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첫날(1): 2015년 8월 18일, 화요일




(8월 17일 교환학생 일기에서 이어집니다.)












아이슬란드...













ICELAND...












얼음땅...













 정말 내가 그곳으로 가는 것인가...?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아이슬란드 여행이라니. 뭔가 멍하고 몽환적인 느낌. 단지 다른 아무 것도 없이, 아이슬란드에 간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마약같은 너... 아이슬란드...









 정말 몽환적인 몽롱한 느낌으로 일어나 어제 싸놓은 짐을 챙깁니다. 나와서 씻고, 짐을 챙기고, 옷을 입고, 다시 한 번 돌아보니 다른 플랫메이트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중 셋은 어제 처음 본 사이. 인사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아이슬란드로 고고싱 ^_^








SAY GOODBYE!!!!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영원히 혼자인... 것인가...








 불과 약 열흘 전, 캐리어를 끌고 배낭을 메고 반타 공항에 도착했던 그날을 기억합니다.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저는 짐을 기숙사를 나서, 전철역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 왔습니다. 저는 560번을 탈 건데요, 'Trunk Bus'라길래 트렁크가 있는 버스인가...? 했는데 간선버스라는 뜻이라네요. 저렇게 비쥬얼도 큼지막하게 해놨길래 뭔가 있는 줄 알았는데... 낚임... 아무튼 탑시다 타요.


















 말미(Malmi)역에서 내렸습니다. 처음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봤던 인간 진화 벽화가 이 역에 있네요. 괜히 회한이 밀려옵니다. 마치 헬싱키에 한 달은 산 사람처럼 말하네요. 정말 가관이지만 너그럽게 봐 주세요.













 렌또아세마! 공항으로 가...가버렷! 정말 가는건가..?



















 다시 그 핵 방공호처럼 생긴 역에 도착했습니다. 깊고 아름다운 역의 모습.



















 ...그렇습니다. 무료 셔틀 버스. 이게 있는 걸 몰라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르겟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보는 순간 숨이 탁 풀립니다. 아 젠장 나는 여기 도착했을때 왜 그 개고생을 한 거지. 부들부들...부들부들... 온 몸이 떨려서 쓰러질 것 같지만 다잡고... 어쨌든 갈 때도 캐리어 질질 끌면서 걷는 것보단 낫잖아... 그러니 버스를 탑시다. 
















 근데 너무 일찍 와서 체크인을 안ㅋ함ㅋ








...레이캬비크, 3시 35분 출발




 ㅋㅋㅋㅋ항공권 예매 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몇 번의 연막을 거쳐 핀란드 내국인용 표를 산 게 마음에 걸려 빨리 확인하러 와야지 하고 빨리 왔는데, 뭐 공항이 기차역도 아니고... 체크인은 시간에 맞춰서 하지요. 공항에 도착한 건 12시경. 그러니까 세 시간을 공항에서 떼워야 합니다. 존나좋군?



















 가판대에서 본 역사잡지에 인쇄되어 있는 제로센(잡지 좌상단), 그런데 배경이 욱일기네요. 부들부들... 


 정말 서구권에서 일본의 상징으로 욱일기를 막 쓰는 거 보면 역지사지가 뭔지 알게되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하켄크로이츠 박아서 잡지 출판하면 이 분들도 느낌을 알까 생각하던 도중, 아 핀란드는 나치 동맹국이었으니 상관없나... 그런 건가...










 이렇게 서성이며 별의 별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편의점에서 먹을 걸 사서 대충 떼우고, 그러면서 기다리던 도중 드디어...




 아이슬란드에어 체크인!





 정말 아무런, 아무런 어려움도 없이 발권에 성공합니다. 어허헣헣헣 나흘 전에 두시간 반을 씨름해 가면서ㅠㅠ 싼 항공권을 산 보람이 있었습니다.
















 보딩패스 인증. 아이슬란드에 갈 기쁨에 겨워 손이 부들부들 떨려 초점이 흔들린 모습.





 신검받자.







 역시 무난히 통과합니다.










