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넷째날(1): 2015년 8월 21일, 금요일




 어제 하루동안 아이슬란드에서 체류한 경험의 의미를 하우카르틀에서 찾은 저는, 오늘도 특별한 경험을 만들고자 다짐합니다. 그것은 스비드(Svið)! 우오오오




 어제 아침과 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않고자 인터넷에서 스비드 하는 집을 검색해 보았더니 BSI 버스 터미널 건물 내에 있는 걸로 나와서 부들부들합니다.




 그러나 역시 원래 계획인 일찍 일어나서 밖에 나와서 스비드도 먹고 뭐도 하고...는 늦게 일어남으로 인해 FAIL.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일어난 저는 씻고 뭐하고 하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숙소에서 나섭니다. 







 오후의 Gerðberg. 정말 평범한 주택가인데도 황량하네요. 아 극지 너무 좋다 ㅠㅠ 여름마다 극지로 놀러가기 위해서 돈을 열심히 모아야겠다...하고 생각합니다. 캄차카, 그린란드, 스발바르, 아르항겔스크, 누나부트, 러시아령 북극해의 수많은 섬들. 가고싶은 곳은 너무나 많은데 이 작은 지구를 보기에도 내 인생은 너무나 짧구나... 하고 잠깐 감성에 젖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감성 젖을 시간에 운동이라도 하면 더 오래살텐데 ^_^;; 너무나 게으른 나...



 그런데 오늘은 뭔가 날씨가 좋고 구름이 적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어제에 이어 오늘 다시 만나는 BSI 터미널.














 식당의 이름은... Fljótt og Gott입니다. 뜻은 Quickly and fast! 실제로 드라이브쓰루도 있고, 버스 터미널 옆에 있는 걸로 봐서 간단하게 빨리 밥을 먹기 위해 이용하는 식당인 것 같습니다. 스비드 전용 식당이 아니에요. 인터넷으로 찾았을 때는 웃고 있는 양의 머리 ^_^;; 가 마스코트였는데 이제는 그게 없네요. 다른 면에 있나 해서 찾았었는데 못 찾았어요. 확실치는 않네요 벌써 참 오래됐구나 ^_^;; 한 달 격차 나기 전에 빨리 쓰겠습니다..









 적당히 들어가면서 찍은 내부 사진인데 내부가 전혀 보이지가 않네요 ^_^ 하하 재능없음 쿨하게 인정합니다.














 카운터로 가서 어버버하며 떨다가... 스비드?하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카운터에 있는 청년은 뭔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새초롬하게 뜸. 뭐냐 왜 그러는거냐. 다시 스비드, 스비드 스비드, 네 번째에서야 알아듣습니다. 와 d 발음과 ð를 이렇게 새심하게 구별하는거였나. 외국인인 거 딱 보면 딱 알잖아...
















 스비드는 뜨겁게, 차갑게 시킬 수 있는데 사실 뜨겁게 시켜도 그렇게 뜨겁진 않아요. 양 머리 자체는 준비되어 있고, 그걸 전자레인지 같은 곳에 돌려서 주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게 뭐야... 했는데















압도적인 비쥬얼에 생각을 바꿨습니다.















개 봉 박 두










스비드스비드


으아아아아아아아 압도적인 비쥬얼...







 도대체가 어디부터 손을 대어야 할 지 막막합니다. 표정이... 눈 감고 입 벌린 게 뭔가 먹기가 너무 불쌍합니다 으아아 ㅠㅠ







 양 머리 바로 아래 놓은 흰 것은 메쉬드 포테이토, 노란색은 뭐였더라... 제가 아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뭐 비슷한 약간 젖은 탄수화물의 맛입니다.














 아 그리고 오른쪽에 놓인 것은














맥주인데 한 캔에 1,100크로나(약 10,000원).







☆경창렬이 형 아이슬란드 진출☆축☆













 근데 솔직히 여긴 나라 전체가 창렬임. 뭔가 파.괘.충동이 일어나는 가격이지만 아이슬란드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시다. ㅠㅠ.






 일종의 뷔페처럼 생긴 곳에서 야채들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저는 먹다가 중간에 도저히 생으로는 못 먹겠어서 담아왔는데, 식욕이 떨어져서인지 이것도 손이 안 감 ㅎ;ㅎ 피클은 많이 먹었습니다.






















※주의




 아래는 스비드를 먹는 과정, 

즉 양 머리의 해체 작업 과정을 찍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각적 자극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서는 

스크롤을 내리실 때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나이프로 약간은 과격하게 볼에 상처를 내고, 피부를 자르고... 포크를 넣어 볼살을 뜯어냅니다.


 물론 동물이니 피부가 아니라 '얼굴가죽'이겠지만, 표정이 너무 살아있어서 가죽이라고 부르기가 영 꺼림칙하네요.


스비드스비드


 이 사진을 다시 보니 심장 박동이 빨라집니다. 빨리 보고 끝내야겠습니다 ;;




 일단 맛을 표현하자면, 피부는 돼지껍데기보다 연하고 괜찮습니다. 살은, 곰국에 넣는 소고기 있죠? 그 쇠고기를 곰국 국물에 푹 담근 것보다 좀 더 연한 것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역시 만들어 놓았다가 그때 그때 빠르게 데워 주는 것이기 때문인지, 좀 가열이 고르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까 미지근함.











 어쨌든 맛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한 입 먹고 나서 양의 얼굴 표정을 보면 식욕이 급 감퇴합니다.














 이제 아랫쪽을 해체해 봅시다.















스비드스비드


 으으... 저 돌기가 있는 살은 짐작하시겠지만 양의 입 부분 살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뭐라고 부르는진 모르겠는데, 턱과 입천장 사이의, 입을 벌리면 늘어나는 그 살이에요. 거그리고 기에 난 돌기들이구요. 저 부위는 굉장히 탄력있고, 식감이 좋습니다. 쫄깃쫄깃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스비드를 먹을 일이 있다면, 입 부분은 뒤집지 마시고 자르고 바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으아아아아 저 돌기들을 계속 보니까 갑자기 뭔가 올라오네요. 빨리 이 글 마저 쓰고 자야지 ㅠㅠ 엉엉 심장떨림






























 턱뼈가 매끈하게 드러난 양의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치아가 드러나니까 좀 덜 불쌍해 보이긴 하네요. 그래도 식욕 감퇴의 효과는 여전합니다 ㅠㅠ
















 ...다음은 뒤부터 먹을까, 앞부터 먹을까 하다가 일단 앞으로 갑니다.








으아.............ㅠㅠ







보시다시피 콧구멍을 둘러싸고 있는 살도 같이 따라옵니다. 콧살이 드드드 찢겨나오는 그 느낌!!







 처음 먹을 때 코딱지..콧물...다 먹겠구나 생각했는데, 파는 거니까 당연히 어느 정도 세척은 했을 거에요. 어차피 콧구멍 깊숙히 파먹는(...)것도 아니고, 그 위의 가죽과 살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막 짠맛이 난다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그냥... 그냥... 먹을 만 한 고기의 맛...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진짜 이미 도축된 보통 고기를 먹을 땐 이런 걸 몰랐는데 스비드를 먹고 있자니... 




사람 얼굴과 1:1 매칭이 되니까 먹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ㅠㅠ








일류 미식가가 되기 위해 최대한 웃으려 노력해보지만 힘드네요 ㅠㅠㅠ





오히려 이 사진을 보고 이상민씨의 얼굴에 나이프질을 하는 저의 모습이 떠올라 소오름...ㅠㅠ우웩






 사실 오줌같은 하우카르틀도 이거보단 먹기 쉬웠던 거 보면 저는 확실히 후각보단 시각에 약한 것 같습니다..





 ㅠㅠ 진심 하우카르틀 먹을 땐 배는 고팠는데... 이제 배가 고프지 않아...











 아무튼 위의 사진은(보시다시피) 눈 주변의 가죽과 살을 분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저기 흰색-검은색 물체가 보이죠? 나이프를 갖다 대어 보니까 통통합니다. 네 눈이에요 눈. 그런데 제가 진짜 차마 눈은 못 먹었습니다. 제 마음의 준비가 거기까진 되지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래 사진들에서도 눈은 계속 남아있습니다.











 눈 위쪽까지 모두 먹은 모습. 이제는 아랫쪽 살밖에 안 남았습니다. 아아 차라리 이렇게 뼈가 되고 나니 그나마 덜 혐오스럽네요. 스비드 너란 음식... 아이슬란드 너란 나라...









 앞부분을 거의 모두 먹은 모습입니다. 중간중간에 살점이 남아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식욕이 바닥을 쳐서 딱히 먹고 싶지 않아서 내버려뒀습니다. ㅠㅠ. 저의 목표는 배 채우기가 아니고, 그냥 "스비드 먹기" 업적을 쌓는 것이니까요ㅠㅠ 하... 으아... 으아... ㅠㅠ





 정말 새삼 느끼는 거지만 예전의 아이슬란드는 참 살기 힘들었던 곳인 것 같습니다. 양 머리까지 먹을 생각을 다 하구요. 확실히 전근대에는 관광업, 항공 산업, 금융업, 지열 발전과 같은 아이슬란드의 주력 산업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거의 농업과 축산업에만 의존했을텐데, 척박하고 투수성이 강한 화산성 토양으로 인해 경작이 힘들었을 테고, 때때로 화산 폭발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아이슬란드가 바이킹들이 발견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완전히 척박한 땅은 아니었다는 고고학적 발견들도 있습니다. 즉, 아이슬란드가 바이킹 정착 이후 아이슬란드의 토양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유럽의 식량 생산 방법을 이식한 것 때문에 재빠르게 황폐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몰락』에서 아이슬란드를 이스터 섬과 함께 인간의 환경 파괴로 인해 몰락한 문명의 한 예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뒷면.jpg






 뒷면에는 딱 봐도 뭔가 먹을 게 적어 보입니다. 일단 두개골 안에 뭔가 쭈글쭈글 있는 것 같은데 저건 안 먹을 겁니다. 먹으면 리얼 광우병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제가 살을 싸악 빼먹은 코가 매우 인상적으로 매끈하네요. 여기서 가장 큰 덩어리는, 아무래도 아래쪽에 붙어 있는 혀겠지요. 이 사진에서는 아랫쪽에 갈색-흰색으로 나와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이제 혀를 먹어보겠습니다. ^_^;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혀 역시 꽤 맛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동물의 혀 요리가 맛있게 여겨지잖아요? (물론 제가 먹어본 것은 거의 없습니다만 ^_^)





 야들야들하고 잘 씹힘. 순대랑 같이 먹는 허파보다 약간 더 부드럽고 잘 끊어지는 느낌입니다. 그치만 치아의 움직임은 매우 느립니다. 시각적 자극 때문에 ^_^;;





 맛있긴 한데 씹기가 싫은 이 딜레마. 굉장히 포스트모던한 요리네요.
























