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수요일








 ...저는 포근함을 온 몸으로 느끼며 기분 좋게 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헤이, 헤이"




 ...? 뭐지 설마 나를 부르는 소리는 아니겠지 ...?






 그런데 그 목소리는 커지고... 저는,






 벌떡 일어납니다.









 으아니?








 옆 침대엔 아무도 없고, 문에는 러시아 플랫메이트, 바실리가 서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리엔테이션 몇 시냐고 묻습니다.




 "아홉시 십오분"


 "나우 잇츠 아홉시 십오분"


 "!?!?"






 웟더뻑???

















 분명히 저는 어제 중국 룸메랑 같이 가자고 말했는데... 옆의 침대는 비어 있을 뿐이고... 머릿 속에는 엥!? 이거 완전 뒤통수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은 정말 "서로 깨워 주자"고 약속한 것도 아니니까... 아니니까... 하고 마음을 추스르는데 슬픈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첫날부터 오리엔테이션에 늦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오리엔테이션부터 안 씻을 순 없으니 씻읍시다. 씻고, 뜁시다.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건물은 멧사탈로(Metsätalo). 정말 전철역에서 너무 떨어져있어서 짜증났습니다. 게다가 이 땐 아직 지리 감각도 없던 시절이니.





 들어갑시다.








 들어가니 아직 오리엔테이션은 진행 중!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_^;; 전화번호와 눈치로 튜터도 찾았습니다.





 사실 여기서 저의 자랑스러운 룸메이트 티엔을 만났는데, 왜 안 깨웠느냐고 하니까 "화 낼까봐" 안 깨웠다고 하네요. 나는 안 깨운 것에 대해 화가 났는데... 으으 그치만 뭐 모를 수도 있고, 쑥스러워할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합시다. 대체로 중국 본토에서 온 학생들이 좀 쑥스럼 타는 비율이 높은 것 같았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났으니 캠퍼스 투어.




 경제학 전공 교환학생들끼리 "튜터 그룹"으로 묶였는데, 총 스무 명이 좀 넘습니다. 그래서 학사 그룹과 석사 그룹으로 나뉘어서 캠퍼스를 투어하게 되었습니다. 학사 그룹을 맡은 핀란드인 튜터는 베이코(Veikko). 처음에는 말을 더듬고 핀란드 억양이 강해서 잘 못 알아들었는데, 정말 재밌고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 줘서 고마웠습니다. 






 사실 고딩 때 서울대 갔을 때도 그렇지만 캠퍼스 투어 해봤자 몇몇 군데 빼고는 기억도 안 나고, 어차피 다니면서 알게 됩니다. 다만 경제학 전공의 경우는 경제학과 건물은 알토 대학교와 같이 있어서 멀리 있기 때문에(캄피 근처에 있습니다.) 그 점만 특기하면 됩니다. 어차피 모를 수도 없지만요^_^;; 






 경제학과 건물 근처에서 밥을 먹고 "웰컴 페어"에 간다고 해서, 왔는데, 뭐 별 건 아니고 그냥 처음 온 사람들 행정 절차 같은 것 같습니다 ^_^;



 그리고 줄이 엄청나게 깁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프랑스에서 온 두 명의 학생들. 프랑스는 모르겠지만 한국인 입장에선 굉장히 길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여기에 적응하셔야 합니다. 핀란드라는 나라의 특성인지 교환학생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줄 설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_^;;





 웰컴 페어에서는 학생증 신청 안내를 받고, 이메일을 발급받고,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합니다. 어차피 시키는 대로 따라가면 되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역시나 학생증 '신청 안내'를 받는다는 게 엄청 특이했는데, 학생증을 학교에서 주는 게 아니라 학생증 전담 기업이 학생회랑 연계해서 발급합니다. 그래서 학생회에서 여러 가지 사업들을 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이 되는 것 같긴 한데, 학생증 발급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짜증납니다. 발급 전까지는 여기서 받는 학생 증빙 서류로 학생 신분을 증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른 학생들과 얘기할 기회가 많습니다. 지금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은 석사 튜터를 담당했던 율리우스구요... 저는 이때 글렌(Glen)과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영국 남부 켄트 출신이라서인지 정말 100%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정말 레알 제가 듣는 영어 중에 가장 어려운 영어같았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글렌이랑 얘기 잘 되는 것을 보면, 근 두 달간 저도 참 많이 바뀌었네요. 진작에 밖에 나와서 언어를 배웠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북유럽답게 아무나 가져가라고 상자에 콘돔이 당겨 있습니다. 베이코는 한 움큼 챙겨갔네요. 그러나 저는 가져 가봤자 딱히 쓸 일도 없을 것 같아서 기념으로 하나만 챙깁니다.





 그리고 여기서 ESN 신청을 받습니다. ESN이란 대충 에라스무스 네트워크...의 약자 같은 건데요,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데 ^_^;; 유럽 학생들끼리는 에라스무스 네트워크 프로그램이라는 플랫폼 내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거랑 별개로 여기서 ESN Card는 아무나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이걸 몰랐기에 나중에 카드를 만들기 위해 개고생을 하게 됩니다. ^_^ 튜터들도 당연히 모르구요. 학기 초에 ESN에서 하는 이벤트들이 많고, 학기 중에는 여러 번 단체 여행도 가는데 ESN Card가 있으면 할인혜택이 큽니다. 만드는 데는 5유로밖에 안 들기 때문에 만드는 걸 추천. 웰컴 페어에서 만들면 셀카로도 되지만 나중에 만드려면 사진을 출력해 가야 하니, 웬만하면 여기서 만듭시다.




 물론 파티 안 가고 여행 안 가려면 상관없뜸.




 웰컴 페어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썼기에, 벌써 배가고픔ㅠㅠ 이제 다들 흩어지기로 하고, 저녁 먹을 사람만 남아서 버거킹에 가기로 합니다.




 중앙역 버거킹입니다.



 패스트푸드점이 쓸데없이 장엄함. ^_^




 그리고 이후에는 거의 다 흩어지고, 저와 베이코, 글렌,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온 페라스(Feras)만 무슨 보드게임 술집에 가서 보드게임을 했는데... 모노폴리 하다가 처참하게 관광당했습니다. ^_^;; 



 참고로 페라스는 1. 이스라엘 국적이지만 2. 아랍인이고 3. 그런데 부모님은 기독교인이고 4. 그러나 본인은 무신론자입니다. 처음에 듣고 우와... 개멋있다... 생각했는데 대충 보면 멋진 거고 그렇게 사는 게 쉽지는 않겠죠. 본인은 본인이 Minority's minority's minority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할 줄도 모르는 당구를 치다가, 기숙사로 돌아가서 잠에 듭니다. ^_^;;



















8월 27일, 목요일












그리고... 또 늦잠을...!








아마_여러분의_생각.jpg


마땅한_결과.jpg








 그런데 사실 여기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그렇게 미친 짓은 아니에요. 오늘의 일정은 튜터 그룹끼리 수오멘린나를 가는 건데 저는 수오멘린나를 갔다왔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피곤해서 좀 더 잤을 뿐입니다. 정말이에요. 그래서 별로 아쉽지도 않았...





그러나 누워서 빈둥거리다 튜터 그룹 단체 사진을 보니 ㅂㄷㅂㄷ해지는 건 사실.



 ...ㅠㅠ




 늦었지만 씻고, 옷 챙겨 입고 열심히 나갑시다. 카우파토리(Kauppatori)에서, 수오멘린나를 보고 돌아온 튜터 그룹을 만납니다. 다음 목적지는 템펠리아우키르코라네요. 어 거기도 갔던 곳인데... ^_^;; 뭔가 괜히 헬싱키를 열심히 돌아다닌 느낌이 들지만, 기분 탓입니다.






 그런데 템펠리아우키르코에 가는 길에, 저는 몰랐던 교회에 들릅니다. 캄피 예베당(EN: Kamppi Chapel, FI: Kampin Kappeli)이라는 곳인데, 사람 통행이 많은 광장 옆에 저렇게 덩그러니 서 있어서 저는 예배당인지도 몰랐네요. 침묵의 예배당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이유는,



조-용




 사실 이건 천장 사진인데 사람들이 앉아있는 곳은 못 찍었습니다. 도저히 카메라 따위를 들이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예배당에 들어서는 순간 어마어마한 침묵을 맞이하게 됩니다.


 종교가 없더라도 빈 시간에 들를 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다시 찾은 템펠리아우키르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갑자기 그룹이 해산하고 다시 모인답니다. 오늘 저녁에는 클럽 타이거에 가기로 되어 있는데, 저녁 먹고 씻고 돌아온다네요. 엥? 뭔가 집 가려면 한 시간, 두 시간 넘게 걸리는 서울의 대학생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정이네요. 근데 저는 바로 그런 대학생입니다. 한 시간은 아니지만 40분이 걸린니까 돌아가기가 너무너무 싫습니다. 그래서 그냥 혼자 시티 센처에서 죽치기로 합니다 ^_^;;







 헬싱키 대학교 역 아래에 있는 헤스버거(Hesburger)에서 혼자서 저녁을 먹습니다. 으으 슬프다... 




 마트를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베이코 맥주.





 클럽 타이거는 캄피 옥상에 있습니다. 지금 검은 층에 불 몇 개 켜져 있는 게 클럽이에요. 으아니... 뭔가 굉장히 럭셔리한 곳에 가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ESN 카드가 있으면 5유로, 없으면 3유로에 입장이 가능합니다. 지금에 와서 ESN 카드를 만든 저는 2유로 손해본 셈 ㅂㄷㅂㄷ







 저는 약속 시간에 딱 맞춰 갔는데 두 명 있었네요. 그렇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두 명이라도 있던 게 어마어마하게 다행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_^;; 그리고 모두 모여서 맥주를 마십니다. 여기는 클럽 내에서는 맥주가 비싸니까 미리 맥주를 좀 마시고 들어가는 게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클럽에서 맥주 한 잔에 6유로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어마어마한 줄을 선 후... 들어갑니다.










 사실 이 때 저랑 몇몇도 돈 내려고 했는데, 핀란드에서는 9시 이후에는 알콜 도수 2.8% 이상의 술을 못 삽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싶으시겠지만, 현실입니다 ㅠ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리 맥주를 산 독일 친구에게 신세를 ㅠㅠㅠ











 아무튼 또 어마어마한 줄을 선 후 클럽에 들어가서,



 내려다 본 줄, 무시무시합니다.



 헬싱키의 야경. 철망에 안 가려진 곳도 있는데 왜 이런 곳만 찍었을까.



 여기서 춤 추고 있는 한국 사람 몇 명 발견. 한국인은 정말 멀리서 봐도 한국인이다 딱 감이 오네요. 그렇다고 뭐 별 일 있는 건 아니고...