 면세점을 거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것도 안 샀는데, 지금 생각하면 술이라도 좀 살 걸 그랬어요 ㅠㅠ 많이 후회가 됩니다. 사실 한국에서 올 때 아무 것도 안 산 것도 후회돼요. 술 샀으면 파티 때 Korean Alcohol 이러면서 재밌게 마시는 건데ㅠㅠ 여기선 어차피 소주 정도일 텐데 구하기가 힘들고 많이 비쌉니다. 프랑스엔 막걸리도 있었는데 여기에선 아직 못 봤어요.






아끼기!!!


ㅠㅠ 공항의 공식적인 한국어도 broken 한국어라니 한국어 위상... 아아 슬프다







 제가 면세점 쇼핑을 안 하고 뭘 했냐면, 블로그에 올릴 글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8월 8일 일기가 반타 공항에서 쓴 거에요!! 우왕ㅋ굳ㅋ!! 그 때만 해도 열흘밖에 안 차이났는데 이젠 3주가 차이나는군요!! 나 정말 장하다... 진짜...






 그 와중에 창 밖으로는 아이슬란드 에어 비행기가 보이는군요. 우왕...첨 봄...





 진짜 가는구나 ...






 사실 정말 이 '진짜 가는구나'라는 느낌을 몇 번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매 번 달라요. 정말, 처음 '진짜 가는구나' 때 받았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과... 그냥 간다는 것 자체로 설레는 나라라니ㅠㅠ 아아 아니 간다는 것 자체로 설레는 나의 감성이 대단한건가 ㅠㅠ








 탑승 시작...! 아아 떨린다 아아 진짜 가는구나...





 기내 사진입니다.





 


 사실 아이슬란드가 정말 관광에 신경을 많이 쓰는 나라구나! 느낀 게 비행기부터에요. 무슨 기내 안전방송부터 아이슬란드 관광 홍보방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싶었어요 ㅋㅋㅋㅋ 



  기내 안전수칙과 비상대피요령 동영상을 여행 동영상으로 만들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여행 장면들과 비상시 동작, 설명 등을 절묘하게 겹치게, 아름답게 편집해서 정말 이건 안전방송이 아니고 예술이구나... 감탄했습니다.





 제가 너무 생소한 거라 묘사가 이상한데, 백문이 불여일견. 봅시다.









 저도 이거 쓰면서 보고...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꼭 다시 가고 말리라 ㅠㅠ




















 그리고 곧, 드디어 제가 10일동안 머물렀던 헬싱키의 땅을 딛고,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아아 진짜 가는구나...




우왕ㅋ굳ㅋ









 



 가노라 핀란드야 다시 보자 헬싱키야 ㅠㅠ










 그리고 바로 시작된 아이슬란드어의 압박.







 사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 회화가 가능하고, 특히나 나이 지긋하신 버스 기사 아저씨들도 다 의사소통은 되기 때문에, 아이슬란드어를 모르더라도 전혀 아이슬란드 여행에 불편한 점이 없을 것 같지만...! 





 함정은 아이슬란드어에는 아이슬란드어에만 쓰이는 문자들이 많다는 거에요. 대표적인 게 Ð/ð, Þ/þ 인데, 이런 문자들은 키보드로 입력하기가 힘드니 ㅠㅠ 구글 맵 등으로 길을 찾을 때 굉장히 성가십니다. 으으으으....





 아이슬란드어 자체는 북게르만어파에 속하는데, 당연히 스웨덴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와 가까운 근연관게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보수적인 언어로 유명해요. 유럽 북서쪽에 고립되어 있어서 노르드어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했을 뿐 아니라, 외래어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들어오는 외래어는 마치 북한처럼(...) 아이슬란드어로 번역해서 들여오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러니 배워보실 분은 배워보시는 것도... 저는 핀란드어 하나로도 벅찹니다 ㅠㅠ














 레이캬비크 케플라비크 공항까지는 세 시간 삼십 분이 걸려요. 그래서 기내식은 없습니다. 대신 바게트나 햄버거를 시킬 수 있는데, 바게트도 그 딱딱한, 떨어트려서 맞으면 사람 죽는 바게뜨가 아니고 부드러운 빵이고, 그 안에 햄과 치즈가 들어있어서 햄버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콜라는 공짜에여 ^오^




 아무튼 점심을 매우 부실하게 떼운 저는 배가 조금씩 고파오는 걸 느껴서, 음식 책자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살인물가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1 ISK = 9 KRW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 것들은 사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은 바로 박살 ^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래요.