FIN. ^_^










 첫날부터 비쥬얼이 심상치 않았던 슬라우투르,



 어제는 후각 끝판왕 하우카르틀,



 오늘은 시각 끝판왕 스비드까지.



 뭔가 괴식의 나라 같은 아이슬란드인데, 가이드북 같은 데 있는 양 고환 요리였나... 그걸 못 먹어서 아쉽네요 ^_^;; 다음에 꼭 먹어야겠습니다.






 그럼 이제 뒤늦게 점심을 먹고 시간 다 날리고 돈이 아까워지기 시작한 저는 어딘가로 향하는데...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셋째날(2): 2015년 8월 20일, 목요일, 21:00




 레이캬비크에서 내렸다 안 내렸다 하는 비나 맞아가며 고생하다 겨우 숙소로 돌아온 저는, 뭔가 해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지만 과연 뭘 해야 할 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갑자기 생각난 게 있었으니,



















하! 우! 카! 르! 틀!






 하우카르틀을 쉽게 이야기하면 아이슬란드의 홍어입니다. 하우카르틀은 상어로 만드는데, 상어는 골격 때문에 체내에 암모니아가 남아 있고, 이를 빼내지 않고 숙성시키면 발효되어서 굉장히 향긋한(...) 냄새와 맛을 갖게 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저번에 마트에서 봤던 하우카르틀...! 자그마치 6,599크로나(약 60,000원)에 달하는 가격을 보고 포기할까 했지만, 실제 가격은 저 가격이 아닙니다. 저도 자세히 안 봤는데 단위당 가격 같아요. 제가 실제로 지불한 금액은 약 1,300크로나 정도.






 하우카르틀은 보통은 저렇게 진공 포장된 상태나 통조림으로 팔립니다. 홍어와는 다르게 굉장히 많은 마트에서 볼 수 있어요. 제가 가 본 곳이야 세 군데 정도 뿐이지만 다 하우카르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으아아니.






하우카르틀하우카르틀


으으...


 발효로 인해 모양이 약간씩 흐물흐물해진 많은 사각형 덩어리들이 뭉쳐있는 게 보입니다. 

















하우카르틀하우카르틀


흠...











 제가 이렇게 식탁에 하우카르틀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쓰란두르 씨 가족이 돌아왔습니다. "Are you gonna eat it?" 







안 먹을 거면 왜 샀겠습니까?






... 그런데 약간 떨리네요 ㅠㅠ











마지막까지 먹겠다는 의지의 징표로, 우유와 펩시를 준비했습니다.
















아아... 떠다니는 국물들...과 흰색 파편들 ... ;;















굉장히 불길합니다.











개봉박두!



조금씩 칼로 잘라내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사진이 흔들렸네여 ^_^;;








완전히 개봉되고 주머니 안에 공기가 들어찹니다... 아아 보는 내가 다 떨리네



















접시에 옮겨 담았습니다.







...참 맛있겠죠?
























하우카르틀하우카르틀





음...











 눈을 딱 감습니다.












먼저 코에 살짝 갖다댑니다.


















이 곳의 냄새가 납니다.




...이건 미친 짓이야 여기서 나가야겠어...













제가 냄새를 맡으며 얼굴을 찡그리자 마리아(쓰란두르 씨의 딸)가, "Shark's piss"가 아니냐... 하는데,









진짜 상어 발효된 게 아니고 상어 오줌 덩어리 같습니다 ㅠㅠㅠㅠㅠ














그래도 샀으니 맛은 봐야겠죠.































먹습니다.


























크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나쁘지 않은 질감








괜찮은 씹는 느낌














그러나 세 번 씹으면 한 번 꼴로 코로 직통으로 올라오는 암모니아...!















암모니아 너란 분자...

















...잠시 수저를 내려 놓고 생각합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을 생각합니다.










저는 오줌 맛 나는 상어 고기쪼가리 하나 먹기도 참 힘든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오줌을 몇 년이나 받아마신 














요로법의 수호자 요로나이트 송시열선생니뮤ㅠㅠㅠㅠㅠㅠ










※ 요로법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에 귀국하면 대전에 있는 송시열 선생 사당이라도 찾아서




같은 오줌이터들끼리 회포를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_^;;



















... 아무튼




















좀 줄어들었나요???





한 열 조각 정도 먹었는데 티도 안 납니다 ^_^;;









그런데 옆에서 마리아가 말하길, 








"원래 많이 먹어도 한번에 6~7개밖에 안 먹는 것"이라고 ^_^;;







10개 먹었다니까 so impressive하답니다.






저도 그 말 듣고 바로 덮었습니다. 


















덧붙이자면 






1. 하우카르틀은 보통 브레니빈(Brennivín)이라는 술과 같이 먹는다고 합니다. 브레니빈은 감자로 만든 슈냅슨데, 이건 또 이거대로 굉장히 머리아픈 맛 ^_^;;






2. 하우카르틀을 못 먹는 사람도 많답니다. 쓰란두르 씨 가족은 모두 하우카르틀을 안 먹고, 쓰란두르 씨의 아버님께서 살아계실 때 혼자 드셨다고 해요...






3. 그리고 보통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하우카르틀을 먹는 건 일종의 담력 테스트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_^;;














더 이상의 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 바로 잤는데




 양치를 했는데도 중간중간에 목인지 입인지 상상 속인지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자다 몇 번이나 깼습니다 ^_^;
































 ...그리고 저는 하우카르틀을 안 쓰는 아이스크림 보관용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냉동실에 넣었는데, 플라스틱이 저온으로 인해 뒤틀려서 상자에서 냄새가 새어나오게 되었고, 그걸 모르고 핀란드로 돌아갈 때 캐리어에 넣은 하우카르틀 때문에 캐리어에도 온통 하우카르틀 냄새가 배어서, 냄새 밴 옷은 다 빨았는데 캐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카더라... 몇 달 뒤에 다시 빠지려나...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셋째날(1): 2015년 8월 20일, 목요일




※ 주의: 독자에게 심각한 답답함을 유발할 수 있음.





 사실 제가 원래 오늘 레이캬비크 시내 둘러보기를 계획한 건 아니었습니다만, 뭐 따로 투어 예약도 안 했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기도 했고 하다보니... 매우 자연스럽게 시내 관광으로 시퀀스가 연결되었습니다. 으아아아 이 날 요쿨살론을 갔어야...








 그리고 별 계획도 없고 생각도 없이 정처 없이 걸은 하루이기 때문에 좀 두서가 없을 수 있어요. 와아 막대한 돈 내고 가서 이렇게 계획 없이 하루를 보냈다니 참 지금 봐도 아찔하지만, 그렇다고 시간에 쫓겨 다니기만 하면 그건 일이지 여행이 아니지 않을까요? 그런 정신승리를 하면서 저는 발걸음을 옮깁니다.









 사실 점심 시간이 좀 지나서 일어났는데, 저는 점심으로 처음에는 아이슬란드의 전통 요리인 스비드(Svið)를 먹고 싶었습니다. 어제 쓰란두르 아저씨께 이것저것 물어볼 때, BSI 버스 터미널 근처에 스비드 잘 하는 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단 BSI 터미널에 내렸는데,

 


 도대체 식당이 어디 있다는거지...








 저는 나중에야 그 식당이 저 BSI 터미널 건물에 딸린 것임을 알게 되었지만, 이 때의 저는 뭐지 당연히 독립된 건물이 있겠지 생각하다가 아 그냥 어차피 레이캬비크 시내 관광하는데 시내에서 아무거나 사먹자 하는 (정말 큰일 날 만한) 안일한 생각으로, 레이캬비크 시내로 향합니다. 








 한편 BSI 버스 터미널 시내버스 정류장에 있던 광고. 대충 철자로 봐서 렛 미 인 광고 같았어요. 그 성형 프로그램 말고, 뱀파이어 나오는 스웨덴 소설/영화 있습니다. 저 영어로 소설 사 놓고 읽다 때려쳤다가, 번역본 나왔는데 영어판 산 돈 아까워서 안 읽고 있는(...). 보니까 반가웠습니다.









 아무래도 BSI에서 아무 생각 없이 걸어 올라가려니 똑바로 시내로 가기가 힘듭니다. 헤매다가, 헤매다가 기념품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저번 여행기에서 말씀드린 에야-피야틀라-요쿠틀...





 IS EASY TO PRONOUNCE





 ... 부들부들





 지나가다 발견한 조그마한 음식점. 일본어 중국어는 있어도 한국어는 없어요ㅠㅠ 엉엉





















 그러다 어느 새 좀 큰 길로 들어섭니다. 상점 이름이 키오스크니...! 으으 정작 핀란드에 있을 땐 불편했던 R-Kioski가 그립네요.


















 레이캬비크의 주요 쇼핑 거리라 할 수 있는 라우가베귀르(Laugavegur) 거리의 전경입니다. 사실 한국의 웬만한 인구 20만 명 정도의 중소도시를 생각하면 그보다는 유동인구가 훨씬 많은데요, 아무래도 관광객이 넘쳐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 거리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비싸다는 것.





 그렇습니다. 정말 모든 게 더럽게 비쌉니다. 아이슬란드가 기본적으로 비쌉니다만 여긴 너무합니다. 역시 대부분 좌파가 정권을 잡아 왔던 노르딕 국가들 중 유일하게 경제위기 전까지 보수를 밀어주던 나라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아 존나 치사하고 아니꼽고 더럽네 돈 없으니 못 살겠다 돈 벌어야지 하는 생각을 심어주는 정도의 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아으아...










스페셜 투데이. 더럽게 비쌉니다.













※홍콩행 게이바가 아니고 파산행 게이바입니다.















