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30일 수요일 






 ...



 다음 날. 수업이고 뭐고 두 시에 일어났습니다. 제 방에 있던 탁자를 꺼내 놓은 모습과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단 한 병의 먹다 남은 보드카가 어제의 광란의 흔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군요. 속도 안 좋고 머리도 울렁거렸지만, 오늘은 튜터 그룹끼리 하는 신입생 오리엔티어링 행사가 있어요. 그래서 허겁지겁 씻고 갑니다.
















 네 사실 저는 좀 늦었습니다. 아무튼 이건 우리 그룹끼리 뭐 지정된 장소들을 돌아다니면서 하는 오리엔티어링... 그런 건데,












상태가 너무 안 좋음...










그냥 막 자고 싶고 피곤합니다. 여기 왜 온 거지 대체.



별로 안 친한 셋. 죄송합니다...





 다섯 명이서 나가서 뭐 하라는 거에요. 저한테도 나가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저는 피곤합니다 피곤해요.




안 돼. 피곤해. 안 할거야. 돌아가.






 네 다섯 명이서 사진 몇 개를 보고 급속히 이야기를 잇는 과제를 하고 있습니다.




잘 했겠죠? 잘 했을 겁니다. 우리 사랑하는 튜터 그룹... 잘 했을 거야...








 다음 장소는 어떤 천문대를 가야 한다는데, 트램을 타고 남쪽으로 향합니다. 저 위에 나온, 별로 안 친한 튜터...인 율리우스에게 물어봤더니, 카이보푸이스토(Kaivopuisto; 우물 공원)로 간다고 해요. 헬싱키 남부에 있는 공원인데, 주변에 외국 대사관 등등이 많은 굉장히 럭셔리 한 동네라는 것은 들었습니다. 우와 뭔가 그래도 자연을 보니까 머리도 살짝 상큼해지고 씐나는 느낌이 나네요.



그래도 다리가 휘청거리는 건 어쩔 수 없다.






니콜라는




뭐가 이리



신이 났던 걸까요.




어찌 되었던 공원이 굉장히 넓고 좋네요. 헬싱키엔 이런 공원들이 정말 많아서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긴 굉장히 조용하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응 알았어 갈게.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우르사(Ursa) 천문대. 1926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천문대에 올라가니




이게 도심에 있는 공원인가...







녹지는 너무나 아름답고,






멀리는 바다가 보이네요.




바다가 너무 예뻐서 뜬금포로 뛰어가서 좀 더 가까이에서 찍었습니다. 저런 섬에 집 갖고 있으면 참 좋곘다...




하늘도 더없이 아름답구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희가 찾아야 하는 천문대가 이 곳이 아니었던 겁니다. 천문대가 한 군데 더 있다네요. 무슨 공원에 있는 천문대가 둘이나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천문대 안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렇게 닫혀 있는 곳이 아니라고.





 지도를 보니 맞았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온 카이보푸이스토 말고, 태흐티토르넨부오렌 푸이스토(Tähtitorninvuoren puisto), 그러니까 한국어로는 '천문대 공원(...)'인 공원이 근처에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저희는 저 공원을 지나쳐 왔어요... 으아 율리우스 왜 우리를 여기로 데려왔느냐 부들부들. 


 뭐 그래도 경치가 좋았었으니 됐습니다. 여러분 카이보푸이스토 꼭 가세요, 두 번 가세요. 제가 가 보진 않았지만 카페 우르술라(Ursula)라는 굉장히 좋은 카페가 있대요.






오오 뭔가 좀 큰 건물 등장. 이래야 천문대답지..!?




진행하는 사람들도 보이구요.




들어갑시다.





오오 뭔가 좀 천문대같...!?긴 한데,


저는 수업에 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ㅠㅠ 어휴 슬퍼라





오늘도 나중에 시험 어차피 망칠 핀란드어 수업을 들으러 열심히 트램을 뻘래뻘래 타고 학교로 돌아갑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유니카페에서 밥 고기 마카로니를 왕창 쓸어담아 후다닥 먹고 수업에를 갑니다.






근데 걸어다닐때도 상태 안 좋은데 수업 가서도 당연히 상태 안 좋아서 거의 비몽사몽으로 수업에 임함;;






그런데도 집에 돌아오니 또 배가 너무 고프니 삼겹살이나 먹읍시다.





도대체가 건설적인 일들은 다 하기 싫고 즉각적인 결핍에만 반응하는 나란 인간은 정말 어떤 인간인가 ;;





본능에는 참 충실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먹고 자고 마시는 본능...






솔직히 김치버터삼겹살 먹고있으면 내가 있는 곳이 헬싱키인지 한국인지 모르겠습니다. ㅇㄱㄹㅇ...

















그러나 이 때까지만 해도 생일 파티 후유증을 겪었을 뿐이지, 남들한테 쪽팔릴 정도로 대놓고 노답 행동은 안 하던 제가, 

















곧 정말 술자리에서 우려먹을만한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는데...

















(아 근데 생각해보니 저거보다 멍청한 일들도 교환 끝날때까지 계속 겪겠구나ㅠㅠ)



















아무튼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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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9일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라면+계란+치즈를 해 먹고, 한국어 도우미를 갔다오고 한국전근대사 수업을 듣고...








두시 반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준비를 해야죠.

















바로 오늘은 제 생일 파티 겸 추석 파티를 하는 날이니까요 ^____^;;





제 생일은 9월 28일, 추석은 9월 27일이었지만, 뭐 그런 것은 딱히 중요한 게 아니고, 어찌 됐든 파티를 열심히 합시다.





마트에 가서,




마늘과 애호박을 열심히 고릅니다. 오늘은 생일+추석 파티이니 음식은 최대한 한국의 추석 음식으로 준비해 봅시다!









짜잔






애호박, 대파, 양파, 마늘, 햄, 계란, 감자, 간 고기,


그리고 맥주!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 어마어마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게 뭘까요?




















 그게 뭘까요?















저는 태어나서 전을 한 번도 부쳐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템이 있으면 뭐합니까. 스킬을 안 찍어서 못 쓰는데 ㅠㅠ







 자취를 오래 하긴 했지만 거의 오뚜기밥이 주식이었던 저에게, 그리고 계란 후라이나 김, 종갓집 김치 등 몇 개의 간단한 반찬으로만 몇 년을 돌려막으며 살아 온 저에게 전이라니요...








 게다가 저희 집에서 요즘 명절도 안 쇠는 편이고, 전 부칠 때도 많이 하면 남는다고 큰집에서만 아주 조금 부칠 정도라, 평소에 딱히 전을 부칠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추석에 한국이라고 전을 부치려고 큰 소리 뻥 뻥 치고 재료 사 오긴 했으니, 뭐 어찌 되었든 해결을 하긴 해야 하구요...








 그래도 전 부치기라는 게 어마어마한 전문성을 요하는 건 아닐테니, 네이버 블로그 글들을 최대한 열심히 보면서 전을 부쳐 봅시다.





일단 감자전부터. 감자 껍질을 열심히, 정말 열심히 벗겨 내고...





 강판에 감자를 열심히 갈아서 감자를 오체분시합니다.





 오 뭔가 되어가는 느낌인데?





그리고 체에 걸러서 즙들은 따라 내 주고,





내린 것들 중 녹말은 따로 갖다가 쓰기로 하고, 지금까지 잘 다진 감자를 전으로 만들어 보려 하는데...!


















...






fail




프라이팬에 다 눌러붙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건져낸 것은 얼마 되지도 않는 거의 다 타버린 조각들...











근데 점점 파티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7시 30분 정도부터 와도 된다고 했는데, 저 감자전을 파.괘.해 버린 것은 7시 경. 더 이상 남은 시간이 없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애호박이랑 햄 같은 경우는 빨리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열심히 감자를 채썰고 강판에 갈고, 애호박을 썰고 하면서 준비를 해 보려고 발버둥치긴 하지만,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오기로 한 사람들 중 가장 빠르게, 한국인 여학생들이 도착합니다. 그리고...









고민 해결






 가장 빨리 오셔서 적당히 채썬감자와 간 감자를 섞고,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팬에 올림으로써 감자전 조리의 문제를 한큐에 해결해 버리는 갇-현지니뮤. 전 부쳐본 적도 없으시다는데... 