 그런데 저는 살면서 클럽은 이전에 딱 한 번 가봤는데, 그게 인도에서였고, 그 때는 힌두교에서 술을 금하는 날이라 사람이 1도 없었고, 그래서 뭐... 애당초 춤도 못 추고. 튜터 그룹 사람들끼리 술마시면서 얘기하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아아 그리고 춤추는 여자사람들 구경하는 기회. 그러다가 시간이 점점 지나서 클럽의 폐장 시간이 되어 나왔습니다. 아마 새벽 네 시경.








그런데 버스가 끊겼고, 비가 오네요.







 버스는 곧 알게 되었지만, 제 집까지 가는 버스는 평일은 새벽 세 시 반이 막차였습니다. 뭔가 클럽이 네 시에 끝나는 게 굉장히 애매한 시간이에요. 첫 차는 다섯 시고 막차는 세 시 반인데 클럽과 술집은 죄다 네 시에 닫습니다. 그래서 집에 가려면 미리 나와 있어야지 절대 한국에서처럼 첫차 탈 테니 기다려야지... 이런게 안 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비가 온다는 거...



 저는 우산이 있었습니다만 ^_^ 클럽에서 우리의 사랑하는 플메, 아담과 루카스, 그리고 예술을 공부하는 그들의 친구...를 만났기 때문에 그들에게 우산을 씌워 주다 보니 힘이 듭니다. 아무튼, 구글 지도의 힘을 빌려 전철-버스를 환승한 후 꽤 많이 걸어서 집에 가기로 합니다. 아아... 그리고 그 친구 꽤 재밌었는데 그 뒤론 못 만났네요. 물어봐야겠다 누군지...







 먼저 기차를 타고 말미 역으로 갑니다. 거기서 너무 배가 고파서 사워 크림 맛이 나는 감자를 자판기에서 뽑아 먹었는데, 꽤 맛있습니다.







     


 마침내 한 시간 여의 사투 끝에 콘툴라 역에 도착한 남자들의 짓거리들. 아무래도 미친 것 같아요.






 마침내 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둘은 뛰고, 저는 루카스와 종종걸음으로 걸어 방에 들어와 샤워를 합니다.















8월 28일, 금요일






역시나 장대한 늦잠을 자고 일어납니다. 어헣.




 오후의 중앙역 앞. 오늘은 구름이 많이 끼었군요.




 처음으로 먹어 본 유니카페. 저번에 유니카페에서 다들 같이 먹을 때, 저는 배가 아파 못 먹었기에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이후로 앞으로 유니카페에서 먹을 때는 조미료를 때려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싱거워요... 타바스코 소스가 있으면 주로 그걸 넣는데 타바스코는 많이 없습니다ㅠㅠ 가지고 다녀야 하나... 아 아니다 차라리 고추장을...




 제가 오늘 캠퍼스까지 온 것은 또한 파티 때문. 오늘은 또... CISSI였나, 아무튼 어떤 사회과학 동아리에서 하는 파티가 있습니다. 파티 장소는 캠퍼스 안인데 좀 멀어요. 대성당에서 북쪽으로 쭉 올라가야 합니다. 한국 같은 학교에서 같이 온 여자 후배와 같이 파티 장소로 갑니다.





 파티 장소. 그런데 웃긴 게, 정작 파티 장소로 지정된 곳은 저 약간 반지하같은 느낌의 문으로 들어간 홀 안인데 ^_^;; 사람들은 다 밖에서 술을 홀짝홀짝 마십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은 듯, 저도 튜터 그룹 사람들이 왔지만 그냥 밖에서 미리 사 온 술을 홀짝홀짝 먹습니다. 안주도 미리 사온 프링글스로 대체. 이렇게 밝았을 때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 그렇게 맥주 마시면서 얘기하면서 서 있습니다. 안에 들어간 때는 오직 화장실을 쓸 때 뿐 ^_^;









 그리고 정작 한 일은 잔 들고 얘기한 것밖에 없는데, 애프터 파티를 가자고 합니다.



 중앙역 근처 아이리쉬 펍. 웃긴 게 바텐더가 잉글랜드 출신이 있어서, 글렌에게 할인을 해 줬습니다. 개꿀ㅋㅋㅋ싸게 맥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역시 춤 추고 있어서 저는 꿔보신세. 옆에 블랙 잭 테이블이 있어서 할까 하다가, 무승부면 딜러가 먹는다는 룰을 보고 안 될 것 같아 포기. 그렇지만 분위기가 뭐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_^;; 이 펍은 다음에 다시 오게 됨...





 왼쪽부터 마티우스(네덜란드), 베이코(핀란드), 글렌(잉글랜드), 그리고 저. 이렇게 남은 사람들끼리 마지막 인증샷을 찍고 집으로 다들 퇴장합니다. 


 보드게임 펍, 파티, 파티, 삼 일 간 술을 마시면서 뭔가 새내기가 다시 된 듯한 느낌이 들지만 정말 이거야말로 기분 탓입니다. 어디서 이런 말 하고 다니면 안 되겠죠.^_^;





 그리고....




















8월 29일, 토요일







다시 한 번, 역사의 공백.





 보나마나 집에서 빈둥거렸겠지 뭐.


 사실 토요일이니 놀았을 법도 한데, 페이스북 단체채팅 올리다가 도저히 분량이 너무 많아 못 올리겠어서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올려서 다 봤는데 아무 것도 없으면 또 허무할 것 같네요... 



 으아아아아아... 뭐라도 했겠지... 뭐 감자 까먹었겠지... 싶네요. 아마 뒤늦게 너무 놀았더니 몸이 무리한다고 신호를 줘서, 잠시 쉬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______^; 




















 ...











진실은 저 너머에

















꼐속

 








 참, "8월 25일"이라고 쓰고 있자니,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한심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오오오오오오오답이네요. 아이슬란드 여행 쓰는 데 너무 진이 빠져서 그런가... 사진을 그렇게 많이 때려박았으니 그렇지... 게다가 사실 몇일 전에 이어서 쓰려고 했는데 마우스가 반 쯤 고장나서 (왼쪽 버튼이 조금만 세게 눌러도 계속 눌립니다ㅠㅠ) 의욕을 상실해서 때려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학교에서였다면 그냥 걸어서 중전 가면 되는데 헬싱키대는 도서관이 일찍 닫아요. 인민에어는 다 좋은데 터치 감이 너무 안 좋아서... 터치패드로 글 쓰기가 너무 빡칩니다.


 그러나 10월 중순을 지나고 있는 지금, 게다가 곧 노르웨이 여행을 갈 것인 지금... 사실 이미 답이 없지만 더 이상 밀리면 답이 없을 것 같을 뿐더러, 요즘 것부터 쓰려 했지만 또 그러자니 등장인물들이 너무 생소해질 것 같기에 일단 8월 25일부터 첫 주를 쓰고, 그러면서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고... 계속 이어서 쓰던지 요즘 걸 쓰던지 해야겠네요. 아무래도 제 교환학생 일기가 계속 쓰인다면,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들이 될 플랫메이트들과 튜터그룹 친구들이 나올 곳이니까요.


 그런데 교환학생 일기라면 live한 느낌을 받아야 독자 여러분들께서 읽어 주실 텐데 이건 뭐ㅠㅠㅠㅠ 으으 그저 독자 분들의 자비를 바랄 뿐.


 (8월 18~24일의 내용은 "아이슬란드 여행기" 카테고리에 담았습니다.)

















2015년 8월 25일, 일요일




 8월 25일, 아이슬란드에서 돌아온 첫 날입니다. 아이슬란드와 핀란드의 시차는 3시간. 따라서 저의 수면에서 3시간이 증발해버린 셈이죠. 그렇기에 오전 9시의 헬싱키 거리였지만, 저의 허기와 피로는 엄청났습니다.



메뉴판을_찍어_놓고_왜_먹지를_못_했니.jpg








 그렇습니다. 메뉴판을 찍었을 때 까지만 해도 쌩쌩함을 느끼며 비행기에서 뭐 보지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저는, 거짓말처럼 곧 잠에 빠져들고 맙니다.














그리고 세 시간 반 만에 도착한 헬싱키!






 공항 인증 샷을 왜 버스 도착 예고 스크린으로 찍었는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카더라...






 3시간 30분을 날아왔는데 6시간 30분이 지나 있습니다. 으으 눈부시고 피곤하고... 아무튼 힘듭니다. 힘들어요. 아무 생각 없이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메트로를 타고 콘툴라로 향합시다.




 콘툴라 인증샷은 대체 왜 맥도날드인걸까.






 난 서브웨이를 먹었건만.






 이 때는 아직 유니카페의 가격을 몰랐을 때이고 유니카페에서 먹을 수도 없었던 때이니, 지금 보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의 서브웨이를 먹어 줍니다. 어떻게 먹었더라...











그리고 좀비처럼 캐리어를 끌고 기숙사에 도착한 저는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다 카더라... 



향년 만 23세...



















 ...는 무슨. 저녁이 되니 눈이 떠집니다. 시각은 저녁 7시. 밖이 시끄러워 나가봤더니 체코 플메 둘과 처음 보는 백인 한 명이 있는데, 인사하니 오스트리아 출신이라고 합니다. 다짜고짜 카드게임을 하자고 해서 나갔는데, 뭔가 다른 카드 게임입니다.



 이런 카드를 씁니다. 체코 플레잉 카드...!







 이렇게 생겼음. 카드가 4종류인 건 일반 플레잉 카드와 같은데, 무늬가 다르고 한 무늬당 카드 개수도 적어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헝가리에서도 쓰고, 오스트리아에서도 쓰는 걸로 봐서 중부 유럽에서 쓰이는 카드인가 봅니다.






 두 종류의 게임을 했는데, '시기시'라는 체코 게임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간단히 말하면 속이는 게임이고, '시기시'는 체코어로 '너 구라지' 정도의 의미입니다. ^_^; 처음 내는 사람이 자신이 어떤 무늬를 낼 것을 선언하고 그 사람부터 차례대로 카드를 하나씩 내는데, 구라를 치는 것 같으면 한 사람이 카드를 까볼 수 있습니다. 깐 카드가 구라면 그 카드를 낸 사람이 바닥에 놓인 모든 카드를 가져가야 하고, 깐 사람이 카드를 내게 됩니다. 다만 깐 카드가 제대로 된 카드라면 깐 사람이 모든 카드를 가져갑니다. 먼저 손에서 카드를 모두 털어내는 사람이 승리.


 플레잉 카드로도 가능한데 숫자가 너무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그런데 플레잉 카드로도 비슷한 게임이 있더라구요. 카드를 한 번에 여러 개 털어낼 수 있는 게임이 있었는데, 이 게임에 대해서는 탈린 여행에서... ^_^;;











밖이 추워져서 안으로 옮겨서 계속 합니다. 그런데...