고래고기 점심 코스 6,500크로나(58,500원)이요 ^_^;









 잠시 고래에 대해 덧붙이자면, 아이슬란드는 포경 협약에도 불구하고 고래를 잡고 있습니다. '과학적 용도'로 잡는다고 하지만 사실상 식용으로 사용하는 중이라 국제사회의 비난이 꽤 높은데요. 정작 그 고래의 대부분은 관광객들에 의해 소비된다고 합니다. 사실 관광산업에 사용하기 위해 고래를 계속 잡는거죠. 그래서 전 뭔가 찔려서 여기서 고래고기는 못 먹었습니다. 아 진짜 난 너무 착하다 내가 생각해도.







 지나가다가 본 싼 가게. 이쯤 걸으니 아침도 점심도 안 먹었는데 계속 메뉴판만 보고 있다가 힘이 쭉 빠진 상태라서 여기가 너무 끌렸습니다만 뭔가 빵 안의 수프라니 한국에서도 먹던 게 아닌가 싶어서 일단 더 걷습니다.












 으아아아아 싼 점심 뷔페라는 것도 1,390크로나나 하지만 그나마도 닫았습니다.
















 역시 현지에 가장 빨리 적응하는 건 가격이죠.











    


 한국 음식점도 하나 발견했지만(!) 역시 가격은 한국식이 아니고 아이슬란드식입니다. 




















 결국 저는 GG를 치고 위에 있던 싼 빵-수프 집에 들어가서 밥을 떼우기로 했는데, 여긴 아이슬란드 스타일이 아니고 100% 영국식입니다. 허헣. 주인들도 영국에서 왔고, 영국식 영어를 쓰고, 영국 분위기의 펍입니다. 뭔가 괜히 비참해집니다만 그냥 그러려니 합시다. 처음엔 가장 아이슬란드적인 것을 먹으려고 했으나 준비가 부족하고 돈이 없어서 결국 포기해버린 나의 점심. 생각할수록 더 슬퍼집니다. ㅠㅠ.












 아이슬란드의 무료 공중화장실. 동전 넣는 곳이 있길래 쫄았는데 무료랍니다. 요즘 대체로 공중화장실을 무료로 바꾸는 게 유럽의 트렌드인가 봐요. 다만 내부의 때깔은 핀란드보다는 안 좋은 편. 불결하지는 않은데 워낙 여기가 습하고 비가 자주 오는 곳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아이슬란딕 트래디셔널 푸드...! T_T 으으 여기서 먹었어야 했는데!




 가격도 뭐... 사실 물론 배를 채우는 수프와, 여기서 대충 빵 with 뭐시기 해서 먹는거랑은 양의 차이가 있을 것 같긴 해요. 잘렸지만 오른쪽 열은 더 비쌉니다. 그래도 뭔가 여기 와서 영국식 수프라니... 영국 요리라니... 부들부들ㅠㅠ






 계획의 중요성을 깨닫는 하루입니다...






 으으 낙서 소오름...





 제가 인터넷에서 예약한 여행사가 여기 있네요. 라우가베귀르 거리를 걷다 보면 조그마한 여행사가 꽤 많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아무 문제 없이 중개가 되고, 환불이나 교환도 잘 됩니다. 적어도 저는 잘 되었습니다...







 계속 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들어간 기념품점. 론리 플래닛 시리즈가 있는데, 코리아는 없습니다. 쿄토도 있는데... 부들부들... 코리아 일본 일개 도시에 짐 ㅠㅠ 없던 감정마저 생기네요. 분발해야겠습니다.






 이 기념품점에서 발견한 재밌는 티셔츠. 그러나 보시다시피 가격은 3,790크로나. 잊읍시다.













 사실 너무 우울하게 아 비싸... 하면서 돌아다니고, 기념품점 들어갔다 나오고 들어갔다 나오고 ㅠㅠㅠㅠ 눈물나는 시간들을 보냈기에, 좀 웃자고, 웃자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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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셀카를 찍어봤습니다.




 아아 그리고 시내 나오는거라고 블레이저 입어봤는데 괜찮나요? 저는 안 괜찮았습니다. 계속 비왔다 안왔다 하니까 부들부들... 여기 사람들이 후드를 계속 입는 이유를 직접 체감한 하루였습니다. ㅠㅠ.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반짝반짝.




















 그리고 곧 수없이 방문했던 시티 센터로 나오게 됩니다. 여기 오니까 왜 여기가 시티 센터인지 알겠더라...






 곧 남쪽으로 향한 저는 티외르닌(Tjörnin) 호수에 도착합니다. 구 아이슬란드는 이 호수를 끼고 형성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여전히 도시의 중심도 이 호수 주변이고, 주변에는 오래된 건물들도 많습니다. 신기하게 중국인 아저씨들이 굉장히 많이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DSLR로 사진을 찍는 중국인 아재들만 십수명...! 티외르닌 호수 사진 컨테스트라도 있는 것인가...!













 티외르닌 호수의 전경. 날이 정말 평소처럼 흐렸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예뻤습니다.

















 여러 상큼이들이 하는 사진 구도를 따라해보려 했으나 너무나도 간단하고 명백하게 fail.











 호수 사진 하나 더. 오른쪽에 살짝 걸쳐 있는게 굉장히 전위적인 시청 건물, 라우드후스(Ráðhús)입니다. 분명히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사진이 없...다! ㅠㅠ 그래서 구글의 힘을 빌렸습니다.








 땅과 물의 경계에 놓인 시청의 모습. 그런데 신기하게 하늘이 맑네요. 맑은 날만 골라 찍었나보다.

















 정작 구글에서 구한 사진과는 다르게, 티외르닌 호수에는 정말 아무 예고도 없이 비가 후두둑 내립니다. 뭐 하루종일 하늘이 흐렸으니 그게 예고라면 예고긴 한데...



 티외르닌 호수 주변에 있는 어떤 저택의 정원인데 겨를이 없어서 제대로 찍지를 못했네요.




 저는 가방에 숨겨두었던 후드를 꺼내입습니다. 방수는 안 되더라도 블레이져보단 훨씬 낫겠지... 그리고 저는 다시 시티 센터로 향합니다. 왜냐고 묻지 마세요. 계획이 없어서입니다...














 후드에 우산까지, 날이 갈수록 초췌해지는 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산 썼으니 후드는 벗어도 되지 않나.



 또다시 시티 센터 근처까지 갔는데, 거리가 예뻐서 한 컷. 그런데 찍고 나니 별로다.








 목이 말라서 상점에 들어갔는데 스프라이트 제로가 199크로나=1800원인걸 보고 바로 다시 나옵니다. 으아아아 미친 물가.










 다시 나온 제가 돌아온 곳은 중앙 광장. 뭔가 이름이 길었던 것 같은데... 기억할 필욘 없고, 다만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 것이 아이슬란드의 의회인 알씽기(Alþingi)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_^; 그리고 사실 눈썰미 좋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위에서 제가 우산 쓰고 찍은 셀카의 배경이 알씽기입니다. 정작 찍을 땐 뭔지도 몰랐던... 관광객 실격입니다 진짜 ㅠㅠ




 아이슬란드의 독립 운동 지도자, 욘 시규르드손(Jón Sigurðsson)의 동상입니다.




 사실 중앙 광장 근처에 교회인 돔키르캬(Dómkirkja)도 관광지로 소개되어 있는데, 전 정말 동네 교회인 줄 알았습니다. 정말 인구가 적은 아이슬란드이기에 관광지라고 부르는 느낌;; 그나마 그것보다 더 대단한 교회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 나와요.




 센스 있는 가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차피 박물관, 미술관 등은 모두 포기한 저는,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아이슬란드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하들그림스키르캬(Hallgrimskírkja)로 향합니다.



크고... 아름답다...















 그렇습니다. 정말 크고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어요 ㅋㅋㅋ





 안 그래도 높은 건물이 별로 없는 레이캬비크 시내에, 정말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서 있어서 주변을 완전히 압도합니다. 











 교회 전면에 서 있는 것은 유럽인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던 레이퓌르 에이릭손(Leifur Eiriksson)의 동상입니다. 콜럼버스 이전에 바이킹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건 이제 고고학적으로 입증되는 사실이니까요. 알씽기 창설 1천주년을 맞아 미국에서 선물해 준 동상이군요.






 하들그림스키르캬 내부. 론리 플래닛에는 실내 장식이 수려하다고 적혀 있는데, 사실 저는 잘 모르겠네요... 오히려 소박해 보이는데, 그 사이에 리모델링이라도 했나...




 측면에서 본 하들그림스키르캬. 정말 레이캬비크 전체를 압도하는 느낌입니다. 크기도 크기긴 한데 질감도 콘크리트라서 굉장히 묵-직해보임...











 그리고 전 몰랐는데 여기 전망대가 있다니까 올라가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아 몰랐던 게 너무 많다 ㅠㅠ




 돌아가는 길에 또 들린 기념품점.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티셔츠가 있어서 찍었습니다 ^_^;; 굉장히 Radical한 티셔츠네요...










 첫날 어버버하며 환승했던 Hlemmur 정류장에서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해도 오늘은 정말 너무 당혹스럽게 보낸 것 같네요. 아무런 특색도 없고 한 일도 없이, 아이슬란드에서의 시간을 날린 느낌입니다. 








 그리하여 절망하던 저는,



저는 오늘을 기억에 남을 만들고자, 



무리수를 시도하게 되는데...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둘째날(2): 계속하여, 2015년 8월 19





 아이슬란드 여행의 (사실상) 첫 날 오후가 되었습니다. 이 때까지 씽벨리르와 굴포스 폭포를 본 저는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①이게 정말 대단한 풍경들이긴 한데, 아름다운 평원과 호수, 폭포들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처음에 본 땅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②도대체 왜 이 투어의 이름이 골든 서클이지? 그렇습니다. 저는 정작 골든 서클을 예매하면서도 왜 이게 골든 서클인지도 모를 만큼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







 먼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냥 유명한 관광지를 이름지어서 원 돌듯이 패키지화한 게 골든 서클이 되었다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정확한 연원은 모르겠네요. 아마 아이슬란드가 그렇게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었던 예전, 항공 허브로 아이슬란드를 육성하면서, 공항이 있는 레이캬비크 근처의 뛰어난 명승지들을 묶어서 환승 고객들에게 패키지로 판매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첫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네 그렇습니다. 이제 진짜 제대로 된 아이슬란드의 경관을 볼 차례입니다.













 이름하야,























열!파!참!...이 아니고


























게이시르(Geysir)!




