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월요일






그렇습니다. 9월 7일, 드디어,



제 인생은 개강하였습니다.















출처: 먼나라 이웃나라 독일편출처: 먼나라 이웃나라 독일편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일입니까?








 첫 주에 있던 수업을 수강신청 취소하면서까지 미루고 미루려고 했던 개강이, 드디어 9월 7일, 9월의 둘째 주가 되어 다가오고 말았던 것입니다ㅠㅠ







 정말이지 비탄을 금할 길이 없네요...










 그치만 다행인 건 개강한 수업은 하나 뿐이라는 것입니다. 월요일 아침 수업은 다음 주에 개강, 저녁(자그마치 오후 6시)에 진행되는 핀란드어 수업만 오늘 개강하였습니다. 어찌 되었건 수업 하나가 개강했으니, 저는 교재를 구해야 하는데...




 그러니 저녁 수업인데 귀찮기도 합니다만 일단 집을 나섭시다.




 도서관에서는 매우 당연하게 이미 다 대여가 끝났습니다. 도대체 개강 당일날 대여를 노리다니 어떤 멍청이인지 제가 다 궁금하네요 ;;






 도서관에서 실패를 맛본 저는 일단 sitsit 파티에 돈을 내러 갑니다. 얼마 전에 신청한 학생 파티인데 참가비가 자그마치 15유로. 그런데 사실 그 값을 하긴 합니다 ㅎ;ㅎ;.. 가는 길에 러시아 플메 안드레이를 만났는데 안드레이도 sitsit에 간다고. sitsit에 관해서는 조만간 포스팅하게 되겠지요.



 요런 건물에서 학생들이 돈을 수납하고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그 뒤로 가 본 적이 없네요 ^_^;;





 아... 이 쯤 하여 사실 한 것도 없는 저는 배가 고파졌으므로 밥을 먹습니다. 어떤 식충인지 제가 다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저는 학교 구내 서점이 있던 게 생각나서 그 곳을 찾기로 합니다.





 음...





헬싱키 대학교 구내서점헬싱키 대학교 구내서점




아담-합니다




 네. 보시다시피 별로 넓지가 않고, 책 뿐 아니라 기념품이라거나 음료라거나 다른 것들도 팔고 있어서 책 진열하는 부분은 더더욱 좁습니다.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역시나 제 교재는 없습니다. 사실 교환학생을 위한 핀란드어 수업 중에서도 쓸 데 없이 마이너한 걸 고르는 바람에 제 인생이 좀 꼬였는데, 여러분은 그 꼬여가는 과정의 극히 초반부를 지금 감상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어헣 어헣.




 그리하여 저는 헬싱키에서 매-우 유명한 서점인, 아카테미넨 서점(Akateeminen Kirjakauppa)에 가기로 합니다.




아카테미넨 서점 정문아카테미넨 서점 정문


 이 곳이 바로 아카테미넨 서점. 도심 근처, 스톡만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이 곳은 사실 단순히 책 사는 곳으로뿐만 아니라, 관광지로도 유명합니다. 바로 핀란드의 유명한 건축가인 알바르 알토(Alvar Aalto)가 지은 건물이기 때문이에요. 대가의 이름 답게, 정말 북유럽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으아아. 헬싱키 대학교 도서관도 그렇고, 하늘이 뻥 뚫린 구조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원 모양으로 한쪽 귀퉁이를 뚫어 놓은 도서관과는 달리 아카테미넨 서점은 사각형으로 중앙이 뚫려 있어요. 간결하고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필터떡칠은 필송합니다.



 진열된 책들.



 천장에는 창이 뚫려 있어, 밖에서는 자연광이 들어오고 그 창 옆에는 전등이 달려 은은한 느낌을 더해 줍니다. 



 위층에서 본 아카테미넨 서점 내부.



 윗층에서는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3층에서 진행중이었던 전시는 바로 시벨리우스 전시!



 핀란드의 비공식적 국가인 '핀란디아'를 작곡한 시벨리우스. 헬싱키에 아직 찾아가보지는 않았지만 시벨리우스 기념 공원도 있는 만큼^_^;; 핀란드 사람들은 시벨리우스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원래 책을 사기 위해서였죠. 