벌칙은 하우카르틀






 그렇습니다. 제가 아이슬란드에서 가져온 그 하우카르틀 맞습니다. 아무래도 원래 하우카르틀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술, 브레니빈이 있으니까 우리 플메들 사정은 저보다 낫네요^_^; 그러나 지금 사진에 나온 아담은 동의하지 못하는 듯한 표정입니다.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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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_느껴진다.jpg






 그리고 곧 새로운 룸메를 만납니다. 사실 이미 만났는데 사진을 안 찍어서 여기서 만난 걸로 처리할게요 ^_^;; 바실리는 러시아 출신인데, 시베리아에서 왔습니다. 사하 공화국 야쿠츠크 출신입니다. 그래서 외모는 완전 몽골인 같은 느낌...! 참고로 사하 공화국은 러시아 내의 행정 구역인 주제에 면적이 프랑스의 5배고,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마을 등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인구는 단 백만 명...


     


 바실리가 가져 온 시베리아의 기상이 느껴지는 술. 이 때 마시지는 않았고 나중에 마셨습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과연 할 수 있을지 ^_^;; 이름은 적힌 걸로만 봐서는 '케스킬'인 것 같은데 정작 들은 것은 기억이 안 나는지라, 틀렸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저녁에 두 명의 플랫메이트들이 더 도착해서, 마침내 저희 플랫은 가득 찼습니다. 8명이라... 많기도 하여라. 바실리의 룸메이트인 안드레이, 저의 룸메이트인 티엔이 도착했거든요. 티엔은 중국에서 왔는데, 저와 같은 사회과학대 소속이라 내일 오리엔테이션에 같이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물론 안드레이도 같은 사회과학대 소속이었는데 이 땐 다른 방이라...






최종_플랫_멤버들.jpg







'루크', '루드'라고 써 보니 뭔가 형제같은데 '루크'는 L이고 '루드'는 R입니다. 어헣. 보면 국적 별로 방을 나눈 것 같죠? 제가 이 때는 몰랐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 아파트 단지에서 한국인 남자는 저 뿐인 것 같습니다. 한국인 여자는 한 명 봤네요. 뭔가 싸고 먼 곳이라 그런가 한국사람들은 다른 데 많은 듯... 슬프다.











 ...그리고 평온하게 잠에 들게 되는 저는, 이 다음 날 있을 참사를 예견하지 못하는데...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마지막날(3): 2015년 8월 24일 월요일, 22:00




 단순히 여행기 연재하는 게 왜 이렇게 힘든 지 모르겠네요 ^_^;; 저의 빈약한 정신력을 잘 보여주는 듯 합니다. 빈약한 끈기도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잘라먹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되니, 드디어 아이슬란드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쓰겠습니다.






 밤에 도착한 케플라비크 공항. 드디어 돌아가는 것인가...



 내가 아이슬란드에서 보낸 날들에 대해 수많은 회의와 후회가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내가 가지 못한 곳,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요. 그렇지만 냉정히, 내가 아이슬란드에 온 게 잘못한 일이었나? 생각하면, 그건 아니었네요. 더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는 것을, 공항을 바라보면서 느꼈습니다.




 구매 금액이 37,000크로나를 넘는 게 있으면 여기서 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전 그렇게 돈을 많이 쓸 수 없으므로 ^_^;; 패스합시다.




      


 공항에서 도저히 안 먹고 버티려다가 그냥 먹기로 했는데, 또 괜히 돈 더 내기 싫어서 빵은 빼고 소세지만 먹습니다. 으으으으으으 부들부들... 그리고 레이캬비크에서 먹던 탄산수처럼 생긴 탄산음료가 생각나서 탄산수처럼 생긴 병을 샀는데 이건 또 그냥 탄산수입니다. ㅠㅠ




헬싱키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1시. 처음엔 데스크가 안 떠서 뭔가 했는데 자동 발권 시스템 이용하라는 거였어요. 




자동 발권은 처음 이용해 봐서 당황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편했습니다. 여권이었나 e-ticket이었나... 뭔가 스캔하면 바로 뜹니다. 개꿀 신기방기.




     




 처음으로 수화물 띠도 직접 뽑아서 캐리어에 묶어 보고, 방금 뽑힌 따끈따끈한 보딩 패스도 만져 봅니다.




항상 보딩 패스 보면 드는 생각이,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왜케 이렇게 칙칙하게만 만들까 싶은 겁니다... 비용이 많이 드나?




 그리고 출국 면세점,





 면세점은 정말 면세라서인지 굉장히 쌉니다. 아이슬란드 물가에 비해서요. 하우카르틀과 같이 먹으면 맛있다는 브레니빈을 사기로 합니다. 감자로 만든 아이슬란드 증류주에요.








 그 외에도 정말 수많은 술들이 있지만 돈이 없어서도 있고 세관 기준도 잘 모르고 해서 그냥 한 병만 샀는데 좀 후회되네요 ^_ㅠ







 화장품들... 보다는




 앱솔루트 하니 먹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에 스톡홀름 갔다올 때 면세점에서 사야겠다 생각을 합니다 ^_^;;





 아이슬란드는 끼워팔기를 정말 잘 하는 것 같아요. 쓸데없이 계속 끌림... 그치만 사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생각하면 안 산 게 되게 후회돼요. 대부분의 경우 면세점이 개이득이긴 한 것 같아요. 사면 좋습니다.











그런데...



아놔...



 부가세 환급 혜택을 받으려면 여기서 우편을 제출해야 하는데 그걸 까먹은 것이었습니다 ^_ㅠ


 관련 우편들은 모두 캐리어에 쳐넣어버린 상황... 굉장히 당황하고 참담해서 상담원에게 물어봤는데, 다행히 집 가서 우편으로 부치면 된다는데 핀란드 우편으로 가능할 지 안 할 지 어떻게 알아봐야 할 지도 모르겠으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졸음에 시달리다가, 드디어, 드디어, 아이슬란드를 작별. 



 처음엔 비행기에서 왕좌의 게임 봐야지 생각헀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만 쭉 자게 되더군요.









 그렇게 아이슬란드 여행은 결국 마지막 삽질인 면세서류 미제출로 끝나고, 저는 핀란드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저란 사람이 어떻게 후회의 인간인 지, 그리고 후회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살긴 살아가는 인간인 지 드러내는 여행이 아니었나 싶네요...ㅠㅠ ^_^;;









THE END







핀란드 교환학생 일기로 계속 이어집니다.








아이슬란드 여행 일곱째날(2): 2015년 8월 24일 월요일, 16:00




(요즘 정신이 없어 연재가 정말 많이 늦어졌네요. 으으... 제가 게을러서인지 시간이 항상 부족합니다. 그래도 다시 글 써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회한에 젖어, 드디어 마지막이구나 생각하며 저는 버스에서 창 밖만을 바라보며 멍때립니다. 레이캬비크는 뒤이고 이제 아이슬란드에서 남은 곳은 블루 라군 뿐.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합니다. 블루 라군은 어떨까? 정말 재밌을까? 예쁠까? 가서 당황하지 않을까? 나의 근육1도없는 멸치 몸을 사람들에게 내보여도 괜찮은 걸까? 덕내난다고 뭐라 하지 않을까? 등등...










 사실 제가 뭐 그렇게 활동적인 사람도 아니기에 처음에는 블루 라군에 그냥 가지 말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하면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 하면 에펠탑, 아이슬란드 하면 블루 라군일 정도로, 공항 근처이기도 하고 해서 굉장히 유명한 관광지라 안 가면 어마어마하게 아까울 것 같아서... ^_^;; 그래서 헬싱키 최후의 날에 그 난리를 치면서 수영복을 샀었죠... 아아 애처롭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블루 라군 자체도 유명하긴 한데 좀 듣보잡이죠. ^_^ 아이슬란드라는 나라 자체가 한국에 잘 안 알려져서 ㅠㅠ 오히려 브룩 쉴즈 나오는 블루 라군 영화가 훨씬 더 유명한 것 같아요. 전 고등학생 때 블루 라군 2의 주인공 밀라 요보비치를 좋아해서 이 영화를 알게 됐습니다. 보지는 않았습니다 진짜임 ^_____^















 아마 아이슬란드 당국이 '산호초'도 '석호'도 아닌 이 온천을 '블루 라군'이라고 명명한 것은, 저 영화의 인지도의 덕을 보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네요.












 아무튼 각설하고, 헬가펠 하이킹 때 봤던 황량한 용암 평원을 멍...때리며 복잡한 감정의 격류를 느끼다가, 갑자기...














와와와와아미친미친미친ㅁㅊㄷㅁㅊㅇ완전개예쁘가파랑ㄴ흼ㄴㅇ르ㅏㅂㅁ즤!!









 와...



 갑자기 증기가 솟아오르는 게 보이다가, 뙇!하고 하늘색, 너무나도 아름다운 하늘색 연못들이 황량한 화산 평야 사이에서 뙇!하고, 뙇!!!!!!하고 나타나는데, 너무 예뻐서 기절할뻔;;; 미쳤습니다 미쳤어요...













 블루 라군의 광경을 보고 너무나도 행복해져서, 잠시, 아주 잠시 저의 멸치 몸에 대해 잊을 수 있었습니다.









 블루 라군 정문입니다. 당연히 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지만, 왼쪽에 있는 건물에 짐을 맡길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캐리어를 맡겼고 백팩은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이 때 보관증을 떼는데, 찾을 때는 원래는 안에서 도장을 받아 와야 하는데, 제가 까먹고 안 받아왔는데도 그냥 저는 짐을 찾았습니다. 도장은 왜 필요한 것인가...








 그리고 잠시, 주변이 화산암으로 둘러싸인 통로를 지나면...



















우와...








물이 하늘색입니다. 하늘색이에요. 게다가 김이 모락모락 ^_^;







 굳이 입장 안 하셔도 이 주변에서 블루 라군을 둘러보기만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넓습니다. 넓어요. 









 구글 어스로 본 블루 라군. 하늘에서 봐도 하늘색입니다. 너무 예쁨... 꽤 넓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중 왼쪽에 보이는, 동그랗게 둘러싸인 곳만 일반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른쪽엔 뭔가 프라이빗 풀 같은 느낌의 직사각형 공간들이 보입니다. ㅂㄷㅂㄷ.





















 입장권을 제시하면 팔찌로 바꿔줍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블루 라군의 위엄을 느낄 수 있음. 팔찌에 흰색 이물질들이 굉장히 많이 붙어 있습니다. 블루 라군에 엄청나게 많이 함유되어 있는 실리카 때문입니다. 이 팔찌는 어떤 입장 옵션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다른 색을 받습니다. 그리고 블루 라군 내에서 이 팔찌로 계산을 하고, 결제는 나중에 하는 뭐 그런 시스템...입니다.





 그러고 보니 블루 라군 요금제에 대해 안 말씀드렸네요. 가격은 기간마다 조금씩 다른데, 아래와 같습니다.