우오오오오오..!













 게이시르 영역에 진입하자마자 땅에서 수많은 증기들이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땅에서 증기와 물이 흘러나와요. 



 그리고 당연히 그 물들은 화산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진한 계란의 향기가 납니다 ^_________^












 우왕 땅에서 증기가 올라와요... 이게 진짜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구나 싶었습니다.








 하긴 골든 서클 투어 때 인터스텔라와 왕좌의 게임을 찍은 곳이라고 평원 한 곳에서 설명을 해 주는데, 왕좌의 게임의 소설 원제가 '얼음과 불의 노래'인 걸 생각하면, 정말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에 딱 맞는 작품이 아닐 수 없네요.



 





 얼음과 불, 둘 중 불의 힘을 약간 엿본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점점 더 나아가다 보면...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들이 보이구요.















 엥? 사람들이 모여 있....


















슈밤쾅!!















!?!?!?!?!?





 너무 빨리 분출해서 제대로 찍지 못한 모습입니다. ㅠㅠ 으아니
















 사실 게이시르(Geysir)가 영어로 간헐천을 뜻하는 Geyser의 어원일 정도로 아이슬란드의 상징인데요(물론 창세기전의 게이시르 제국의 어원도 되었겠죠 보고있나 소맥). 이 지대에서 '게이시르' 또는 '그레이트 게이시르'로 불리는 가장 큰 간헐천은 지금 휴지 상태입니다. 대신 두번째로 큰 스트로쿠르(Strokkur) 간헐천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트로쿠르 간헐천은 정말 자주, 크게 분출합니다. 거의 8분에 한 번 분출하는 것 같아요. 덕분에 관광객들은 개이득...




분출하는 게이시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 시도하였으나 처참히 실패합니다.

















 분출하고 나서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선 스트로쿠르 게이시르. 소강상태를 틈타 주변을 둘러봅시다.














 이 곳들은 블레시(Blesi) 게이시르와 파타(Fata) 게이시르인데요. 역시 휴지 상태입니다. 지금 활발히 활동하는 게이시르는 자주 분출하는 스트로쿠르 게이시르밖에 없어요. 아마 스트로쿠르 게이시르가 자주 분출하는 것 보면, 어떤 지질학적 기제로 인해 다른 게이시르들이 다 쉬면서 스트로쿠르 쪽에 몰빵을 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관광객은 자주 볼 수 있으니 개이득...








 이건 지금 쉬고 있는 그레이트 게이시르입니다. 분출했으면 좋겠지만...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그레이트 게이시르가 분출할 때는 거의 1시간 가량 기다려야 한 번 분출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지금이 훨씬 더 개이득입니다. 사실 아이슬란드는 정말 살아있는 땅을 가진 나라라 지형도 자주 변하기 때문에, 몇 년 또는 몇십 년 후 다시 아이슬란드를 찾았을 때는 어디 게이시르가 더 분출하고 있을지, 아예 게이시르가 멈췄을 지, 새로운 곳에 게이시르가 생겨 그 쪽에 분출할 지, 아무 것도 속단할 수는 없겠죠.



















 그리고 그 틈을 타 셀카를 찍어봅니다. 굴포스 폭포 때와 비교하자니 더 짙어진 인생의 노곤함이 느껴지네요.












 이제 남은 것은 분출 포착만 남았다. 게이시르 근처에서 휴대폰을 손에 들고 기다리는데 ...













 애걔? ㅋㅋㅋ









 굉장히 실망스러운 분출입니다. ㅋㅋㅋㅋ 카메라 들고 기다리던 사람들 다 피식 웃음. 뭐 자연이 기계도 아니고 가끔 불규칙적으로 이렇게 되는 건 당연하겠죠 ㅋㅋㅋ








그리고 곧,







☆분☆출☆

















... 으아니 유황물이 나를 덮친다!






 ㅋㅋㅋ 게이시르가 분출할 때 바람이 불면 어느 쪽으로 저 물들이 쏟아지는데, 꽤 젖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도망치는 걸 보면 되게 웃김 ㅋㅋㅋㅋ










 그러나 씽벨리르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 관계로 촉박하게 게이시르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오릅니다. 엉엉.






















 그 뒤로 찾은 곳은 스카울홀트 교회입니다. 종교적, 정치적으로 중요했다는데, 사실 뭐 아이슬란드까지 와서 교회를 보기에는 제가 그렇게 예술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고... 삐까뻔쩍한 교회는 이탈리아에 많잖아요 왜. 그래서 그렇게 큰 흥미가 안 동했네요.



 오히려 멋진 건 스카울홀트 앞산... 아아 뛰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파트 숲 한국에서만 살아서 거리를 짐작 못하는 저의 인지영역을 대신하여 사고하고 있는 대뇌는 저 사이에 어마어마한 거리가 놓여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바로 단념합니다.






















 스카울홀트 교회 전경. 사실 안에 사람이 꽤 많아서 놀랐습니다. 주변은 정말 아무 것도 없었거든요. 뭐 어차피 사람 없는 나라니까, 다 차 타고 멀리서 오나봐요. 덧붙여 아이슬란드는 신교를 믿습니다.












 교회 옆에 있는 지하 통로인지, 창고인지... 제 앞의 관광객은 호기롭게 들어갔는데, 전 그냥 피곤해서 돌아왔습니다. 절대 무서워서가 아님.

























 씽벨리르로부터 49킬로미터랍니다. 저는 이 비석이 돌로 세워져 있길래 꽤 오래된 건가? 하고 순간 생각했는데 Km이 적힌 걸 보니까 그렇게까지 오래된 건 아닌 모양이라고 바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하긴 뭐 200년 전에 세운 것일 수도 있겠죠.





















 이제 헬리스하이디 지열 발전소로 향하면서, 네스야벨리르 지열 지대를 지납니다. 이 곳은 정말... 말이 필요없는 장관입니다.








 저 멀리 땅에서 솟아오르는 증기들이 보이시나요? 물론 창문에 좌석 반사된 것도 보이실 테고...











 아아 진짜 버스에서 나가서 보고 싶었는데 유리창이 있다는 게 한스러웠습니다. 평야부터 산 중턱까지 곳곳에서 피어 오르는 증기들 ㅠㅠ 







 그리고 저 흰색 돔은 축구 경기장!?!? 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정확치는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겨울에 훈련하기 힘들어서, 일종의 공기 주입식 운동장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나가기 싫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곧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는 지열 발전소!














 사실 지열 발전소 관람 요금은 투어 요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갈까 말까 했는데 당장 로비부터 삐까뻔쩍하게 꾸며 놨길래 바로 관람하기로 결정.










 입장권은 무슨 우표처럼 생겼습니다.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기 전 살짝 내다본 바깥 풍경.







 먼저 영상자료를 본 후에 설명이 시작됩니다. 많은 얘기들을 들었는데 좀 부럽긴 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의 99.9%를 충당한다는 것, 온수를 레이캬비크 시내까지 전송하는 데 2도밖에 온도가 손실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수도, 난방, 전기료가 굉장히 싸고 남는 온수는 레이캬비크 도로 난방(...)에 사용하여 온도를 식힌 후 방출한다는 것 등등.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도 많고 산업기반도 다르고 가장 결정적으로 지형도 다르니 아이슬란드처럼 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지열발전의 효율이 증대되기를 살짝 바라봅니다.





 덧붙여 여기서 인도에서 오신 듯한 할아버지 한 분께서 질문을 많이 하셨는데, 처음엔 약간 답답하다 느꼈지만 곧 어떻게 이렇게 궁금했던 점만 긁어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 할아버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발전 설비. 친절하게 관광 타임에는 창문을 열어 줍니다. 사진 찍으라고. 그런데 전 창문 열고 찍은 건 각도가 좀 이상하네요 부들부들...












 홍보관 벽에는 여러 가지 그래픽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이슬란드가 어떤 지질학적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 나타낸 그림. 말 그대로 아이슬란드의 중앙은 판의 발산 경계라, 마그마가 올라오는 깊이도 어마무시한듯...




















 그리고 모든 일정을 끝마친 버스는 레이캬비크로 향합니다.



 반가워라 레이캬비크.













 전 올 때 왔던 호텔로 가는 삽질을 하지 않기 위해 시티 센터에서 일찌감치 내립니다.



 어제 봤던 시티 센터. 다시 봤을 때는 이제 지리도 좀 알고, 비도 안 와서 한결 낫네요.














 그리고 12번을 타려는데... Gerðouberg를 가야 하는데, 하필 거기서 두 갈래로 갈라짐 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이걸 어떻게 보는 거지... 하고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으나 기사한테 물어보랍니다. 결국 12번 탔는데 Gerðouberg를 안 가서... 중간에 내려서 환승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는데, 거실에서 쓰란두르 아저씨께서 오늘 어디 갔냐, 어땠냐 묻길래 골든 서클 갔고, 정말 좋았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 소개에 적혀 있던, "Feel free to ask what to see in Iceland..."가 생각나서, 어딜 가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











 바로 ATLAS ICELAND 꺼내셔서 두 시간동안 

아이슬란드의 명승지들을 소개해 주십니다 ^_^;;




이건 뭐 염장을 제대로 지르심...
















 쓰란두르 아저씨께서 꼽으신 아이슬란드 최고의 절경은, 유럽 최대의 빙하 바트나요쿨에서 대서양으로 내려가는 물줄기들입니다. 빙하는 정말 거대한데, 아이슬란드의 지형은 화산지형이고 굉장히 젊은 지형인데다가 빙하와 대서양 사이의 거리도 매우 짧습니다. 따라서 대서양으로 내려가는 물줄기들이 굉장히 여럿이 있는데, 화산이 분출하거나, 마그마가 많이 나오거나 해서 빙하가 많이 녹으면 이 물줄기들이 합쳐져서 아마존 강같은 모습이 된다고 합니다.




 이건 구글 맵에서 찾은 남아이슬란드 해안의 모습. 정말 그럴 듯 하죠? 진짜 그 때 방문하면 어마어마한 절경일 듯 ㅠㅠ










 제가 하이킹 장비도 안 가져왔는데, 근처에 걸어서 갈 만한 하이킹 장소가 있냐 물어보니 레이캬비크 남쪽의 낮은 산 헬가펠(Helgafell)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조명이 비친 지점 바로 왼쪽 아래에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도 이름만 치면 안 나오는 곳이라 약간 로컬들만 아는 설레는 곳 느낌이 드는데... 과연...