 여기서 안 먹고 버텨서 아이슬란드 상륙해봤자, 김밥천국이 있는게 아니잖아? 


어차피 똑같은 아이슬란드 물가잖아?











그렇습니다. 때로는 빠른 포기가 필요하죠.























 그러던 사이 어느새 비행기는 대서양 상공을 날아서...!




 

 케플라비크 공항에 착ㅋ륙ㅋ




 오오 여기가 아이슬란드인가 ...?



 아직 실감이 안 납니다 ㅠㅠ



















 아이슬란드 자비의 상징, 입국 면세점!!





 그러나 숙소 아저씨와의 약속 시간에 이미 늦은 것 같은 저는 마음이 급하여 입국 면세점따윈 둘러보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뼈아픈 실수가 여기에ㅠㅠ 











 일단 돈이 없으니 환전소에서 아이슬란드 크로나로 환전. No Commision이라고 써놓긴 했는데... 아이슬란드 돈은 예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유로가 더 예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족을 붙인다면 환전소 여성 사무원은 제가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만난 최초의 불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허허








요렇게 생겼습니다. 신기한 게 5000크로나만 액면 부분이 디지털로 되어 있어요 ㅋㅋㅋ 이거만 판을 최근에 갈았나.














 케플라비크 공항은 레이캬비크에서 굉장히 멀기 때문에, 버스를 타야 합니다. 굉장히 멀어요. 절대 걸을 생각 하지 마세여... 죽습니다. 




 



오른쪽에 flybus 부스가 보이시죠? 저는 당연히 저걸 산다고 생각했는데, 당황해서인지 Gray Line걸 샀습니다. Gray Line꺼 사는 지도 몰랐어요. 그냥 BUS TICKETS만 보고 갔지. 이런 듣도보도 못한 버스 회사 여기서 첨 봤는데 ㅠㅠㅠㅠㅠㅠ 
































 덕분에... 저는 곧 장대한 삽질을 하게 됩니다. 















;;;;






















 그리고 공항을 나가자 마자 저를 반기는 것은... 






 추위와 비 ^_^;;






 으으 춥다 춥다... 하며 헬싱키에서 샀던 점퍼를 꺼내 입습니다.










 그리고 마구 표지판을 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다가, flybus를 타려고 했는데 옆으로 가라는거에요. 당연하지 Gray Line 표를 끊었으니까. 그래서 옆으로 가서 버스를 탔습니다.



 아아 내리자마자 비로 맞아주는 꿈의 땅 아이슬란드.... 기대했던 그대로다 ^_^;;





 버스는 곧 출발하고, 이 버스는 공짜 와이파이가 됐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이때 아이슬란드에 왔다는 게 너무 설레서 페북에 막 사진을 도배를 했었던 게 기억나네요.



 이렇게 황량한 초원이 펼쳐지다가...






으으 흐려져서 잘 안 보이지만 화산지형!!! 



정말 황량한 검은색 화산토 평원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고, 멀리 산이 서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정말 장관인데 제 폰으론 답이 없네요 으아아아아











 솟아오른 화산토와 이끼가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는데, 정말 황량함 그자체 ㅠㅠ






황량함 덕후가 된 저의 모습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저의 감정과잉에 공감이 안 되신다면 제가 몇일 후에 화산지형 하이킹 혼자 한 사진들을 올리겠습니다 ㅠㅠㅠ



그건 그래도 서서 찍은 거니까 이거보단 낫겠죠...ㅠㅠ
















 그러다가 슬슬 레이캬비크에 도착할 때가 되니, 구름 사이로 조금씩 푸른 하늘이 보이네요. 











구름 사이로 조금씩 비치는 푸른 하늘, 



그 사이로 정말 신비롭고 따사하게 비치는 햇빛,



그 햇빛이 비치는 황량한 이끼덮힌 화산재 평원, 



그리고 원경으로 물러서 있는 사화산들...


















어릴 때부터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항상 눈이 가고 생각만 해도 설레던


























남자의 로망 아이슬란드...!



그 아이슬란드에 내가 진짜 왔구나...!




감격에 젖어 마음 속으로 꺼이꺼이 눈물을 흘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나 버스 예약부터 첫단추를 잘못 꿴 나는 과연 얼음과 화산과 비와 황량함의 땅 아이슬란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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