블루 라군 여름 입장료






블루 라군 겨울 입장료


 여기서 "여름"은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입니다. 와 8월 24일날 왔는데, 완전 쌀쌀하고 춥고 완전 끝물인데 10유로나 더 냈었다니... 부들부들...


  





 저는 COMFORT를 선택했는데, 지금 보니 그냥 타월만 가져갔으면 STANDARD도 괜찮았을 것 같네요. COMFORT는 STANDARD와 PREMIUM 사이에 끼여서 좀 애매해 보입니다. 그 와중에 LUXURY 지젼;;










 증정품으로 화장품들을 줍니다. 우왕ㅋ굳ㅋ.










 그리고... 탈의와 샤워를 마친 후 ^_^;;





 

 들어왔습니다.



 개쩜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방수커버는 아이슬란드에서 너무 비싸서 안 샀기 때문에 사진은 뭍에서만 찍고 폰을 얌전히 다시 사물함에 반납한 후 물질을 하고 놉니다. 으아아아아 방수커버, 셀카봉 등등 한국에서 샀으면 쌌을텐데 정말 준비성 부족 때문에 수 차례 피눈물을 흘리네요.





 사람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중국인들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아이슬란드 섬 자체에 중국 사람들이 엄청 많음 ㅋㅋㅋㅋ 관광지 중 이렇게 중국인 비중이 높은 곳은 처음 봤습니다. 아마 아이슬란드 금융 말아먹은 것 때문에 그거 갚아보려고 어떻게 중국 관광 시장 개척 중인 듯;;







 



 일단 블루 라군 바닥은 평평하지 않습니다. 약간 튀어나온 부분도 있어서 좀 걱정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데, 뭐 이렇게 자연이 만든 신비에 시멘트질을 하기도 뭐하니 그러려니 합니다. 물은 실리카가 함유되어 잇어서 맨들맨들. 감촉이 정말 좋습니다 ^______^ 온도도 정말 적당하게 따뜻합니다.





 




 블루 라군 앞에는 이런 바?가 있어서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저는 돈이 없고 이하생략.










 그런데 솔직히 물 밖이 너무 춥습니다. 홀딱 벗고 수영복 하나 입고 온 몸에 물이 묻으니 체감온도가 진짜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답임. 타월을 두르고 다녀보지만 여전히 답이 없음. 부르르 떨면서 뛰어가니까 아주머니 한 명이 부르르 떨면서 웃습니다. 







 그래서 실내로 들어와서 폰질이나 좀 하려고 하는데...














;;


반도의 작은 스꼴커뮤니티까지 접속 막아놓다니 뭔가 대단합니다 블루 라군;; 왜 막아놨지?








 그러니 그냥 페북이나 하고 사진이나 찍읍시다.



 소심한 셀카. 눈갱. 도저히 추워서 안 되겠어서 셔츠 가져와서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었습니다. 








 저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엔 실리카 통이 있습니다. 큰 통에 실리카가 엄청 많이 담겨 있어요. 저도 저기 가서 온 얼굴과 팔에 다 발랐습니다. 약간 지점토 같은 느낌인데 매끈매끈합니다. 사람들이 엄청 많이 퍼다 써서, 굉장히 실리카가 빨리 떨어져요. 통이 비었을 때 기다리고 있다가, 새 통이 오면 사람들이 우르르르르 몰려 들어서 실리카를 다 가져갑니다. 흐으.



 멀리는 산이 보이네요. 황량하다 황량해. 정말 이런 황량한 감수성이 온천을 둘러싸고 있는 게 블루 라군의 이채로움 중 하나입니다. 블루 라군 다시 가고 싶다...













는 ☆커플천국 솔로지옥 블루라군









 커플이 정말 너무너무 많습니다. 저는 혼자 왔는데, 뭐 여기 사람들한테 말 걸자니 뻘쭘하고, 괜히 밖은 춥고, 커플들이 온갖,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애정행각들을 하는 것 보면서 비통함을 키워갑니다.







 따뜻하고 매끈한 물과 황량한 광경을 보며 좋아하다가도 

커플들을 보면 아주 날카로운 죽창이 생각나는, 그런 하루였습니다.


다음에 돌아온다면 나, 커플이 되어 돌아오리... ㅂㄷㅂㄷ



























 지금까지 날씨 안 좋은 날, 뭍에서만 찍은 사진들, 게다가 멸치남의 셀카까지 보시느라 여러분의 눈과 정신이 참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블루라군 공식 홈페이지에서 괜찮은 사진 몇 개 퍼왔으니 보시고 노여움을 푸세요...












퍄퍄퍄...







 ...이 사진은 좀 어색하네요. 분명히 저런 지형에서 저렇게 앉아 있으면 찔려서 엉덩이 완전 아플듯 ^_^;; 아니면 사진용 투명의자를 한 거라 생각해봅니다.










퍄퍄퍄 2




 아아 좋다. 저는 수영은 안 했지만 (허가되어 있는 지도 잘 모르곘습니다.) 실리카가 많아서 그런지 확실히 몸이 일반 물보다 잘 떠요.









 비 오는 날 사진. 모델 누나 추워 죽겠다 이놈들아.






..............




할 말을 잊었습니다.




너무 멋짐 ㅠㅠ



















 에... 그런데... 왜 예쁜 여자 사진만 올리냐구요... 죄송합니다 ㅠㅠ 저의 취향을 반영한 선택입니다... 다른 사진들도 올릴게요...














 사실 뭐 블루 라군의 보통 풍경은 위처럼 혼자 고독한 느낌이 아니라 이런 거죠. 사람들 우글우글. 다만 이 사진에서 중국인 비율의 20%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처럼 혼자서 노는 건 금수저라야 가능한 기행이죠. ^_^;; 









 겨울 블루 라군. 눈 덮힌 황야 한가운데에 온천이라니, 너무 멋지지 않나요. 다만 저 안에 들어가있는 사람들은 말도 못하게 추울 것 같다 ^_^;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저는 돌아가야 하죠. 케플라비크 공항에 가기 위해 정말 나가기 싫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블루 라군에서 나옵니다. ㅠㅠ



 이 사진은 도대체 왜 찍은거지. 안 찍은 줄 알았나.



 배가 고픕니다. 가격표를 봅니다. 잊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쇼핑공식.










 이 곳은 게이트를 나와서 있는 매점입니다. 참 먹을 것들 더럽게 많네... 부들부들...






 괜히 배고파서 한 번 더 쳐다봅니다.









 블루 라군 매점이에요.








 방수팩.... 가격 노오오오오오오오답 ^_^;; ㅠㅠ





 점원 한 명이 계속 try해 볼거냐고 저를 좇아다니면서 물어봅니다. 으아아아아아 무서워서 알겠다고 하고 try. 맨들맨들한 느낌이 매우 좋습니다. 그래서 괜히 여기서 로션도 바르고 수분크림도 발라봤습니다 ^_^; 그렇지만 하나도 사진 않음. 화장품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으로 구매 가능한데, 크게 가격 차이도 안 나서...








 




 나왔습니다.



 정말 마지막이구나. 풍경은 아름다운데, 왜 이리 슬플까요.





 올 땐 다른 길로 왔습니다. 곳곳에 조그마한 연못 같은 곳들이 있네요. 당연히 온천으로 쓰이는 곳들은 아니겠지만 정말 예쁜듯 ㅠㅠ




 협곡 같은 느낌마저 납니다.



 혼자 뜬금포로 멀리 있는 연못 ^_^;;















 그리고 저는 정문에서 짐을 되찾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이놈의 자판기는 뭘 먹고 싶은데 먹을 수가 없음. 카드 아무리 긁어도 안 됨. 아아 정말 더럽게 화나서 마치 볼케이노 킴처럼 화산같이 분노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하도 안 와서 시간표를 보니,



현재 시각은 20:08인데 케플라비크로 가는 버스는 21:30에 오네요 ^_^;;


















 와 진짜 배고파 죽을 것 같은데 이런 무자비한 버스 시간표 ㅠㅠ 뭐 미리 버스 시간표를 숙지하지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





















 너무나 아쉽게도 블루 라군에서 나와 아이슬란드 여행의 모든 일정을 다 끝낸 저는, 즐거움, 아쉬움, 후회, 섭섭함, 후련함, 아련함이 뒤죽박죽된 혼란스러운 감정을 지닌 채 스티븐 시걸의 표정을 지으며 나른한 몸을 이끌고 케플라비크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릅니다.





















꼐속













9월 27일 일요일, 그러니까 추석 당일, 추석임에도 불구하고 투르쿠 여행을 갔던 저는 심심해서 휴대폰을 열었다가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투데이 3,000... 엥?














알고 보니 제가 발행하는 오픈캐스트가 네이버 메인에 노출된 거였습니다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투데이 폭ㅋ발ㅋ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네이버 검색에 노출 자체가 안 되어서 머리 싸매고 고민했는데, 비록 아직도 서평들은 노출이 안 되지만 ^_^ 네이버 오픈캐스트까지 메인에 노출되니, 네이버 놈들이 드디어 저를 인정해 준 것 같아서 뭔가 뭉클... 하네여 ...











 그런데 사실 한국에서 거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포털 네이버의 메인엔 노출됐는데 유입이 5,000명 정도밖에 추가로 안 되었다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좀 실망했었어요. 예전, 그러니까 제가 고등학생이던 2007~2009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다음 메인이나 주요 스크린에 노출된 적이 세 번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평이 다음 블로거뉴스 1위에 갔을 때 투데이가 50,000 정도, 학교 까는 글(...)을 올려서 10~20분 정도 다음 메인 뉴스란에 사진으로(!) 가 있을 때는 진짜 20분 이내에 유입이 12,000정도 들어왔었어요. 네이버 오픈캐스트와 비슷한, 그러니까 좀 스크린 아래에 있는 란에 수학 참고서 리뷰가 떴을 때도 때도 투데이가 10,000은 갔는데...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일단 ①오픈캐스트는 화면 하단에 있고, ②네이버 메인에 오픈캐스트가 뜰 확률은 1/12이며, ③오픈캐스트 내에서 '여행' 섹션이 뜰 확률은 1/6입니다. 결국 구석에서 1/72만큼 노출되는건데 5,000명이 유입되었으면 그래도 꽤 많이 된 것 같네요 ^_^ 스비드의 비쥬얼이 큰 역할을 했을 듯...








 아무래도 제가 요즘 너무 업데이트를 안 하니까 네이버 측에서 당근을 준 것 같기도 하고... 뭐 굳이 투데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제 삶을 기록하기 위해서, 너무 놀지 말고 꾸준히 포스팅해야겠습니다. 우리 인생 화이팅!








- 오픈캐스트 페이지 가기 (새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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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여행 일곱째날(1): 2015년 8월 24일 월요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저는 드디어 레이캬비크에서의 마지막 날을 맞았다는 소회에 잠겨 있었습니다. 아아 드디어 마지막이구나. 그 소회에 잠겨 꿈도 그런 꿈을 꾸었더랬죠. 뭐 제가 하는 일이 항상 그렇듯이, 기억은 안 나지만...