 또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해 주신 에야피야틀라요쿠틀(Eyjafjallajökull). 딱 봐도 발음하기 엄청 힘들어 보이는데, 아이슬란드어에서 ll발음은 -tl발음이 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 kull을 발음하기가 너무 힘듦... 쿠틀도 아니고, 큐틀도 아니고, 쿠들도 아니고, 쿨은 당연히 아니고, 아저씨께서 여러 번 저한테 시켜보시다가 됐다고 할 때면 바로 그 다음에 다시 망하고 등등...



 이 빙하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아마 아이슬란드에 가신다면 가이드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해 주겠지만... 몇 년 전,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폭발했는데(그 영국이 CASH를 요구하자 ASH로 되갚은 폭발 맞습니다), 그게 바로 이 에야피야틀라요쿠틀 빙하 아래에 있는 화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전 유럽의 항공 네트워크가 타격을 받았었기 때문에 이 빙하의 이름이 각 국 뉴스에 나오게 되었는데, (당연한 거지만) 거의 대부분의 아나운서들이 에야피야틀라요쿠틀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고, 아예 발음을 무시한다던가 이름을 틀린다던가 등등... 그래서 유럽 사람들은 사태가 진정되자 사태가 진정되었다는 사실보다는 더 이상 이 빙하의 이름을 발음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더 큰 안도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슬란드 기념품점에 가면 에야피야틀라요쿠틀의 발음 기호라던가(...) 발음하기 어렵지 않아요 라던가(...)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예리하신 분들은 굴포스의 굴도 'Gull'이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셨을 건데요. 맞습니다. 원래는 굴포스가 아니라 구틀포스가 맞습니다. 그치만 이상하게 아이슬란드 지명을 관광객들에게 설명해 줄 때는 자기네들도 ll발음이 괴악하다는 걸 아는지 그냥 굴포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_^;;



























 그리고 그렇게 수 많은 이야기를, 아이슬란드와 또 외국 여행에 대해 나누다가 열 시가 되자 너무 늦었다 판단한 저희는, 쓰란두르 씨 딸의 작품인 남은 케이크를 썰어서 우유와 함께 먹으며 오늘은 리타이어.






















 과연 내일은 어떤 모험이 벌어질까요...



 아니면 모험이 벌어지기나 할까요...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둘째날(1): 2015년 8월 19일 수요일




*주의 : 8월 19일의 이야기는 아주 평범한 여행기로 작성될 예정입니다.







 아침에 일어난 저는 재빠르게 버스정류장으로 나갑니다. 그 이유는 투어 픽업 버스를 타기 위해서인데요.






 인터넷으로 투어를 예약할 때, 픽업 장소를 고르는데 있는 것은 죄다 호텔 또는 게스트 하우스 장소들입니다. 물론 어마어마하게 리스트가 많았지만... 저는 주거지역에 살기에 대충 몇 호텔들을 구글 맵으로 검색해 보고, 가장 직선거리가 가까운 호텔을 골랐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듯이 대구에서 광주가는 것보다는 대구에서 서울가는 게 더 편합니다. 레이캬비크도 마찬가지. 도심에 있는 호텔들이, 좀 더 멀어도 대중 교통으로 한 번에 가는 반면, 제가 고른 호텔은 환승을 해야 합니다. 진짜 첫날부터 멍청한 짓을 골라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인데요.














 ... 그러나 이 모든 멍청한 짓들은 나중에 일어날 일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픽업 장소입니다. 호텔 숙박객은 아니지만 프론트 아저씨께서 호텔 소파 의자에 앉아 있게 해 주셨습니다.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발견한 내일부터 시작하는 3일 패스. 샀습니다. 샀어요. 그런데 이거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2,500크로나였나... 머리 속으로 대충, 버스 한 번에 400크로나니까 내일부터 하루에 두 번씩만 타도 2,400크로나니까, 한 번만 더 타도 이득! 이렇게 생각하고 탔습니다.







 그러나 삶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것이 예상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점이겠지요. 특히나 익숙치 않은 나라에서라면 더더욱. 아아 도대체 난 아이슬란드에서 얼마나 많은 바보짓을 하며 얼마나 많은 체력과 돈을 날린 걸까, 생각합니다.





 픽업 버스. 소형 버스로 여행사 터미널까지 이동한답니다.

















 여행사 터미널... 엥?





 그레이 라인...?





 ㅇㅇ;;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시작된 저와 그레이 라인의 관계는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나봅니다. 그냥 아무 상관없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샀는데도 그레이라인행 ㅋㅋㅋ




 아무튼 터미널 건물에 들어가서 바우쳐를 보여 주고, 티켓으로 교환받은 후 버스에 탑니다.










골든 서클 투어 시작!








 ... 레이캬비크를 벗어나니 정말 황량한 평야만 계속해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저 멀리 송전탑이 서 있네요.




 사진 아래에 보이는 건 열수 파이프라고 합니다. 레이캬비크로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인데, 어디서 공급받는지는 아마 다음 회에서 보게 됩니다.










 진짜 아무도 없는 평야에 송전선만 떡하니 서 있으니, 포스트아포칼립스 영화같네요.






















 평범한 국도 옆 풍경도 이렇게 멋집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연기 기둥들...







 여기서 하차합니다. 파노라마를 찍었는데 아마 제 해상도로 안 나오겠지... 그래도 누르면 조금은 커질 겁니다.




 보시면 이끼 덮인 토양이 되게 울퉁불퉁한 걸 보실 수 있어요. 여길 누르면 쑥 꺼짐 ㅋㅋㅋㅋㅋ 화산지형답습니다. 갇-화산.






 우와 신기하다 하면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그러나 여긴 뭐 잠깐 거쳐가는 곳이고 곧 버스는 씽벨리르로 향합니다. 사실 중간에 저기 설 만했는게 씽벨리르까지 너무 멀어요. 아이슬란드 면적이 남한이랑 똑같으니까 뭐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버스 타고 몇 시간씩 걸리는데 잠깐 서서 쉴 만하죠.










 그리고 저는 여기서 버스 자리를 바꿨습니다.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친구분이랑 떨어져 있어서 그 분이랑 자리를 바꿨는데, 제 옆에 앉은 사람은 어떤 동양인 여자사람입니다. 중국인 같이 보여서, 차이니즈...?하고 말을 걸었는데, 부모님은 홍콩 출신이고 태어난 건 런던이라고 합니다. Event Management 전공했고, 영국에서 식당 몇 번 운영하다가 모은 돈으로 이번에 세계여행 떠나서 처음 도착한 곳이 아이슬란드라네요. 아이슬란드 이후에는 북미 쪽으로 갈 거라고... 들으면서 지리고 말았습니다.



 곧 도착한 씽벨리르(þingvellir),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먼저 아이슬란드의 의회인 알씽기(Alþingi)가 자그마치 930년에 이곳에서 결성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 곳에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가 갈라지는 경계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가이드들은 여기서 썰렁하고 오래된 (아마 100년은 되었을) 여권 준비하세요 개그를 칠 겁니다. 여러분이 아이슬란드를 방문하신다면 아 그런가보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수쪽을 바라보고 찍은 씽벨리르. 호수의 이름은 씽발라바튼인데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넓은 호수입니다.










 마치 스위스에 온 것처럼 굉장히 평화로운 느낌... 그러나 사진 왼쪽 아래에 보이는 협곡같은 지형이 이 곳이 아이슬란드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다시 호수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왼쪽 아래 협곡을 따라 내려가면, 버스 집결지로 가는 지름길이 있습니다. 저는 중국계 영국 누나와 이곳으로 넘어갔다가 버스들을 보고 다시 돌아오는 삽질을 저질렀습니다. 딱히 볼 경치도 없으므로, 시간이 급하지 않다면 이 곳으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_^;;








 판의 경계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 아뽕에 취한다...!





 사진에 목숨 거는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사람을 찍을 때는 바닥 부분을 자르고 윗부분을 늘려야 한다는 게 상식인데 외국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왜 아뽕에 취하는 지 저 사진만 보고는 이해를 못 하시는 분들이 많았기에, 증거사진을 올립니다. 으아아아 장엄하다...!





 아뽕의 상징, 아이슬란드 국기입니다. 좀 더 가까이서 크게 찍을걸 그랬나 ...











 씽벨리르를 벗어난 우리 버스는 굴포스 폭포로 향합니다. 그런데 진짜 웃긴게 꼭 중간에 휴게소를 들릅니다. 다른 투어에서도 그렇고, 잊을 만 하면 식당이나 휴게소, 기념품 매장 등을 들릅니다. 역시 관광 국가 아이슬란드... 끼워팔기에도 도가 텄습니다. 저는 그 상술에 넘어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피눈물을 흘리고, 영국인 누나가 에너지 바 하나를 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먹습니다. 



 이렇게.










 그리고 저에게 광둥어 '레이 호우'와 '또 졔'를 가르쳐 준 누나는 중간에 골든 서클 투어를 계속하지 않고 폰타나 온천으로 리타이어.











 사실 중간에 저한테 알 유 고잉 투 핫 스파? 하길래 저는 블루 라군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하고 깨달음. 사실 아이슬란드에 유명한 온천이 많죠... 아니 많겠죠. 블루 라군이 가장 유명할 뿐 ^_^;;



 사라져가는 그녀의 뒷모습.







 잘 가...













 그리고 저는 곧 굴포스 폭포에 도착합니다.





 저 멀리 뭔가 산이 보이고...









 저기 사람들이 걸어가는데 ...









 그러나 억수로 배고팠던 저는 일단 뭔가 먹기 위해 휴게소로 들어갑니다.






 오 맛있겟...






...



...



PRICE KILLS PEOPLE



바게뜨 1250 크로나 = 11,000원...


굶고 말지





 그나마 음료수는 덜 비싸네요...





 피같은 450크로나를 내고 스프라이트를 사서, 어제 마트에서 사뒀던 빵과 같이 먹습니다. 눈물난다 ^_^;;








 그리고 찬찬히 기념품 매장을 둘러봅니다. 그래, 5분만 기다리면 날씨가 바뀌겠지. 그런데 날씨가 좋을 떄만 바뀌더라.











 작은 아이슬란드를 건들면 아주 X되는 거야.






