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첫날(1): 2015년 8월 18일, 화요일




(8월 17일 교환학생 일기에서 이어집니다.)












아이슬란드...













ICELAND...












얼음땅...













 정말 내가 그곳으로 가는 것인가...?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아이슬란드 여행이라니. 뭔가 멍하고 몽환적인 느낌. 단지 다른 아무 것도 없이, 아이슬란드에 간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마약같은 너... 아이슬란드...









 정말 몽환적인 몽롱한 느낌으로 일어나 어제 싸놓은 짐을 챙깁니다. 나와서 씻고, 짐을 챙기고, 옷을 입고, 다시 한 번 돌아보니 다른 플랫메이트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중 셋은 어제 처음 본 사이. 인사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아이슬란드로 고고싱 ^_^








SAY GOODBYE!!!!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영원히 혼자인... 것인가...








 불과 약 열흘 전, 캐리어를 끌고 배낭을 메고 반타 공항에 도착했던 그날을 기억합니다.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저는 짐을 기숙사를 나서, 전철역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 왔습니다. 저는 560번을 탈 건데요, 'Trunk Bus'라길래 트렁크가 있는 버스인가...? 했는데 간선버스라는 뜻이라네요. 저렇게 비쥬얼도 큼지막하게 해놨길래 뭔가 있는 줄 알았는데... 낚임... 아무튼 탑시다 타요.


















 말미(Malmi)역에서 내렸습니다. 처음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봤던 인간 진화 벽화가 이 역에 있네요. 괜히 회한이 밀려옵니다. 마치 헬싱키에 한 달은 산 사람처럼 말하네요. 정말 가관이지만 너그럽게 봐 주세요.













 렌또아세마! 공항으로 가...가버렷! 정말 가는건가..?



















 다시 그 핵 방공호처럼 생긴 역에 도착했습니다. 깊고 아름다운 역의 모습.



















 ...그렇습니다. 무료 셔틀 버스. 이게 있는 걸 몰라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르겟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보는 순간 숨이 탁 풀립니다. 아 젠장 나는 여기 도착했을때 왜 그 개고생을 한 거지. 부들부들...부들부들... 온 몸이 떨려서 쓰러질 것 같지만 다잡고... 어쨌든 갈 때도 캐리어 질질 끌면서 걷는 것보단 낫잖아... 그러니 버스를 탑시다. 
















 근데 너무 일찍 와서 체크인을 안ㅋ함ㅋ








...레이캬비크, 3시 35분 출발




 ㅋㅋㅋㅋ항공권 예매 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몇 번의 연막을 거쳐 핀란드 내국인용 표를 산 게 마음에 걸려 빨리 확인하러 와야지 하고 빨리 왔는데, 뭐 공항이 기차역도 아니고... 체크인은 시간에 맞춰서 하지요. 공항에 도착한 건 12시경. 그러니까 세 시간을 공항에서 떼워야 합니다. 존나좋군?



















 가판대에서 본 역사잡지에 인쇄되어 있는 제로센(잡지 좌상단), 그런데 배경이 욱일기네요. 부들부들... 


 정말 서구권에서 일본의 상징으로 욱일기를 막 쓰는 거 보면 역지사지가 뭔지 알게되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하켄크로이츠 박아서 잡지 출판하면 이 분들도 느낌을 알까 생각하던 도중, 아 핀란드는 나치 동맹국이었으니 상관없나... 그런 건가...










 이렇게 서성이며 별의 별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편의점에서 먹을 걸 사서 대충 떼우고, 그러면서 기다리던 도중 드디어...




 아이슬란드에어 체크인!





 정말 아무런, 아무런 어려움도 없이 발권에 성공합니다. 어허헣헣헣 나흘 전에 두시간 반을 씨름해 가면서ㅠㅠ 싼 항공권을 산 보람이 있었습니다.
















 보딩패스 인증. 아이슬란드에 갈 기쁨에 겨워 손이 부들부들 떨려 초점이 흔들린 모습.





 신검받자.







 역시 무난히 통과합니다.