그리고, 일어났더니









갓-냥이가 침대 위에 같이...





냥이찬양해ㅠㅠ







 다가가면 항상 으르렁거려서 내 몸에서 그렇게 마늘 냄새가 심하게 나나... 너한테서는 썩은 계란 냄새가 난단말이야... 하고 부들부들하게 만들었던 우리 고양이가 드디어 저에게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하니 감동입니다ㅠㅠ<





 고양이 깨울까봐...도 있지만 사실 피곤해서 또 안 일어나고 침대에서 열심히 헤드뱅잉하고 있으니 쓰란두르님께서 깨워주심. 아 하긴 체크아웃해야지...








 쓰란두르 씨께서는 그간 즐거웠다면서, 방명록을 하나 작성해달라고 하셔서, 작성합니다.




 얼마만에 써 보는 한국어인가. 떨리는 손으로 열심히 씁니다만 사실 오랫만이고 뭐고 다 빼도 그냥 저의 글씨가 쓰렉... 이라서 죄송합니다.ㅠㅠ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글씨 수준에 저 자신도 참 황송할 뿐..





 곧 쓰란두르 씨는 일을 하러 나가시고, 저는 남은 하우카르틀을 담은 통을 캐리어에 넣습니다. 






 곧, 아무도 남지 않은 집을 뒤로 하고 저는 길을 나섭니다.



















아...


시원섭섭...은 무슨 전혀 시원하지 않습니다. 섭섭할 뿐ㅠㅠ


좀 더 남아 있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ㅠㅠ



 마음이 짠합니다...










 이 순간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싱숭생숭했었는데 정말 그 순간이 되니 가슴이 시리네요.










 어찌 되었든 내가 아이슬란드에 있을 그 날들은 다 지났고, 나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구나, 하는 슬픔이 덮쳐옵니다.



















그치만 내 일상은 핀란드 교환학생이잖아? 개꿀ㅋ









 ㅋㅋㅋ그렇습니다 일상이 핀란드 교환학생행ㅋㅋㅋㅋ 기분이 좋아진 저는 어찌되었든 레이캬비크에서 마지막 쇼핑을 하기로 합니다.







 레이캬비크 시내 거리. 내가 돌아가야 해서 그런가 괜히 거리도 싱숭생숭해 보임.






 살까 말까 계속 고민하던 티를 사기로 합니다. 처음엔 M을 시도했는데 너무 크고, S도 조금 큰 거 같아서 결국 다 XS로 사기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내가 정말 너무나도 작구나... 어릴 때 밤에 게임 그만하고 운동이나 열심히 할 걸... 생각하게 된 날이었습니다.



 아무튼 아이슬란드 티셔츠는 다른 것들에 비해서 뭔가 센스가 돋보여서 좋은 것 같아요... 진짜 사고 싶은 것은 너무 많았는데 너무 비싸서(하나에 3,750크로나) 3개 사면 1개 더 준다는 말에 딱 4개까지만 사기로.















 이건 머그컵. 정작 제가 산 건 '5분만 기다리면 날씨가 바뀐다' 드립인데... 다른 컵들도 나쁘지 않아요. 특히 저 elf in Iceland 디자인은 어디에 들어가 있어도 잘 어울리느 명작입니다.





















예전에 봤던 티셔츠 디자인. 진짜 쎈 디자인인데 너무 매력적이라 이걸로 티셔츠 하나 질렀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산 공기도 팝니다. 얼마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싼 가격은 아니었던 걸로...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습니다 ㄷㄷ;;




















직원들은 친절하기 때문에 당연히 입어 볼 수도 있고, 사이즈가 없으면 물어 보면 확인해 줍니다. 확실히 (유럽이 다 그렇지만) XS 사이즈는 많지가 않습니다.






















저는 Don't fuck with Iceland! 티셔츠를 사고 싶었는데 XS 사이즈가 없어서, S 사이즈를 살까 하다가 Don't mess with Iceland! 티셔츠를 대신 샀네요. ㅠㅠ



















 남은 아이슬란드 동전들도 여기에서 모두 털어줍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티셔츠 네 개를 살 수 있었고, 그 중 일부는 부가세 환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저의 아이슬란드 체류 마지막 삽질로 그 환급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그리고 저는 걸어서 BSI 터미널로...




 가는 길에 레이캬비크 문화 건축물을 발견하는데... 이제 봐서 뭐하니 저는 버스를 타야해요 ㅠㅠ














 BSI 터미널... 












 티켓을 받습니다. 저는 여기서 블루 라군으로 갔다가 바로 케플라비크로 공항으로 갈 예정입니다.













 염소 머리를 먹었던 음식점에서 이번엔 간단하게 샌드위치류를 먹읍시다. 더럽게 비쌌던 것 같은데 역시 기억 안 남. 안 좋은 기억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방어 기제 때문일까요.




 레이캬비크에서의 마지막 음식.






 그리고 그렇게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나는 레이캬비크에 작별을 고했다 카더라...



 (블루 라군 표/버스 표는 블루 라군 홈페이지에서 예매했습니다.)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여섯째날: 2015년 8월 23일 일요일, 17:00




 환상적이었던 요쿨살론 관광을 마친 버스는 레이캬비크로 향하면서 오면서 안 본 여러 관광지에 들릅니다. 그런데 솔직히 투어가 5시간 동안 요쿨살론 오고 1시간 요쿨살론 보고 5시간 동안 돌아가는 느낌 ^_^;; 여러분은 꼭 차 렌트하거나 패키지 하시려면 1박2일 하세요... 두 번 하세요...








 돌아가다 본 바트나요쿨 빙하입니다. 바트나요쿨은 저번 편에서 썼듯이 아이슬란드에서,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인데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면적이 줄어들고 있어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안타까워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바트나요쿨 빙하 옆으로 늘어선 설산. 여기서 무슨 박물관을 들렀는데 여전히 피곤해서 ^_^;;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다음은 폭포. 폭포 이름이 잘 기억이..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저는 이미 무기력에 빠져 있었습니다. 요쿨살론 보고 나니 다른 거 봐도 감흥이 음고 뭔가 허무하고 니힐리즘에 빠진 듯한 이 느낌 ㅠㅠ



 그 와중에 그래도 남부 해안의 절벽은 장관입니다. 약간의 감수성을 회복했으나 곧 상실함.



 그리고 휴게소.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걱정 마세요 곧 그칩니다.



 아... 창렬이 형이 왔다가신 가격들입니다 ㅠㅠ













 전 너무 배가 고프고 비도 오고 추웠던 나머지, lamb, potato, vegetable을 보고 회심의 goulash를 시켜보는데 ...!


















짬밥?






 으아... 짬밥으로 먹던 국물고기가 생각나면서 이걸 2,450크로나나 주고 먹다니 하는 생각에 좌절ㅠㅠ




 그치만 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일단 따뜻한 국물이 있었으니까... 먹고 나니까 좀 기분 전환이 되더군요. 그래서 더 열심히 잤습니다 ^_^;









 휴게소 옆의 기념품점. 열쇠고리를 하나 살까 하다 안 샀습니다. 여기서 모든 게 다 그렇듯이, 굉장히 창렬한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컵도 하나 살려다 안 삽니다. 일단, 이 놈의 기념품점이 ①시내보다 가격은 좀 더 비싸고 ②도무지 차이점은 못 느끼겠기에 왜 사나 싶긴 한데, 뭐 시내 기념품점 갈 시간도 없는 패키지 관광족 분들이 있겠죠?






 쓸 데 없이 비 오는데 휴게소 주변도 경치가 좋네요.




 지나가다 찍었는데... 이게 에야피야들라요쿨인가 헤클라인가 헷갈리네요. 뭔가 이렇게 단서 없는 사진들을 보다 보니 그 당시의 귀찮았던 심정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아, 양이 찍혀서 여담인데 아이슬란드에는 사람보다 양이 많아요. ^_^;; 양이 반란 일으키면 어떡하니 뭐니 가이드 아저씨가 드립을 치시더군요. 전두환 시대도 아니고, 적당히 유쾌하게 받아줍시다. 첫번째는 그러려니 하는데 저는 골든 서클도 갔다와서 뭐 가이드 농담의 패턴이 90%는 같아요...




 남부해안 절벽에는 곳곳에 폭포들이 정말 많습니다. 사실상 해안을 따라 절벽이 있다 보니 물이 흐르면 폭포인가 봐요. 



 그리고 또 도착한... 이름 모를 폭포.




 이 폭포엔 폭포 뒤로 길이 나 있어서, 폭포 뒤로 돌아가는 게 가능하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우비를 입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역시 전 방수 의류가 없고 좀 멀리서도 물이 파파팍 튀니까 포기합시다.






 빨리_가서_자고_싶다.jpg







 다시 잠에 든 저, 어느새 버스는 레이캬비크에 진입하고, 저는 아 지금쯤이면 힐튼 호텔에서 가는 버스 다시 하겠지...ㅋㅋ 하는 마음으로 힐튼 호텔에 내립니다.




 힐튼 호텔의 야경. 힐튼쨔응 보고싶었다능 ㅠㅠ
















그런데,






그러고 보니 여기 버스가 일요일 하루 종일 안 하는 버스였습니다.











 와...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는게 아니라 걍 내가 멍청한 거...











 그런데 다행히 힐튼 호텔에서 '아르툰'이라는 정류장까지 가는 버스 하나는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검색했더니, 아르툰에서 환승해서 숙소로 갈 수 있음! 오오 아르툰 오오. 그래서 전 일단 잽싸게 버스를 잡아타고 아르툰으로 향하고, 아르툰에 내렸는데...


















 제가 아르툰에 내리자마자,




 분명히 내가 가야 할 것 같은 방향에서,




 버스 한 대가 잽싸게 지나갑니다.









 헣.헣.헣. 그렇습니다. 환승 막차였습니다.






아... 또 파워 워킹인가...









구글 맵으로 본 걸어야 할 거리는 3.1km, 갑시다!









왜 내가 이역 만 리, 지구 반대편에서 이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최단 거리로 가느라 거의 인도도 아닌 차도변에서 조금씩 내리는 비까지 맞으며 걸어야 하는 것인지













사진도 흔들리고 마음도 흔들리고 인생도 흔들리고...














아무튼, 그런 질문을 머릿속으로 계속하여 되뇌이다 보니
















어느새, 저는 꿈에 그리던 숙소 게르도우베르그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맞아주는 건 고양이 한 마리네요. 이름을 알았는데 까먹었다 ^_^;;









 고양이 한 마리가 깨어 있습니다. 사실 전 고양이가 한 마리인 줄 알았는데 이 집에 고양이를 두 마리나 기르더군요. 