그러나 저는 책을 사지 못했습니다.




왜냐면요,








책 한 권에 40유로행...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ㅠㅠ








 게다가 제가 사려한 책이 멋들어진 하드커버나 두껍두껍한 책도 아닌, 한 권에 200페이지 가량 되면서 품질도 그닥... 거의 신림동 복사집에서 만들 만한 품질의 책들이고, 두 권을 사야 하니 자그마치 지출은 80유로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ㅠㅠㅠ 으아아아아아아










 아마 핀란드에서는 저자들한테 로열티를 많이 주어서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 상황을 맞이한 저는 일단 눈물을 삼키며 후퇴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수업에 가기 전에 잠깐 단스케 방크에 들려, HOAS 임대료를 냅니다.



 현지 통장을 개설하지 않으면 송금 떄 5유로의 수수료가 듭니다. 자그마치 한국 돈 7,000원...! 어마어마한 돈인데, 또 통장을 개설하려면 뭔가 아주 복잡한 절차가 있고 수수료도 든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냥 한 학기 동안만 이걸 내기로 합니다.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좀 더 자세히 알아볼 걸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미 3개월이나 임대료를 냈는데 지금 와서 또 신청하자니 지금까지 쌩돈 낸게 아깝네요. 남은 기간 동안에도 잘 수수료 내야겠습니다. 어헣...





 그리고 수업이 진행되는 건물은,



 의사당 광장 바로 옆 건물! 대성당에서 바로 보이는 멋들어진 건물이 헬싱키 대학교 메인 빌딩입니다 ㅠㅠㅠ






 딱 봐도 굉장히 오래 된 느낌이 나는 복도.





 강의실에 들어왔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넘쳐나는 저는 수업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기 때문에,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렇게 벽에 걸린 초상화를 보며, 저 분들은 어떤 분이실까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하나 하나 다른 학생들이 들어오네요.






 여기서 가장 먼저 만났고 친해진 사람은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스코틀랜드 출신 미셸. 글렌과는 달리 영어 억양도 알아듣기 엄청 쉽고, 드립도 웃기고 해서 바로 되게 친해졌습니다. 헬싱키에서 공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핀란드인 남자친구가 있어서 핀란드어 수업을 듣게 되었다고 해요. 이 외에도 몇 명들이 들어와서 인사를 하고 얘기를 하다가, 당연히 수업 시간이 다가오면서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 와서 곧 상황은 정리.




 그리고 친해진 미셸이 책을 보여주겠다고 해서 다행히 책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수업은 대체로 PPT 위주로 진행이 되고 유인물도 자주 나눠줘서, 책이 항상 필요하진 않은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정말 다행이었습니다ㅠㅠ




 그리고 이 수업, 'Intensive Finnish for beginners'인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핀란드어를 공부하겠다고 '인텐시브'를 택한 제가 두 인텐시브 수업 중 굳이 늦은 이 수업을 선택한 건 물론 시간표상의 문제 때문이었지만, 이 때문에 한 학기 내내 고통을 받게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 좋은 점이 있었는데, 다른 한 수업은 교과서의 저자께서 수업을 하세요. 그럼 아무래도 책을 안 사면 매우 눈치가 보였겠죠ㅠㅠ. 이처럼 월수목 저녁 7시 30분 하교의 저주에도 좋은 측면이 있다..하고 자위합니다.











 첫 날 수업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과 인사말 정도였습니다. 이 때만 해도 내가 이 수업을 잘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지... 그랬었지...ㅠㅠ 흐르는 이 것은 눈물인지 뭔지...ㅠㅠ





 수업을 마치고 나와서 본 대성당. 대성당은 앞으로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보게 됩니다. 지겹도록이라고 쓰려 했는데, 전 두 달째 대성당을 보고 있지만 아직 지겨워지지는 않았으니 그 표현은 빼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어제 먹다 남긴 삼겹살을 먹고 자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은 종료.













 내일은 화요일입니다. 화요일엔 원래 두 개의 수업이 있는데, 하나는 아직 개강을 안 했고 하나는 내일 개강. 으으으...^_^; 설레는 마음을 품은 채 저는 잠에 듭니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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