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 금요일, 크리스마스!







 그렇습니다. 드디어 오늘이...



크리스마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아침은 극심한 피로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넹... 어제 이브 파티는 네 시에 파했고 저는 뭐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한 뒤에 휴대폰 좀 만지작거리다 여섯 시 쯤에 잠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눈을 뜨니 시간은 열두 시 삼십 분이고, 일본인 둘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넹. 배고프니 아침이나 먹읍시다.





 어느 새 저는 냄비밥도 잘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____^ 교환학생 하면서 가장 큰 소득은 아마 냄비밥이 아닌가 싶네요. 어헣어헣. 분명히 두 달 전 냄비밥 못 해서 캐서린 빡치게 한 거 생각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입니다. 보통 어르신들이 자취하면 요리나 집안일 많이 는다고 하는데 저는 1도 안 늘었건만 교환학생 생활 하면서 엄청 느네요... 전자렌지충 여러분들 교환 가세요 두 번 가세요...






 위에서 보셨다시피 뭔가를 했는데, 그건 곰국입니다. 친구가 한국에서 가져왔어요. 정말 오랫만에 마시는 곰국에 너무 행복했지만, 사진은 정말 이상하게 나왔군요. 다음에 해외여행 등등을 가면 꼭 DSLR 등등을 챙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정말이지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튼 냄비밥과 곰국을 먹고, 사과를 베어 물고 어느 정도 배가 찼는데, 그 와중에 세팅된 제 노트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또 너냐, 케빈...











 후... 씁쓸하니 잠시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쉽니다. 케빈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싫어 유럽까지 도망왔는데, 또 케빈이라니...




한숨밖에 안 나오는 모습입니다.



















정말 케빈의 마수에서 이토록 벗어나기가 힘들다니,










하늘은 어찌 나를 낳고 또 케빈을 낳았단 말인가...ㅠㅠ

추격왕 케빈 ㄷㄷ해;











 솔직히 어릴 때 나홀로 집에를 봤을 때는 케빈의 행동에 공감갔는데, 지금 영화를 다시 보며 도둑들을 몇 번은 죽였을 케빈의 만행을 보고 있으니 오히려 도둑들에게 더 공감이 갑니다. 이게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겠지요.












 그치만 케빈 생각을 하면 할수록 짜증나니까 최대한 케빈을 무시하고 다른 것에 집중합시다.





 그것은 바로...






두락(Дурак)!






 두락은 트럼프로 하는 러시아 카드 게임인데 여러 명이서도 할 수 있어요. 룰도 뭐 엄청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몇 판 해 보면 쉽게 익힐 수 있는 데다가 굉장히 전략적인 게임이에요. 그래서 둘이서, 셋이서 몇 시간 째 두락을 하고, 그러면서 케빈과 해리포터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 잉여롭다...



 두락은 참 재밌는데... 참 재밌는데요... 재밌는데... 나중에 포스팅을 따로 하던가 해야겠습니다 ㅠ_ㅠ;; 일단 위키백과를 참조하세요 - 위키백과 Durak














 열심히 두락을 하다 어느 새 해는 다시 지고, 물론 그 해가 진 게 네 시 경이지만 ^___^;... 두락을 좀 더 하다가 캐서린은 집에 가고, 오늘이 안드레이의 마지막 밤이었기 때문에 또 한 번의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의 최고 나이스 가이 안드레이는 항상 우리 플랫을 클린-한 상태로 만들고 싶어 했고, 특히 본인이 떠나는 마지막 밤이라 그런지 정말 깨끗한 상태로 딱! 만들어 두고 떠나고 싶어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그리고 저와 안드레이 둘 다 한 번도 안 쓴, 체코 애들만 맨날 쓴 오븐을 청소하다가 ...



★파워미싱

 



 오븐 앞 유리에 묻은 때를 어떻게 벗겨내야 할까 전전긍긍하다가, 안드레이가 "이렇게 청소하면 군대 시절 생각남?"이라고 물어봐서 바로 생각난 것, 바로... 치약.


 제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지식은 없었겠죠 허허헣 자부심이 올라오는데 왜 눈물이 나지ㅠㅠ










 그리고 이에 삘받은 안드레이는 갑자기 거실의 가구 배치도 완전 새로이 어레인지합니다. 퍄퍄퍄 의욕충천. 그런데 왜 식탁을 벽으로 몰아놓으려는 거지? 생각했는데 안드레이님의 깊은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바로...







화투를 더 잘 치기 위해 ㅠㅠ






 비록 어제 배운 화투지만 정말 오리지날 세팅으로 치겠다는 의도가 돋보입니다.





불곰국_타짜의_눈.jpg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돈은 안 걸었습니다. 아무튼 안드레이는 떠나기 전 밤을 화투로 불태우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몇 시간동안 앉아서 화투만 치는데 처음 배운 재밌는 것 + 문화 교류라는 좋은 핑계로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규칙을 잘 몰라서 처음엔 홍/청/초단을 '5점'으로 계산하고, 따닥을 같은 월을 쓸어 가야 나는 게 아니라 그냥 두 번 다 되면 되는 걸로 계산해서, 점수가 서로 엄청 잘 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조금씩 지다가 한번 4고를 외쳤다가 안드레이가 따닥으로 피 뺏어가서 7점 내자 멘탈이 와르르... 따닥 룰을 제대로 알았으면 그것은 지는 것이 아닌 것인데 ㅠㅠ











 그리고 저번 불닭볶음면 파티 때 남은 치즈를 와장창 부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으며 오늘 하루도 종료. 다만 치즈를 저렇게 많이 넣었더니 전혀 볶음밥같은 느낌이 안 나고 찐득찐득...해서 뭔가 별로였습니다.




 크리스마스... 핀란드의 크리스마스가 이렇게 갔습니다. 여러분은 핀란드 교환학생 갈 일 있으면 이렇게 하지 말고 핀란드인 가족과 놀던가 여행을 가시는 것을 미리 잘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유 흙흙ㅠㅠ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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