 여기서 고양이의 매력을 거의 깨달을 뻔...했으나 정말 오늘 하루 종일 너무 많이 걸어서 너무나도 피곤했던 저는, 대충 씻고 급하게 잠에 듭니다. (물론 이 글도 대충 마무리되고 저는 잠에 듭니다.)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여섯째날(2): 2015년 8월 23일 월요일, 10:00




 새벽질주를 마치고 버스에서 자다가 오전 10시에 잠에서 깨어난 저는 머리에 두통과 갑갑함을 느낍니다. 조금씩 의식을 회복해 가며 시야를 밖으로 향한 저는 산과 평야들을, 졸리고 피곤한 눈으로 쳐다봅니다. 그러다 저는 제 왼 쪽에 누군가 앉아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데, 한 중국인 여성이었습니다. 중국인이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한국인이라고 대답합니다. 약간 실망한 것 같긴 했는데 다행히 영어를 꽤 유창하게 합니다. 저보다 더 잘 하는 듯... 상하이에서 독일계 회사에서 일한답니다. 지금까지 뭐 지난 중요한 관광지가 있냐고 물었더니 없답니다. 하긴 버스가 중간에 섰으면 내가 아무리 피곤했어도 눈치를 챘겠지.







 그치만 저는 일단은 피곤해서 별로 말을 더 하려 하지 않았는데, 삼십 분이 더 지나자 차가 섭니다. 제가 지금 참가한 패키지 투어의 이름은 '요쿨 살론과 남부 해안'인데요, 그래서 남부 해안의 각종 관광지들을 들른다고 합니다.










 덧붙이자면 요쿨살론은 거의 아이슬란드의 남동쪽 끝에 있는데 아이슬란드의 면적이 남한과 비슷하므로, 레이캬비크에서 대충 러프하게 서울-부산 거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구글 어스로 봣더니 4시간 31분 걸리는데, 아마 중간에 또 폭포들, 휴게소들을 들러야 하므로 저것보다는 당연히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거라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또 그런 폭포들을 들르는 것은 거리가 길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당연한 측면이 있구요. (물론 저는 그냥 자고 싶었지만.)









 아무튼 처음 하차한 스코가포스(Skógafoss) 폭포.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이가 높은 폭포라고 합니다. 남부 해안의 지형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낮은 고도의 평야가 해안에 펼쳐져 있다가 갑자기 고도가 높아지며 가파른 지형이 등장하는 패턴입니다.





 굴포스처럼 좌우로 커서 수량이 엄청나진 않는데 그래도 꽤 높고 멀리까지 물이 튑니다. 그치만 당장 사경을 헤매고 있던 저는 그저 귀찮을 뿐. 의무감에 셀카 한 장만 찍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상태가 안 좋으므로 머리는 드러낼 수 없음. ㅠㅠ. 뭐 하는 짓인가 자괴감이 밀려옵니다.




 그리고 주변의 야산들을 보니 제가 어제 정ㅋ벅ㅋ하지 못했던 헬가펠이 떠오르면서 속앓이가 시작되고...



 이제 버스는 다시 출발, 정신을 어느 정도 차린 저는 멍하니 밖을 응시합니다. 개인적으로 전 아이슬란드에서 폭포보다는 황량함을 좋아했어요. 폭포라면 규모는 좀 적어도 한국에도 있고, 중국에도 있고 유럽에도 있고, 사실 꽤 많은 곳에서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는 지형인데, 정말 끝이 없는 적막함과 황량함은 제가 평소에 볼 수 없던 것이니까요. 그래서 폭포는 그냥 별 감흥 없이 보던 제가 창 밖으로 황량함만을 응시합니다.



 이끼만이 깔려 있는 아이슬란드의 남부 해안.



 그러다가 풀이 자라 있는 곳이 보입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이건 자주 쓸려나가는 아이슬란드의 토양을 고정하기 위해 미국에서 수입해서 심은 꽃이라고 해요. 늦봄에는 꽃이 만개해서 정말 아름답다고 하는데 꽃의 이름은 애석하게도 기억이 안 납니다 ^_^;;



 그러다가 점점 식생이 줄어들더니...



오오오...













우와 취향저격...








 이 형언할 수 없는 황량함의 영토는 스케이다라산두르(Skeidararsandur)라고 불립니다. 당연히 저도 이름은 정확히 기억 못 함. 다만 내릴 수 없고 차창 밖으로만 봐야 한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점심은 스케이다라산두르 사막 변두리에 있는 한 작은 휴게소에서 먹습니다.



 휴게소.






 휴게소 주변의 풍경들.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곳입니다 ^_^;;







 그런데 휴게소 내의 물가는 역시 아이슬란드 물가. 게다가 그렇게 비싼데도 어차피 여긴 독점이니까...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 있습니다. 도저히 밥 줄을 기다릴 수 없었던+밥값을 견딜 수 없었던 저는 그냥 콜라와 과자로 밥을 떼우기로 합니다. 과자는 어제 레이캬비크에서 샀던 거라 여기서 사는 것보다 아주 조금 더 저렴했습니다. 아주 조금...



 불쌍하게 과자와 콜라를 먹는 저를 중국인 여자사람이 불쌍하게 쳐다봐줍니다. 









 아무튼 중국인 여자사람은... 중국 이름은 생각이 안 나는데 Mabol(메이볼)로 불러달라고 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홍콩 우산 혁명에 대해 굉장히 분노하던 게 인상깊음... 사실 그것 빼곤 대화 자체는 유쾌했는데, 지금은 이미 이 여행을 한 지 한 달이나 지나버려서 내용이 정확히 생각이 안 나네요 엉엉 ㅠㅠ



 아무튼 황무지는 계속되고,



 검은 사막도 계속되고, 그 게임 검은 사막은 잘 모르겠지만,



 점차 검은 삼가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 어 저 멀리 보이는 건 뭐지?








!?




얼.음.이.다






요.쿨.살.론.도.착. ^_^;;








 으아아. 곧 버스에서 내린 저는 곧바로 호숫가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얼.음.잼 ^_^;






어마어마하게 넓은 호수에 얼음이 둥둥 떠 있습니다. 우와와아아앙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으로 계속 쳐다봤습니다.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음...

















 아무튼 조금씩 호수의 광경을 감상하던 저희는 요로케 생긴 수륙양용차량을 타고 요쿨살론 호수로 들어섭니다. 저희 패키지 승객은 3개 조로 나뉘었는데 저는 2번째 조에 들어갔거든요. 뭔가 무심한 듯 시크해 보이는 직원의 표정이 눈에 띄는군요.



 아무튼 앞 팀이 내리고, 배에 타서, 구명조끼를 메고, 부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발진하던 차량이 호수로 들어서는데,











 그리고,



 으아아아아아 드디어 요쿨살론으로 들어간다!



풍-덩



 수륙양용차는 풍덩 소리를 내며 요쿨살론으로 들어서고, 저는 곧 한기와 눈부신 얼음들을 직면하게 됩니다. 우왕ㅋ굳ㅋ



 뒤로 보이는 떠나온 대지.



 얼음 조각들이 찰랑찰랑.



 그러다 슬슬 조금씩 큰 얼음 조각들로 다가가기도 합니다.


 사실 가까이서 큰 빙산을 볼 수 없어서 좀 아쉽긴 했는데 안전 문제도 있고 날도 여름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ㅋㅋ



 멀리서 보이는 바트나요쿨(Vatnajökull) 빙하. 당연히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빙하이자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이고, 넓이는 8,100㎢이라니 전라북도 (8,043㎢)와 거의 동일합니다. 지금 온 요쿨살론은 이 바트나요쿨이 흘러들어오는 곳이자, 대서양과 아주 조금 연결된 석호이기도 합니다. 만조 때는 대서양의 물이 들어오고, 간조 때는 요쿨살론에서 물이 빠져나간다고 해요 ㅋㅋㅋ. 그래서 얼음도 염분과 여러 미네랄을 함유해서 푸른색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저는 광학은 모르니 일단 단정짓지는 않고 가만히 있겠습니다...





 구글 맵으로 본 요쿨살론. 빙하와 대양 사이에서 매우 절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ㄷㄷ해;








아래는 이 쯤 되어 찍은 파노라마입니다. 역시 세로로 보셔야하뮤ㅠㅠㅠㅠㅠㅠㅠㅠ








 피부에 느껴지는 갑작스러운 한기, 두둥실 떠다니는 얼음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유럽 최대의 빙하 바트나요쿨 등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만 확실히 바트나요쿨은 좀 멀리 있음 ^_^;;








 물론 여러분은 여기서 제가 위의 사진들에는 푸른색 필터를 잔뜩 먹였다는 사실을 아마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 근데 필터 안 먹였어도 충분히 예뻤어요. 진짜임. 진짜라고. 그런 의미에서 필터 먹인 사진들 계속 봅시다 ^오^








 화산재를 머금어 검은 층이 생긴 빙산. 큰 게 가까이 다가오자 승객들이 모두 우와 하며 달려갑니다. (저포함)



 캬... 얼음에 취한다... 정말 태어나서 처음 보는 빙하와 빙산들이라 그런지 너무 다들 예뻐보였습니다.ㅠㅠㅠㅠㅠㅠ



 그러나 빙하 하이킹을 할 수 없는 내 몸이여, 

 바라건대 나에게 빙하에 오를 시간과 돈이 있었다면! 

 이처럼 보기만 하랴, 한 여름 이곳에서,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그렇습니다. 사실 저는 원래 빙하 하이킹과 부츠 대여가 포함된 1박2일 코스를 예약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매진되어서 제가 예약한 건 9월 일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일치기로 바꾼 것이고, 또 보통은 빙하 하이킹을 하려면 부츠와 옷을 개인이 갖춰야 해서 매우 캐쥬얼^_^;;한 저는 예약하기조차 힘들더군요.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멋 적은 장소들도 지나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정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요쿨살론에 올 수 있다는 것조차 감사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아쉬움 이후, 저는 빙하 하이킹을 할 수 없었지만 요쿨살론엘 올 수 있었고, 헤클라엔 가지 못했으나 헬가펠에서 뜻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1박 2일짜리를 할 수 없는 걸 알았으면 시내 관광하거나 오전을 싹 날리고 저녁에 엘리다바튼 호수에 간 날 그대신 화산 내부 탐험이라도 갈 걸 하는 후회도 들긴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이미 지난 일인걸요.




 



 항상 가장 새롭고 특별한, 현재라는 가장 소중한 시간을 열심히 살아가기로, 요쿨살론 위에서의 개똥철학자는 다짐했다 카더라.