 면세점을 거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것도 안 샀는데, 지금 생각하면 술이라도 좀 살 걸 그랬어요 ㅠㅠ 많이 후회가 됩니다. 사실 한국에서 올 때 아무 것도 안 산 것도 후회돼요. 술 샀으면 파티 때 Korean Alcohol 이러면서 재밌게 마시는 건데ㅠㅠ 여기선 어차피 소주 정도일 텐데 구하기가 힘들고 많이 비쌉니다. 프랑스엔 막걸리도 있었는데 여기에선 아직 못 봤어요.






아끼기!!!


ㅠㅠ 공항의 공식적인 한국어도 broken 한국어라니 한국어 위상... 아아 슬프다







 제가 면세점 쇼핑을 안 하고 뭘 했냐면, 블로그에 올릴 글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8월 8일 일기가 반타 공항에서 쓴 거에요!! 우왕ㅋ굳ㅋ!! 그 때만 해도 열흘밖에 안 차이났는데 이젠 3주가 차이나는군요!! 나 정말 장하다... 진짜...






 그 와중에 창 밖으로는 아이슬란드 에어 비행기가 보이는군요. 우왕...첨 봄...





 진짜 가는구나 ...






 사실 정말 이 '진짜 가는구나'라는 느낌을 몇 번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매 번 달라요. 정말, 처음 '진짜 가는구나' 때 받았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과... 그냥 간다는 것 자체로 설레는 나라라니ㅠㅠ 아아 아니 간다는 것 자체로 설레는 나의 감성이 대단한건가 ㅠㅠ








 탑승 시작...! 아아 떨린다 아아 진짜 가는구나...





 기내 사진입니다.





 


 사실 아이슬란드가 정말 관광에 신경을 많이 쓰는 나라구나! 느낀 게 비행기부터에요. 무슨 기내 안전방송부터 아이슬란드 관광 홍보방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싶었어요 ㅋㅋㅋㅋ 



  기내 안전수칙과 비상대피요령 동영상을 여행 동영상으로 만들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여행 장면들과 비상시 동작, 설명 등을 절묘하게 겹치게, 아름답게 편집해서 정말 이건 안전방송이 아니고 예술이구나... 감탄했습니다.





 제가 너무 생소한 거라 묘사가 이상한데, 백문이 불여일견. 봅시다.









 저도 이거 쓰면서 보고...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꼭 다시 가고 말리라 ㅠㅠ




















 그리고 곧, 드디어 제가 10일동안 머물렀던 헬싱키의 땅을 딛고,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아아 진짜 가는구나...




우왕ㅋ굳ㅋ









 



 가노라 핀란드야 다시 보자 헬싱키야 ㅠㅠ










 그리고 바로 시작된 아이슬란드어의 압박.







 사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 회화가 가능하고, 특히나 나이 지긋하신 버스 기사 아저씨들도 다 의사소통은 되기 때문에, 아이슬란드어를 모르더라도 전혀 아이슬란드 여행에 불편한 점이 없을 것 같지만...! 





 함정은 아이슬란드어에는 아이슬란드어에만 쓰이는 문자들이 많다는 거에요. 대표적인 게 Ð/ð, Þ/þ 인데, 이런 문자들은 키보드로 입력하기가 힘드니 ㅠㅠ 구글 맵 등으로 길을 찾을 때 굉장히 성가십니다. 으으으으....





 아이슬란드어 자체는 북게르만어파에 속하는데, 당연히 스웨덴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와 가까운 근연관게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보수적인 언어로 유명해요. 유럽 북서쪽에 고립되어 있어서 노르드어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했을 뿐 아니라, 외래어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들어오는 외래어는 마치 북한처럼(...) 아이슬란드어로 번역해서 들여오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러니 배워보실 분은 배워보시는 것도... 저는 핀란드어 하나로도 벅찹니다 ㅠㅠ














 레이캬비크 케플라비크 공항까지는 세 시간 삼십 분이 걸려요. 그래서 기내식은 없습니다. 대신 바게트나 햄버거를 시킬 수 있는데, 바게트도 그 딱딱한, 떨어트려서 맞으면 사람 죽는 바게뜨가 아니고 부드러운 빵이고, 그 안에 햄과 치즈가 들어있어서 햄버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콜라는 공짜에여 ^오^




 아무튼 점심을 매우 부실하게 떼운 저는 배가 조금씩 고파오는 걸 느껴서, 음식 책자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살인물가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1 ISK = 9 KRW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 것들은 사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은 바로 박살 ^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래요.