 금융위기 때 아이슬란드 은행이 부도가 나서, 영국에서 빚을 갚으라 했는데 바로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폭발했었습니다. 게다가 아이슬란드 알파뱃에는 C가 없어서, CASH-ASH 개그가 대유행한적이 있었는데 그걸로 또 장사를 하는 아이슬란드입니다. 솔직히 태어나서 관광지에서 파는 기념품 사고싶어진 적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그러나 화장실은 200크로나 = 1,800원. 이건 뭐 날강도입니다. 안 가고 말지.










 그러나 이때까지 멍떄리던 저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 




 저는 밥 먹는 시간과 굴포스 폭포 관람 시간이 따로라고 생각했는데, 폭포 관람 시간이 정차 시간에 포함되어있었다는 사실. 사람들이 밥을 빨리 먹는 데는 이유가 있던 것이었습니다 ~_~;;






 뒤늦게 알게된 저는... 뜁니다.



 다시 보는구나 산아.











 사진찍을 겨를도 없이 도착한 굴포스.







 크고... 크고 아름다워요.

















 굴포스 배경으로 한 장. 어마어마한 진동으로 머리까지 날리는 동세가 느껴집니다.




 좀 더 접근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굴포스 상류로 조금 걸어갈 수 있어서, 그 길 따라 걸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 물이 어마어마하게 튑니다. 머리 감은 듯한 느낌. 휴대폰 액정에 물이 튀어서 제대로 찍을수가 없다..! 버틸 수가 없다! 길도 미끌미끌합니다.




 올라갈 수 있는 가장 상류...ㅠㅠ







 그러나 빵쪼가리를 씹기 위해 너무나도 긴 시간을 낭비한 저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굴포스 폭포를 떠나고 맙니다.







 뭔가 빵쪼가리를 씹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ㅠㅠㅠ 기분탓입니다 기분탓이에요. 웃으며 버스에 오릅시다.


















과연 이 다음엔 어떠한 광경이 펼쳐질 것인가...?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첫날(2): 2015년 8월 18일 화요일, 18:00





 아이슬란드 여행, 아직도 하루째.




 천천히 레이캬비크로 진입하는 버스. 레이캬비크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차들이 많이 보입니다.



 우와, 레이캬비크도 차 참 많구나.













 ...는 곧 전원적인 풍경이 펼쳐지기도 하는 레이캬비크. 


 그렇습니다. 인구 33만인 나라 아이슬란드, 그리고 그 중 인구 20여 만 명이 집중되어 있는 레이캬비크 수도권. 인구가 20만이면 한국의 중소도시지요. 교통량도 그 정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혼잡한 곳과, 안 혼잡한 곳이 당연히 동시에 공존하지요.






 버스는 당연히 계속 가서, 저를 BSI 터미널에 내려줄 것...




 이었는데,




 






!?!?!?!?

































여기가... 어디요?






















아... 안심하세요. 여기는 시티 센터에요. 그레이 라인의 종착지에요.


BSI는 다른 회사 거라 이말입니다.






















뭐라구? 여기가 BSI가 아니라구?


기사양반! 기사양반!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된다고! 어헣헣ㅠㅠ













 ...여기는 BSI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미리 조사한 교통편은 BSI에서 숙소로 가는 것이지, 시티 센터는 웬 듣보잡이었습니다. 아 물론, 이름으로만 들으면 중요한 곳인 것은 틀림 없어 보이긴 한데, 문제는 휴대폰은 인터넷도 안 되고, 도시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으며, 시간은 오후 6시고 더 늦어질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치만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일단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갑니다. 제가 들은 숙소로 가는 버스는 3번과 4번을 포함한 4개 노선. ㅇㅇ 근처에 버스 정류장이 있으면 그 버스 노선이라도 체크하자 싶어서 열심히 어딘가로 걸었더니...









엥?






 여기 분명히 버스 정류장이 있고, 집으로 가는 3번 버스도 있는데... 운행을 안 한답니다.



 ...







 ...











뜻밖의 그레이 라인... 뜻밖의 운행 중단...


이것은 트루먼 쇼인가...










 갑작스런 상황 변화와 그로 인한 분노로 갑자기 머릿속의 정신분열적 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을 자각한 저는 일단 정신줄부터 다잡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힘이 빠져 멍한 눈으로 남쪽을 응시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독일인 아저씨께서 말을 거셨습니다. 아마 아이슬란드 여행와서 혼자 비와 추위에 떠는 동양인 청년이 불쌍해 보이셨나 봅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 목소리나 제스쳐가 너무 여성스러우셔서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 외모는 굉장히 전형적인 독일인 중년 아저씬데, 오! 하면서 입을 손에 대면서 눈을 휘둥그레하게 뜬다거나, 말씀하시면서 손가락을 마주댄다거나, 감탄사도 많이 말하시고, 뭔가 굉장히...













이분...을 떠올리게 하는 ^_^;










 아무튼 이 분이 오셔서, "버스가 운행 안 한다고 적혀 있는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몇 분 전에 버스 한 대가 여길 지나는 걸 봤다."고 말씀하셔서, 저는 굉장히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한국에서 왔다니까 "독일에선 휸다이, 키아가 잘 나간다."고도 말씀하심. 싸고 품질 좋아서 독일에선 인기가 요즘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저는 들으면서 요즘 독일 청년들도 힘들게 사는구나 생각했습니다. 하긴 나는 차 언제 사지.







 그런데 그렇게 되게 석천이 형 생각을 하며 어색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저희 둘에게, 어떤 아이슬란드 여자 한 사람이 접근하는데 ..






















여신이다!






 그렇습니다. 여신이었습니다. 여신이 강림했습니다.







 여신께서 다가오셔서 말씀하시기를, "여기 버스가 안 다니는 것 같아요." 가로되, 독일인 아저씨께서는 역시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가셔서 다니는 거 봤으니까 기다리면 올 거라고 하는데, 저는 여신 포스때문에 할 말도 잊고 보고만 있었습니다. 우와...








 사실 유럽 와서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들 많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특별하게 그 때 여신이라고 느꼈던 건... 뭔가 그때 힘들고 멍한 상태여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서구적인 특성을 모두 갖춘 외모인데도 얼굴은 오막조막한 한국 연예인같은 느낌의 미인이라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서 감탄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깋다란 눈썹에 웃고 쿨한 인상, 밀리터리 룩까지...! 으으 아니면 내가 옆모습밖에 못 봐서 그런 걸수도 있고...











 그렇게 제가 멍하니 있다가, 사진이라도 찍을까 생각하는 순간,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독일인 아저씨는 저기 3번 버스 왔다고, 빨리 타라고, 만나서 반가웠다고 쏼라쏼라... 와... 















ㅅ...ㅂ... 















버스를 발견한 독일인 아저씨도, 빨리 온 버스 기사도, 더럽게 비싼 버스비도, 레이캬비크도, 비도, 아무튼 모든 게 짜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부들부들... 부럽네 독일인 아저씨...

아 어차피 아저씨는 여자 신경 안 쓰시려나 ㅠㅠ



 아무튼 회한이 가득 찬 시티 센터를 뒤로 하고 버스는 달립니다. 달려서, 숙소 앞까지 계속 달리겠지...









는 fail.










 반대방향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제가 당황하니 버스기사 아저씨는 환승 티켓을 끊어 줍니다.








 사실 원래 환승 티켓은 타면서 끊겠다고 말해야 하는데, 여기 버스 기사 아저씨들은 융통성을 굉장히 잘 발휘해 줍니다. 일단 아이슬란드가 관광 산업이 매우 커서 관광객들에게 기본적으로 친절한 그런 것도 있고, 버스 표가 3,600원인데 여기서 불친절하면... 죽창...이 날아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아이슬란드 여행 참 힘드네요. 그렇지만 웃읍시다. 웃으면서, Hlemmur 버스 정류장에서의 하염없는 기다림.






 4번 버스 노선도. 제가 내려야 할 곳은 Gerðouberg입니다. 꽤 멀어 보이네요. 그리고 정작 여기 노선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만... 기대하시라...





 버스는 해안을 달립니다. 만 너머로는 멋진 산세가.




 드디어 도착한 Gerðouberg. 주거지역같은데 여기도 역시 황량하기 그지없다. 큰 도로 뒤편으로 들어가 제가 잘 집을 찾습니다.







 그런데 오두막 다 예쁜 건 좋은데 다 똑같이 생겼음 ㅠㅠ



















 배경만 하늘색이면 정말 예쁜 곳일텐데.















 41번지가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오^









 에어비앤비로 방 구하는 건 처음이라 걱정했는데, 잘 찾아가서 방에 들어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집 주인은 Þranur 아저씨이고 사모님, 따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Þ는 번데기 발음이 나니, 쓰란두르라고 쓰겠습니다. 사실 저를 처음 맞이한 건 젊은 남자분이었는데 아들인 줄 알았더니 아니랍니다. 그래서 누군지 안 물어봤습니다. 딸의 남친인가...



 제가 앞으로 지낼 방. 나쁘지 않죠?




 저 이불의 포메이션은 이틀만에 완전히 파.괘.당하게 됩니다.





 오오 쓰란두르 아저씨도 톨키니스트...!?












 그런데 배가 고픕니다...




 생각해보니 기내에서도 엄청 배고팠는데 바게뜨 하나로 연명한 거라, 드디어 안식처를 찾았다는 안도감이 들자 배가 어마어마하게 고파옵니다. 그래서 지금 마트가 열었나 물어봤는데, 단 하나 연 마트가 있다고 합니다. 쓰란두르 아저씨께서는 그 위치를 설명하시느라 엄청 애를 쓰다가, 결국 지도를 하나 찢어 주셨습니다.




 전화번호부에서 찢어 주신 지도.




 그러나 그런 보람도 없이 '마트 아이슬란드'로 찾아가는 길은 너무나도 쉬웠습니다. ㅠㅠ. 이런 곳까지 지도를 찢어주시다니 정말 친절하신 듯.








 이제 물가 검사를 시작합시다. 빵은 싼 건 99크로나, 비싼 건 319크로나. 1크로나는 9원.






 펩시 큰 캔(500ml)도 99크로나. 오 싼데..?가 아니라 제가 싼 건만 찍은 것입니다...