 사진을 막 찍어주다 보니 일본인 아주머니들의 사진을 찍어주게 되었습니다. "혼자?"라고 묻는 등 한국어를 생각보다 잘 하셔서 놀랐음... 그런데 저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도 갑자기 생각아 안 났습니다. ㅋㅋㅋ그래서 물어보고서는 이게 생각이 안 나다니 얼마나 나란 인간은 멍청한가 하면서 혼자 좌절을 했습니다ㅠㅠ







 그 분들이 "서울 살아요?(한국어로)"라고 물어봐서 네, "다이가쿠(대학) 학생이에요?"라고 물어봐서 "네, 서울에서 다이가쿠..."라고 했더니 오오 서울다이가쿠데스? 하면서 갑자기 그 일본인 특유의 과장된 리액션을 보이면서 오바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ㅠㅠ








 요즘 들어 당연한 게 생각이 안 나거나, 무심코 말이나 글에서 단어를 하나 잘못 쓰는 일이 잦아졌는데, 부디 큰 문제의 징조가 아니길 바랍니다...ㅠㅠ













 그러다가 갑자기 분위기를 잡는 가이드 누나. 얼음을 들고...!






쾅쾅.







 부숴서 조금씩 나눠 줍니다. 완전 무해한 자연산 얼음이니까 먹어도 된다고...! 물론 자연산 중 해로운 것도 많이 본 저는 좀 긴가민가했습니다만 뭐 어때. 하나 들어 입에 물고 셀카를 찍습니다. 얼음 맛 자체는 뭐 나쁘지 않은 물 맛이었는데, 셀카 사진은 매우 나쁩니다. 좀 쓰레기같음. 그래서 그 사진은 차마 올리지 못하겠네요.








그래서 쪼개고 남은 얼음을 들고 한 컷 ^____^





 ...진짜 누가 봐도 머리 안 감았다ㅠㅠ






 그리고 저거 찍는데 일본 아주머니들이 자꾸 실수하셔서 와 진짜 손이 얼어붙는 걸 느꼈습니다. 몇 번을 저 포즈로 있었는 지 모르겠습니다. 아주머니들...혹시...혐한...이세요 물어보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지만 매우 미안해하시고 그런 모습을 봐서 전혀 아닌 것을 알았습니다만 그래도 제 손이 얼어붙어 아픈 것은 온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주지 않을까 싶네요...








 매우 짧았던 요쿨살론 항해..?를 마치고 돌아갑니다.







 호안이 보입니다.






 가이드가 여기서 'South Korea Movie'가 촬영 중이고 저 사람이 배우라고 해서 열심히 쳐다봤는데, 좌 0.7 우 0.5의 시력으로는 견적이 안 나옵니다. 아이슬란드에서 한국 영화를 찍는다니 도대체 어디서 찍는 걸까 궁금해지긴 하는데 ㅋㅋㅋㅋㅋ 끝나고 따로 찾아보진 않았네요... 죄송합니다 한국문화계니뮤ㅠㅠㅠㅠㅠ




 지금까지 이렇게 오도방정을 다 떨었지만 한 20분은 있었으려나... 비록 좋고, 좋고, 좋았지만, 그래도 시간상 너무나도 아쉬운 요쿨살론 투어였습니다. 아이슬란드가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줘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여전히 렌트카를 선호하는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저도 면허는 있지만 면허 취득 후에 한 번도 차를 몰아 본 적이 없어서... 다음에 올 땐 저도 운전 경험을 갖추고, 면허를 갖춘 사람들(ex. 동생)을 구워삶아서, 반드시 최소한 링로드 일주를 하겠노라 다짐합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버스에 오르는데



과연 레이캬비크 숙소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또다른 나의 삽질은 없을 것인가...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여섯째날(1): 2015년 8월 23일 일요일




 축제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 달걀 냄새가 나지만 그래도 괜찮은 물로 씻고 나서 저는 잠에 들려다가, 혹시나 해서 대중교통을 체크했습니다.






 저는 요쿨살론으로 가는 패키지 투어를 예약했는데, 픽업 시간은 07:30, 장소는 도심 근처에 있는 힐튼 호텔로 예약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슬란드 버스 사이트에서 길찾기를 하니... (참고로, 아이슬란드에서는 구글 맵 대중교통 메뉴가 작동을 안 합니다 ㅠ_ㅠ)



















가장 빠른 도착은 오전 열 시...엥!?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다시 찾아봐도 가장 빠른 출발은 오전 아홉 시 몇 분. 가장 빠른 도착은 오전 열 시, 이게 뭥미... 뭔가 싶어서 계속 봐도 변하는 건 없습니다. 아아... 이게 무슨 일인가 대체... 도대체 무슨 일인가... 저는 납득할 수 없었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빡친 저는 혹시 내가 또 바보 짓을 했나 싶어 제가 투어를 예약한 사이트를 들어가 봤는데, 어마어마하게 많은 리스트의 호텔들 사이에 Mjodd 버스 정류장이 있었습니다. 이 놈의 버스 정류장까진 걸어서 15분밖에 안 걸립니다. 으아아아... 진작에 리스트들을 다 살펴봤어야 했는데... 너무 선택지가 많아서 귀찮다고 그냥 힐튼 호텔 선택했더니 이런 재앙이 ㅠㅠ 저의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 최악의 삽질에 당당히 명함을 올립니다.





 그런데 이미 시간은 오전 1시, 그리고 픽업은 오전 7시 30분, 지금 연락하더라도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 저는 갈등에 빠집니다.



















 그러나 패키지 투어비를 날릴 수는 없죠.









강행돌파. 걸어갑시다.











 



 6.7km, 1시간 21분. 아마 중간에 휴대폰을 본다거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거나, 길을 잘못 든다거나, 여러 변수가 있을 상황까지 생각하면 1시간 30분보다 더 많이 잡아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헬가펠에 갔다 온 탓인지 발까지 아픈 상태니까요.








 1시간 30분이라면, 역산하면 저는 6시에 숙소에서 나가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그래서 저는 침대에 눕지 못합니다.


















감히 침대에 눕지 못하고,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합니다.











 여자 분 사진이긴 하지만 책상에 엎드려 자는 상황이 저랑 너무 똑같아서 이 사진을 퍼왔습니다. 노트북 앞에 가이드북을 펼쳐 두고 거기에 엎드려서 쪽잠을... 정말 이전에 헬가펠에서 개고생한 것과 맞물려, 이렇게까지 투어를 가야 하나 비참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_^;;



























 짧은 잠의 시간이 지나고, 제가 일어난 것은 새벽 다섯시 반. 그러나...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저는, 재차 취침하게 되고...


제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 시계는 이미 6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정신을 차리고 뭐시고 할 겨를도 없이, 바로 일어나서 옷 입고, 양말 신고, 얼굴에 물 찍어 바르고 정신없이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리를 감아야지... 감아...야지...하는 생각을 옷 입으면서 했지만 시간의 폭력 앞에 그 생각은 바로 진압당했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와 혹시나 해서 선 버스 정류장 앞.







 네... 없네요...






 한 노선은 일요일 첫 차가 9시 넘어서 시작하고, 두 노선은 아예 일요일에 영업을 안 합니다. 하긴 레이캬비크에 사람도 별로 없고 하니 일요일에 노는 건 이해가 되긴 합니다. 투어 회사는 당연히 픽업을 운영하니 일요일에 영업을 해도 되구요. 괜히 저만, 호텔까지 버스 타고 가면 되겠지ㅋㅋ 하면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예약했다가 망한 것이니 누굴 탓할 일이 아니긴 합니다만... 빡치는 건 어쩔 수 없네요ㅠㅠ







 게다가 웃긴 게 두 노선이 일요일에 영업을 안 하는데 한 노선은 일요일 부분을 아예 가려 놓았고, 한 노선은 칸은 살려 놓고 분만 안 써놨네요. 게다가 그 노선은 토요일도 영업 안 하는데 칸을 살려 놓음. 뭐 하는 거지 이 미친 노선은.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숱하게 버스 타고 다니면서 듣던 그 지명들을, 이제 발로 누빌 때가 된 것입니다.






 사실 가면서 히치하이킹 할까 생각도 했는데 정말이지 도시는 깨-끗 산-뜻 ^_^;; 우울하고 적적하니, 버스 안내방송이나 흉내내면서 걸어갑시다. 수드르홀라, 게르도우베르그, 하면서... 미친 것 같네...




 당혹스러울 정도로 고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새벽에 아파트들은 서 있는데 이렇게 고요하니 무섭습니다. 새벽의 저주라도 곧 들이닥칠 듯한 분위기입니다. 하긴 일요일 아침에 버스 없는 것 자체가 새벽의 저주겠지...







 사람 아무도 없는 새벽에, 어제 엄청난 피로가 누적된데다가 별로 자지도 못한, 씻지 못해 찜찜한 몸을 가누고 별의 별 곳을 다 지나야 하네요 ^_^;





 다만 아이슬란드라서 한 가지 다행인 점이라면 지형과 기후 특성상 나무들의 키가 다 낮아서 숲도 그렇게 무섭진 않다는 거... 그래도 그냥 이러고 있는 것 자체가 짜증납니다ㅠㅠ. 그리고 아무리 다른 생각을 하고, 내가 바보다... 내가 멍청이다... 하고 생각하더라도, 걷고 있는 발을 멈추면 안 된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_^;




 그리고 저는 이제 슬슬 레이캬비크의 남동 권역을 벗어나 북서 권역으로 진입하게 되고, 그 사이에 있는 간선 도로를 지나야 하네요.





 와 진짜 이렇게 사람이 없을 수가 있나.





 간선도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로 가기 위해 저지대로 들어서니 정말 깨-끗합니다.




 토끼가 너무 귀엽지만 현실은 엄청 빠르게 걷다가 잠깐 서서 찰칵찰칵하고 다시 빨리 걸어감.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시내인데, 점점 흘러가 바다로 흘러가긴 합니다. 엘리다바튼 호수 기억나세요? 그 호수에서 발원하는 강과 거의 하구에서 만납니다. 물론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은 지금 없습니다 ^_^;

 




 또 보이는 토끼.





 육교...




흔한_21세기_선진국의_간선도로.jpg






 하...





 육교에 올라가서 저 사진을 찍으며 진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제가 지금 처한 상황을 만든 저의 삽질과, 아무리 삽질했더라도 저를 이렇게 만든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의 교통 환경을 생각하니 형언하기 힘든 복잡하고 서러운 감정이 솟아오릅니다. 그래도 반은 왔구나... 하는 안도감도 조금 드네요.





 네.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도 얼마 안 남음ㅋㅋㅋㅋㅋ ㅇㅇㅇ 시간은 6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뭔가 마음이 급해진 저는 지금부터 굉장히 빠르게 걷기 시작해서 사진도 거의 찍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금부터 지나온 레이캬비크 거리는 뭔가 굉장히 잘 정돈된 느낌이라 좋긴 했는데, 그런 걸 찍다가는 늦을 수도 있다는 저의 소심한 마음이 촬영을 용납하지 않았나 봅니다.