 여기서 안 먹고 버텨서 아이슬란드 상륙해봤자, 김밥천국이 있는게 아니잖아? 


어차피 똑같은 아이슬란드 물가잖아?











그렇습니다. 때로는 빠른 포기가 필요하죠.























 그러던 사이 어느새 비행기는 대서양 상공을 날아서...!




 

 케플라비크 공항에 착ㅋ륙ㅋ




 오오 여기가 아이슬란드인가 ...?



 아직 실감이 안 납니다 ㅠㅠ



















 아이슬란드 자비의 상징, 입국 면세점!!





 그러나 숙소 아저씨와의 약속 시간에 이미 늦은 것 같은 저는 마음이 급하여 입국 면세점따윈 둘러보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뼈아픈 실수가 여기에ㅠㅠ 











 일단 돈이 없으니 환전소에서 아이슬란드 크로나로 환전. No Commision이라고 써놓긴 했는데... 아이슬란드 돈은 예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유로가 더 예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족을 붙인다면 환전소 여성 사무원은 제가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만난 최초의 불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허허








요렇게 생겼습니다. 신기한 게 5000크로나만 액면 부분이 디지털로 되어 있어요 ㅋㅋㅋ 이거만 판을 최근에 갈았나.














 케플라비크 공항은 레이캬비크에서 굉장히 멀기 때문에, 버스를 타야 합니다. 굉장히 멀어요. 절대 걸을 생각 하지 마세여... 죽습니다. 




 



오른쪽에 flybus 부스가 보이시죠? 저는 당연히 저걸 산다고 생각했는데, 당황해서인지 Gray Line걸 샀습니다. Gray Line꺼 사는 지도 몰랐어요. 그냥 BUS TICKETS만 보고 갔지. 이런 듣도보도 못한 버스 회사 여기서 첨 봤는데 ㅠㅠㅠㅠㅠㅠ 
































 덕분에... 저는 곧 장대한 삽질을 하게 됩니다. 















;;;;






















 그리고 공항을 나가자 마자 저를 반기는 것은... 






 추위와 비 ^_^;;






 으으 춥다 춥다... 하며 헬싱키에서 샀던 점퍼를 꺼내 입습니다.










 그리고 마구 표지판을 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다가, flybus를 타려고 했는데 옆으로 가라는거에요. 당연하지 Gray Line 표를 끊었으니까. 그래서 옆으로 가서 버스를 탔습니다.



 아아 내리자마자 비로 맞아주는 꿈의 땅 아이슬란드.... 기대했던 그대로다 ^_^;;





 버스는 곧 출발하고, 이 버스는 공짜 와이파이가 됐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이때 아이슬란드에 왔다는 게 너무 설레서 페북에 막 사진을 도배를 했었던 게 기억나네요.



 이렇게 황량한 초원이 펼쳐지다가...






으으 흐려져서 잘 안 보이지만 화산지형!!! 



정말 황량한 검은색 화산토 평원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고, 멀리 산이 서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정말 장관인데 제 폰으론 답이 없네요 으아아아아











 솟아오른 화산토와 이끼가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는데, 정말 황량함 그자체 ㅠㅠ






황량함 덕후가 된 저의 모습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저의 감정과잉에 공감이 안 되신다면 제가 몇일 후에 화산지형 하이킹 혼자 한 사진들을 올리겠습니다 ㅠㅠㅠ



그건 그래도 서서 찍은 거니까 이거보단 낫겠죠...ㅠㅠ
















 그러다가 슬슬 레이캬비크에 도착할 때가 되니, 구름 사이로 조금씩 푸른 하늘이 보이네요. 