 즉 앞으론 제가 저것들만 먹고 연명하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우유도 169크로나로 1,500원 정도, 한국이랑 비슷합니다. 그런데 우유는 정부 보조금으로 싸게 공급하기 때문에 싼 거라고 해요. 그리고 아이슬란드 최강의 병기 하우카르틀의 가격은 6,599크로나...! 근데 저 봉지 하나가 저 가격은 아닌 것 같아요. kg당 가격인지, 아니면 하우카르틀을 할인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 가격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일용할 양식, 프링글스는 299크로나, 2,700원입니다. 한국과 거의 똑같습니다...! 



 게다가 한국 프링글스는 더 작고 얇아진 버젼으로 중량은 2/3밖에 안 되는 버젼입니다. 


 



 으으... 지구상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에 갔는데도 프링글스는 한국보다 싸구나... 분노합니다. 정말. 프링글스 한국 수입사엔 죽창이 아깝지 않습니다.




 이렇게 갖추어진 저의 일용할 양식.













 ...그런데 그렇게 배고파서 난리칠 땐 아무 말도 없던 쓰란두르 씨 가족이 저에게 같이 먹겠냐며 먹을 걸 권유합니다. 으아아아아아 감사합니다ㅠㅠ



 먼저 받은 건 일종의 어포. 말린 대구인데, Harðfiskur라는 이름이에요. 한국에서 보통 먹는 어포같은 맛인데, 좀 더 얇고 잘 부서지는 느낌?













 감사히 맛있게 먹겠습니다.











 그 다음 음식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순간 흠칫한 저는 주변을 둘러보지만, 그 누구의 표정 변화도, 그 어떤 "뽕"하는 소리도 없었습니다. 미스테리...라고 생각했지만, 밤에 샤워하다 알게 된 것인데 아이슬란드의 수돗물에는 소독용으로 황이 첨가됩니다. 그래서 물에서 황 냄새, 즉 썩은 계란...보단 좀 덜 역겨운 냄새가 납니다 ^_^;; 처음에는 지하수를 갖다 써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직접 첨가한다네요. 아마 황이 정말 풍부한 지역이다 보니 염소보다 황이 더 싸서 그런 게 아닐까 싶지만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냄새 처음에는 이상해도 맡다 보면 익숙해져요... 한 사나흘 맡으면 집같음... 









 아무튼 다음 음식이 나왔습니다 ^_^



!?!?



 "아이슬란드의 해기스"라고 설명받은 이 음식의 이름은 슬라우투르(Slátur). 양의 피나 간으로 만드는데요, 양의 피로 만드는 건 해기스보다는 블랙 푸딩에 좀 더 가깝다네요. 그리고 저런 주재료들 말고도 양의 지방이나 야채 몇 개가 같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 집 사람들은 먹을 때 버터나 설탕을 곁들여 먹습니다. 






 이건 양 간으로 만든 슬라우투르. 처음엔 "곁들여 먹"으라길래 말 그대로 찍어 먹는 줄 알았건만, 설탕의 경우 자른 단면에 완전 꽉 차게 투척해서 먹습니다 ㅋㅋㅋ. 맛은 괜찮아요, 약간 짠 고기떡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전 버터랑 같이 먹었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게 피로 만든 슬라우투르. 간으로 만든 것보다 약간 떫은 느낌입니다. 처음에 쓰란두르 씨 온 가족이 슬라우투르를 '피로 만들었다'고 하니 제가 약간 놀라는 걸 보고 좋아하다가, "한국에서도 소 피를 먹는다."고 하니까 시무룩...한게 웃겼음 ㅋㅋㅋㅋㅋㅋ 커여워...














 먹고 남은 슬라우투르. 좋은... 좋은 경험이었다. 사실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제가 맛 본 세 개의 아이슬란드 요리 중 가장 덜 엽기적인 요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패키지 여행을 구매해 놓은 상태라, 오늘은 뻘짓 안하고 바로 잠에 듭니다. 과연 내일 보게 될 아이슬란드는 어떤 곳일까요... 그리고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첫날(1): 2015년 8월 18일, 화요일




(8월 17일 교환학생 일기에서 이어집니다.)












아이슬란드...













ICELAND...












얼음땅...













 정말 내가 그곳으로 가는 것인가...?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아이슬란드 여행이라니. 뭔가 멍하고 몽환적인 느낌. 단지 다른 아무 것도 없이, 아이슬란드에 간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마약같은 너... 아이슬란드...









 정말 몽환적인 몽롱한 느낌으로 일어나 어제 싸놓은 짐을 챙깁니다. 나와서 씻고, 짐을 챙기고, 옷을 입고, 다시 한 번 돌아보니 다른 플랫메이트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중 셋은 어제 처음 본 사이. 인사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아이슬란드로 고고싱 ^_^








SAY GOODBYE!!!!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영원히 혼자인... 것인가...








 불과 약 열흘 전, 캐리어를 끌고 배낭을 메고 반타 공항에 도착했던 그날을 기억합니다.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저는 짐을 기숙사를 나서, 전철역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 왔습니다. 저는 560번을 탈 건데요, 'Trunk Bus'라길래 트렁크가 있는 버스인가...? 했는데 간선버스라는 뜻이라네요. 저렇게 비쥬얼도 큼지막하게 해놨길래 뭔가 있는 줄 알았는데... 낚임... 아무튼 탑시다 타요.


















 말미(Malmi)역에서 내렸습니다. 처음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봤던 인간 진화 벽화가 이 역에 있네요. 괜히 회한이 밀려옵니다. 마치 헬싱키에 한 달은 산 사람처럼 말하네요. 정말 가관이지만 너그럽게 봐 주세요.













 렌또아세마! 공항으로 가...가버렷! 정말 가는건가..?



















 다시 그 핵 방공호처럼 생긴 역에 도착했습니다. 깊고 아름다운 역의 모습.



















 ...그렇습니다. 무료 셔틀 버스. 이게 있는 걸 몰라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르겟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보는 순간 숨이 탁 풀립니다. 아 젠장 나는 여기 도착했을때 왜 그 개고생을 한 거지. 부들부들...부들부들... 온 몸이 떨려서 쓰러질 것 같지만 다잡고... 어쨌든 갈 때도 캐리어 질질 끌면서 걷는 것보단 낫잖아... 그러니 버스를 탑시다. 
















 근데 너무 일찍 와서 체크인을 안ㅋ함ㅋ








...레이캬비크, 3시 35분 출발




 ㅋㅋㅋㅋ항공권 예매 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몇 번의 연막을 거쳐 핀란드 내국인용 표를 산 게 마음에 걸려 빨리 확인하러 와야지 하고 빨리 왔는데, 뭐 공항이 기차역도 아니고... 체크인은 시간에 맞춰서 하지요. 공항에 도착한 건 12시경. 그러니까 세 시간을 공항에서 떼워야 합니다. 존나좋군?



















 가판대에서 본 역사잡지에 인쇄되어 있는 제로센(잡지 좌상단), 그런데 배경이 욱일기네요. 부들부들... 


 정말 서구권에서 일본의 상징으로 욱일기를 막 쓰는 거 보면 역지사지가 뭔지 알게되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하켄크로이츠 박아서 잡지 출판하면 이 분들도 느낌을 알까 생각하던 도중, 아 핀란드는 나치 동맹국이었으니 상관없나... 그런 건가...










 이렇게 서성이며 별의 별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편의점에서 먹을 걸 사서 대충 떼우고, 그러면서 기다리던 도중 드디어...




 아이슬란드에어 체크인!





 정말 아무런, 아무런 어려움도 없이 발권에 성공합니다. 어허헣헣헣 나흘 전에 두시간 반을 씨름해 가면서ㅠㅠ 싼 항공권을 산 보람이 있었습니다.
















 보딩패스 인증. 아이슬란드에 갈 기쁨에 겨워 손이 부들부들 떨려 초점이 흔들린 모습.





 신검받자.







 역시 무난히 통과합니다.










 면세점을 거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것도 안 샀는데, 지금 생각하면 술이라도 좀 살 걸 그랬어요 ㅠㅠ 많이 후회가 됩니다. 사실 한국에서 올 때 아무 것도 안 산 것도 후회돼요. 술 샀으면 파티 때 Korean Alcohol 이러면서 재밌게 마시는 건데ㅠㅠ 여기선 어차피 소주 정도일 텐데 구하기가 힘들고 많이 비쌉니다. 프랑스엔 막걸리도 있었는데 여기에선 아직 못 봤어요.






아끼기!!!


ㅠㅠ 공항의 공식적인 한국어도 broken 한국어라니 한국어 위상... 아아 슬프다







 제가 면세점 쇼핑을 안 하고 뭘 했냐면, 블로그에 올릴 글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8월 8일 일기가 반타 공항에서 쓴 거에요!! 우왕ㅋ굳ㅋ!! 그 때만 해도 열흘밖에 안 차이났는데 이젠 3주가 차이나는군요!! 나 정말 장하다... 진짜...






 그 와중에 창 밖으로는 아이슬란드 에어 비행기가 보이는군요. 우왕...첨 봄...





 진짜 가는구나 ...






 사실 정말 이 '진짜 가는구나'라는 느낌을 몇 번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매 번 달라요. 정말, 처음 '진짜 가는구나' 때 받았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과... 그냥 간다는 것 자체로 설레는 나라라니ㅠㅠ 아아 아니 간다는 것 자체로 설레는 나의 감성이 대단한건가 ㅠㅠ








 탑승 시작...! 아아 떨린다 아아 진짜 가는구나...





 기내 사진입니다.





 


 사실 아이슬란드가 정말 관광에 신경을 많이 쓰는 나라구나! 느낀 게 비행기부터에요. 무슨 기내 안전방송부터 아이슬란드 관광 홍보방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싶었어요 ㅋㅋㅋㅋ 



  기내 안전수칙과 비상대피요령 동영상을 여행 동영상으로 만들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여행 장면들과 비상시 동작, 설명 등을 절묘하게 겹치게, 아름답게 편집해서 정말 이건 안전방송이 아니고 예술이구나... 감탄했습니다.





 제가 너무 생소한 거라 묘사가 이상한데, 백문이 불여일견. 봅시다.









 저도 이거 쓰면서 보고...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꼭 다시 가고 말리라 ㅠㅠ




















 그리고 곧, 드디어 제가 10일동안 머물렀던 헬싱키의 땅을 딛고,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아아 진짜 가는구나...




우왕ㅋ굳ㅋ









 



 가노라 핀란드야 다시 보자 헬싱키야 ㅠㅠ










 그리고 바로 시작된 아이슬란드어의 압박.