민수님은 애호박도 잘 자릅니다.








 뭔가 저의 요리 책임을 다 떠넘기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것은 기분탓입니다. 아니 제발 기분탓이라고 믿어줘...









크고 아름다운 햄. 저는... 또 감자를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니 고개를 정말 과도하게 앞으로 많이 숙이는군요. 근데 고쳐야지 고쳐야지 해도 안 고쳐짐ㅠㅠ






추석 파티를 주최한 왕위팅과 그의 친구 홍콩 출신 요랜(Yoland). 중화권의 여학생들도... 오자마자 가차없이 요리에 징발됩니다.








뭔가 돌아다니는 유머 중 '요리 하는 법' 같은 게 생각나네요.


"엄마 이거 어떻게 해?" -> "어떻게 어떻게" -> "이건 어떻게 해?" -> "어이구 이놈아 나와 봐라" -> "짜잔 완성"







여러분 저 정도는 아닙니다. 저도 열심히 했어요. ㅠㅠ.







이무튼 고기전에 들어갈 파 등 채소들을 찢고 자르는 모습입니다.  ;;;






그 와중에 착착 완성되어 식탁으로 오는 애호박전과 감자전. 감자전 비쥬얼이 좀 그렇지만 뭐 어쩌겠어요.






 고기전은 좀 망했습니다. 밀가루와 계란을 충분히 팍팍 넣어야 했던 것 같은데, 경험의 미비로 그러지 못했어요. 그래서 사실상 '전'이 아니라, 간 고기와 잘게 자른 야채를 구워서 뿌려 놓은 듯한 음식이 되긴 했는데, 그래서 그냥 숟가락으로 퍼먹었어요...





 마지막으로 나온 햄전. 햄전이 제일 싸고 만들기도 가장 편했습니다 ㅋㅋㅋ 이 이후로 햄전 생각나서 혼자서도 전으로 많이 부쳐먹었습니다. 별로 건강한 습관은 아니겠습니다만.
















 여학생들이 음식 만드는 것에 프리라이딩하느라...가 아니라 파티 준비하느라... (엄격, 근엄, 진지) 너무 노오오오오오력을 해서 청소도 하고 하느라 땀도 많이 났는데 씻지도 못하고 뭐 그런 상태로 들어오는 다른 사람들을 맞았습니다. 그치만 보시다시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왔어요! 허헣






 무엇보다 같은 튜터 그룹 친구들은 도무스에서 같이 생일 파티 하고도 또 와 줘서 넘나 넘나 감동인 것! ㅠㅠ









가득 찼습니다. 가득 찼어요.





넘나 기분 좋아 보이는 저.




그리고 그렇게 음식을 먹고 펩시...가 아니라 술을 마시죠.




 콜롬비아에서 온 항상 긍정적이고 유쾌한, 저의 부정적 논증을 들을 때마다 한없는 긍정성으로 응답하는 비비아나가 한없이 긍정적인 미소를 보여주고 있고, 인혜는 쑥스러워하고 있고, 민수는 햄전을 음미하고 있군요. 햄 저거 엄청 싼 건데 고급진 사람이 드니까 고급져 보임.




Kippis!






표정 관리 안 되는 거 보소...






 교환학생 때 가장 즐거웠던 것들이, 굳이 생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 집에 모여서 같이 노는 하우스 파티? 문화였습니다. 뭐 사실 펍 같은 곳이 너무 비싸서 이런 것도 있긴 하지만, 집에서 충분히 저렴하고 재밌게, 요리도 해서 즐길 수 있는데 왜 굳이 맨날 술집에 가서 바가지 돈을 내면서 안주를 사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많이 들었습니다. 



 뭐 아직 이성을 집에 데려가면 삐딱하게 보는 문화적 이유도 있을 테고, 학교/직장은 서울에 있지만 집은 서울과 경기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는 과밀화에 의한 지리적 이유도 있을 법 하네요. 그치만 주말에라면 집에 모여서 이렇게 노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제가 친구가 많이 없어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논 기억은 남자애들끼리 술 엄청 먹을 때밖에 없어서... ^_^;;







그래서 여기에서라도 많이 먹고 많이 마십니다.





뭔가를 생각하는 캐서린.





드립을 쳤더니 코를 잡아당김. 뒤에서 아담이 뭐하는 짓이지 하고 쳐다보고 가네요.





























근데 엥!?





엥!?








전 사실 이런 서프라이즈 생각도 안 했는데... 그리고 제 플랫에서 하는 거라서 제가 계획 안 했으니 딱히 계획도 다들 안 했으리라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 벅차오르는 감동이었습니다 ㅠ_ㅠ









 정말 지금 봐도 교환학생 때 행복하게 살았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 게 이 생일파티 사진들인 것 같아요 ㅋㅋㅋ 삶이 우울할 때마다 교환학생 때,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때들의 기억을 떠올리며, 비록 우울하고 슬프더라도, 아직 내 남은 삶에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행복할 일이 더 많이 남았으리라고 짐작하며 꾸역꾸역 살아갑니다.










생일 (롤) 케이크.





민수가 생일 선물로 준 앱솔루트 보드카. 어제도 보드카를 선물로 받았는데 나의 이미지는 그냥 보드카인건가... ^_^;


이 때부터 술을 줄였으면 지금 술 마실 때마다 술병이 도지는 일은 없었을 텐데...






기분이 너무 좋아 보입니다. 나 만취였니?






부어라. 마셔라.





응 음식도 계속 먹을거야.



병 돌리기로 진입. 진실을 없애고 벌칙만 해서, 저 때 아마 티엔이 걸렸던 듯 합니다?





안 걸려서 빵-긋. 네 사죄합니다.. 제가 남자들끼리 뽀뽀를 시켰었습니다... 미안해 안드레이...



사실 이건 제가 이 전에 계-속 생일자란 이유만으로 벌칙 뽀뽀를 볼에 당해서 그런겁니다. 폭력은 전염됩니다. ㅠㅠ.






너무 격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구석의 삼인방.







여전히 병을 돌리고 있는 상황인데, 네 명이 각각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게 인상적인 사진.









다 비켜! 저 술은 내 꺼야!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제 플랫은 너무나 아쉽게도 중심지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콘툴라에 있기 때문에, 막차가 끊기니까 사람들은 집에 가야 합니다. 







 한 시 쯤에 마지막으로 생일+추석파티가 파하고, 살아남은 우리 플랫 사람들만 술을 더 먹다가...










ㅋㅋㅋ.








분명히 청소를 하다가 남은 술이 있어서, 가위바위보로 진 사람이 마시기 시작한 건데,








어느 새 보드카 한 병을 거의 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버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마는 그.















루카스........









세상의 무게를 다 짊어진 듯한 그의 고개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당시 그의 심경은, 




































원작: 붓싼문학 타피오카편




딱 이 만화의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유투브 동영상 같은 걸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정말 러시아 사람들은 무섭습니다. 항상 막 이상한 목숨 건 도전 같은 거 러시아 사람들이 하잖아요. 똘끼가 대단합니다. 루카스의 방에 살짝 들어가서 루카스가 뻗어 자고 있는 걸 알고는, 보드카도 못 마시는 겁쟁이라며 이제 루카스(Lukas)가 아니라 루카푸시(Lukapussy)라고 불러야한다고... 그리고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흠좀무.


(오해를 막기 위해 첨언하면, 이 때의 pussy는 저도 예전에 들은 적이 있듯이, '여자같이 나약한 청년'의 용례이죠. 직접적 비속어는 아니지만 성차별적 단어일 수 는 있겠습니다. 근데 여자들도 막 써서...)







출처:먼나라 이웃나라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이니?







근데 우린 다 취해서 딱히 자제력을 발휘할 상황이 아니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기에 ㅋㅋㅋㅋ안드레이는 일사천리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방에 잠입해서,





이마에 흔적을 남겨줍니다.




근데,





정말 잘 잔다... 인정.













완성.












체코의 루카스는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이지 이런 이상한 데에 집념을 기하는 불곰국의 위엄 ㄷㄷ


역시 유투브나 홈비디오 같은 거 보면 몸을 사리지 않고 목숨을 아끼지 않는 익스트림한 동영상들은 다 러시아 꺼던데 ;;


러시아의 위엄을 실감합니다. 마더 러시아!