구름 사이로 조금씩 비치는 푸른 하늘, 



그 사이로 정말 신비롭고 따사하게 비치는 햇빛,



그 햇빛이 비치는 황량한 이끼덮힌 화산재 평원, 



그리고 원경으로 물러서 있는 사화산들...


















어릴 때부터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항상 눈이 가고 생각만 해도 설레던


























남자의 로망 아이슬란드...!



그 아이슬란드에 내가 진짜 왔구나...!




감격에 젖어 마음 속으로 꺼이꺼이 눈물을 흘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나 버스 예약부터 첫단추를 잘못 꿴 나는 과연 얼음과 화산과 비와 황량함의 땅 아이슬란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꼐속











 열흘이나 지난 일을 기억을 떠올려 적고 있자니 정말 귀찮다. 그래, 난 항상 이런 식이었다. 사진 찍는 것 정도는 어떻게 할 수 있다. 머릿 속에 담아 두고 나중에 얘기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는 건 진짜 정말-엄청나게 귀찮은 일이다.


 글쓰기의 본좌 ★김영하★ 선생께서는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셨다. "기록한다는 것은 조수간만처럼 끊임없이 침식해 들어오는 인생의 무의미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고. 처음 읽고서 감탄했다. 역시 갇-영하... 그러나 그 감탄의 여운이 사라지자 의문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무의미는 왜 안 되는가? 그러니까, 왜 "나쁜 것"인가? 갇-영하 선생께서도 딱히 종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인생의 허무함을, 무의미함을, 덧없음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될까? 굳이 원하지도 않은 태어남, 딱히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삶, 그리고 썩어 없어질 몸뚱이. 오히려 인생은 무의미함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은데, 왜 굳이 맞서야 하는 걸까.


 나의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종교적인 해답들은 나에게 의미가 없고, 도덕적인 대답들 역시 식상할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어쨌든 오늘도, 나도 모를 의무감에 창작과 정리의 고통을 참아 가며 블로그에 정말이지 크게 특별할 것도 없고 흔하디 흔한 교환학생 생활을 기록한 글들을 싸지르는데, 인생의 무의미함만큼이나 무의미에 맞서야 한다는 나도 의식을 가진 생명체로서 당연한 일인 것일까, 아니면 그저 기록이란 가치 있는, 바람직한, 또는 숭고한 일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열심히 학습했기 때문일까... 여러가지 고민을 남겨둔 채 역시 본문을 시작하는 일은 귀찮은 일이다... 빨리 생각하는 대로 글 써주는 뇌파인식기계나 개발됐으면 좋겠다...




2015년 8월 7일, 금요일



저번 글에서 8월 7일이 다 안 끝났다. 뭐 날짜별로 쓴 것도 아니니까 상관없습니다. (절대 귀찮아서 다 안 쓴 게 아닙니다.)




저녁 10시경의 핀란드의 하늘을 다시 한 번 감상합니다. 여기가 갓-란드...


사실 요즘도 11시에 완전히 어두워지긴 하는데 이 정도는 아님.


 하지 때 왔으면 좋았을텐데, 어차피 계절학기도 ★패망★한 걸 다 때려치고 6월부터 왔어야 했는데 꺼이꺼이...




 다행히 출발 전에 핀란드인 학생 한 명과 컨택이 되었고


 어찌저찌 기숙사 키 받기 전인 일요일까지만 신세지기로 해서, 그쪽 집으로 움직이기로 함. 


다행히 헬싱키 공항은 헬싱키가 아니라 반타(Vantaa)에 있는데, 걔네 집도 반타임ㅋ 



 왜 헬싱키도 아닌데 헬싱키 공항이라고 붙여놨냐 부들부들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이 공항의 정식 명칭은 Helsinki-Vantaa Airport입니다.


 인천공항도 뭐 정식명칭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예매할 때는 Seoul-Incheon이라고 다 써놓으니까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뭐 잠깐 공항 근처에서 머무를 숙소를 잡는다면 헬싱키를 검색하지 말고 반타를 검색하자.


물론 반타는 헬싱키의 위성도시지만 인천은 서울의 위성도시라고 하면 인천 시민들이 화냄.






