어왔고,



예 뭐... 그렇습니다.



 뭐 어차피 여길 꼭 관광해야겠어!해서 온 것도 아니고, 같이 놀러 온 거에 의미를 둬야죠. 둬야죠... 피곤하지만 최대한 밝게 찍습니다. ^___^



 (닫힌) 박물관 옆의 공원. 여러 조각상들이 있고 그 조각상 따라 포즈 취하고 사진 찍었었는데, 왜 사진이 없지!? ㅠㅠㅠㅠ하ㅠㅠㅠㅠ 눈물나네요



 강 건너편에 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정처없이 걷습니다.



 근데 핀란드 강변이라 그런지 넘나 평화롭고 예쁜 것...



 이제 표정 너무 식상하다.



몰랐는데 다리가 굉장히 제 스타일입니다. 간결한 디자인과, 깔끔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색감. 완벽하네요.



 건너고 있는데 백조가 있네요. 우왕ㅋ굳ㅋ. 뭔가 핀란드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거라 그런지 더 반가웠습니다.



 사실 처음에 간 이유는, 이 현대사&현대미술 박물관 때문인데, 또 정작 가고 나니 흥미도 없고 돈도 없다며 가지 말잡니다.



좀 들어가지... 난 재밌어 보이는데... ㅠㅠ







그냥 여기는 무시하고 어쩌다 보니 거의 다 오게 되어 버린, 투르쿠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대성당으로 직행하기로 합니다.




대성당은, 멋졌습니다.



인구 17만의 한국 지방 소도시 규모에 사람도 너무 없어서, 뭐 멋져 봤자 얼마 멋지겠나-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날려 줬습니다.




성당 앞에 적절한 광장의 배치로 인해서 소박한 디자인임에도 멋이 더 나네요.




안으로 들어섭니다.





 북유럽 교회 건축들은 겉은 소박한데 나름의 멋이 있어서 좋고, 또 그렇게 소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안이 멋져서 들어가면 더 놀랍니다. 옛날에 지은 건축물들이 이렇게 마치 현대 북유럽같은 모던?하고 쿨?한 멋이 있는 걸 보면 신기해요. 감수성이 전해져 오는 것인가... 이러한 건물에서 영감을 얻는 것인가...





 감동을 받은 기념으로 점프샷을 찍었는데 다들 점프 준비 상태고 저 혼자만 뛰었습니다.ㅋㅋㅋㅋㅋ원숭이가 된 기분인데 이거 인종차별 아니야?_?


 근데 사실 이거 몇 번 찍었는데 망하고 건진거라서 다들 귀찮다고 가자고... 그렇습니다 여러분 저희 넷은 모두 어제 죽을 때까지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걸어다닌 것도 참 용하네요... ^_^;;;






 근데 캐서린이 대성당을 본 후 지도를 유심히 보더니, 무슨 생활사 마을 박물관을 가자고 합니다. 생활사 박물관인데, 정말 실제 마을에, 오픈된 마을에 박물관을 꾸려 놨다고 해서, 우리 모두 어머 여긴 꼭 가야해! 하고 그 방향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했지만,





 문제는 멉니다. 제길.



 그리고 우린 저 거리를 가는 도중 어떤 일이 있을 것인지, 이 때만 해도 알지 못하였습니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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