이런 루카푸시 증서를 만들어서 냉장고에 떡하니 붙여 놓습니다. 이제 30일로 넘어갔으니 30일!









 그리고 만취한 혹시 기억을 잃을까봐 저는 내일의 저에게 남기는 영상편지...즉 꽐라의 횡설수설을 바실리의 휴대폰에 남기고... 그리고 아무도 내 얼굴에 매직으로 낙서를 하지 못하게 문을 잘 닫고, 잠이 들었습니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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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8일 월요일






 어제 밤에 추석을 아시아 학생들끼리 같이 쇠고 일본인 신야네 집에서 자고 일어난 저는, 어마어마한 오한과 두통과 콧물의 직격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비틀비틀 일어나 밖으로 향했습니다. 단지 배가 고픈데 집은 너무 멀다는 사실이 저를 유니카페로 이끌었네요.



오늘 월요일인데 수업이 없었던가?



 기억 안 나니까 그냥 밥이나 먹읍시다.


 아마 낮 수업이 있었을 거에요. 그치만 진짜 너무 쥬글 것 같은 상황이니 째는 걸 어쩔 수 없이 좀 용인토록 합시다. 사람이 살고 봐야지 어쩌겠습니까ㅠㅠ



 그치만 집 가는 길에 아시안 수퍼마켓에 들러 음식 재료들을 좀 사기로 합니다. 





왜냐면 내일 또! 또! 생일파티를 하기로 했으니까요.





 뭐, 정확히 말하면 생일+추석 파티인데... 아무튼 저번 생일 파티 포스트 제목이 제1차 생일 파티였으니, 2차가 있는 건 당연합니다. 좋은 건 세 번은 아니더라도 두 번은 해야 해요.



김을 몇 개 사고,



여기서 몇 봉지를 먹었던 지 모를 종갓집 맛김치도 삽시다.






네, 이거 할 생각으로 샀습니다.






동방마트에 오늘따라 품목이 없어 보여서, VII VOAN에 왔습니다.






라면도 좀 사고,




빼빼로...가 반가웠지만 이번엔 참았습니다.






엥!? 이거 완전 한국 고추가루 아니냐?


근데 사진만 찍고 정작 안 사서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__^;







그래서 산 것들을 들쳐 메고 아픈 몸을 질질 끌며 기숙사에 돌아왔더니 마침 동생의 택배가 도착해 있네요.



저번에 세관에 가서 신고했던 그 택배들입니다.



저 상자가 조올-라 커 보여서 뭔가 들어있나 했더니 전혀 아님... 텅텅 비어 있음. 고국의 공기를 실어주려는 동생의 센스에 엄지를 한껏 치켜듭니다.







정말 지금 봐도 그리운 그 공간, HOAS.




저같은 막장 학생 말고는 다들 수업을 들으러 간 것 같으니, 일단 택배를 깠습니다. 그리고...










짠.





FIRE CHICKEN NOODLE






 허허허허 한국인의 종특이라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 뿐더러 건강에도 안 좋은 매움-부심을 부리기 위해서, 특별히 고국에서 날아온 불닭볶음면 두 세트가 이렇게 와 있으니 너무나도 기분이 좋습니다.









불닭볶음면에, 신라면에, 김치에, 고추장에, 떡볶이에,


엥!? 이거 완전 외국인 고문도구 아니냐?




























내일 일의 스포지만,


현실은 이랬습니다 ^__^;;


아무튼 불닭볶음면 등등은 다음으로 미뤄놓읍시다.


아 근데 왜 전 부치는이라 안 쓰고 전을 요리하는이라고... 

외국인이 한국어 쓰는 것 같네요. 국어능력퇴화보소 ㄷㄷ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흘렀고, 몸 상태는 메롱이었지만 오후 6시 수업도 안 간다는 건 뭔가 기분이 영 쌔해서, 핀란드어 수업을 갔습니다.










    


그랬더니 보드카가!






수업 때 맨날 옆자리에 앉는 갓-미셸님이 생일인 걸 기억하고 보드카를 주셨습니다ㅠㅠㅠㅠ







핀어 수업에 간 보람이 새삼 느껴져서 행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로 미셸님은 착했슴다. 전 내일 저걸 벌컥벌컥...













 떨어지지 않은 감기를, 핀란드인들도 어이없어할, 살미아끼와 맥주로 다스리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기 걸려서 수업 다 쨌지만 유일하게 간 수업에서 보드카를 받은, 뭔가 부조리극다운 저의 생일이었던 오늘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내일의 즐거운 생파로...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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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7일 일요일, 23:00 







그렇습니다. 사실, 9월 27일 오늘은,






추석







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뭐 사실 한인교회 같은 곳에서 추석 행사를 하기도 했는데 저는 투르쿠에 가야 된다고 해서 안 갔죠. 미리 예매를 다 해 놓은 상태라 ...




 그런데 이 페이스북 글을 보고 여긴 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좋아요 갯수 보소 ㅎㄷㄷ



 대만에서 온, 저번에 한국인 여자애 생일 파티에서 본 왕위팅이라는 친구인데 추석이라고 '문 케이크'를 많이 만들어놨다고 와서 먹으랍니다. 아마 문 케이크는 월병이겠죠? 사실 당연히 투르쿠 가니까 못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늦은 밤까지 같이 놀 거라고 해서 헬싱키에 도착해서 연락하니까 오라고 합니다.

 해외에 와서 추석을 못 챙긴 게 엄청 아쉬웠는데, 동양인 학생들끼리 추석을 같이 쇨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어찌 가지 않겠는가... 갑시다 가요.



근데 헬싱키 역에 내리니까 이미 엄청 어둡다... 달을 찍은 것 같은데 태양처럼 빛나는군요.




 왕위팅의 집인 깜삐 근처의 HOAS에 도착했는데, 문을 안 열어줍니다. 페북으로 연락해도 답이 없다가, 한 5분쯤 뒤에 달 보러 해변 갈거라고. 그리고 진짜 5분을 기다리니 우르르.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에서 온 10명 좀 넘는 학생들이 우르르 내려왔습니다. 너무 분위기가 좋아 보여서 투르쿠에서 피곤에 절어 있다 온 저와 괜히 대비가 되어 보이던 ^__^;




 그리고 정신은 없지만 이야기를 하며 20분 정도 걸으니 바다가 나오네요. 사진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분명히 바다입니다. 도무스에서 조금만 걸으면 백사장이랑 바다가 있다는 게 부러웠어요. 





 정말 달은 휘영청하게 떠 있었습니다. 추석이란 게 실감이 났어요. 솔직히 한국은 하나도 안 그리웠지만 부모님과 동생은 그리웠습니다.












 그런데 동양인끼리 해변에 엄청 모여서 놀고 있으니까 - 그리고 성비가 여자가 많으니까 - 신기했는지 주변에서 술을 마시던 핀란드 남자들이 다가왔어요. 뭐 세계의 술들을 모으는 게 취민데, 그거 모아서 지금 마시고 있다고. 그래서 아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제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저한테 맥주 한 병을 턱 줍니다.









 

 





엥!?








그런데_그것이_실제로_일어났습니다.jpg








추석날 헬싱키 백사장에서 이런 걸 얻게 될 거라곤 저의 빈약한 상상력으론 도저히 상상도 못 했습니다... 






세상 참 좁고, 계속 살아온 보람이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침 생일도 됐겠다, 오늘도 생일 축하를 받으며 그닥 맛있진 않은 고향의 맛 맥주를 열심히 마셨습니다. ^__^;;










 그렇게 추석을 떠나보내고, 생일을 맞고, 하이트를 마시고, 다시 왕위팅네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참으로 먼 집에 갈 대중교통수단이 이미 바닥나서 별 수가 없는지라 ... ;; 아까 나온 사람들에다가 해변에서 만난 핀란드인까지 중국식 추석음식들을 열심히 먹으러, 또는 다른 이유 때문에..? 올라갑니다.