사실 저번에 잠깐 스탑오버했을 땐 버스 타고 바로 헬싱키 시내로 나갔어서, 전철을 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전철역이 너무멀다 ㅠㅠ 


진짜 너무멀어서 와 핀란드 공무원들도 세금낭비 개쩌네 여기도 별수없구만 하고 욕했지만 알고보니 ...













★셔틀버스★가 있었다... ㅠㅠ


나는 지금 글 쓰는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여러분 셔틀버스 타세요 두번 타세요. 그냥 터미널 앞에서 타면 됨.


아 물론 어차피 헬싱키 바로갈거면 버스타는게 백 배 나을 듯 어헣





전철역은 ... 참 ...


깊고... 아름다워요 ...





진짜 엄청 깊은데다가 주변은 다 암벽이라 핵전쟁 벙커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직전 역은 완전 지상역인데 여기는 졸라 말도안되게 깊음 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또 내려가서 걸어야 할 건 많어서 멍청하게 셔틀버스 안 타고 걸어온 나의 기분을 더 상큼하게 해 주심 ^_^





혹시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고 구소련과 2번의 전쟁을 겪었던 핀란드의 후쿠시마화를 막기 위해 깊-게 지은 것일까? 


진실은 저 너머에 ...


는 개뿔 그냥 고도차이 때문이겠지 ㅉㅉㅉ



방에 짐을 풀고 밤의 헬싱키에 나갔는데... 번쩍번쩍 시끌시끌 어마어마하게 화려했습니다.



다시는_헬싱키를_무시하지_마라.jpg


ㅇㅇ;;


근데 나도 찐따에 핀란드 애도 시골에서 막 올라온 최소 유학생 ;;


각종 부위에 화려한 문신을 하고 페이스페인팅을 한 백형 백누나들이 날뛰고 노는 걸 보니 역시 쫄아붙고 말았다.


인상깊었던 게 어떤 언니들이 경광봉 흔들면서 막 놀길래 뭔가 싶었는데 경광봉에 적힌 글자는 'WEEKEND'


그냥 주말만 되어도 신나는건가 ; 캬


그래서 그냥 평범한 식당에 가서 쭈구리처럼 앉아 한 끼 먹고 나서 오늘의 일정은 종료...


내 살면서 이렇게 큰 부리또는 처음봄;; 부리똔데 부리또처럼 먹을 수를 없음;;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 탄 버스는 갑자기 정전되어서 놀람을 안김과 동시에 내 삶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움;; 어헣







8월 8일, 토요일




그 다음 날 아침은 뭔가 서양 하면 생각나는 방-버터-치즈-우유의 아침이었다.


저 검은 빵은 되게 싸고 질긴데, 토스터기에 돌리면 되게 맛있음 ㅎㅎㅎㅎㅎㅎ어헣


게다가 연어도 엄청 맛있었는데 아직 저런 연어를 어디서 구하는 지 모르겠다 ㅠㅠ 진짜 맛있습니다




이 겁나 큰 치즈는 위에 사진에 있는, 중간에 네모난 구멍 뚫린 주걱같은 걸로 긁어내서 빵과 함께 먹습니다.


뭐 절대 씹어먹고 잘라먹고 그런 게 아닙니다. 하긴 잘라먹는 것 정도는 취존가능.




이건 Leipäjuusto(레이빼유스또)라고 불리는 치즈인데,


유스또는 '치즈', 레이빼는' 빵'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빵치즈 ;; 빵처럼 생겼다고 그런가...


저렇게 고정되어 있고 칼로 잘라서 먹는건데 되게 특이한 느낌이 납니다. 미끌미끌. 그러나 맛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별 거 없고 헬싱키 주변의 도시인 께라바(Kerava)에서 하는 월드 푸드 마켓? 그게 한다길래 


거기 가자...는 것 같아서 거기 가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ㅠㅠ



가는 길에 전철에서 본 흥미로운 벽화


새가 인간이 되는데 쭉 가다보면 다시 인간이 동물로 돌아감 어헣;;


갑자기 봐서 당황해서 제대로 못 찍었고, 몇일 뒤에야 추가 사진을 찍게 됩니다. ㅎ.ㅎ;





헬싱키의 교통은 버스-트램-메트로-전철이 있는데,


메트로는 헬싱키 시내에서만 움직이고 전철(Comuter Train)이 헬싱키와 그 주변 위성도시들과의 교통을 담당합니다.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이 통합되어 있는 한국인으로서는 좀 직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뭐 큰 무리는 없습니다.