 사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 회화가 가능하고, 특히나 나이 지긋하신 버스 기사 아저씨들도 다 의사소통은 되기 때문에, 아이슬란드어를 모르더라도 전혀 아이슬란드 여행에 불편한 점이 없을 것 같지만...! 





 함정은 아이슬란드어에는 아이슬란드어에만 쓰이는 문자들이 많다는 거에요. 대표적인 게 Ð/ð, Þ/þ 인데, 이런 문자들은 키보드로 입력하기가 힘드니 ㅠㅠ 구글 맵 등으로 길을 찾을 때 굉장히 성가십니다. 으으으으....





 아이슬란드어 자체는 북게르만어파에 속하는데, 당연히 스웨덴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와 가까운 근연관게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보수적인 언어로 유명해요. 유럽 북서쪽에 고립되어 있어서 노르드어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했을 뿐 아니라, 외래어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들어오는 외래어는 마치 북한처럼(...) 아이슬란드어로 번역해서 들여오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러니 배워보실 분은 배워보시는 것도... 저는 핀란드어 하나로도 벅찹니다 ㅠㅠ














 레이캬비크 케플라비크 공항까지는 세 시간 삼십 분이 걸려요. 그래서 기내식은 없습니다. 대신 바게트나 햄버거를 시킬 수 있는데, 바게트도 그 딱딱한, 떨어트려서 맞으면 사람 죽는 바게뜨가 아니고 부드러운 빵이고, 그 안에 햄과 치즈가 들어있어서 햄버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콜라는 공짜에여 ^오^




 아무튼 점심을 매우 부실하게 떼운 저는 배가 조금씩 고파오는 걸 느껴서, 음식 책자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살인물가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1 ISK = 9 KRW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 것들은 사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은 바로 박살 ^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래요.






 여기서 안 먹고 버텨서 아이슬란드 상륙해봤자, 김밥천국이 있는게 아니잖아? 


어차피 똑같은 아이슬란드 물가잖아?











그렇습니다. 때로는 빠른 포기가 필요하죠.























 그러던 사이 어느새 비행기는 대서양 상공을 날아서...!




 

 케플라비크 공항에 착ㅋ륙ㅋ




 오오 여기가 아이슬란드인가 ...?



 아직 실감이 안 납니다 ㅠㅠ



















 아이슬란드 자비의 상징, 입국 면세점!!





 그러나 숙소 아저씨와의 약속 시간에 이미 늦은 것 같은 저는 마음이 급하여 입국 면세점따윈 둘러보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뼈아픈 실수가 여기에ㅠㅠ 











 일단 돈이 없으니 환전소에서 아이슬란드 크로나로 환전. No Commision이라고 써놓긴 했는데... 아이슬란드 돈은 예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유로가 더 예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족을 붙인다면 환전소 여성 사무원은 제가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만난 최초의 불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허허








요렇게 생겼습니다. 신기한 게 5000크로나만 액면 부분이 디지털로 되어 있어요 ㅋㅋㅋ 이거만 판을 최근에 갈았나.














 케플라비크 공항은 레이캬비크에서 굉장히 멀기 때문에, 버스를 타야 합니다. 굉장히 멀어요. 절대 걸을 생각 하지 마세여... 죽습니다. 




 



오른쪽에 flybus 부스가 보이시죠? 저는 당연히 저걸 산다고 생각했는데, 당황해서인지 Gray Line걸 샀습니다. Gray Line꺼 사는 지도 몰랐어요. 그냥 BUS TICKETS만 보고 갔지. 이런 듣도보도 못한 버스 회사 여기서 첨 봤는데 ㅠㅠㅠㅠㅠㅠ 
































 덕분에... 저는 곧 장대한 삽질을 하게 됩니다. 















;;;;






















 그리고 공항을 나가자 마자 저를 반기는 것은... 






 추위와 비 ^_^;;






 으으 춥다 춥다... 하며 헬싱키에서 샀던 점퍼를 꺼내 입습니다.










 그리고 마구 표지판을 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다가, flybus를 타려고 했는데 옆으로 가라는거에요. 당연하지 Gray Line 표를 끊었으니까. 그래서 옆으로 가서 버스를 탔습니다.



 아아 내리자마자 비로 맞아주는 꿈의 땅 아이슬란드.... 기대했던 그대로다 ^_^;;





 버스는 곧 출발하고, 이 버스는 공짜 와이파이가 됐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이때 아이슬란드에 왔다는 게 너무 설레서 페북에 막 사진을 도배를 했었던 게 기억나네요.



 이렇게 황량한 초원이 펼쳐지다가...






으으 흐려져서 잘 안 보이지만 화산지형!!! 



정말 황량한 검은색 화산토 평원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고, 멀리 산이 서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정말 장관인데 제 폰으론 답이 없네요 으아아아아











 솟아오른 화산토와 이끼가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는데, 정말 황량함 그자체 ㅠㅠ






황량함 덕후가 된 저의 모습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저의 감정과잉에 공감이 안 되신다면 제가 몇일 후에 화산지형 하이킹 혼자 한 사진들을 올리겠습니다 ㅠㅠㅠ



그건 그래도 서서 찍은 거니까 이거보단 낫겠죠...ㅠㅠ
















 그러다가 슬슬 레이캬비크에 도착할 때가 되니, 구름 사이로 조금씩 푸른 하늘이 보이네요. 











구름 사이로 조금씩 비치는 푸른 하늘, 



그 사이로 정말 신비롭고 따사하게 비치는 햇빛,



그 햇빛이 비치는 황량한 이끼덮힌 화산재 평원, 



그리고 원경으로 물러서 있는 사화산들...


















어릴 때부터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항상 눈이 가고 생각만 해도 설레던


























남자의 로망 아이슬란드...!



그 아이슬란드에 내가 진짜 왔구나...!




감격에 젖어 마음 속으로 꺼이꺼이 눈물을 흘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나 버스 예약부터 첫단추를 잘못 꿴 나는 과연 얼음과 화산과 비와 황량함의 땅 아이슬란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꼐속











 8월 14일 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이슬란드에 가기로 결심한 저는 14일 아침 항공권을 예매합니다. 








 그리고 그 파란만장한 예매의 과정에 자그마치 두 시간이 소요되게 되는데...












일단 스카이스캐너(http://skyscanner.com)를 켰습니다.









그리고 평소 하던대로, 헬싱키->레이캬비크 왕복 항공권 날짜를 정하고, 구매를 누르고,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로 연결되어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핀란드어라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결제




















아니? 안 되잖아?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느꼈지...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망한 게 갑자기 소치 올림픽 사륜기가 떠오르더군여 ㅠㅠ 







 진짜 웃긴게 결제 가능한 카드에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없습니다. 되는 것은 노르데아, 단스케 뱅크 카드 등등... 그러니까 핀란드에 카드 있는 사람만 사라 이건가 봅니다. 아아 존나 빡쳐 이게 말이 되냐고...





 그래서 그 다음으로 싼 회사를 시도해봅니다.











OK. You're booking my flight.


























!?!?!?!?!?!?!?!?





 한 것도 없는데 표가 다 매진이라고 480유로가 오릅니다.


그치만 검색하면 계속 300유로 후반대 표가 뜹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핀란드인을 위한 할인 항공권을 팔고 있어서, 외국인은 사지 못하게 한 것 같습니다.


 존나 이거 한-EU FTA 위반 아닌가...................ㅠㅠ












 갑자기 소년기 이후로 잠들어있던 심장이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면서... 이 싸움은 절대 지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절대 돈을 더 주고 외국인용 항공권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느니 차라리 아이슬란드를 안 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일단, 정말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일류가 되기 위해 웃고 시작합시다. ^___________________^

















 그리고 사이트 하나를 또 시도합니다.










오 마스터카드!!


























...에라이













고만해, 미친놈들아!










 













 ...너무 빡쳐서 웃음을 잃을 뻔 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일류가 되기 위해 웃읍시다. 그리고 차분히, 차분히 항공편을 재검색합니다.






 오케이, travelstart 너로 정했다.






















 핀란드어 사용 + 핀란드 전화번호, 이 정도라면 아무도 제가 한국인인 지 모를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잘 했는데...








이것도 결제가 안 됐어요.




아니 똑같은 마스터카든데 왜 안받아, 왜.





















... 너무 빡쳐서 국가 설정을 한국으로 바꿔서 검색해 봅니다.
















!?!?!?!?!?!?


트립스타 384유로 ...?







그럼 난 지금까지 헛고생한건가 ...?












오오 갓-립스타 ...




TRIPSTA SWAG!!!


































는 개뿔








하....................



하.....................................................



하..........................................................................







답답한 상황에 한숨만 늘어납니다.


























 그리고 미친놈들이 왜 결제 안하냐고 메일옵니다. 나도 결제하고 싶다고... 제발 삼성-마스터카드 좀 받아달라고... 제발....















그러다가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여러 난관이 있었습니다. 1. 한국어나 영어를 사용할 경우, 상품 선택부터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2. 핀란드어를 사용하더라도 결제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핀란드어를 사용하여 한국 카드 결제가 가능한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구매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가능한 곳은? 어쨌든 다국어 사이트인 트립스타! 

















트립스타 핀란드어 버젼을 시도해봅니다.

















 일단 뜨는 건 무리없이 뜹니다. 397.9유로네요. 약간 비싸긴 한데...





























씁, 어쩔 수 없지








아니 저 가격에라도 내 카드 받아주기만 하면 감지덕지지 뭘...




















두근두근....




















두근두근.........






























성공!!!!!!!!!!!!!




하... 감격의 성공입니다 진심 ㅠㅠㅠ 이거에 두시간 반을 날렸는데, 성공했을 때 소리질렀습니다. 어허허허허헣헣 돈쓰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진짜 이때는 금메달리스트 된 기분이었음 ㅠㅠㅠ














 그치만 이렇게 핀란드의 콘스탄티노플 3중성벽급 철통수비를 뚫고 산 항공권이다 보니 공항에서 여권검사에서 핀란드인이 아니면 쫓아낼까 괜히 걱정되기까지 했습니다. 진짜 비행기 한 번 타기 이렇게 힘들어서야 ㄷㄷㄷ











 그러니 우리 모두 해외여행 갈때는 한국 설정으로만 사려 하지 말고 현지 항공권을 체크합시다. ^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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