 


 월병. 저는 겉보기만 봤을 땐 좀 바삭바삭한 호떡이나 만두 같은 걸 생각했는데 의외로 텁텁해서 좀 우울했습니다. 그치만 정성들여 만들어준 음식을 공짜로 먹는데 불평불만을 너무 가져선 안 되겠죠. 제가 월병을 잘 못 먹어서 그런지 위팅갑이 피자도 갖다 줘서 그걸 먹었습니다 ^_^;






 반면에 이 뭔지 모르게 나온 국은 맛있었습니다. 야채 국이었는데, 되게 강렬한 허브향이 들어있어서 피로가 풀리는 느낌?_?








 그런데 그래도 첫차까지 버티는 느낌의 파티는 아니었고(술도 많이 안 먹고) 해서, 결국 두 시 쯤 파했습니다. 제가 왕위팅 근처 방에 사는 일본인인 신야네 방에서 자기로 한 건데요. 글렌내 방과는 다르게 따로 여분의 침대가 없어서, 그냥 땅바닥에서 옷 깔고+덮고 자기로 했습니다.







 사실 신야가 침대에 와서 자도 된다고 얘기했지만, 도저히 안심이 안 돼서....








 근데 이게 굉장한 실수였습니다.








 한국 방과는 다르게 핀란드는 바닥 난방이 안 되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 사실을 완전히 까먹고 그냥 잠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몸과 기관지에 느낌이 오는게... 






출처:이말년씨리즈



감기크리 ㅠㅠ








온몸이 으슬으슬하고, 머리도 멍하고, 목도 따갑고, 콧물도 나오려고 하는 이건 뭐 감기 종합선물셋트......







 이역만리에서 생일에 감기나 걸리고, 한심함의 끝판왕을 달리고 있는 저는 핀란드에서 계속 생존해낼 수 있을 것인가...


(근데 이미 다 생존해 와서 한 학기 학교 다니고 난 뒤인 지금 이러니까 참 얼척없긴 하네요 ㅋㅋㅋㅋ)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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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7일 일요일, 16:30






그렇게 쳐다보지 마.





응, 갈게, 간다고.






 저번 글에서 보셨다시피 열심히 당을 충전한 저희는, 투르코 중심의 아우라 강을 따라서 하류 쪽으로 걸어 내려가기로 합니다. 바로 그 곳에 투르쿠 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지금 보니 투르쿠 성이나 생활사 마을 박물관이나, 도심에서 엇비슷하게 멉니다. ^_^;;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는 저란 인간... 아니 우리라는 사람들... ㅠㅠ





그래도 뭔지 모를 조각상 앞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비는 조금씩 왔다 그쳤다 하지만, 아까처럼 가는 길이 너무 단조롭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었습니다.





비가 와서 더 적막해 진 투르쿠를 도보로 정ㅋ벅ㅋ.




그 와중에 페인팅을 할 수 있는 벽이 있는 소광장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강변 길과 그 옆 길을 따라 계속 걷다가...




엥!?


뭔가 간지나는 바닥이 눈에 보였습니다.




바닥에 풀잎처럼 오오...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네요. 그렇습니다. 투르쿠 해양 박물관에 도착한 것입니다 ^___^;;




근데 일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실내는 아니더라도 야외는 볼 수 있고, 볼 것도 많습니다.














전시된 배가 크고 아름답습니다.





군함 앞에서 경례를 해 보려 했는데 몸이 틀어졌습니다. 몸 균형도 못 맞추는 나란 인간...







재밌으라고 화내는 모습으로 찍으려고 했는데 표정연기도 영 못할 뿐더러 생각해 보니까 셀카니까 제가 뒤에서 주먹질하는 거 봤겠네요. 왜 했지?






그리고 투르쿠 성에 도착했습니다.



 투르쿠 성은 핀란드의 '유일한' 성입니다. 수오멘린나는 방어용 해상 요새이고, 정말 고전적 의미의 '성'은 이 곳 뿐입니다. 괜히 스웨덴 령 핀란드의 수도가 아니에요. 뭐 그렇다고 딱히 간지나는 건 아니지만 ^__^;;





    


사실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들의 예쁘고 아기자기한 성들이랑 비교하면 좀 소박한 것도 사실이지요.




근데 안으로 들어가니 그래도 성답게 위압되긴 합니다. 투박하게 위압감을 자아내는 게,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윈터펠이 생각나네요.


스타크 가문이나 핀란드나 둘 다 북부이기도 하고...







로드리고는 뭐 하는 걸까요.



글렌: *#@)!#@(_! 캐서린: 사진찍음?




캐서린: 찍자



글렌, 로드리고: 오 사진찍고 있었음?



...그 다음에는 셋 다 너무 질린 나머지 그래 이제 그만 좀 찍어라 제발... 하는 표정이네요.




성 안으로도 들어가 볼 수 있어요. 근데 저희는 안 들어갔습니다...ㅋㅋㅋㅋㅋ





왜냐면 시간도 너무 많이 되었고, 피곤하기도 했고, 입장료도 비싸서 ㅠ_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가 퀼래매키 생활사 마을 박물관에서 타고 온 버스표의 시간이 남아 있음ㅋㅋㅋㅋ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거절당한 투르쿠 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들어가 보시길!





사실 밖만 봐도 꽤 좋았기도 했으니까요. 밖을 바라보는 글렌 1세 전하의 모습...




쿡쿡... 어둠의 다크의 파워의 힘이 내 몸 안에서...!



요동친다...!)(@*#)!@*#!!!!!!!



는 쪽팔림





그래서 저도 사진을 찍기로 합니다.




독재자_천정은.jpg





좀 비슷합니까?



김정은 사진 하나를 보고 따라할걸... 너무 소극적인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추종자에게 은총을 나눠주는 독재자. ㅋ.





그리고 글렌과 로드리고는 이런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글렌의 저 표정은 참 항상...











 그래서 투르쿠 성 관람도 끝내고 도심으로 돌아온 저희는 그냥 뻗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디서?















버거킹에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투르쿠 맛집 버거킹. 여행 가서 점심과 저녁을 모두 해결한 어마어마한 맛집입니다. 여러번 꼭 가세요 두 번 가세요!






 그리고 다들 피곤에 절어, 글렌과 로드리고는 바로 쓰러졌고, 캐서린도 의자에 최대한 등을 기댄채 러시아의 SNS인 VK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기차는 아직 두 시간이 남은 상황. 다들 어제 술을 많이 마셨으니 이해는 하는데,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자꾸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두 시간이나 남았는데!




 그래서 한 것은,





키릴 문자 배우기



 키릴 문자 배워보고 싶다니까 진짜 친절하게 글자 다 써주고 열심히 가르쳐 줍니다. 오오 캐서린 이렇게 친절한 거 처음인데? 역시 민족주의는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발음은 러시아어 기준! 벨라루스어에서 쓰는 글자들이 몇 개 있는데 나중에 가르쳐준답니다.



 ... 그리고 당연히 그 나중은 오지 않았긴 했지만.



 사진은 당시에 못 찍어서 지금 찍은 겁니다.




열심히 글자를 따라 쓰면서 키릴 문자를 외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오 노오오오오오력 오오.



이번에 복학해서 저런 노력따위 하나도 안 하다가 학점의 철퇴를 맞고 인생이 타이타닉이 되어가고 있는데, 확실히 잘못했네요. 



이렇게 노오오오력을 했어야 했는데...





 결국 버거킹을 나오기 전까지는 대문자로는 어느 정도 단어를 쓸 수 있을 정도까지 가능해졌습니다. 나중에 상트페트르부르크 여행가서 요긴하게 쓰일 지식...이긴 한데, 러시아어 전공한 분들이 보시면 웃으실듯ㅋㅋㅋㅋㅋㅋ ^_^;;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K가 들어가는 걸 알고 놀람을 금치 못했던 흔적이 저기 남아 있네요.




 그리고 투르쿠 체류 9시간 중 2시간을 버거킹에서 소비한 정말 게을러터진 저희는, 생일맞이 여행을 마무리하고 헬싱키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러나 시간은 순순히 저에게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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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7일 일요일, 14:00




 그렇습니다. 우리는 뜬금 없이 투르쿠 시내에서 벗어나 있는, 마을 박물관인 퀼래매키(Kylämäki) 생활사 마을 박물관으로 뜬금없이 떠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구글 지도로 4km니까, 좀 힘들기만 할 뿐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출발했을 뿐이지요.



