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에, 한국일보 리뷰 보고 읽었던 책.


아프리카 대륙의 형성부터 인류의 진화, 이후 현대사까지 정말 말 그대로 '일대기'를 서술한 책인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질이나 식생 같은 경우 나의 지식이 일천하여 읽는 데 진도도 오래 걸리고 그랬지만 고대 문명 성립 이후로는 꽤 속도가 나긴 했다. 생태적 조건들과 여러 내부적 외부적 동력들을 위주로 아프리카 역사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서술의 특징이라면 최고대부터 현대까지 (에티오피아의 악숨을 제외하면) 말리나 송가이 같은 전통적인 왕조들의 역사라거나 그런 건 별로 언급되지 않고 철저히 기후나 기술, 유럽 또는 아라비아와의 무역 같은 하부구조나 일반 사회 구조 같은 것들 위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점... 


사실 근대 이전의 아프리카 역사와 부족 또는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보면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어제까지의 세계'와 비교도 좀 되었다. 다이아몬드의 책은 정말 광속으로 읽히긴 했다. 기본적으로 전통 사회와 현대 사회의 다른 해결방식들을 위주로 고찰한 것인데 일화들 위주로 서술이 이루어져서 정말 푹 빠져서 후딱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서술을 좀 무리하게 아무튼 현대 사회에 대한 교훈을 이끌어내려고 그런 식이었어서 약간 용두사미라는 느낌이 나긴 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함의하는 식으로 나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반면 이 책은 짧게 짧게 국면마다 전체적 배경이나 대표적 사건을 위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어서 진도는 정말 안 나가지만 정말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를 읽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뭔가 여기서 연대기 같은 긴 책 읽으면 시간 너무 많이 먹을까봐 자치통감이나 로마제국쇠망사 이런 것들 안 읽었는데 이 책을 읽고 있는 걸 보면 그냥 어차피 안 할 영어 공부 포기하고 엄청 긴 책들이나 읽어봐야겠다 ... ㅎ.ㅎ.ㅎ. 이러고 요즘은 텝스때문에 독서는 뒷전 ㅠㅠ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 10점
존 리더 지음, 남경태 옮김, 김광수 감수/휴머니스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