애초에 환승역도 1곳, 메트로 노선도 1개 뿐이라 서울보다는 19370130배 간단함.


교통카드 시스템이 좀 헷갈리는데 나중에 알아보고 포스팅하겠습니다.




아무튼... 이곳은 께라바.



세계 음식 시장은 뭐 그럭저럭 ㅋㅋㅋ 여러 국가 국기를 단 천막과 치즈-과자 등을 파는 노점들이 있었는데


독일 소시지를 먹을까 했지만 핀란드 애가 채식주의자라 포기


물론 핀란드인답게 혼자라도 먹으라고 하긴 했으나 그건 미안해서 걍 포기


어헣


물론  아무래도 천막이라 그런지 비싼 가격도 한 몫 했고 게다가 그냥 배가 안 고픔 ;;



시장 행사장 모양이 십자형이었는데 프랑스가 좌우-상하축을 다 먹었습니다.;; 당혹


아무래도 이 행사 담당자가 중증 불뽕인게 분명해 보입니다. ㅇㄱㄹㅇ ㅂㅂㅂㄱ


잔다 X 해봐 해야되나 생각하다가 


그런 문명화되지 못한 풍습을 여기서 퍼뜨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참습니다.


라팔 쓰레기 해봐 할걸그랬나...



물가에 마음의 준비가 안 됨 + 채식주의자 동반 + 안 배고픔이 문제였던 것 같지만 뭐 ...


축제 자체는 괜찮았고 재밌게 구경했습니다.


근데 어제 너무 오래 깨어 있었어서 그런지 급피곤 ㅋㅋㅋㅋㅋㅋ


급 귀찮고 피곤해져서 서울에서의 히키코모리 습성이 다시 발현된 저는


그래서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뭔가를 먹기로 합니다.








감자에 향신료 등등을 섞어서 오븐에 굽기. 이 요리는 유럽에서 대중적인 것 같았다.


얼마 전 체코인 플랫메이트 아담이 똑같이 함...


게다가 핀란드에서 감자는 2kg에 1.4유로..................(약 2000원?)


진짜 말도 안되게 싸니까 저 감자요리는 아마 앞으로 계속 해먹지 않을까 싶다...ㅠㅠ


미친 한국은 도대체 얼마나 남겨먹는거지 ㅠㅠㅠ


이 때 눈치챘지만 '북유럽의 미친 물가'는 장바구니 물가엔 적용이 안 되는 거였습니다.


빵 채소 과일 우유 물고기 등은 핀란드 개쌈...



그리고 샐러드! 진리의 방토. 방토는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기억은 안남 죄송합니다




이건 샐러드랑 같이 먹는 듯한 핀란드 치즈였는데 약간 신 맛 난다. 이건 그렇게 맛은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걸 먹고 나서 나는 잠에 빠지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다음 날 어떤 일이 있을 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교환학생 출발!!!!!!!하는데,


정말이지 나는....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당장 금요일 날 도착하기 때문에 그날 기숙사에 못 들어가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날 방에서 유로파...유로파만...


더워서 쪄죽을것만같은 헤븐조선의 여름, 나는 골방에 쳐박혀 게임만 하고 있자니


유로파 배경음이 귀에 익숙해지고 나의 청나라가 먼저 헬싱키에 도착하는가 내 몸뚱아리가 먼저 도착하는가 고민할 때가 되었고


벌써 출발은 내일로 다가와 있었다.






















물론 미루는 게 항상 나쁜 습관은 아니다. 모짜르트는 돈 지오반니 서곡을 오페라 초연 당일날 작곡했으니까.