 투르쿠 시가지가 거의 끝나기 전에 있었던 크고 아름다지 못한... 건물. 



 도시의 끝을 굉장히 우악스럽게 알리고 있습니다.



 투르쿠 구경을 왔는데 투르쿠에서 뛰쳐나온 우리들.



 도시를 벗어난 것을 즐거워하고 있었는데...



 엥!? 이건 너무 국도 삘 아니냐? 하는 느낌이 드는 곳까지 나와 버렸습니다. 게다가 빗방울이 한둘씩 송송 떨어지기 시작...




돌아갈까? 말까? 





아몰랑 니네들이 알아서 해



 비슷한 사람끼리 놀러와시 비슷한 사람끼리 피곤하다고 귀찮아하고 버거킹가고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상대방의 결정을 기다리며 책임을 떠넘기는, (저를 포함하여) 매우 아름다운 국제적 문화 교류의 장면이었습니다. 국제-잉여-교류회 같은건가...



 그래서 제가, 그래도 절반 이상 왔는데 그냥 가는 게 낫지 않겠냐 했더니, 로드리고가 "그래 니 생일이라서 가는거니까 따라준다!" 이럽니다. 아니, 내가 가기로 한 게 아니고 저기 캐가 아가씨님이 가자고 하신 것인데 ㅠㅠ 억울하지만 그냥 부지런히 걸읍시다...






날씨가 어둑어둑해 진게 눈에 명백히 들어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국도변을 터덜터덜 걷습니다.



터덜터덜 걷는다고.



그냥 존나 걷는거야. 



 그렇게 스트레스가 점점 더 쌓여서 너무나 슬픈 마음이 사무쳐 오기 직전, 우리는 문명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것이 생활사 마을 박물관 바로 전인 것을 깨닫습니다.




이 곳이...!?





 뭔가 엽서에서만 본 핀란드 전원 마을 같은 느낌을 확 풍깁니다. 네.



평화-롭다...



 물론 발과 다리와 위장은 여전히 피로를 느끼고 있지만, 어느덧 보슬비가 완전히 그쳐 맑게 갠 하늘, 그 햇살을 받고 있는 전원 마을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아 그런데 어떤 건물이 있길래 뭐 하는 곳인가 싶어서 들어가봤는데, 



뭔가 영업을 안 하는 분위기(...)라 다시 나왔습니다.



 여기 사시는 분들인지, 투르쿠에서 오신 분들인지, 현지인들(보통 노인들)도 꽤 보였습니다.




 자연을 보며 입맛을 다시는 로드리고와 밝은 피부가 더 밝아진 글렌.



의미심장한 표정의 캐서린.




그것은 바로 이 그네샷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핀란드에 와서 줄곧 헬싱키에만 있어, 핀란드의 이런 깨끗하고 맑은 모습을 몰랐는데, 다행히 투르쿠 밖으로 나와서 참교육 받는 모습입니다.




 말 먹이를 줄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아이들이 말 먹이를 주고 있었습니다. 근데 분명히 근접샷 찍었는데 어따 뒀는지/누가 갖고 있는지 모르겠음 ㅡㅡ;; 덕분에 이 파트에 제 사진이 없네요 ^_


 이런 아름다운 자연에 내 얼굴이 비집고 들어오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하나...




 "생활사" 박물관 답게, 과거의 생활상이 보존되어 있는 집들도 많습니다. 빈 축사, 옛날에 쓰던 가정용 기계 등이 있는데, '박물관'처럼 전시되어 있다기보다는 정말 옛날 창고처럼 되어 있어요. 



 음... 그런데 그러고 보니 정말 사람 사는 곳이었던 건가. 




사진 좀 그만 찍어라.



나가기 전에 파노라마 한 번 보고 갑시다. 서울에 돌아와 있는, 글을 쓰는 지금에 보니 정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풍경입니다. 






근데 아까 비가 살짝 오다가 그쳤는데, 이젠 폭우가 무시무시하게 쏟아짐 ㅠㅠ






온 몸이 뜬금포로 정말 다 젖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자그마치 저 혼자 가져온 접는 작은 우산 하나에 넷이 딱 붙어서 들어가서 이십 분을 기다리는데, 엄청 불편하더라구요. 


 넷이서 어색하게 비 안 맞으려고 가방 앞으로 메고,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생각나는 온갖 농담들을 열심히, 열심히 해 봅니다.... 열심히...











 뭐 걸어가니 마니 할 것도 없이, 그렇게 얌전히 버스를 타고... 저희는 투르쿠 시내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저희가 간 곳은...!













사탕가게.



명제: 사람은 항상 당이 충전되어있어야 합니다.




 핀란드에서는 마트마다 이렇게 한국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듯한, 무게로 달아서 파는 사탕 판매 코너가 있습니다. 근데 여긴 아예 사탕 판매 전문! 사탕, 초콜릿, 젤리 등등... 인생의 참된 동반자들이 한데 모여 있습니다. ^_^;;


 핀란드인들이 전반적으로 좀 살이 찐 게 이런 것들을 너무 많이 먹어선가 싶기도 하고...





정말 아름답다





핀란드 토종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 먹을 돈이 없어서 저는 이걸 좋아합니다. ^_^;





그리고 견과류도! 저는 견과류와 젤리를 수북히 담았습니다.




투르쿠 시내에 돌아와 사탕을 모조리 쓸어담아 당을 충전한 저희는, 새로운 곳을 향한 여정에 나서는데...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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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7일 일요일




2015년 9월 27일일의 일을 2016년 6월 14일에 쓰고 있으니 참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 일이네요 ^_^;; 그치만 씁시다. 















 어제의 생일 파티에서 미친듯이 술을 마시고 취한 저는,






글렌내 방에서,




...내 상체를 버텨 준 건 팔할이 변기였다.




새벽에 일어나서 변기를 붙잡고 한 시간 동안 씨름했습니다 ^_^;;











뭔가 한국이었다면 익숙한 일이었겠지만 교환 와서 이러고 있다니 자괴감이 밀려오네요.











근데 진짜 술을 어마어마하게 먹었는지 결국 자다가 글렌 방에 위산... (더러운 장면 생략)











그런데... 엄청난 두통을 머리에 안고, 그래도, 










6시에 일어났을...리가 있나.








그치만 6시 30분엔 결국 일어납니다!!







투르쿠에 가야하니까!!!









 제가 먼저 일어나서 매트리스에 누워서 불평불만만 하다가, 그래도 자던 글렌을 졸라 밀어서 깨우고, 세수하고, time's up!!! 소리지르면서 밖에 나가자고 난리를 칩니다. 우와 핀란드 와서 잉여로만 산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귀국해서 잉여로 살고 있는 지금 이 때의 반 만큼이라도 똑바로 살면 소원이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__^;;;



  진짜 생일파티 다음날 새벽에 여행가자는 이 미친 아이디어, 어떤 답 없는 한국인이 낸 걸까요 ;; 그치만 역시 어제 열심히 놀다 온 글렌은 일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막 이불을 뺏다시피 해서 일으키고 씻깁니다.





 그런데 숙취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띵한 머리로 밍기적 밍기적 준비를 하다 보니, 어느 새 시간은 다가왔고, 우리는 약속한 것처럼 타임어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다 보니 좀 빨리 오긴 해서, 맥도날드에서 먹을 걸 시킵니다.



 맥도날드로 접근하는 글렌. 근데 정작 햄버거를 먹고 나니, 뭔가 시간이 빠듯해져서 빨리 걸어갑니다. 게다가 우리 둘과 같이 가기로 한 로드리고와 캐서린은 늦을 수도 있다고 겁을 주고 있고!!



 다행히 저희가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로드리고도 왔습니다. 문제는 캐서린이 아직 안 왔고, 기차는 곧 출발할 예정이라는 것...!



 으아 안 돼 타야하는데 왜 안 와!*)(!&)(*_*!@_*_!@





왔습니다.



 진짜 아슬아슬하게 1분 정도 차이로 도착했었어요. 캐서린이 헐레벌떡 뛰어와서는, 도대체 이 때 여행 가자는 아이디어 낸 미친놈이 누구냐길래, 저는 조용히 입을 다뭅니다.




