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토요일




 오늘은 12월 26일. 신기하게도, 신기하게도! 딱 새벽 네 시 반에 눈이 뜨입니다. 어제 분명히 열두 시에 잤는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것은 바로 오늘, 오늘이 바로 안드레이가 떠나는 날이기 때문.











 저 우정 좀 쩌는 듯? ㅎㅎ;; ^_^;;


 진정한 우정은 하루에 열두 시간씩 쳐자는 만년 잠탱이도 새벽 네 시에 깨웁니다...



 달이 엄청 멋있어 보여서 찍었는데 역시 저의 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이게 달이여 뭐시여?





 어느덧 새벽 다섯 시를 넘어 일어난 안드레이는, 마지막으로 방을 싹 정리하고 홍차 한 잔을 마신 뒤 출발합니다. 호아스에 키를 반납하고 버스를 탄다고 해요. 안드레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라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갈 수가 있죠 ^__^;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떠납니다.




ㅠㅠ






 뭔가 처음엔 덩치도 크고 해서 조금 무서웠는데, 알아갈수록 진국이었던 안드레이. 마지막에 "이 플랫에서 만난 사람들 중 너를 만나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는 바람에 괜히 가슴이 더 아렸습니다. 




 ...아 물론 예의상 한 말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명목상 최소 공동 1위인 것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새벽에 일어난 것에 대한 극심한 후유증으로, 아침 열 시가 되지 잠에 다시 빠져들고... 낮이 되어서야 일어납니다.



 낮에 본 플랫 전경. 완전 황-량-하네요.








 황량...하다...








 안드레이 그의 빈 자리 ㅠㅠ 엉엉 저 자리에서 같이 화투를 쳤었다니 ㅠㅠㅠㅠ 그의 빈자리가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런데 냉장고를 열어 보니 안드레이가 놔둔 초콜릿이 있습니다. 안드레이한테 물어보니 잠깐 좌절... 넣어 두고 까먹었다고. 그치만 또 쿨하게 까먹으라고 얘기해주는 안드레이입니다. 안-타클로스 사랑행ㅠㅠ 













 그치만 결국 오늘도 할 게 없고, Boxing Day라고 수퍼들도 다 문을 닫은 상태. 먹을 것도 별로 없고, 결국 믿을 것은 또 집에 안 간 캐서린 뿐... ㅋㅋㅋㅋㅋㅋㅋ 잉여의 정석이란 이런 것인가 ㅠㅠ 캐서린이 파스타를 가져와서 그걸 끓이기로 합니다...



 맨날 밥과 고기 야채는 먹었어도 파스타는 집에서 거의 안 먹어 봤는데, 드디어 유럽 가난한 학생들의 정석인 파스타를 ㅠㅠㅠ 








 버터를 넣으니까 먹을만해 집니다. 여러분 버터 넣으세요 두 번 넣으세요.






 게다가 제 룸메인 티엔이 갑자기 연어회를 가져오는 바람에, 엄청 맛있게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와사비까지 준비해두는 어마어마한 센스를 보여 굉장히 놀라웠음ㅎ;ㅎ;... 왜 이제 다 떠날때가 되어서야 이렇게 적극적으로 하는거니 ㅠㅠ







 그리고 오늘의 영화는 겨울왕국. 삼 일 연속 영화보기 퍄퍄퍄...




 티엔의 외장 하드에 영화가 자그마치 700개나 들어있어서, 굉장히 수월하게 봤습니다. 판사님 저는 불법 다운로드하지 않았습니다. 보기만 했습니다.



 겨울왕국 정말 오랫만에 보는데도 꿀잼... 노래 하나하나 따라부르다가 정말 마지막 눈보라 속에서의 장면은 다시 눈시울을 적셨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안나쨔응 정말 거의 마지막 그 장면에서는 프폭도가 되고 싶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ㅠㅠ 겨울왕국2가 제작 중에 있다니 그것만 기다릴 뿐...







 그런데 그렇게 겨울왕국을 다 보고 나서 외장하드를 보는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ㅋㅋㅋㅋㅋㅋㅋㅋ처음에 뭐야 이거 하면서 눌렀는데 그냥 속옷 패션쇼인줄만 알았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알고보니 굉장히 버라이어티한 쇼더라구요... 몰랐습니다. 캐서린도 처음에 무슨 속옷 패션쇼 클립을 갖고 있냐고 웃었는데 보다보니 빠져듦... 아리아나 그란데가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르더라구요 ^___^;




 결국 캐서린이 집에 간 후, 콜라 마시고 싶다고 찡찡대는 저에게 티엔이 비행기에서 보고 신기해서 보관해 두었다고 150ml짜리 작은 콜라를 줬습니다. 저도 콜라를 먹고 싶긴 했지만 이게 너무 신기해서 ㅋㅋㅋ결국 못 먹고 잠에 들었습니다... 티엔이 돌아왔지만 안드레이도 떠나고, 캐서린도 마지막으로 본, 이 날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사흘 동안 집에서만 있었던 것에 대한 응보로 저는 내일 대-자연을 맞이하게 되는데...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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