게다가 미루는 시간동안 경험이 쌓여 더 현명해질수도 있는 일 ^_^;;









그러나 문제는 ①난 모짜르트가 아니고 ②내가 미루는 동안 한 것은 게임 뿐이라는 것.















결국,




준비가... 안... 됐다 ...











"너흰 아직 준비가 안 됐다"라는 일리단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왔다.


너흰 


아직.. 


너흰아직...


너새끼는... 아직 .. 


닥쳐 





고만해미친놈아ㅠㅠ


비록 환청에는 닥치라고 일갈하며 머리를 훌훌 털었으나 늦은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대충 캐리어와 가방에 준비물을 챙겨넣으니 어느 정도 찼다. 내가 챙겨 온 것들은,


옷(짧/긴). 타월. 속옷. 양말. 체육복. 화장품. 약. 젓가락.

면도기. 세면도구. 휴대폰 및 휴대폰 예비배터리. 노트북. 목베개.

책 몇 권 (론리플래닛, 칼레발라, 등등), 핀란드 비자 관련 서류,

랜선, 랜선 분배기, 이정도 .. 아 맞다 그리고 홍삼..


상비약은 공항에서 샀다.


지금, 핀란드 도착해서 1주일이 지난 시점에 느끼는 것은


1. 헤어드라이어와 슬리퍼는 가져왔으면 매우 편했으리라는 것과,


2. 다른 나라 관광을 갈 거면 거기 필요한 것도 준비해야한다는 것.


지금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려고 생각중인데 가을옷도 없고 수영복도 없으니 

아.. 집에서 가져올걸 하면서 혼자 부들부들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내 아이슬란드 여행은 갈까말까하다가 그냥 충동구매한 거니까 뭐 ... 어쩔수없나 ㅠㅠ

가을옷은 나중에 보내주는 것 입으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부들부들...


수영복은 아이슬란드에서 블루라군 갈 생각하니 ㅠㅠ 하

물론 어차피 생긴게 저렴하게 생겨서 그러려니 하겠지만...

지금 그냥 반바지를 사 갈까 생각중인데

 

무슨 쌍팔년도 사람처럼 아이슬란드 백형 백누나들 옆에서 다 수영복입었는데 반바지입고 물질할거생각하니

먹었던 음식들이 다시 올라올것만같다ㅠㅠ


어찌됐든


1. 멀티탭은 필요없습니다 (핀란드도 220볼트씁니다)


2. 화장품이나 바디워시, 폼클 같은 건 저는 싸 왔는데 핀란드에서도 파는 것 같아요. 깜삐(Kamppi) 가면 이런 거 파는 매장 많음.

물론 아직 책임은 못짐 어헣.




사실 아침에 병원 갔다가려고 했는데 병원 휴업이라서 캐리어 질질 끌고 간 나는 욕했는데

알고보니 병원 갔다 갔으면 늦었을뻔;; 감사합니다 갇사선생님.





인천공항 비행기 출발 1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그냥 무난했습니다.


몇번 와보니까 그냥 익숙함. 익숙하게 e티켓 제시하고 익숙하게 소지품검사하고 익숙하게 출국장에 들어가서

익숙하게 전철비슷한거 타고 외항사쪽 탑승동으로 이동.


근데 역시 1시간 30분 전 도착이라 빡빡해서 약 좀 사고 나서

요즘 시끌벅적한 롯데가에 돈보태주긴 싫었지만 뭐 마지막 한국음식이니 하면서 롯데리아에서 강정버거 취식.ㅠㅠ

그리고 감동의 마지막 부모님과의 통화 후 아에로플롯 비행기에 오릅니다 ......................엉엉




사진 하나 참 못찍었네

하긴 뭐 사진못찍는거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러려니


불현듯 DSLR 빌려주기로 한 군대선임이 생각나지만 나도 걔도 까먹고있었던게 함정




그리고 이륙... 


한국...ㅂㅂ...ㅠㅠ






처음 탄 러시아 비행기는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었습니다. 


나쁘진 않았고 어차피 싸니까 다시 타라면 탈 듯 한데 고급 느낌은 아님.




네. 그러니까 이런 느낌은 아니라는겁니다.


