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토요일
오늘은 바로,
페라스의 생일 파티!!!!!
가 있는 날입니다. 선덕선덕.
그렇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국민이면서 아랍인이면서 부모님은 기독교인이면서 본인은 무신론자인 페라스의 생일파티날인 것입니다.
사실 페라스는 자기 생일이 9월 6일이라고 진작에 말했었는데, 그래서 저는 이곳 문화를 잘 모르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끙끙 앓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갓-라스님께서 저의 고민 따윈 우스워지도록 '9월 5일날 토요일이니까 생파하자!'고 선언해 주시는 바람에, 굉장히 기쁘고 즐겁게 생파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갓-라스 찬양해... 저도 다음부터 한국에서 걍 생파하자고 공지해야지 생각해봅니다...
아무튼 저희 튜터 그룹 첫 생파이기도 하고! 너무나 감격스러운 하루입니다 ^_^
...그래서 저는 저의 생일 선물인 프링글스를 삽니다.
사다가 계산대에서 오른 쪽을 보니 자일리톨들이 엄청 많네요. 여기서는 '크쉴리톨'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살미아키맛도있음... ㅇㅅㅍㄹㄷ...
프링글스가 선물이라 의아해하셨을텐데요, 워낙 제가 프링글스를 여기서 많이 먹어서 제 이미지가 그걸로 박힌 것도 있고(요즘은 많이 안 먹습니다^_^), 어차피 파티 할테니 과자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서, 프링글스를 총 여섯 통 샀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여기 프링글스는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고 용량은 훨씬 더 많습니다. 아마 1/3정도가 더 많을 거에요. 부들부들.
그래서 파티 예정 시각인 8시에 딱 맞춰 도착했...는데?
!?!?
설마 이런...?
부엌에선 페라스와, 페라스의 플랫메이트인 후아 둘이서만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뭐시껭이여... 하고 생각했는데, 보통 사람들이 파티 시작이 8시면 8시 30분이나 9시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저는 이 때까지는 한국에서 살던 습관이 그대로 남아서 시간에 딱딱 맞춰 가서 이런 험한 꼴을 보게 된 것입니다 ^_^;
페라스와 후아, 저, 그리고 먼저 도착한 중국 여학생 이렇게 넷이서 페라스가 요리한 저녁을 먹고 있자니, 사람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사이 사진이 많이 없네요 ^_^;; 아무튼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고, 중간에 역시 혈기왕성한 캐서린이 불을 끄고 클럽 조명을 놓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런데 사람들은 춤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디에 관심이 있었냐구요?
술게임...
대성당에서 술게임을 배워온 글렌이 개꿀잼 코리안 게임 있다고 술게임을 청했습니다. 비록 한 게임은 공동묘지 하나 뿐이었지만ㅋㅋㅋㅋ 이 게임 여기서 가르쳤다가 지금 몇 달 째 계속 하고 있습니다. ㅁㅊㄷ ㅁㅊㅇ... 스무 명 가까이 둥그렇게 둘러서서 공동묘지 하는 건... 새터에서도 스무 명이서 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러다가...
HAPPY BIRTHDAY, FERAS!!
준비된 하트 풍선이 날리고 페라스의 선물로 준비한 모자와 목도리를 페라스에게 씌워줍니다. 으아아아아 모두들 다들 행복해 보여서 너무 좋네요 ^_^
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은 거지.
간.지.포...포풍
캬 아랍미남 페라스 찬양해
모두들 즐겁게 사진을 찍습니다.
근데 제 사진은 어딨냐구요?
모르겠음... 아마 여기서 사진 더 찍고 놀 때 뒤에서 프랑스 친구와 얘기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갓-라스님이 준비하신 예거마이스터 마시면섴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드디어 제가 등장한 사진이 있네요.
첫 생파라 그런지 정말 좋았습니다 ㅠㅠ 훈훈
훈훈훈훈훈훈
이탈리아에서 온 알레산드로와 포르투갈에서 온 로드리고. 조만간 둘과 함께 콘서트장을 찾게 됩니다.
튜터계의 갓 베이코!
이로써 우리 튜터 그룹은 누구 한 명 뺴고 대체로 잘생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Q.E.D.
ㅋㅋㅋㅋㅋ 아마 이 때, 제 오른쪽(사진상 왼쪽)에 앉은, 독일에서 온 마크가 매운 프링글스를 먹고 왜 이런 걸 먹냐고 불평불만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진심 프링글스 매운 것 맵다길래 샀는데 1도 안 매워서 엄청 실망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아 매우 행복해 보이는 저입니다. 눈을 감았더니 뭔가 느끼는 것 같네요.
그리고 수많은 사진들.
사실 정말 사진이 다 말 해주는 날이라, 글을 굳이 쓸 게 없네요. 저희는 정말 재밌게 놀았고, 재밌게 얘기했으며, 이 생일 파티가 너무 재미있었기에 이 다음부터의 모든 생일파티는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 하는 어마어마한 부담을 안게 되었지만, 또 대체로 지금까지는 다들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고 있는 현재(10월 21일) 저는 노르웨이에 와 있어요. 다음 주에 프랑스에서 온 줄리안과 체코에서 온 카테리나의 합동 생파...!가 예정되어 있는데, 거기 참석하지 못해서 정말로 너무나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파티 중에 생파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주인공으로건, 손님으로건요. 기쁘고 축하할 만한 일이 있으니까요.
사실 후아가 마지막에 술에 꽤나 취해서 조금 문제가 되긴 했었지만 ^_^;; 대체로 모두들 즐기면서, 재미있게 끝난 생파였습니다. 으아아아아 그립다...
물론 저의 생파도 9월 말에 이미 치뤄젔으니 저는 더이상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_^ 망했는지 아닌지는... 기다려서 직접 확인하시길.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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