 그 와중에, 배고프고 숙취 좀 깨자고 먹은 오렌지 주스 때문에, 위액을 다 게워낸 저의 위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덧 화기애애.



 헬싱키에서 벗어나니 진짜 핀란드가 있네요.



☆ DA REAL FINLAND ☆



 다시 올리면서 보는데 글렌 정말 잘 생김. 나만 그렇게 느끼나^_^;



 그리고 어느덧 투르쿠에 도착했는데, 로드리고의 표정이 더 이상 인상적일 수 없네요. 보시다시피 핀란드어론 투르쿠, 스웨덴어론 오오보(Åbo)입니다. 그래서 일단 밖에 나갔는데,



사람이 왜케 없지...


마치 유령도시에 온 듯한 이 기분.



사람이 없는 거리를 걷고,



걷고...



또 걸어서...



 엄청 걸으니 드디어 사람들이 보이네요. 흠흠.



왜 나를 그런 시선으로 봐. 



글렌: 응~ 사람 없어서 볼 사람 없어~



옆테보소 ㅗㅜㅑ


 근데 진짜 이날 사람 왜케 없었는 지는 미스테리. 투르쿠 인구 자체가 적어서 그런가봐요 허헣... 하기야 투르쿠는 비록 역사적으로 스웨덴령 핀란드의 수도였으며 현재 핀란드 제3의 도시이지만!!! 인구는 17만밖에 안 되니 한국의 보통 시 인구정도긴 하죠... 저희가 나라 인구 총 500만 핀란드에 너무 많은 사람을 기대했나 봅니다 ^_^;



 정처 없이 떠돌다가 발견한 벽화.



벽화 앞의 단체 샷. 근데 글렌은 표정이 왜 항상 저래?



 그리고 우리는 투르쿠 중심지를 지나는 지나는 아우라 강에 도달했습니다. 본 건 벽화 뿐인데 우리의 정처는 어디로 향하는 것인가... 참 포스트 쓰면서 다시 보는데도 대책이 없어 보이네요 어헣... 저만 대책이 없는 건지 알았는데 역시 저같은 사람과 술 꽐라되고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자는 사람들의 클라스도 저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인간은 욕망에 충실해야 합니다. 배가 고프니까 밥을 먹읍시다. 아무 관광도 안 하고 밥을 먹는 우리의 여행 역시 참 데단헤~! ^_^



 투르쿠의 시장 광장(Kauppatori). 처음엔 맛집을 찾으러 돌아다녀볼까 했는데, 다 비쌌던 관계로.



그래...버거킹이다.


ㅠㅠ



 얘들아 버거킹으로 가버렷!



 맛있었다...버거킹은...



 사실 예전에 인도 여행 다니고 할 때 레스토랑에서 먹는게 너무 습관돼서, 유럽 여행 때도 레스토랑에서 사먹고 막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어요. 여자친구랑 다니면서 분위기 내는 것도 아니고, 뭐 혼자 다니거나 친구랑 다니던 상황에서 버거킹조차 부담되는 가격인데, 좀 아껴서 싼 거 먹거나 해 먹는게 낫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부터는 여행을 다녀도 막 싸게싸게 해 먹었던 것 같아요. ^_^; 버거킹 먹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투르쿠 미술 박물관을 찾아갔는데,










일요일이라 닫았습니다.




거참, 완벽한 여행 계획이네...








 뭔가 숙취를 버티고 온 댓가가 버거킹과 닫은 박물관인가, 헛웃음이 막 나오네요 ㅋㅋㅋㅋ




그러던 와중에 더 뜬금포로 레닌 두상이 보였습니다.




이,노옴~~...레닌,,쉐,,리!! 이유는 없지만 부들부들 한 번 한 후, 무엇을 할 것인가? 하다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찍다 보니 이제는 식상한 표정의 글렌도 렌즈에 들어왔고,



예 뭐... 그렇습니다.



 뭐 어차피 여길 꼭 관광해야겠어!해서 온 것도 아니고, 같이 놀러 온 거에 의미를 둬야죠. 둬야죠... 피곤하지만 최대한 밝게 찍습니다. ^___^



 (닫힌) 박물관 옆의 공원. 여러 조각상들이 있고 그 조각상 따라 포즈 취하고 사진 찍었었는데, 왜 사진이 없지!? ㅠㅠㅠㅠ하ㅠㅠㅠㅠ 눈물나네요



 강 건너편에 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정처없이 걷습니다.



 근데 핀란드 강변이라 그런지 넘나 평화롭고 예쁜 것...



 이제 표정 너무 식상하다.



몰랐는데 다리가 굉장히 제 스타일입니다. 간결한 디자인과, 깔끔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색감. 완벽하네요.



 건너고 있는데 백조가 있네요. 우왕ㅋ굳ㅋ. 뭔가 핀란드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거라 그런지 더 반가웠습니다.



 사실 처음에 간 이유는, 이 현대사&현대미술 박물관 때문인데, 또 정작 가고 나니 흥미도 없고 돈도 없다며 가지 말잡니다.



좀 들어가지... 난 재밌어 보이는데... ㅠㅠ







그냥 여기는 무시하고 어쩌다 보니 거의 다 오게 되어 버린, 투르쿠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대성당으로 직행하기로 합니다.




대성당은, 멋졌습니다.



인구 17만의 한국 지방 소도시 규모에 사람도 너무 없어서, 뭐 멋져 봤자 얼마 멋지겠나-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날려 줬습니다.




성당 앞에 적절한 광장의 배치로 인해서 소박한 디자인임에도 멋이 더 나네요.




안으로 들어섭니다.





 북유럽 교회 건축들은 겉은 소박한데 나름의 멋이 있어서 좋고, 또 그렇게 소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안이 멋져서 들어가면 더 놀랍니다. 옛날에 지은 건축물들이 이렇게 마치 현대 북유럽같은 모던?하고 쿨?한 멋이 있는 걸 보면 신기해요. 감수성이 전해져 오는 것인가... 이러한 건물에서 영감을 얻는 것인가...





 감동을 받은 기념으로 점프샷을 찍었는데 다들 점프 준비 상태고 저 혼자만 뛰었습니다.ㅋㅋㅋㅋㅋ원숭이가 된 기분인데 이거 인종차별 아니야?_?


 근데 사실 이거 몇 번 찍었는데 망하고 건진거라서 다들 귀찮다고 가자고... 그렇습니다 여러분 저희 넷은 모두 어제 죽을 때까지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걸어다닌 것도 참 용하네요... ^_^;;;






 근데 캐서린이 대성당을 본 후 지도를 유심히 보더니, 무슨 생활사 마을 박물관을 가자고 합니다. 생활사 박물관인데, 정말 실제 마을에, 오픈된 마을에 박물관을 꾸려 놨다고 해서, 우리 모두 어머 여긴 꼭 가야해! 하고 그 방향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했지만,





 문제는 멉니다. 제길.



 그리고 우린 저 거리를 가는 도중 어떤 일이 있을 것인지, 이 때만 해도 알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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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 토요일




 오늘은 12월 26일. 신기하게도, 신기하게도! 딱 새벽 네 시 반에 눈이 뜨입니다. 어제 분명히 열두 시에 잤는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것은 바로 오늘, 오늘이 바로 안드레이가 떠나는 날이기 때문.











 저 우정 좀 쩌는 듯? ㅎㅎ;; ^_^;;


 진정한 우정은 하루에 열두 시간씩 쳐자는 만년 잠탱이도 새벽 네 시에 깨웁니다...



 달이 엄청 멋있어 보여서 찍었는데 역시 저의 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이게 달이여 뭐시여?





 어느덧 새벽 다섯 시를 넘어 일어난 안드레이는, 마지막으로 방을 싹 정리하고 홍차 한 잔을 마신 뒤 출발합니다. 호아스에 키를 반납하고 버스를 탄다고 해요. 안드레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라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갈 수가 있죠 ^__^;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떠납니다.




ㅠㅠ






 뭔가 처음엔 덩치도 크고 해서 조금 무서웠는데, 알아갈수록 진국이었던 안드레이. 마지막에 "이 플랫에서 만난 사람들 중 너를 만나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는 바람에 괜히 가슴이 더 아렸습니다. 