저런 느낌 한 70%에 보드카..아니 불곰..아니 방사능 홍 (이미 죽은 블로거입니다)



기내식이 짜다고 인터넷에서 징징대길래 걱정했는데 저는 먹을만했습니다만


짜긴 짭니다 특히 fish


개짬 ..





위에가 점심 밑에가 저녁. 밑에는 beef?엿나 기억이안나는데 ... 아무튼 fish가


더 짜도 더 맛있었습니다. 고기 준 건 무슨 개 싼 숯불후랑크햄구이 그런거에 숯불맛 빼서주는줄 ㅋㅋㅋ


차는 거의 무한대로 주니까 계속 달라고하세요 ㅋㅋ 전 홍차가 맛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러시아항공 뭥미 싶었던건 티켓을 보더니 좌석 이쪽으로 가려면 이쪽 복도로 가라...고 말한뒤 제가 가니까


한 2초쯤 뒤에 잘못말했다고 그래서 뭔가싶었는데 빵터진건 한국어방송 ㅋㅋㅋㅋㅋㅋ


기내에 한국인?한국계?같은 승무원이 1명 있었는데


그사람이 방송할 땐 그냥 평범한... 한국어 기내방송이었는데 누군진 모르겠지만


되게 한국어를 못하시는 승무원 한 명이 방송을 해서 ㅋㅋㅋ그때마다 기내에는 다 웃음참느라 힘들어하는사람들만 ㅋㅋㅋ


안→뇽↑하↘니↘카↗? 

저히 아  이 주쇼↓소 캄 함니다


ㅇㄱㄹ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웃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녹음못한게 한일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외에도 뭐 좌석 모니터가 조금 나가서 왼쪽 중앙 1/4정도가 잘 안보인다던가 ...

여러가지 느낌을 겪으며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불곰국의 수도 모스크바 공항 환승장은...



좁고... 좁아요...


게다가 기온마저 후텁지근해서 아니 내가 그 헬에서 도망쳐왔더니 여기도 시원하지 않단말인가 ...?


당황스러움을 느꼈지만 일단 긴-낮을 보며 헬싱키는 다르겠지... 하고 애써 위안을 삼았다.




오후 7시 사진 고위도 위엄보소 ㄷㄷ해



그런데 뜬금없이 또 비행기 하나가 늦는 바람에,


 같은 곳에서 출발하는 내가 탈 핀에어 코드쉐어 비행기도 늦어졌다;;부들부들


덕분에 애초 시간보다 1시간이나 지연되어 출발.


게다가 사정 물어보는데 카운터 승무원은 아는 것도 없고 까칠해서 짜증났지만 그렇습니다.. 


MEANWHILE IN RUSSIA...



불곰한테 수정펀치 쳐맞기 전에 여긴 러시아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맙시다.





드디어 핀에어 비행기를 탔는데 '핀에어'라 그랬는지 당연히 거기 사람들 핀란드사람이 많을거라는 헛된 생각을 갖고


내 앉을 자리 안전벨트 치워준 인상좋은 아저씨께 'Kiitos'라고 인사했는데 그분의 휴대폰을 보니 키릴문자 


나중에 헬싱키 공항에 내렸는데 EU 시민쪽 줄에 선 사람은 열명도 안된듯 ㅋㅋㅋ 괜히 뻘쭘했다




마침내 입국심사를 받는데


줄을 서 있는데 핀란드 출입국 심사관의 저...무전기는...





내가 의경때 쓰던건데 ㅠㅠ 어헣 ㅠㅠㅠㅠㅠ


이역만리에서 무전기 하나로 느끼는 향수라니... 근데 왜 하필 군대향수냐 ㅂㄷㅂㄷ ㅠㅠ





2년 전 유럽 갈 때 경유할 때와는 다르게 뭐 영어로 질문 몇마디가 이어지고 ...


그냥 간단한 영어니까 대답했다. 절대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님.


그리고 여권에 도장도 없이, 


드디어, 핀란드 영토로 넘어왔다.





그리고 그 때까지도 해는 완전히 지지 않았다 카더라


참 길었던, 기나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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