 뭔가 도심 원예농업을 하는 것 같아 신기해서 한 컷...




 레이캬비크 남서부에서 북서부로 들어서는 육교에서 찍었는데 흔들려서 흐려졌네요. 남서부에서 수없이 많은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아침 일찍 나온 보행자 몇몇을 볼 수 있었는데, 뭐 다들 운동이나 산책하러 나왔으니 저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여 부러웠습니다. 난 왜 관광을 와서 사력을 다해 파워워킹해야 하나...





 레이캬비크 북서부로 들어섰습니다. 지금 시각은 7시 15분, 거리가 얼마 안 남은 것을 깨닫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은 정말이지 다들 쉬는 시간인가봐요. 도시가 휑...



힐튼 호텔...!





 와 진짜 태어나서 힐튼 호텔을 보고 이렇게 반가웠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힐튼 너무 반가웠습니다. ㅠㅠ앞으로 패리스 힐튼 욕을 안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사진을 찍은 것은 오전 7시 24분. 그래서 혹시 제 픽업 버스가 아닌가 해서 물어봤습니다만, 아니라네요. 이 차는 Reykjavik Excursions의 차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12분...이나 기다린 후, Gray Line의 픽업 차를 타고 출발합니다.














...10분이면 충분히 머리 감고 자시고 할 수 있었잖아...



















 네. 갑자기 허탈감이 몰려오지만 뭐 인간의 일을 어찌 되돌리겠습니까. 저는 머리까지 젖었으면 추웠을 거라는 괴상한 논리로 중국 아Q식 정신승리를 자행하고, 곧 픽업 차에서 관광용 버스로 갈아탄 후, 그 깊이를 짐작하기 힘든 잠에 빠지는데...
























 그러던, 새벽의 저주에서 헤어나 정신 없이 자던 제가 일어난 것은 오전 10시였습니다.




















꼐속








아이슬란드 여행 다섯째날(3): 2015년 8월 22일 토요일, 18:00




 버스는 도심으로 들어가지 않고 BSI 터미널 근처에서 정차했습니다.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은 막혀 있었습니다. 오오 축제 오오. 헬가펠에서의 생사의 넘나드는 경험 이후 당장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던 저였지만, 교통 통제 구간부터 뭔가 시끌시끌한 걸 보니 마음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BSI 터미널 근처에서 중국인 학생 둘을 만났는데, 아이슬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낸다고.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렇지만 뭐 핀란드도 좋은 나라니까... 안 부러워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속으로는 부들부들... 으아





 티외르닌 호수 쪽으로 가면서 본 놀이 기구들. 사실 (여기선 기본 날씨인) 비가 조금씩 내렸다가 안 내렸다가 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타진 않았지만 오오 축제 하나 제대로 하네...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티외르닌 호수 건너로 보이는 시청사.



 그리고 여전한 오리떼.



 『오리떼와 시 청사』, 갤럭시 노트 3으로 촬영, 900px*506px, 2015. 



 사실 말 수가 극도로 줄어들긴 했는데, 할 말이 실제로 없습니다. 저는 그저 아... 힘들어... 배고파... 발 아파... 하면서 놀이기구를 지나 호수 변을 걸어가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런 감상도 장기적인 플랜도 없이, 시티 센터로 가면 뭔가 있겠지...하는 생각으로 발을 옮기던 일종의 좀비에 불과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시티 센터. 확실히 사람이 많아 보이긴 합니다. ㄷㄷ 평소 대비 2배로 늘어난 듯. 그리고 메인 스트릿인 라우가베귀르 거리로 들어서니...









엥!?




 비범한 러시아 국기 전사가 성큼성큼 걸어가며 이미 축제가 여기선 한참 전에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엥!? 이거 완전 메탈리카 아니냐?



 ...는 당연히 아니지만, 아재들 노래 열심히 부릅니다ㅠㅠ 나도 지금부터 배워볼까... 하고 몇 년간 항상 생각해왔지만 전혀 배운 악기가 없다...




 멋진 아재들 공연 때문에 길거리 다 블락킹행ㅋ 그래도 행복해보입니다. 겨울도 아닌데 초현실적으로 시린 느낌의 제 발과 행복해보이는 거리의 광경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군요.




 좀 지나가다 본 또다른 공연. 누나 예쁘긴 한데 노래는 아까 아재들이 훨 나았습니다. 아재들 찬양해...





 산타클로스에게 보내는 우체통입니다. 핀란드 산타마을이 파산한 틈을 타 귀신같이 산타를 빼앗아가는 아이슬란드 ㄷㄷ해;




 중간에 들른 서점, 전통 아이슬란드 요리의 대표주자는 역시 스비드...! 이견이 있을 수가 엄슴니닷...








 길 가다가 거리에서 본 일본인 마술사. 끈 하나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셔서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퍼포먼스도 짱 좋으심. 부럽다.




 


 그런데 역시 저는 먹을 게 걱정입니다. 비싸서 걱정에다가, 사람 너무 많아서 자리도 없어서 걱정. 발도 시린데 배까지 고픔 ㅠㅠ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결론은 "아이슬란드의 음식점은 세 종류가 있다: 비싼 집, 꽉찬 집, 이상한 집..."







 그러던 와중 유일하게 먹을 만한 가격의 국수 집을 발견하지만, 저번에 영국산 빵+수프를 먹어놓고 이번에도 국수를 먹자니 내 항공권이 부끄럽다 포기. ㅠㅠ





 다시 들어온 서점에서 굉장히 아스트랄한 내용의 책들을 보고



 오 이런 거 하나 있으면 분위기 있겠다 생각하다가 돈 보고 바로 포기하고



 다 때려치고 감자튀김을 먹을까 하다가 이번에도 역시 줄 때문에 포기하고




 저번에 봤던 어마어마하게 큰 교회 근처에서 하는 공연을 보다가 역시 음악으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ㅠㅠ







 꽉찬 물고기집도 지나가고



 무슨놈의 1,680크로나짜리 양 수프집은 비좁아터졌는데도 줄이 산더미라 도저히 시킬 수가 없습니다.





 하...



 다 때려치고 숙소에나 들어갈까 하던 찰나,





 아까 사람이 많았던 물고기집의 줄이 거의 사라진 걸 보고 조심스레 줄 서 봅니다.






 그리고 요리를 시켰습니다. Steamed Fish. 가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역시 착한 가격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딴 자리에 혼자 앉아서, 아 이것만 먹고 들어가서 쉬어야지 생각하는데...






 제 옆 테이블에 앉은 아저씨 한 분이 저를 쳐다보셔서, 저도 말을 걸었습니다. 약간 벌개진 얼굴에 덩치(+배) 있는 백인 아저씨여서 약간은 긴장했는데, 벨기에에서 오셨다네요. 약간 억양이 특이하긴 해도 영어도 엄청 잘 하고 해서 저도 맥주 시켜서 계속 얘기함ㅋㅋㅋ



 캬 참으로 착한 맥주 가격 1,000 크로나...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옆 테이블에 앉은 젊은 남녀와도 얘기하게 되었는데, 여자는 타이완 사람이었고 남자는 한국계였습니다. 오오 한국계 오오. 그런데 홍콩 출신에 미국에 산댔나 뭐랬나... 아무튼 굉장히 복잡한 성장 배경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영어가 자연스러워서 부러웠음.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 나온 Steamed Fish. 이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요리인데 맹맹합니다. 으아아아아아.



 타이완 여자 분 리액션이 좋으셔서 오래 재미있게 얘기를 하고, 곧 둘은 나갑니다. 저는 벨기에 아저씨와 얘기하다가, 그냥 집에 가버릴까... 했지만, 그래도 불꽃놀이는 봐야 하지 않겠냐! 하는 사자후에 바로 넘어가서 남기로 합니다.



 오후 10시의 레이캬비크 축제 풍경.



 길에는 간이 클럽이 있네요. 사람들 춤추고 있음 ㅋㅋㅋㅋㅋ



 중간에 벨기에 아저씨가 술 잔뜩 취하셔서 옷이나 살까 하고 들어간 모직품 상점인데 이건 뭐 저 따위는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입니다 ㅠ_ㅠ


 벨기에 아저씨도 보다가 나옴..



 ...뭔가 사람이 많아 보입니다.



으아아아 정녕 이 도시가 광역권 포함 인구 20만 도시란 말인가



 ...



 ...



 엥!?



지금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이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30%는 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이슬란드어로 공연 중인데, 뭔가 씐나는 분위기이긴 한데 너무 멀어서 하나도 안 보임ㅋㅋㅋㅋㅋㅋ 술을 좋아하시는 벨기에 아저씨에 이끌려 저는 맥주를 한 잔 더 하기로 합니다. 끄아아아아 내 피같은 만원. 핀란드에서는 클럽같은 데서 맥주 한 잔 5,000원도 아까워서 못 먹는데... 역시 술맛은 분위기에 달렸습니다.



 술을 마시며 이야기. 알고 보니 아저씨는 부가가치세법 전공 변호사였습니다. 구글에 이름 검색하면 나올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저는 술 취해서 만난 40살 나이 차이 나 보이는 인연끼리 무슨 더 연락을 하면 받아 주기나 할까... 아니 일단 나부터가 뻘쭘하다 싶어서 지금까지 안 했는데 이 글을 쓰다 보니 연락을 해 봐야겠거니 싶기도 합니다.




 구글에 검색하니 웬 간지나 보이는 미중년이...! 으아아아아아





 그러나 관광지에서라면 막장 잉여 대학생도, 부가가치세법 변호사님도 모두 맥주 원샷...! 너도 나도 맥주 한 잔이면...!





 맥주를 비우고 다시 찾아간 콘서트장, 콘서트는 어느새 끝나 있고,




 시간이 되자 무언가가 솟아오릅니다...!





 도대체 불꽃놀이는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불꽃놀이에 감흥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었는데,




 시린 발, 피곤한 다리, 허전했던 마음, 부실한 준비로 인한 후회, 그 모든 것이,




 불꽃놀이와 함께 조금씩 녹아내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잠시 소강 상태가 있고 나서 하이라이트...!






 정말 화려했던 마지막 불꽃놀이로, 



 그렇게, 축제는 끝났습니다.






 저는 원래 타던 정규 버스를 타기 위해 빨리 달려서 막차 시간에 맞추려 했는데요, 축제로 정규 버스는 편성이 안 되고 대신 특별 버스가 편셩되어 있습니다. 원리는 어떤 지 모르겠지만, 행선지를 말해주면 현장에 있는 경찰들이 어디로 가서 줄 서서 버스를 타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저는 비록 3일 버스권을 날린 건 아쉬웠지만, 취기가 도는 몸으로 매우 무난히 숙소에 도달합니다.



















그러나 저는 곧 노트북 모니터를 보고 


아이슬란드 여행 최후최대의 삽질, 


저의 가혹한 운명에 좌절하게 되는데...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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