 ...아 물론 예의상 한 말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명목상 최소 공동 1위인 것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새벽에 일어난 것에 대한 극심한 후유증으로, 아침 열 시가 되지 잠에 다시 빠져들고... 낮이 되어서야 일어납니다.



 낮에 본 플랫 전경. 완전 황-량-하네요.








 황량...하다...








 안드레이 그의 빈 자리 ㅠㅠ 엉엉 저 자리에서 같이 화투를 쳤었다니 ㅠㅠㅠㅠ 그의 빈자리가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런데 냉장고를 열어 보니 안드레이가 놔둔 초콜릿이 있습니다. 안드레이한테 물어보니 잠깐 좌절... 넣어 두고 까먹었다고. 그치만 또 쿨하게 까먹으라고 얘기해주는 안드레이입니다. 안-타클로스 사랑행ㅠㅠ 













 그치만 결국 오늘도 할 게 없고, Boxing Day라고 수퍼들도 다 문을 닫은 상태. 먹을 것도 별로 없고, 결국 믿을 것은 또 집에 안 간 캐서린 뿐... ㅋㅋㅋㅋㅋㅋㅋ 잉여의 정석이란 이런 것인가 ㅠㅠ 캐서린이 파스타를 가져와서 그걸 끓이기로 합니다...



 맨날 밥과 고기 야채는 먹었어도 파스타는 집에서 거의 안 먹어 봤는데, 드디어 유럽 가난한 학생들의 정석인 파스타를 ㅠㅠㅠ 








 버터를 넣으니까 먹을만해 집니다. 여러분 버터 넣으세요 두 번 넣으세요.






 게다가 제 룸메인 티엔이 갑자기 연어회를 가져오는 바람에, 엄청 맛있게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와사비까지 준비해두는 어마어마한 센스를 보여 굉장히 놀라웠음ㅎ;ㅎ;... 왜 이제 다 떠날때가 되어서야 이렇게 적극적으로 하는거니 ㅠㅠ







 그리고 오늘의 영화는 겨울왕국. 삼 일 연속 영화보기 퍄퍄퍄...




 티엔의 외장 하드에 영화가 자그마치 700개나 들어있어서, 굉장히 수월하게 봤습니다. 판사님 저는 불법 다운로드하지 않았습니다. 보기만 했습니다.



 겨울왕국 정말 오랫만에 보는데도 꿀잼... 노래 하나하나 따라부르다가 정말 마지막 눈보라 속에서의 장면은 다시 눈시울을 적셨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안나쨔응 정말 거의 마지막 그 장면에서는 프폭도가 되고 싶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ㅠㅠ 겨울왕국2가 제작 중에 있다니 그것만 기다릴 뿐...







 그런데 그렇게 겨울왕국을 다 보고 나서 외장하드를 보는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ㅋㅋㅋㅋㅋㅋㅋㅋ처음에 뭐야 이거 하면서 눌렀는데 그냥 속옷 패션쇼인줄만 알았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알고보니 굉장히 버라이어티한 쇼더라구요... 몰랐습니다. 캐서린도 처음에 무슨 속옷 패션쇼 클립을 갖고 있냐고 웃었는데 보다보니 빠져듦... 아리아나 그란데가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르더라구요 ^___^;




 결국 캐서린이 집에 간 후, 콜라 마시고 싶다고 찡찡대는 저에게 티엔이 비행기에서 보고 신기해서 보관해 두었다고 150ml짜리 작은 콜라를 줬습니다. 저도 콜라를 먹고 싶긴 했지만 이게 너무 신기해서 ㅋㅋㅋ결국 못 먹고 잠에 들었습니다... 티엔이 돌아왔지만 안드레이도 떠나고, 캐서린도 마지막으로 본, 이 날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사흘 동안 집에서만 있었던 것에 대한 응보로 저는 내일 대-자연을 맞이하게 되는데...















꼐속








12월 25일, 금요일, 크리스마스!







 그렇습니다. 드디어 오늘이...



크리스마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아침은 극심한 피로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넹... 어제 이브 파티는 네 시에 파했고 저는 뭐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한 뒤에 휴대폰 좀 만지작거리다 여섯 시 쯤에 잠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눈을 뜨니 시간은 열두 시 삼십 분이고, 일본인 둘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넹. 배고프니 아침이나 먹읍시다.





 어느 새 저는 냄비밥도 잘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____^ 교환학생 하면서 가장 큰 소득은 아마 냄비밥이 아닌가 싶네요. 어헣어헣. 분명히 두 달 전 냄비밥 못 해서 캐서린 빡치게 한 거 생각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입니다. 보통 어르신들이 자취하면 요리나 집안일 많이 는다고 하는데 저는 1도 안 늘었건만 교환학생 생활 하면서 엄청 느네요... 전자렌지충 여러분들 교환 가세요 두 번 가세요...






 위에서 보셨다시피 뭔가를 했는데, 그건 곰국입니다. 친구가 한국에서 가져왔어요. 정말 오랫만에 마시는 곰국에 너무 행복했지만, 사진은 정말 이상하게 나왔군요. 다음에 해외여행 등등을 가면 꼭 DSLR 등등을 챙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정말이지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튼 냄비밥과 곰국을 먹고, 사과를 베어 물고 어느 정도 배가 찼는데, 그 와중에 세팅된 제 노트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또 너냐, 케빈...











 후... 씁쓸하니 잠시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쉽니다. 케빈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싫어 유럽까지 도망왔는데, 또 케빈이라니...




한숨밖에 안 나오는 모습입니다.



















정말 케빈의 마수에서 이토록 벗어나기가 힘들다니,










하늘은 어찌 나를 낳고 또 케빈을 낳았단 말인가...ㅠㅠ

추격왕 케빈 ㄷㄷ해;











 솔직히 어릴 때 나홀로 집에를 봤을 때는 케빈의 행동에 공감갔는데, 지금 영화를 다시 보며 도둑들을 몇 번은 죽였을 케빈의 만행을 보고 있으니 오히려 도둑들에게 더 공감이 갑니다. 이게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겠지요.












 그치만 케빈 생각을 하면 할수록 짜증나니까 최대한 케빈을 무시하고 다른 것에 집중합시다.





 그것은 바로...






두락(Дурак)!






 두락은 트럼프로 하는 러시아 카드 게임인데 여러 명이서도 할 수 있어요. 룰도 뭐 엄청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몇 판 해 보면 쉽게 익힐 수 있는 데다가 굉장히 전략적인 게임이에요. 그래서 둘이서, 셋이서 몇 시간 째 두락을 하고, 그러면서 케빈과 해리포터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 잉여롭다...



 두락은 참 재밌는데... 참 재밌는데요... 재밌는데... 나중에 포스팅을 따로 하던가 해야겠습니다 ㅠ_ㅠ;; 일단 위키백과를 참조하세요 - 위키백과 Durak














 열심히 두락을 하다 어느 새 해는 다시 지고, 물론 그 해가 진 게 네 시 경이지만 ^___^;... 두락을 좀 더 하다가 캐서린은 집에 가고, 오늘이 안드레이의 마지막 밤이었기 때문에 또 한 번의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의 최고 나이스 가이 안드레이는 항상 우리 플랫을 클린-한 상태로 만들고 싶어 했고, 특히 본인이 떠나는 마지막 밤이라 그런지 정말 깨끗한 상태로 딱! 만들어 두고 떠나고 싶어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그리고 저와 안드레이 둘 다 한 번도 안 쓴, 체코 애들만 맨날 쓴 오븐을 청소하다가 ...



★파워미싱

 



 오븐 앞 유리에 묻은 때를 어떻게 벗겨내야 할까 전전긍긍하다가, 안드레이가 "이렇게 청소하면 군대 시절 생각남?"이라고 물어봐서 바로 생각난 것, 바로... 치약.


 제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지식은 없었겠죠 허허헣 자부심이 올라오는데 왜 눈물이 나지ㅠㅠ










 그리고 이에 삘받은 안드레이는 갑자기 거실의 가구 배치도 완전 새로이 어레인지합니다. 퍄퍄퍄 의욕충천. 그런데 왜 식탁을 벽으로 몰아놓으려는 거지? 생각했는데 안드레이님의 깊은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바로...







화투를 더 잘 치기 위해 ㅠㅠ






 비록 어제 배운 화투지만 정말 오리지날 세팅으로 치겠다는 의도가 돋보입니다.





불곰국_타짜의_눈.jpg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돈은 안 걸었습니다. 아무튼 안드레이는 떠나기 전 밤을 화투로 불태우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몇 시간동안 앉아서 화투만 치는데 처음 배운 재밌는 것 + 문화 교류라는 좋은 핑계로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규칙을 잘 몰라서 처음엔 홍/청/초단을 '5점'으로 계산하고, 따닥을 같은 월을 쓸어 가야 나는 게 아니라 그냥 두 번 다 되면 되는 걸로 계산해서, 점수가 서로 엄청 잘 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조금씩 지다가 한번 4고를 외쳤다가 안드레이가 따닥으로 피 뺏어가서 7점 내자 멘탈이 와르르... 따닥 룰을 제대로 알았으면 그것은 지는 것이 아닌 것인데 ㅠㅠ











 그리고 저번 불닭볶음면 파티 때 남은 치즈를 와장창 부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으며 오늘 하루도 종료. 다만 치즈를 저렇게 많이 넣었더니 전혀 볶음밥같은 느낌이 안 나고 찐득찐득...해서 뭔가 별로였습니다.




 크리스마스... 핀란드의 크리스마스가 이렇게 갔습니다. 여러분은 핀란드 교환학생 갈 일 있으면 이렇게 하지 말고 핀란드인 가족과 놀던가 여행을 가시는 것을 미리 잘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유 흙흙ㅠㅠ














꼐속









교환학생 일기: 2015년 9월 26일 토요일






 어제 헬싱키 대학교 아시아학부 파티와 그 뒤를 이은 끝없는 새벽질주...를 벗어나 잠에 든 제가 일어나니, 당연히 이미 해는 중천은 진작에 넘었고 이미 저녁이었습니다... 끄으으... 끄으으 죽어가는 신음소리를 내며 일어났는데, 생각난 것 하나.










아 오늘 내 생파지






 그렇습니다.









 사실 제 생일은 원래 9월 28일☆인데, 9월 28일이 월요일이기도 하고 글렌의 생일이 9월 26일이라길래, 이렇게 된 김에 그냥 조인트로 하자 해서 9월 27일 할까 하다가 일요일보단 토요일이 낫겠다 싶어 그냥 9월 26일날 같이 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아 그러니까 어찌 되었건 오늘이 생일파틴데... 생일파틴데... 저는 어제 빌어먹을 파티때문에 계속 자고 너무 피곤해서 죽을것같고ㅠㅠ그래서 애들한테 걍 내 생파는 미룰까? 물어봤는데 












거의 아무도 반응이 음슴... 















채팅을 다 읽으니 전체적으로 이런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치만 일단 파티를 하겠다고 한 건 사실이니 갑시다. 오늘이 글렌의 생일이기도 하고, 제 기숙사는 도심에서 너무 멀기도 해서 그냥 도심에서 가까운 기숙사인 도무스에서 보자고 했거든요. 도무스 커먼 룸에서는 진짜 한 학기 내내 파티가 있고, 위치도 적절하고 괜찮아서 많이들 여기서 파티를 합시다.







 





 그리고 어차피 망할 것 같지만 제 파티니까 어찌 되었든 맥주를 사 갑시다. 어차피 망할 건데 돈 아깝다... 생각했는데 맥주 한 캔에 거의 1유로짜리인 것을 발견해서, 그걸로 스물네 캔을 사고 이때까지만 해도 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프링글스를 삽니다. 곧 너무 비싸서 돈이 철철 새는 걸 발견한 저는 프링글스를 그만 사게 되지만, 이것은 그 전의 이야기입니다.













 도무스 커먼 룸으로 갔더니 역시나 사람이 아무도 없다가, 글렌이 맥주 캔들을 몇 개 가지고 내려옵니다. 그리고 다행히 핀란드 튜터 베이코도 있고, 벨라루스에서 온 캐서린과 네덜란드에서 온 마테우스도 있네요. 혼자 생일파티하는 건 지났구나... 안도합니다. 







 고자파티타출 기념샷.







 뭐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안 옵니다. 사실 제 생파면 많이 오건 말건 상관이 1도 없는데, 글렌... SWEET GUY 글렌의 생파도 오늘인데 왜케 사람이 없을까 궁금했지만 현실은 현실이죠.













 다행히 기다리니 사람들이 좀 더 와서 같이 사진이나 찍으면서 열심히 놉니다. 어차피 스케일 큰 건 바라지도 않았고 오늘 파토까지 내고 싶었으니 ^_^;;





 저 뒤의 살짝 통통한 금발 여학생은 핀란드 사람인데, 어떻게 인사하게 되었는지 가물가물... 아마 많이 취했나봅니다. 그리고 생일 축하한다고 핀란드의 술인 핀란디아 보드카와 살미아키 술을 줘서 그걸 마시다 보니 더 취하게 되었습니다. 




     


 할 짓도 없고 술에 취했으니 취기를 이용해서 쪽팔려서 평소에 못 찍는 셀카나 찍읍시다.












 그치만 지루한 셀카는 ㄴㄴ해





 친구없는 자의 셀카, 최대한 열심히 찍어봅니다.









 난...ㄱㅏ끔... 셀카를 찍는ㄷㅏ...








 공동 생일자 글렌과도 한 컷. 아 공동 생일자라니 군대같군요.






 그렇게 점점 생파가 소규모로 마무리되리라 여겨지던 도중,












헬싱키 교환학생 생일 파티


엥!?







헬싱키 교환학생 생일 파티


엥!?


이거 완전 보위부에 잡혀가는 거 아니냐?















 갑자기 저를 밖으로 끌어내더니, 펼쳐진 것은 가면을 쓴 사람들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헬싱키 교환학생 생일 파티제일 앞 친구의 김정은 가면 위치가...


HAPPY BIRTHDAY! ..to myself








 ㅋㅋㅋ그냥 파티만 하는 건 재미 없고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까 생각하다가 각 나라별로 유명한 사람 둘 가면을 만들어 쓰기로 했답니다. 싸이와 김정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솔직히 위에 엘리자베스 여왕님은 알겠는데 다른 한 명은 모르겠다...ㅠㅠ 혹시 아시면 알려주세여..




 고마워 얘들아...






감격의 눈물이 솟아나옵니다 ㅠㅠ








 그치만 킴종운은 South Korea가 아니고 North Korea라고... ㅠㅠ 하긴 싸이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아직 매우 유명한 한국인은 부족하다는 걸 느낄 수 있네요. 게다가 혹시라도 킴종운과 웃으며 사진찍었다고 국가보안법에 고무찬양죄로 걸릴까봐, 사진을 한 장 더 찍습니다.








Fuck♂You↘








핵 X까! 오늘은 내 생파라고 X만아!


















 북조선 사이버전사들이 이 블로그에 들어오질 않길 바라며ㅠㅠ, 열심히 김정은 개새끼를 외치며 생일파티를 끝냅시다.



 덧붙이자면 김정일 개새끼는 욕이 아니라는 방심위의 유권해석이 있었으므로 김정은 개새끼도 이에 준하리라고 생각하고 필터 없이 사용했습니다. 전원책 씨의 정치적 견해에 대체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정일 개새끼라고 한 행위가 방송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볼 순 있어도 그 순간의 말초적 쾌감까지 부정하긴 힘드네요. 그러니 방송윤리에서 자유로운 블로그에서는 써도 큰 지장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뒤에 가라오케를 갔는데, 생일파티에서 술을 정말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니 대체 어떻게 앉지도 않고 서서 그렇게 많이 마셨는지 지금 저도 굉장히 미스테린데,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사진들 상태도 안 좋네요.







 으어어 어지럽다.


 이 가라오케에서 뭔가 말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내용도 상대방도 1도 기이억 안 남 ㅋㅋㅋㅋㅋ



 결국 글렌이 저를 붙잡고, 진짜 너무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며 자기 방으로 데려다 놓은 뒤, 저는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그러나,



















 내일 '생일 여행'으


투르쿠에 가기 위해서는


아침 6시에 기상해야만 하는데...




과연 희대의 잠충은 단 네 시간 자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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